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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머니위크]대운하 중단 발표 이후 관련주 동향]
이 대통령은 지난 5월19일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설과 건설기자재, 관련 지역의 자산보유 종목 등 일명 'MB테마주'로 불리는 대운하 관련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 일각에서는 여전히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 정책을 버리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듯하다.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다시 '대운하 테마'가 고개를 들면서 좀처럼 불씨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건설株 약세…"불황까지 겹쳐 죽을 맛"
증시주변에서 대운하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것으로 관측된 업종은 건설이었다. 대규모 토목 공사가 필수적인 대운하는 건설 경기의 활성화에 희소식으로 작용했다.
건설업계는 컨소시엄을 만들어 대운하에 대한 준비를 해왔다. 현대와 삼성, 대우, GS 등 대형 5개사가 참여한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경부운하 민간투자사업 최초제안서를 포함해 사전 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 용역에 180억원을 들였다.
상위 6~10위 건설사들이 주축이 된 'SK건설 컨소시엄'도 50억여원을 투입해 사업성 검토 등을 담은 1차 보고서를 마무리 짓고 제출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건설업계에서는 대운하 건설이 시작되면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현 상황에서 안정적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형 정부발주공사에 기대를 상당히 걸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계획이 일단 하루아침에 물 건너가자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여기에 원자재값 폭등과 미분양 증가 등 악재로 수익구조가 악화되는 '고난의 시기'를 맞아 관련 주가가 먼저 들썩이고 있다.
코스피시장의 건설업종지수는 올 들어 26.9% 급락했다. 411선이던 지수가 300선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 건설로 여론몰이를 하던 지난해 10월 455선고 비교할때 불과 8개월만에 건설업지수는 34.1% 떨어진 셈이다.
개별 종목의 주가도 하향세가 뚜렷하다. 현대건설은 올들어 9만3400원이던 연초 주가가 지난 6월26일 7만1100원으로 23.9% 하락했다. 연초에 대운하 수혜를 꿈꾸며 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라면 2400만원 가량을 손해본 셈이다.
이 대통령의 대운하 중단 발표가 있었던 지난 6월19일 이후 26일까지 주가는 5.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이 1.3%임을 감안하면 대운하 중단 발표 이후 4배 정도 추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도 비슷한 상황이다.
GS건설은 연초 대비 주가 하락률이 27.6%에 달했다. 대운하 중단 발표 이후에는 2.1% 주저앉았다. 삼성물산도 연초 대비 16.8%, 발표 이후 1.8% 내림세다. 대우건설은 연초 이후 36.5%, 발표 이후 4.4% 내렸다.
하지만 건설주의 하락은 대운하 중단과 무관하다는 주장도 있다.
김경섭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소형주는 개인들이 기대감을 안고 뛰어들면서 대운하의 운명에 주가가 좌우되는 경향이 크다"며 "그러나 건설주는 대형주 중심이기 때문에 중단 발표에 따라 향후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지난해 이 대통령이 공약으로 대운하 건설을 내걸면서 건설주에 대한 기대심리로 상당히 오른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일부 건설사를 중심으로 타당성 검토만 했을 뿐 당장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큰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기대심리에 따른 상승세는 있었지만 대운하 중단으로 손해를 본 측면이 적어 주가의 추가 하락세가 가속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근 건설주 약세는 원자재 가격 폭등과 미분양사태에 대한 불안감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대운하 중단에 따른 주가 약세와 결부시키는 것은 넌센스"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대운하 중단은 국내 건설업의 성장 동력을 꺾어버린 것의 하나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건설업계는 수년이 걸리는 대공사로 장기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물거품이 되면서 수익성 타개 방안을 찾기가 난감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도 건설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형 테마주는 오히려 강세
대운하 중단 발표가 대통령의 입에서 '직접' 나와도 소형테마주들은 쉽게 불꽃을 꺼뜨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의 대운하 건설 중단을 비웃듯 발표 이후에도 강세를 보여 주목된다. 특히 개인들이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대형건설주 보다는 금액이 작고 반응이 재빠른 소형주들을 중심으로 행보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대운하 인근 부동산 보유가 부각되면서 지난 5월 19일 올해 장중 최고가인 540원을 찍었던 한창제지는 대운하 보류 다음날인 6월20일 올들어 장중 최저가인 365원을 기록했다. 한 달만에 32.4%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슬슬 오르기 시작하면서 26일에는 주당 385원으로 마감했다.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울트라건설과 이화공영, 신천개발 등은 지난 6월26일 약속이나 한 듯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굴착과 터널공사에 일가견이 있는 건설사라는 사실이 부각되며 테마주에 합류한 울트라건설은 대운하 중단 발표 이후 오름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정부가 결국에는 대운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공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개미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최근 쇠고기 정국 등으로 시끄러운 시간이 지나가면 대운하 건설을 재차 꺼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소형주 중심의 테마 매수세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가 쇠고기 협상 발표 과정에서 신뢰를 많이 잃은 점이 대운하 재개 기대감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섣불리 테마에 편승하다가는 낭패를 볼 가능성도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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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기자 f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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