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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승호 기자][르네코, 상하수도 전문업체 범한엔지니어링 인수 추진]

경재용 동문건설 회장과 르네코가 상하수도 전문설계업체를 인수해 이명박 정부 국책사업인 '대운하사업' 참여를 준비중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르네코는 경상남도 창원시 소재의 범한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무소 인수를 추진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 중이다.

1998년에 설립된 범한엔지니어링은 상하수도와 국토개발 등 토목과 환경분야 전반에 걸친 경제성 분석을 비롯해 기본설계, 실시설계,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 종합 감리 등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다.

주목할 분야는 이 회사가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강변 여과수기술'이다. 강변 여과수는 말 그대로 강변에서 거른 물이라는 뜻이다. 강이나 하천으로부터 50∼300m 떨어진 뚝에 깊이 20∼40m의 집수정을 뚫고, 강이나 하천으로 흐르는 물을 모아 식수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하천의 수질이 나쁜 네덜란드,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이용되고 있다.

르네코가 범한엔지니어링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이명박 정부가 대운하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족한 식수 문제를 '강변 여과수기술'로 해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식수 공급원을 현재 댐이나 강에서 퍼올리는 직접취수방식 대신 강변 지하수를 뽑아 쓰는 '강변여과수'방식으로 변경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한승수 총리는 지난달 21일 '세계 물의 날' 기념사를 통해 "전국의 주요 댐과 상수도망을 연계해 물 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한편 강변 여과수와 지하수 개발, 해수담수화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취수원을 찾아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의 환경부장관도 지난 4월1일 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에 있는 강변여과수 정수장을 방문, 방사형 집수정 등 원수와 정수 시설을 둘러봤다. 이 장관은 이날 창원시 관계자로 부터 하천 모래층 50ｍ 아래 지하에서 토양의 자정 능력에 의해 오염물질을 여과해 생산하는 강변 여과수에 대해 브리핑을 받는 등 '대운하사업 분위기 만들기'에 나섰다.

르네코는 강변 여과수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범한엔지니어링을 인수해 대운하사업에 뛰어든다는 내부방침을 세웠다. 이 같은 의지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토목 건축공사업'과 '상하수도공사업'을 추가하며 구체화 됐다.

업계는 경재용 회장이 지난해 12월 말 한 임원 명의로 돼 있던 동문건설 지분 8.81%를 메리츠종합금융에 매각한 것도 '실탄 만들기'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재용 회장은 당분간 아파트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대운하사업 등 토목건축사업이 활기를 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회사인 르네코가 범한엔지니어링을 인수해 '강변 여과수'와 관련된 핵심 설계를 담당하고 동문건설이 시공하는 수순으로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범한엔지니어링은 강변 여과수기술과 관련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지난 4월1일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방문한 창원시 대산면 강변여과수 정수장의 경우 시공은 대저토건이 했지만 실시설계는 범한엔지니어링이 담당했다"고 귀뜸했다.

창원시가 지난해 2차 발주한 태영건설의 '강변여과수 정수장' 역시 범한엔지니어링이 설계를 담당했다.

르네코는 '대운하사업 진출설'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상하수도 관련 업체의 인수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며 "사업목적에 해당 사업분야를 추가한 것은 동문건설과 함께 진출한 골프장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토목건축과 상하수도공사업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승호기자 simonle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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