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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Astronaut) 우주인 이소연
지난 4월8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소연씨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36번째 우주인 배출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3만6206명의 지원자들 가운데 예비 우주인으로 선발된 이씨는 2007년 3월부터 1년간 임무수행 훈련을 받았고,우주선 발사 한 달 전에 우주인으로 교체되는 우여곡절 끝에 소유스호에 탑승해 18개의 우주과학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이씨를 태운 귀환 캡슐이 예상 착륙 지점에서 서쪽으로 420㎞나 벗어나 실패 논란이 일기도 했다.
B (BIS) 은행자기자본비율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외환위기 당시 국내 은행들의 퇴출 여부를 결정했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었다. '은행은 대출채권 유가증권투자 등 위험 자산액의 최소 8%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BIS 비율은 1988년 바젤 합의로 만들어졌다. 국내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BIS 비율 높이기에 앞다퉈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자기자본 가운데 자본금이나 이익잉여금 등 순수자기자본에 해당하는 기본자본(Tier1) 비율을 내년 초까지 9%로 높이라고 은행에 요구했다.
C (CandlelitVigil) 촛불시위
지난 5월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시작된 촛불시위는 100일 넘게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전국적으로 2398차례나 집회가 열렸고 참가 인원은 93만명(경찰 추산)에 달했다. 촛불시위는 처음에는 학생과 직장인 종교인 등 다양한 계층이 거리로 나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평화집회로 기획됐으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반대하는 노조와 일부 반미좌파 시민단체들이 합세하면서 과격 정치시위로 변질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참가세력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공공기물을 파손하고 쇠파이프를 휘둘러 비난을 받았다.
D (Derivatives) 파생금융상품손실
위험을 분산시킨다는 파생금융상품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하며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었다. 미국의 장기간 저금리 정책으로 기업 부도율이 낮아졌고 이 때문에 신용위험에 대한 인식도 무뎌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불량 채권과 우량 채권을 섞어 만든 CDO(부채담보부증권)는 부실이 얼마나 더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가격이 폭락했고 투자은행(IB)들에 천문학적인 피해를 안겼다. CDO의 부도 위험을 털어내기 위해 만든 지급보증상품인 CDS(신용부도스와프)와 관련된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E ( Exchangerate) 환율폭등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는데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큰 폭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서울 외환시장 딜러들은 물론이고 자녀를 유학 보내야 하는 기러기 아빠,수입대금을 결제해야 하는 수입업자,외화대출을 끌어다 쓴 중소기업은 물론 외화를 빌려 쓴 의사 등 전문직과 자영업자들마저 어려움을 겪었다. 환율이 올라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해외 여행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었지만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기업들은 KIKO(키코)등 통화옵션상품 손실로 곤욕을 치렀다.
F (Fund) 펀드반토막
올해 펀드 투자자들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펀드는 -37%,해외 주식형펀드는 -47%를 기록했다. 그나마 국내 펀드는 11월과 12월 주가가 다소 반등해 반토막 펀드의 오명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해외 펀드는 중국펀드 등 원금을 절반 이상 까먹은 펀드들이 속출했다. 심지어 4분의 1 토막 난 펀드들도 있었다. 단기간에 큰 손실이 나면서 대부분 투자자들이 환매 시기를 놓쳤다. 일부 은행들은 역외펀드 환헤지 또는 파생상품펀드 등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아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G (GM) 파산위기GM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에 2008년은 굴욕의 한 해였다. 파산 위기에 몰린 GM은 미국 정부로부터 94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 간신히 연명할 수 있게 됐다. 단 내년 3월까지 회생을 위한 자구계획을 내놓지 못할 경우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단서가 달려 있다. 올해 GM 주가는 24달러에서 3달러대로 85%나 폭락했다. 한때 미국 제조업을 대표하며 미국 증시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GM은 이제 목표주가가 1달러로 제시되는 운명에 처했다. 신용등급도 투자적격 단계에서 11단계나 떨어진 C등급(무디스 기준)이다.
