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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입찰가 유출 '매각주체+금호' 합작?게시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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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한 입찰업체들이 본입찰 때 제시한 인수 가격이 상세하게 유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20일)을 앞두고 공적자금 투입기업 인수를 위한 입찰 가격 정보가 유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민감한 시점에 정보가 공개된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각 과정의 투명성 논란이 다시 한번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밀유지협약을 어기면서까지 가격 정보를 유출한 주체와 유출 배경 및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입찰가 정보는 M&A의 1급기밀에 해당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매각 완료 후 1년이 지나서야 인수가격 등 매각 정보를 공개토록 한 것도 투명성과 공정성을 해치지 않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번 인수전의 비밀유지협약이 깨지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 확보도 힘들어진 만큼 정보유출 주체를 반드시 찾아내 상응하는 책임을 지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1급 기밀 정보 유출 누가? 어떤 이유로?
구체적이고 상세한 가격 정보를 누가 유출했을까. 정보 유출 가능성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캠코, 삼성증권, 시티글로벌마켓증권으로 구성된 매각주간사 등 매각 주체들의 유출 가능성이다.
둘째, 최고가를 써낸 특정 인수 후보가 유출했을 개연성도 개론된다. 셋째, 각 입찰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정보를 공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선 의혹의 시선은 본입찰 마감 후 각 인수 후보들의 가격 정보를 취합한 매각 주체들에 쏠린다. 입찰업체들의 인수 제안가격이 일괄적으로 동시에 유출된 점, 가격 정보가 실제 본입찰 제안서에 담긴 정보와 거의 차이가 없는 점 등이 근거다.
매각 과정 내내 일었던 '금호 밀어주기설'도 매각 주체들의 정보 유출설을 뒷받침하는 또다른 근거로 작용한다. 최고가를 써낸 금호대세론을 굳히기 위해 가격 정보를 공개했다는 의혹이다.
이같은 의혹의 연장선에서 금호측의 정보 유출 가능성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개 인수 후보에 불과한 금호가 경쟁 후보들의 인수 제안 가격을 상세히 파악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금호측의 단독 유출 가능성은 적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그
마지막으로 개별 후보들이 가격 정보를 공개했을 개연성도 있다. 그러나 비밀유지협약 위반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수 희망 가격을 공개할 메리트가 없다는 점, 특정 시점에 각 입찰업체들이 일괄적으로 스스로의 가격 정보를 흘릴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매우 적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정부와 캠코 등 매각 주체로부터 받은 정보를 금호가 간접 공개했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역시 금호대세론과 같은 맥락이다.
대우건설 매각 과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각 인수 후보들의 입찰 제안가가 비교적 정확하게 일괄 공개됐다는 점에서 입찰업체들이 개별적으로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공자위나 캠코 등 매각 주체가 특정 컨소시엄에 유리하게 할 목적으로 일차적인 정보를 제공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호 대세론 굳히기?
정보 유출을 계기로 대우건설 매각 과정 내내 일었던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M&A가 '짜여진 각본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공자위가 매각 후 대우건설의 안정성과 공적자금 최대회수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시장 논리를 무시하고 특정 컨소시엄을 노골적으로 밀고 있다는 게 골자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를 중심으로 금호밀어주기설이 더욱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금호가 가격을 가장 높게 써 낸 것으로 볼 때 이번 가격 정보 유출도 금호 굳히기 여론 환기를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대세론의 연장선이긴 하지만 가격 정보가 공개된 배경에 대해 다른 해석도 나온다. 금호의 가격 우위론을 확산시켜 비가격 부문 평가에 대한 관심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번 M&A는 가격 외 비가격요소가 1/3을 차지한다. 특히 기업의 윤리성과 도덕성에 하자가 있는 경우 최대 10점까지 감점하도록 돼 있다. 지난해 총수 일가의 분식회계 및 횡령이 적발된 두산이 이번 인수전 유력 후보군에서 사실상 밀려난 것도 도덕성 감점 요인 탓이다.
금호의 경우 2002년 불법 대선자금에 연루돼 2004년 3월경 박삼구 회장이 불입건 처리된 사례가 있다. 같은 해 5월에는 박찬법 부회장과 현재 대우건설 인수팀 책임자인 오남수 전략경영본부사장이 징역10월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총수 일가의 전면적인 비리가 드러난 두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금호 역시 도덕성 부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다.
특히 금호는 박 회장이 전경련 기업윤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역임하며 윤리경영의 전도사 자임한 바 있어 도덕성 부문이 아킬레스건이라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매각 주체들이 형사소추를 기준으로 도덕성 감정 기준을 설정, 두산과 금호의 평가 잣대를 달리한 데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번 가격 정보 유출도 형평성 논란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의혹이 핵심이다.
오상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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