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국내 연구거점인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하 수암연구소)이 지난해 복지부에 '체세포배아연구 계획서'를 제출한데 이어 7일에는 황 전 교수의 장모가 대표인 회사에서 줄기세포 연구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 황 박사 장모 회사, 줄기세포 사업 시동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복귀 창구로 주목받고 있는 제이콤은 성체줄기세포 연구와 한국산 '말'에 대한 연구를 위해 경상대학교 내에 '국립 경상대학교-(주)제이콤,(주)비티캠 산학연구소'를 설립키로 했다고 7일 공시했다.
제이콤은 황 전 교수의 장모인 박영숙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로, 지난달 1일 박 대표 취임 후 황 전 교수가 제이콤을 통해 복귀할 것이란 기대가 일면서 한때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이 회사는 경상대와의 산학연구소 설립을 통해 ▲성체 줄기세포의 채취, 배양, 분화 및 검증에 관련된 연구 ▲골수, 제대혈 유래 등의 성체줄기세포의 적용 연구 ▲동물 암(Animal Cancer)과 관련된 줄기세포 연구 ▲말의 품종 개량을 위한 연구 등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이콤은 황우석 전 교수와의 연계설을 부인하고 있다.
제이콤 관계자는 "이번 산학연구소 건립은 황 박사와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제이콤측은 지난해말 박 대표가 회장으로 있던 비티캠이 제이콤을 인수하자, 황 전 교수의 컴백설로 주가가 들썩일 당시에도 연관성을 부인한 바 있다.
다만 이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황 박사와 사업상 무관하지만, (황 박사쪽에서) 참여의사를 밝힌다면 그건 그때가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 체세포배아연구 책임연구원 황박사로 교체
또한 황 전 교수는 지난해 12월 수암연구소가 복지부에 제출한 '체세포배아연구 계획서'에 소속 연구원이 아닌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에 수암연구소에서 제출한 연구계획서에는 정모씨가 책임연구원으로 돼 있고, 황우석 전 교수는 소속 연구원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면서 "하지만 약 보름 뒤인 작년 12월27일 돌연 연구소측에서 책임연구원을 황 전 교수로 교체했다"고 말했다.
수암연구소는 이미 지난해 9월 복지부로부터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기관으로 승인을 받아 이번에 연구계획서가 승인될 경우 2년 간 중단됐던 체세포배아연구를 재개할 수 있게 된다.
생명과학계에서는 어차피 이번 체세포배아 연구의 사실상의 책임자가 황 전 교수인 만큼 다른 사람 대신 황 전 교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 논문조작 혐의로 재판 중인 황우석 전 교수가 책임연구원으로 있는 연구계획을 과연 질병관리본부 산하 연구계획심의위원회에서 승인해 줄 지는 미지수다. 황 전 교수의 연구계획서에 대한 승인여부는 늦어도 4월 중순께 결정난다.
익명을 요구한 생명과학계 관계자는 "황 박사는 체세포 줄기세포 연구에 관심이 있고, 제이콤은 성체 줄기세포 분야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인 만큼 공통점을 미미하다"면서 "다만 복지부가 황 박사의 연구승인을 내준다면 장기적으로 제이콤과의 공동 프로젝트도 추진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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