H (History) 역사교과서파문
고교 근ㆍ현대사 교과서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등 '좌편향'에 빠져 있다고 지적된 부분을 고치려는 정부와,역사를 집권층의 입맛대로 바꾸려 한다며 수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이 맞서며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궜다. 일부 학교에서는 '좌편향 교과서'를 교체했고 일부 교사들은 이를 반대해 학교현장에서 갈등이 이어졌다. 금성출판사 등 6개 한국 근ㆍ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각계에서 수정 요구한 253개 항목을 분석한 교육과학기술부는 해당 출판사에 수정권고와 지시 등을 내려 206곳을 고쳤다. 새 교과서는 2009년부터 사용된다.
I (InvestmentBank) 美투자은행몰락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돼 미국의 투자은행(IB)업이 위기에 빠졌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베어스턴스 메릴린치 등이 매각되는 수모를 겪었다. 골드만삭스도 사상 첫 적자를 내며 은행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식 IB 몰락에 따라 새로운 IB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내년 2월4일 시행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일명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국내에서는 IB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치권 일부에서는 IB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J (Jobless) 실업공포
연초 20만명 선을 유지했던 신규 취업자 수(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증가인원)는 급격히 감소해 11월에는 7만8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통계상 공식 실업자는 75만명이지만 구직 포기,취업 준비 등을 다 합한 '사실상의 백수'는 무려 275만명(11월 기준)에 육박했다. 정부는 내년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치를 10만명으로 잡고 있지만 실제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내년 성장률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며 실업자들이 내년에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도 실업자 증가가 큰 문제로 등장했다.
K (KimYon-A) '피겨 여왕' 김연아
'피겨 여왕'김연아(18ㆍ군포 수리고)는 '마린 보이'박태환과 함께 2008년 한국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구고 온 국민을 열광시켰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시리즈 여자 싱글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김연아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고 그가 나온 광고는 히트를 쳤다. 허리 부상으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피나는 노력과 과학적 훈련을 통해 세계 정상을 지켜 경기침체로 의기소침해 있는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함께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L (LawSchool) 로스쿨첫시험
올해 첫 입학시험을 치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은 법조인의 다양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사법 개혁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학부에서 다양한 전공을 익힌 뒤 대학원 3년 과정의 로스쿨을 졸업해야 변호사 자격 시험을 볼 수 있게 됐다. 서울대 등 25개 대학이 로스쿨 인가를 받아 전체 정원 2000명을 선발했으며 내년 3월 개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로스쿨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로스쿨 출신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존 법조계의 우려와 로스쿨 정원을 늘리고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높여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M ( Melamine) 멜라민파동
지난 9월 중국에서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린 영ㆍ유아 환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문제가 터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내에 유통되는 중국산 유분 함유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채소 버섯류 등 400여 품목에 대해 판매를 중단하고 멜라민 검사를 벌여야 했다. 유명 제과업체 제품에서까지 멜라민이 검출돼 소비자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겼고 정부당국의 늑장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멜라민 파동 이후 먹거리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과자 매출이 20% 이상 급감했고 집에서 직접 만드는 홈메이드와 유기농 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소연 … 김연아 … 오바마 … We can change!
N (NationalTreasure) 국보1호 숭례문 소실
지난 2월10일 오후 8시50분께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불과 5시간 만에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숭례문이 석조만 남긴 채 전소됐다. 방화범은 사전답사 등을 목적으로 국보 1호에 여러 차례 드나들었는데도 전혀 제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술한 문화재 관리가 빚은 인재(人災)였다. 문화재청은 숭례문을 일제가 훼손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복구하기 위해 설계도를 작성 중이다. 내년 4~5월이면 설계작업이 끝난다. 최근에는 부재로 쓰일 소나무가 처음 벌채되는 등 2010년부터 시작될 복원 공사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O (Obama) 오바마 美 대통령 당선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탄생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선거전략으로 당파를 초월해 광범위한 지지를 얻으며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미국의 4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는 1월20일 정식 취임하는 오바마 당선인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휘청거리는 미국,나아가 전 세계 경제를 선봉에 서서 회생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타임지,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각각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뽑히기도 했다.
