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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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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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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8 2005/02/23 07:29

게시글 내용

 

힘들 때의 고기한점


어떤 나라의 임금에게 아들 한 명이 있었다.

그런데 그 왕자는 결혼하자마자 사치만 일삼고

공부를 게을리 하더니 급기야 큰 잘못을 저질렀다.


임금은 화가 난 나머지 왕자 부부를 성 바깥으로 내쫓았다.

왕자 부부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야했다.

임시로 오두막집을 짓고 나무열매와 풀뿌리로 끼니를 이었다.

하지만 극심한 배고픔을 견디기란 참으로 힘들었다.


어느 날이었다.

사냥에 나선 왕자는 우연히도 산토끼를 잡는데 성공하였다.

왕자는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그것을 삶으라고 말했다.

부인은 토끼를 솥에 넣고는 왕자에게 말했다.


"물이 부족하니 물을 길어와야겠어요. 그러니 조금만 기다리세요."

부인은 먼 거리이지만 모처럼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골짜기로 물을 길러 갔다.


그 사이에 왕자는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아직 덜 익은 고기를

솥에서 꺼내어 한 점도 남기지 않고 깨끗이 먹어치워 버렸다.

후들거리는 다리로 골짜기에서 겨우 물을 길어온 부인은

물을 솥에 더 부으려다 깜짝 놀랐다. 고기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어머, 고기가 없어졌어요."

"당신이 없는 동안에 토끼가 갑자기 뛰쳐나와 달아났어요.

급히 쫓아갔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어요."


"죽은 토끼가 어떻게 살아날 수 있어요."

"그 일은 나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왕자의 말이나 태도에는 도무지 믿을 곳이 없었다.

하지만 부인은 의심스런 마음임에도 더 이상 왕자에게 따지지 않았다.


다만 이때부터 두 사람 사이에는 서먹한 감정이 흐르기 시작했다.

얼마 뒤 임금이 돌아와도 좋다는 명령을 내렸기에

왕자 부부는 궁궐로 다시 들어가 살게 되었다.


산해진미를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좋은 옷도 원하는 대로 입을 수 있게 되자

왕자는 누구보다도 먼저 아내에게 권하였다.

온갖 보석도 선물하였다.


지난날의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인은 도무지 기쁜 표정을 짓지 않았다.

왕자가 물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보물이란 보물은 다 주었는데 왜 당신은 계속 침울한 표정을 짓는 거요?"


그러자 부인은 조용히 대답했다.

"산 속에서 살았을 때,

내가 골짜기로 물 길러간 사이에 솥 속에 있던 토끼가 살아서 도망친 일이 있었죠?

당신에 대한 내 마음도 그때 도망쳐 버렸어요."


어려울 때의 고기 한 점은 풍족할 때의 고기 한 근보다 더 귀하게 느껴진다.

이는 배고플 때의 밥 한 그릇과 배부를 때의 밥 한 그릇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불경에서 찾은 지혜 중에서>


- 종교와는 무관하며, -

차분한 마음으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새겨보면서

    하루를 시작하자는 뜻으로 옮겨보았습니다.


오늘도 먼저 나갑니다.

  내일 아침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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