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종은 올해 국내 증시에서 일희일비한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참여정 부가 내놓은 재건축 규제 정책 여파로 건설경기가 급속도로 냉각됐던 상반기에 는 주가가 바닥권을 맴돌다가도 정부가 건설경기 부양 의지를 피력하면 곧바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 때문인지 증권전문가들은 건설업종만큼 대표 주자를 뽑 는 데 어려운 업종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수익 규모나 시가총액 순위에서 삼성물산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상사 부문과 결합돼 있는 데다 최근에는 삼성 지주회사 성격이 짙어 건설업종 대표주자로 꼽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며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뛰어난 국외 수주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을 비롯해 유화 부문 지분법 평가이익이 큰 대림산업이 대표 주자로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 규모에서는 엎치락 뒤치락
보통주만 따지면 시가총액 규모에서는 대우건설 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현재 거래소시장에서 대우건설 시가총액은 1조 8740억원으로 38위에 올라 있다.
대림산업이 1조7720억원(순위 40위)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으며 현대건설은 1 조6340억원으로 다소 뒤처져 있다.
하지만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대림산업(대림산업 우선주 시가총액 1150억원)이 1조8870억원으로 대우건설을 앞지른다.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도급 순위에서는 현대건설이 2위, 대우건설이 3위, 대림 산업이 5위에 각각 올라 있다.
올 들어 세 종목 모두 주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 초 감자에 나섰던 현대건설 상승폭이 가장 컸다.
현대건설은 감자 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 1월 13일 대비 이달 15일 종가 기준으 로 35.7%나 올랐다.
올 들어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은 각각 17.8%와 0.53% 올랐 다.
올 들어 외국인 러브콜은 단연 대림산업에 집중됐다.
세계 증시에서 최대 큰손으로 꼽히는 캐피털그룹 '캐피털 리서치 앤드 매니지 먼트(CRMC)'가 대림산업 지분을 11.63% 보유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지난 15일 현재 대림산업 외국인 지분율은 66.88%에 달한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에는 상당히 인색했다. 지난 15일 현재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5.62%와 9.38%로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대림산업 주가가 가장 싸
외국계 펀드매니저를 만나면 언제나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으로 주가가 싸다는 점을 꼽는다.
주가 매력만을 놓고 보면 대림산업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크게 앞지르고 있 다.
17일 금융ㆍ증권분석 전문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예상하 는 올해 대림산업 평균 주당순이익(EPS)은 7268.5원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종가 대비 대림산업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6.81배.
반면 경쟁업체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PER는 각각 8.53배와 7.82배에 달한다.
각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기업 총가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EV/EBITDA도 대림산업이 낮은 수준이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창출 능력을 의 미하는 EBITDA는 올해와 내년에 각각 4466억원과 4804억원으로 전망된다.
올해와 내년 EV/EBITDA도 각각 3.1배와 2.6배로 예상된다.
차입금이 많은 현대건설(올해 7.9배, 내년 5.7배)보다 크게 낮으며 대우건설( 올해 5.2배, 내년 4.3배)보다도 낮은 편이다.
또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현대건설이 가장 고평가돼 있음을 시사한다.
◆ 너무 올라서…새로운 모멘텀 찾기
일단 시장에서는 세 종목 모두 최근 급 등세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 고 있다.
최근 한 달 주가 상승률(지난 9월 14일 종가 대비 이달 15일 종가 기준)은 현 대건설이 21.95%, 대우건설이 19.02%에 달한다. 대림산업도 2.91% 올랐다.
전현식 연구원은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세 종목 최근 상승률이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어 추가 상승하는 데 부담스러 운 가격대"라며 "영업적인 펀더멘털(기초여건)상으로 상승여력이 크지 않기 때 문에 인수ㆍ합병(M&A) 등 커다란 상승모멘텀이 있어야지 다시 한 번 주가 재평 가 작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은 채권단이 지분을 매각하는 M&A건이 남 아 있는 상태라는 점. 우선 대우건설은 지난 3월 말 무산됐던 매각 주간사 선 정 작업이 지난 9월 초 재개되면서 M&A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개선시키 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우건설 지분 매각은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 지분 82% 중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50%+1주'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대우건설 지분 50%는 7395억원 규모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적용되면 1조원대에 육박한다.
또 시장에서는 현대건설도 내년 상반기께 지분매각 건이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반면 대림산업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은 대림산업 유화계열사인 여천NCC가 올해와 내년 각각 180%와 10% 순익 성장세를 기록하며 대림산업 지분법 평가이익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창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강력한 투자포인트였던 수익모 멘텀이 내년 지분법 평가익 정체로 하향 추세로 바뀔 전망인 데다 66.6% 지분 율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부담가격대에 근접해 있는 점이 상 승세를 가로막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종성 기자>
대우건설 A047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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