P (ProjectFinancing) 프로젝트파이낸싱
PF(프로젝트 파이낸싱)는 고속도로나 발전소 등 대규모 건설사업을 할 때 금융회사가 해당 사업의 미래 수익성을 보고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법이다. 국내에서는 PF가 아파트를 짓는 사업에 많이 활용됐는데,주택경기 급랭으로 아파트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많은 PF대출이 부실해졌다. 특히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초기 단계의 토지매입 계약금으로 돈이 나가거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 건설사에 대출이 이뤄져 부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6%에서 올해 9월 말 16.9%로 높아졌다.
Q (Quake) 중국 쓰촨성 지진
지난 5월12일 쓰촨성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 전역을 충격과 슬픔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8만여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5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부실공사로 학교 건물 7000여곳이 무너져 1만여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하면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은 지진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구조 및 복구작업을 총지휘하며 국민 단결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과시했다. 세계 각국에선 성금과 구호품이 몰려들었다.
R (RealEstate) 부동산시장침체
서울 강남권 일부 아파트 가격이 최고점 대비 40%까지 급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9월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산 디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고 거래가 실종됐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까지 발생했다. 정부는 자산가치 급락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무현 정부 당시 도입됐던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침체가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S (Suicide) 연예인자살
지난 9월 탤런트 안재환씨가 주차된 차 안에서 연탄가스 질식으로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최진실씨가 안씨 자살과 관련이 있다는 악플공세에 시달리다 자살했다. 톱스타가 된 뒤 축복 속에 결혼했다가 파경을 맞아 슬럼프에 빠졌지만 다시 정상의 자리로 올라섰던 최씨의 인생역정을 지켜봐온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최씨의 자살 이후 모델 겸 연기자인 김지후,장채원씨 등 연예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침체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반인들도 잇달아 목숨을 끊어 '베르테르 효과'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T (Tax) 세제개편
10년 만의 여야 정권교체로 세법이 크게 바뀌었다. 소득세 법인세 종부세 양도세 상속증여세 부가세 재산세 목적세 관세 등 정부가 손대지 않은 세목이 거의 없다. 처음에는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투자 활성화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급랭하자 소비활성화에 세제가 동원됐다. 세법이 너무 많이 바뀌다 보니 세무사들조차 뭐가 어떻게 바뀐 건지 헷갈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법인세율을 경쟁국 수준으로 낮추고 종부세 양도세 등 부동산 세제를 합리화한 것은 올해 세제개편의 큰 성과로 평가된다.
U (USA) 미국 중심경제의 위기
'세계의 경찰'이자 '지구촌 최고의 경제 대국'으로 군림해왔던 미국의 위상이 크게 손상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상징이었던 월가는 허무하게 무너졌고 미국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 대해 회의를 품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국제 기준통화로서의 달러 지위도 크게 흔들렸다. 금융위기가 실물로 번지면서 실업자들이 급증했다. 여기에다 버나드 매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의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까지 터져 우울한 연말을 맞게 됐다.
