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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자원외교 특집] 

"산유국 꿈 이룬다" 

에너지의 97%를 수입하는 국가.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안정적 에너지·자원의 확보는 국가 생존과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언제든 돈만 있으면 자원을 살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말처럼 각국은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민간도 이같은 움직임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이 곧 '자원 외교'가 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광물·자원펀드를 출시하는 등 에너지·자원의 안정적 확보에 민·관이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기업들도 '해외로 해외로…'를 외치며 직접 해외 자원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광물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급등한 탓이다. 자원을 직접개발해 가격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거나 자원을 판매해 수익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자원쟁탈전에 뛰어들지만 개별 기업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근 석유·가스·광업진흥공사 등의 공기업과 개벌기업들이 합동작전을 펼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강점인 에너지 인프라와 플랜트건설 기술력을 해외 자원개발과 연계하고 있다.

정부는 자본과 전문인력 확충을 통해 석유·가스·광업진흥공사 등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수출시장의 '보이지 않는 큰손'인 수출보험공사는 보험대상사업을 탐사단계에서 광구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상권 행사 면제범위도 확대해 자원개발 투자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다.

공기업들이 생존을 건 총성없는 전쟁의 선봉을 맡아 해외 자원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공기업 자원외교 특집] 한국수출보험공사]

"이제는 돈 수출이다."

취임 100일을 맞은 조환익(사진) 수출보험공사 사장은 유독 '돈 수출'을 강조한다. 국내의 풍부한 유동성을 산업자본화해 자원개발·플랜트 수출 등 해외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개발도상국들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석유·가스 등 지하자원 확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자원개발에 대한 투자금융, 즉 '돈 수출'의 중요성은 점차 증대되고 있다. 이에 맞춰 수보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해외투자 및 자원개발 지원을 전담하는 '투자개발사업부'를 신설했다.

수보는 작년 11월 국내 최초 유전개발펀드를 해외자원개발 펀드보험으로 인수했다. 이 펀드는 당초 베트남 쿨롱분지 내 15-1광구에서 생산된 원유대금을 5년간 지급받을 수 있는 고수익·고위험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발생가능 손실을 수보가 보전해줌에 따라 투자위험이 대폭 감소했다. 그 결과 펀드판매 목표액 2000억원을 2배이상 초과하는 4674억원의 시중자금이 몰려들었다.

현재 광업진흥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구 프로젝트 역시 이와 유사한 방식의 민간자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작년 4월 광진공과 맺은'해외자원 개발사업에 관한 협약'이 결실을 본 것이다.

2억 달러 규모의 펀드가 조성·투자될 예정인데, 수보는 손실발생 위험을 담보함으로써 민간자본 참여를 최대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자원개발 펀드보험 인수 목표액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자원개발 펀드보험 이외에도 중장기 수출보험, 해외투자보험, 해외사업 금융보험 등을 통해 해외자원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직접적인 자원개발 이외에 자원을 운송할 항만·철도·도로 등 사회기간망 석유저장·정제시설 등 해외 플랜트 건설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는 것. 올해 지원목표는 작년보다 43% 증가한 4조원으로 설정됐다.

수보는 특히 해외 프로젝트 금융 시장에서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국내 금융기관들에게 참여 우선권을 제공, 이들의 '돈 수출' 경쟁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김익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