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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 '독자놀이' 창조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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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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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3 2004/10/01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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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게임에서 물고기는 잡지 않고 보트경주를 한다?'

실제로 한게임의 낚시게임 '한쿠아' 이용자들은 보트경주를 자주 즐긴다.

이처럼 여러 사람이 접속해 동시에 플레이하는 온라인 게임 내에서는 개발자들조차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놀이'들이 적지 않다. 이용자들이 스스로 '독자적인 놀이'를 만들어내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이렇게 독자적으로 만든 놀이를 통해 부단히 클릭을 요구하는 온라인 게임의 단조로운 진행방식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낀다.

게임업체와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이 이용자들이 그만큼 애착을 느끼고 있다고 여길 수 있는 일이니, 웃음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한쿠아'는 원래 이용자 개인별로 낚시를 하는 싱글모드 플레이가 일반적이었지만, 커뮤니티 강화 차원에서 멀티모드를 도입하면서 보트경주가 등장했다. 이 게임에서 이용자 레벨에 따라 등장하는 고무보트, 돛단배, 잠수함 등은 단순히 낚시터를 옮겨 다닐 때 쓰는 운송수단에 불과했지만, 이용자들이 달리기 경주를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수상 경주의 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한쿠아' 내에는 제주도, 독도, 발리 등 전세계 주요 휴양지나 섬이 등장하는데, 이용자들은 이들의 한 곳을 달리기 코스로 정하고 낚시는 잊은 채 경주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해상 전투함 대전게임 '네이비필드'에서도 함선 간 경주를 하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 게임 이용자들은 한 술 더 떠 함포를 이용해 상대 진영을 방해하면서 경주를 벌이는 '서바이벌 달리기'도 개발했다.


'네이비필드'에서는 함선의 종류가 다양하고 같은 함선이라도 함포와 내구력 수치 정도에 따라 이동 속도가 달라져, 이를 최적화시켜 경주에 나서는 이용자들도 눈에 띈다.

다중접속(MMO) 레이싱 게임 '시티레이서'에서도 개발자들이 생각지 못했던 이용자들만의 이벤트가 수시로 벌어진다.

'시티레이서' 이용자들은 게임을 즐기다 연인으로 발전한 이들을 위해 '자동차 결혼식'이라는 이색 이벤트를 열어준다.

결혼식을 올리는 커플은 같은 차종에 색깔을 똑같이 하고, 차를 치장하는 스티커들도 동일하게 꾸민다. 그리고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하는 이용자들은 차량을 양 옆에 가지런히 세운다. '자동차 결혼식'은 커플 차량이 그 가운데를 서서히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혼식이 끝나면 모두가 함께 집단 드라이브를 벌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최근 '시티레이서'의 '고갯길 유령'이라는 길드는 '빨간 깍두기를 잡아라'라는 이색 이벤트를 자체적으로 벌여 눈길을 끌었다. 마치 깍두기와 비슷한 빨간 프라이드 차량을 앞세우고 나머지 차량들이 이를 붙잡는 방식의 레이스를 벌인 것. '깍두기 차량'을 잡은 이용자에게는 길드에서 마련한 소정의 상품이 주어지기도 했다.

이 이벤트를 기획한 이용자 '진호아비'는 "이벤트 진행 당시 많은 이용자들이 '깍두기'를 잡느라 혈안이 돼 있었다. 큰 상금은 없었지만, 게임 내에서 재미있는 추억거릴 만들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시티레이서' 개발사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김학진 개발팀장은 "기획 초기단계부터 이용자에게 높은 자유도와 확장성이 부여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며 "또한 레이싱과 커뮤니티가 조화를 이뤄 지금처럼 참신한 유저들만의 이벤트가 자주 벌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1인칭 슈팅게임(FPS) '스페셜포스' 이용자들 사이에선 개인이나 클랜을 알리기 위한 '플래시몹'을 자주 볼 수 있다.

'플래시몹'은 사이버상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공동의 지령을 해결하거나 특이한 행위를 함께하는 것을 일컫는 말. '스페셜포스' 내에선 클랜원들과 함께 게임 내 지형이나 지물을 이용해 단체로 공동의 행동을 취하는 '플래시몹'을 즐기고, 그 스크린샷을 게시판에 퍼트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스페셜포스'에서 '플래시몹'을 즐기는 정기일씨(21)는 "마음에 드는 스크린샷을 얻기 위해 3시간이 넘게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며 "그런 과정에서 단순히 정해진 게임의 룰을 따르는 것과 다른 새로운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네오위즈 게임사업본부 박정필 팀장은 "요즘 젊은 게임 이용자들은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뛰어나다"며 "이들이 정해진 게임 방식 외에 다양한 놀이 문화를 만들어내고, 즐길 수 있도록 게임 환경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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