V (VISA) 미국무비자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긴 줄을 서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미국에 방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90일 이내 체류할 경우 비자를 받을 필요 없이 인터넷으로 여행 허가만 받으면 된다. 미국을 무비자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전자여권을 발급받아야 하고 여행을 떠나기 전 전자여행허가제(ESTA)사이트( https://esta.cbp.dhs.gov)에 접속해 신상 정보,여행계획 정보 등 21개 항목을 입력한 뒤 허가신청을 해야 한다. 무비자 시행으로 비자수수료가 절감되고 미국 방문 절차가 간편해져 양국 간 문화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W (WorkOut) 워크아웃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등장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란 단어가 올해 되살아났다. 워크아웃은 채권 금융회사들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방법으로 채권 만기 연장이나 채무 재조정을 통해 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건설사로 불똥이 튀면서 C&그룹 계열사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중소 조선사들도 워크아웃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워크아웃을 통해 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정리하는 옥석가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X (eXport) 수출급감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11월부터 곤두박질쳤다. 11월 수출은 19% 급감하면서 7년 만에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11월 무역수지 적자는 133억달러에 달했다. 12월에도 20%대의 수출 감소가 예상돼 연간 적자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의 84억5000만달러 적자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11월에만 32.9% 급감해 우울한 전망을 더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수출목표를 올해보다 5% 정도 늘어난 4500억달러로 잡았으나 연구기관들 중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는 곳이 적지 않다.
Y (Yahoo) 제리 양 야후 CEO 퇴장
세계 2위 포털 업체인 야후(www.yahoo.com)에 2008년은 설립 13년 만에 맞은 최악의 한 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475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에 대해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콧대를 세우고 거절했던 야후는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등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야후는 결국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1500여명을 정리 해고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26세 나이에 세계 최초의 포털사이트 야후를 세우며 '인터넷 세대의 아이콘'으로 군림해온 제리 양 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쓸쓸히 자리를 내놓았다.
Z (Zerointerest) 제로금리
미국과 일본이 막대한 돈을 풀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침체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제로(0)금리'정책에 돌입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연 0~0.25%로,일본은 0.1%로 각각 낮췄다. 유럽연합(EU)과 중국,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도 미국과 일본의 제로금리 선언을 전후해 앞다퉈 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도 지난 11일 금리를 연 4.0%에서 3.0%로 1%포인트 전격 내리는 등 금리 인하 도미노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과거 일본이 겪었던 유동성 함정이 내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한경이 돌아본 '2008년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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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8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소연씨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36번째 우주인 배출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3만6206명의 지원자들 가운데 예비 우주인으로 선발된 이씨는 2007년 3월부터 1년간 임무수행 훈련을 받았고,우주선 발사 한 달 전에 우주인으로 교체되는 우여곡절 끝에 소유스호에 탑승해 18개의 우주과학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하지만 이씨를 태운 귀환 캡슐이 예상 착륙 지점에서 서쪽으로 420㎞나 벗어나 실패 논란이 일기도 했다.
B (BIS) 은행자기자본비율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외환위기 당시 국내 은행들의 퇴출 여부를 결정했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었다. '은행은 대출채권 유가증권투자 등 위험 자산액의 최소 8%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는 BIS 비율은 1988년 바젤 합의로 만들어졌다. 국내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자 BIS 비율 높이기에 앞다퉈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자기자본 가운데 자본금이나 이익잉여금 등 순수자기자본에 해당하는 기본자본(Tier1) 비율을 내년 초까지 9%로 높이라고 은행에 요구했다.
C (CandlelitVigil) 촛불시위
지난 5월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시작된 촛불시위는 100일 넘게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전국적으로 2398차례나 집회가 열렸고 참가 인원은 93만명(경찰 추산)에 달했다. 촛불시위는 처음에는 학생과 직장인 종교인 등 다양한 계층이 거리로 나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평화집회로 기획됐으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반대하는 노조와 일부 반미좌파 시민단체들이 합세하면서 과격 정치시위로 변질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부 참가세력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공공기물을 파손하고 쇠파이프를 휘둘러 비난을 받았다.
