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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A047040   거래소  (액면가 : 5,000)    * 06월 18일 15시 01분 데이터    현재가 13,700  시가 14,100  52주 최고 17,500  전일비 0  고가 14,150  52주 최저 7,370  거래량 2,133,045  저가 13,700  총주식수 339,290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대우건설 매각작업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입찰가 유출 파문'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입찰가 정보가 새나가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캠코는 원인을 제공한 1차 유출자를 가려내기 위한 조사 계획은 없는 반면, 공개된 입찰가를 재차 거론한 대우건설 노동조합의 입찰절차준수 위반 행위를 문제삼고 나서 형평성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대우건설 매각이 향후 줄이을 공적자금 투입기업 매각작업의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입찰가 유출 경위에 대해 엄정한 진실 규명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캠코, 프라임에 경고 공문..벌점 부과(?)

캠코는 입찰가가 유출된 데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기본 입장만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보 유출자를 적발해 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별도의 조사 계획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입찰가 공개)이 일어나 매우 당황스럽다"면서도 "정보 유출 주체가 밝혀지면 응당 감점 등 불이익을 줘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격 정보를 누가 유출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과연 캠코가 유출자에 대해 색출한 의지를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지금까지 상황으로 봐서 의지를 엿볼수 있기 보다는 그냥 나몰라라 하는 식이라게 지배적이다.

특히 이번 유출가 공개가 특정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있다는 점에서 이 업체가 낙찰을 받을 경우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비난의 파문이 수구러들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캠코는 본입찰 직전 입찰업체들에 비밀유지협약을 위반할 경우 위반 사안의 경중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 후보군에서 탈락시키거나 감점을 부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캠코는 최근 프라임 컨소시엄에 입찰절차준수 의무를 위반했다며 경고 공문을 발송했다. 대우건설 노조가 기자회견을 통해 매각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 일간지에 보도된 입찰가격을 다시 한번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캠코는 특히 공문을 통해 불이익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서 프라임측에 벌점을 부과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사실상 비밀유지협약을 어겨 입찰절차를 준수해야 할 의무를 져버렸다는 문책성 경고 공문인 셈이다.

그러나 프라임 컨소시엄과 대우건설 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입찰가격의 경우 일간지에 최초 보도된 내용을 기자회견에서 거론했을 뿐인데도 캠코가 불이익을 주려 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프라임측과 대우건설 노조 관계자는 한결같이 “입찰가격을 처음으로 흘린 유출자에 대해 조사하는 대신 애꿎게도 프라임 컨소시엄에 대한 벌점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공정성을 스스로 깎아먹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업계 루머 무성, 금호 유출 증언도..비밀유지협약 실효성 논란

입찰가 유출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정보 유출 주체와 배경에 대한 각종 루머와 풍문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공자위 및 캠코 유출설, 특정업체 단독 유출설, 정부 측 정보를 건네받은 입찰업체 간접 공개설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특정 입찰업체가 입찰가 정보를 흘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대우건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입찰가격이 최초 보도되기 전날 금호의 한 임원으로부터 자신들이 가격을 얼마나 써냈는지와 함께 ‘입찰업체들의 가격 정보가 언론을 통해 보도될 것’이라는 말을 간접적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입찰가격이 실제로 한 언론에서 보도돼 깜짝 놀랐다”며 “캠코가 이런 증언들을 토대로 조사를 하면 1차 가격 정보 유출자에 대해 가려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내 M&A 전문가들도 캠코가 미온적인 대응 자세를 버리고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인수합병(M&A) 사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전 입찰가격이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면서 “입찰가 유출은 일급 비밀 파기이며 소송감에 해당하므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셀러(캠코)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매각 관리자들이 대우건설 매각 과정 내내 비밀유지협약 위반에 따른 불이익 부과를 공언해 온 만큼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비밀유지협약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점검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예정된 대형 M&A에서 과당경쟁이 이어질 경우 입찰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다발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매각자와 인수자간 비밀유지 협약에 강제력 있는 처벌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M&A 전문가는 “비밀유지협약은 매각자에 대한 인수자의 의무로 되어 있고 의무 위반시 불이익은 셀러가 사안별로 결정하게 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협약 의무를 셀러에게도 부여하고 협약서에 구체적으로 불이익 기준을 삽입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