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로 접어들면 상장사들이 잇달아 '2분기 성적표'를 내놓는 만큼 그에 앞서 이익 전망치가 좋아지는 종목에 눈을 돌린다면 투자 방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단기적으론 예상치 못한 변수가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중장기적으론 실적이 주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락장에서도 이익을 늘려나가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3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국내 121개 상장사들의 2분기 이익 추정치를 분석한 결과 4월 초에 비해 예상 실적이 개선된 종목은 30곳(24.8%)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관련주와 게임주ㆍ통신주ㆍ유통주가 다수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SK하이닉스다. 4월 초 3953억원으로 예상됐던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87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삼성전자 쇼크'로 코스피가 조정받는 국면에서도 D램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주가도 견조하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이후 17.8% 올랐다. 이달 들어 코스피와 유가증권 시장 IT 업종지수가 각각 8.54%와 12.13% 하락하는 동안 SK하이닉스 낙폭은 3.6%에 그쳤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도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을 높게 잡는 추세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8080억원에서 1조300억원으로 상향했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분기에 목표로 밝힌 전분기 대비 10%와 25% 증가를 충족할 것"이라며 "특히 2분기 D램 판매수량은 당초 예상치(24억개)보다 1.3% 증가한 24억3200만개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1일 장중 130만원이 무너지는 등 이달 4일 고점(152만1000원) 대비 12.9% 급락한 삼성전자도 2분기 실적 추정치는 4월 초 예상에 비해 소폭(6.34%) 상향 조정됐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을 평균 10조5300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6조3935억원)보다 64.7%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모바일사업부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주가가 약세에 빠졌지만 2분기는 갤럭시S4 초기 판매 모멘텀 부각으로 1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게 증권사들의 관측이다. 게임주들의 약진도 인상적이다. 코스닥 상장사 위메이드는 신작 모바일게임 출시 덕에 4월 초에 비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49.3% 뛰었다. 위메이드는 국내와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모바일게임 '윈드러너'를 지난 14일 중국에 출시했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윈드러너가 최근 중국 오픈마켓 순위 1위에 올랐는데 상위권을 유지한다면 월 50억~100억원 수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휴면계정 재유입을 통한 월정액 매출 증대가 예상되는 엔씨소프트도 2분기 예상 실적이 310억원에서 375억원으로 20.9% 늘었다. 코스닥 게임주인 네오위즈게임즈(15.3%)도 실적 전망이 개선된 종목 상위권에 랭크됐다.
IT와 게임주 외에는 LG유플러스 KT 등 통신주와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타이어주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개선이 눈에 띈다.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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