D (Derivatives) 파생금융상품손실
위험을 분산시킨다는 파생금융상품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을 초래하며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었다. 미국의 장기간 저금리 정책으로 기업 부도율이 낮아졌고 이 때문에 신용위험에 대한 인식도 무뎌졌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불량 채권과 우량 채권을 섞어 만든 CDO(부채담보부증권)는 부실이 얼마나 더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가격이 폭락했고 투자은행(IB)들에 천문학적인 피해를 안겼다. CDO의 부도 위험을 털어내기 위해 만든 지급보증상품인 CDS(신용부도스와프)와 관련된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E ( Exchangerate) 환율폭등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는데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큰 폭으로 뛰었다. 이 때문에 서울 외환시장 딜러들은 물론이고 자녀를 유학 보내야 하는 기러기 아빠,수입대금을 결제해야 하는 수입업자,외화대출을 끌어다 쓴 중소기업은 물론 외화를 빌려 쓴 의사 등 전문직과 자영업자들마저 어려움을 겪었다. 환율이 올라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해외 여행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었지만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던 기업들은 KIKO(키코)등 통화옵션상품 손실로 곤욕을 치렀다.
F (Fund) 펀드반토막
올해 펀드 투자자들은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국내 주식형펀드는 -37%,해외 주식형펀드는 -47%를 기록했다. 그나마 국내 펀드는 11월과 12월 주가가 다소 반등해 반토막 펀드의 오명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해외 펀드는 중국펀드 등 원금을 절반 이상 까먹은 펀드들이 속출했다. 심지어 4분의 1 토막 난 펀드들도 있었다. 단기간에 큰 손실이 나면서 대부분 투자자들이 환매 시기를 놓쳤다. 일부 은행들은 역외펀드 환헤지 또는 파생상품펀드 등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아 소송으로까지 번졌다.
G (GM) 파산위기GM
H (History) 역사교과서파문
고교 근ㆍ현대사 교과서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등 '좌편향'에 빠져 있다고 지적된 부분을 고치려는 정부와,역사를 집권층의 입맛대로 바꾸려 한다며 수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이 맞서며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궜다. 일부 학교에서는 '좌편향 교과서'를 교체했고 일부 교사들은 이를 반대해 학교현장에서 갈등이 이어졌다. 금성출판사 등 6개 한국 근ㆍ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각계에서 수정 요구한 253개 항목을 분석한 교육과학기술부는 해당 출판사에 수정권고와 지시 등을 내려 206곳을 고쳤다. 새 교과서는 2009년부터 사용된다.
I (InvestmentBank) 美투자은행몰락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돼 미국의 투자은행(IB)업이 위기에 빠졌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고 베어스턴스 메릴린치 등이 매각되는 수모를 겪었다. 골드만삭스도 사상 첫 적자를 내며 은행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식 IB 몰락에 따라 새로운 IB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내년 2월4일 시행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일명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국내에서는 IB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치권 일부에서는 IB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J (Jobless) 실업공포
연초 20만명 선을 유지했던 신규 취업자 수(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증가인원)는 급격히 감소해 11월에는 7만8000명으로 뚝 떨어졌다. 통계상 공식 실업자는 75만명이지만 구직 포기,취업 준비 등을 다 합한 '사실상의 백수'는 무려 275만명(11월 기준)에 육박했다. 정부는 내년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치를 10만명으로 잡고 있지만 실제 달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내년 성장률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며 실업자들이 내년에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도 실업자 증가가 큰 문제로 등장했다.
K (KimYon-A) '피겨 여왕' 김연아
'피겨 여왕'김연아(18ㆍ군포 수리고)는 '마린 보이'박태환과 함께 2008년 한국 스포츠계를 뜨겁게 달구고 온 국민을 열광시켰다.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 그랑프리시리즈 여자 싱글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뛰어난 실력을 보였다. 김연아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고 그가 나온 광고는 히트를 쳤다. 허리 부상으로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피나는 노력과 과학적 훈련을 통해 세계 정상을 지켜 경기침체로 의기소침해 있는 국민들에게 자신감과 함께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L (LawSchool) 로스쿨첫시험
올해 첫 입학시험을 치른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은 법조인의 다양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사법 개혁의 핵심으로 꼽혀왔다. 학부에서 다양한 전공을 익힌 뒤 대학원 3년 과정의 로스쿨을 졸업해야 변호사 자격 시험을 볼 수 있게 됐다. 서울대 등 25개 대학이 로스쿨 인가를 받아 전체 정원 2000명을 선발했으며 내년 3월 개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로스쿨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로스쿨 출신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존 법조계의 우려와 로스쿨 정원을 늘리고 변호사시험 합격률도 높여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
M ( Melamine) 멜라민파동
지난 9월 중국에서 멜라민이 들어간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린 영ㆍ유아 환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문제가 터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국내에 유통되는 중국산 유분 함유 가공식품뿐만 아니라 채소 버섯류 등 400여 품목에 대해 판매를 중단하고 멜라민 검사를 벌여야 했다. 유명 제과업체 제품에서까지 멜라민이 검출돼 소비자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겼고 정부당국의 늑장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멜라민 파동 이후 먹거리 안전 문제가 부각되면서 과자 매출이 20% 이상 급감했고 집에서 직접 만드는 홈메이드와 유기농 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소연 … 김연아 … 오바마 … We can change!
지난 2월10일 오후 8시50분께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불과 5시간 만에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숭례문이 석조만 남긴 채 전소됐다. 방화범은 사전답사 등을 목적으로 국보 1호에 여러 차례 드나들었는데도 전혀 제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술한 문화재 관리가 빚은 인재(人災)였다. 문화재청은 숭례문을 일제가 훼손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복구하기 위해 설계도를 작성 중이다. 내년 4~5월이면 설계작업이 끝난다. 최근에는 부재로 쓰일 소나무가 처음 벌채되는 등 2010년부터 시작될 복원 공사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O (Obama) 오바마 美 대통령 당선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 탄생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선거전략으로 당파를 초월해 광범위한 지지를 얻으며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미국의 44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는 1월20일 정식 취임하는 오바마 당선인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휘청거리는 미국,나아가 전 세계 경제를 선봉에 서서 회생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고 있다. 오바마 당선인은 미국의 타임지,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각각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뽑히기도 했다.
P (ProjectFinancing) 프로젝트파이낸싱
PF(프로젝트 파이낸싱)는 고속도로나 발전소 등 대규모 건설사업을 할 때 금융회사가 해당 사업의 미래 수익성을 보고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법이다. 국내에서는 PF가 아파트를 짓는 사업에 많이 활용됐는데,주택경기 급랭으로 아파트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많은 PF대출이 부실해졌다. 특히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초기 단계의 토지매입 계약금으로 돈이 나가거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 건설사에 대출이 이뤄져 부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6%에서 올해 9월 말 16.9%로 높아졌다.
Q (Quake) 중국 쓰촨성 지진
지난 5월12일 쓰촨성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중국 전역을 충격과 슬픔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8만여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됐고,5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부실공사로 학교 건물 7000여곳이 무너져 1만여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하면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은 지진 현장으로 직접 달려가 구조 및 복구작업을 총지휘하며 국민 단결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과시했다. 세계 각국에선 성금과 구호품이 몰려들었다.
R (RealEstate) 부동산시장침체
서울 강남권 일부 아파트 가격이 최고점 대비 40%까지 급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9월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산 디플레이션이 본격화되면서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고 거래가 실종됐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까지 발생했다. 정부는 자산가치 급락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무현 정부 당시 도입됐던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침체가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S (Suicide) 연예인자살
지난 9월 탤런트 안재환씨가 주차된 차 안에서 연탄가스 질식으로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최진실씨가 안씨 자살과 관련이 있다는 악플공세에 시달리다 자살했다. 톱스타가 된 뒤 축복 속에 결혼했다가 파경을 맞아 슬럼프에 빠졌지만 다시 정상의 자리로 올라섰던 최씨의 인생역정을 지켜봐온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최씨의 자살 이후 모델 겸 연기자인 김지후,장채원씨 등 연예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침체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반인들도 잇달아 목숨을 끊어 '베르테르 효과'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T (Tax) 세제개편
10년 만의 여야 정권교체로 세법이 크게 바뀌었다. 소득세 법인세 종부세 양도세 상속증여세 부가세 재산세 목적세 관세 등 정부가 손대지 않은 세목이 거의 없다. 처음에는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투자 활성화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급랭하자 소비활성화에 세제가 동원됐다. 세법이 너무 많이 바뀌다 보니 세무사들조차 뭐가 어떻게 바뀐 건지 헷갈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법인세율을 경쟁국 수준으로 낮추고 종부세 양도세 등 부동산 세제를 합리화한 것은 올해 세제개편의 큰 성과로 평가된다.
'세계의 경찰'이자 '지구촌 최고의 경제 대국'으로 군림해왔던 미국의 위상이 크게 손상됐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상징이었던 월가는 허무하게 무너졌고 미국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자유시장 경제체제에 대해 회의를 품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국제 기준통화로서의 달러 지위도 크게 흔들렸다. 금융위기가 실물로 번지면서 실업자들이 급증했다. 여기에다 버나드 매도프 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의 다단계 금융사기 사건까지 터져 우울한 연말을 맞게 됐다.
V (VISA) 미국무비자
미국 대사관 앞에서 긴 줄을 서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미국에 방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관광이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90일 이내 체류할 경우 비자를 받을 필요 없이 인터넷으로 여행 허가만 받으면 된다. 미국을 무비자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전자여권을 발급받아야 하고 여행을 떠나기 전 전자여행허가제(ESTA)사이트( https://esta.cbp.dhs.gov)에 접속해 신상 정보,여행계획 정보 등 21개 항목을 입력한 뒤 허가신청을 해야 한다. 무비자 시행으로 비자수수료가 절감되고 미국 방문 절차가 간편해져 양국 간 문화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W (WorkOut) 워크아웃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등장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란 단어가 올해 되살아났다. 워크아웃은 채권 금융회사들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방법으로 채권 만기 연장이나 채무 재조정을 통해 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건설사로 불똥이 튀면서 C&그룹 계열사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중소 조선사들도 워크아웃 진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워크아웃을 통해 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정리하는 옥석가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X (eXport) 수출급감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11월부터 곤두박질쳤다. 11월 수출은 19% 급감하면서 7년 만에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11월 무역수지 적자는 133억달러에 달했다. 12월에도 20%대의 수출 감소가 예상돼 연간 적자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의 84억5000만달러 적자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11월에만 32.9% 급감해 우울한 전망을 더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수출목표를 올해보다 5% 정도 늘어난 4500억달러로 잡았으나 연구기관들 중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는 곳이 적지 않다.
Y (Yahoo) 제리 양 야후 CEO 퇴장
세계 2위 포털 업체인 야후(www.yahoo.com)에 2008년은 설립 13년 만에 맞은 최악의 한 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놓은 475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에 대해 "너무 낮은 가격"이라며 콧대를 세우고 거절했던 야후는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등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야후는 결국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1500여명을 정리 해고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26세 나이에 세계 최초의 포털사이트 야후를 세우며 '인터넷 세대의 아이콘'으로 군림해온 제리 양 야후 최고경영자(CEO)는 쓸쓸히 자리를 내놓았다.
Z (Zerointerest) 제로금리
미국과 일본이 막대한 돈을 풀어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침체에 빠진 경기를 살리기 위해 '제로(0)금리'정책에 돌입했다. 미국은 기준금리를 연 0~0.25%로,일본은 0.1%로 각각 낮췄다. 유럽연합(EU)과 중국,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도 미국과 일본의 제로금리 선언을 전후해 앞다퉈 금리를 내렸다. 한국은행도 지난 11일 금리를 연 4.0%에서 3.0%로 1%포인트 전격 내리는 등 금리 인하 도미노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제로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과거 일본이 겪었던 유동성 함정이 내년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한경이 돌아본 '2008년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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