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럼피스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악성 가축전염병 발생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가축방역 전담 기관인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의 기관장 비상임 체제로 유지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이어진 방역본부 직원의 처우개선, 기관의 정상화 등 현안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예산 증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성환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장은 지난 11월 27일 본부장 취임 3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와 현안을 짚어보며, 향후 기관 운영 계획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위성환 본부장은 방역본부 기관장의 비상임 체제 문제를 지적하며, 기관장의 상임화 전환을 강조했다. 또한 직원 처우 개선을 위한 노조와의 협상 과정 등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며, 앞으로도 충분한 직원 보상 체계 마련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방역본부는 지난 2022년 1월 기관 최초로 발생한 노동 쟁의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방역본부 발전 협의체를 구성하여 기관 정상화, 사업 개선 및 직원 처우개선 등 총 4개 분야 26개 협의사항을 공동으로 기관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위 본부장은 “2021년 12월 처음 기관장에 취임했을 때, 방역본부 역사상 첫 쟁의가 발생했고, 직원들의 정당한 권리 주장을 못하게 막을 수도 없었다”며 “기관장 첫 부임에 부담은 상당했지만, 주요 언론 보도와 직원들의 불만을 전체적으로 들어보고 생각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방역본부의 희생이 지금 돌아보면 잘못된 부분도 있다. 전문가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합당한 보수나 대접을 못 받은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직원들의 기술이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위축된 기관이 됐다”고 토로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위 본부장은 그간 공무직 직원의 급여 체계를 개편하고, 지난해 이어 약 80여 명의 공무직 직원 승진을 추진했다. 또 인사적체 해소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명예퇴직제를 처음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직원 처우 개선, 기관장 상임화, 기관 정상화 등의 주요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선 예산 증액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해 약 800억원 규모의 예산 중에서 600억원 가량이 임금으로 지출하는 만큼 예산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처우개선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ASF, LSD, AI 등 악성 가축전염병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도 기관장의 비상임 체제는 효율적인 조직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위성환 본부장의 첫 취임 일성에서도 기관장 상임화를 강조했지만, 3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국회 움직임 외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위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기관장의 상임화 문제는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비상임 체제로 책임감 없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최근 중대재해처벌법에 의해 기관장도 책임을 져야하는 데 권한도 없이 책임만 물어야 한다면 누가 맡겠느냐. 1,280여 명의 직원들을 이끄는 기관장으로서 직원들의 잘못까지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기에 상임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방역본부는 현장 중심의 행정과 조직과 인력의 합리적인 운영을 통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2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또한 풍부한 방역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하여 열화상 드론을 활용한 ASF 확산 차단, 전화예찰 자가진단 알림톡 사업 등을 진행하였으며, 내년에는 가상농장 방역교육 플랫폼 구축을 통해 농장의 외국인 근로자도 원활하게 방역수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위 본부장은 “가축방역에 4차 산업기술을 적극 접목하여 과학적인 방역시스템 구축으로 질병 발생을 조기에 감지하고, 신속히 대응하는 국내 유일의 현장 전문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기관장 상임화를 통해 국가방역과 민간방역의 유기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여 악성 가축전염병 차단과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으로서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항생제 내성 '슈퍼버그'…약 대신 파지 칵테일 '김치'로 잡는다
김민영 예일대 박사팀, 박테리아 잡는 파지 활용 내성균 치료법 국제학술지 발표
"의사과학자 치료현장 문제 빠르게 해결 가능…한국도 국가적 지원 필요"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 이른바 슈퍼버그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특정 박테리아를 잡는 박테리오파지(파지)를 여럿 조합한 '김치' 칵테일로 이를 치료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김민영 미국 예일대 내과 박사와 폴 볼리키 미국 스탠퍼드대 감염내과 교수 연구팀은 28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파지 조합을 활용한 박테리아 감염 치료법을 발표했다.
파지는 자연에 존재하는 바이러스로 특정 종류 박테리아에 달라붙어 기생하는 특징이 있다. 박테리아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 표적을 찾으면 달라붙어 DNA를 박테리아 세포에 주입해 증식하고, 결국 세포를 터트려 파괴한다.
1900년대 초반 파지를 활용한 치료법이 도입됐지만 강력한 항생제가 보급되면서 외면받아 왔는데, 최근 항생제 내성균의 등장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파지를 선택하고 혼합하는 방식을 개발해 특정 박테리아에 따라 파지 조합을 구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결핵에 쓰이는 치료제가 여러 약을 복합 처방하는 '칵테일' 요법으로 병원균 생존과 증식에 필요한 여러 경로를 동시 차단하는데 착안해, 박테리아 세포 표면의 여러 수용체를 여러 파지로 동시 공격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런 방법을 통해 연구팀은 '김치'(KIMCHI) 칵테일 이란 별명을 가진 'KIM-C1' 등의 파지 칵테일을 설계했다.
이 칵테일은 감염병 임상에서 분리한 다제성 내성 녹농균 균주 153개 대상 실험에서 96% 박멸률을 달성했고, 황색포도균 균주에 대해서도 100%에 육박하는 박멸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런 접근을 통해 항생제 내성균 감염을 치료하거나 기존 항생제로 치료가 어려운 만성 감염증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박사는 "기존 항생제 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 칵테일을 이용할 수 있다"며 "박테리아가 파지에 대한 저항성이나 내성을 키우기 훨씬 어려운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파지 치료가 자연에서 찾은 물질인 만큼 안전성이 높고 기존 항생제와 병용할 수 있는 점 등에 강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박테리아를 가진 환자군을 찾기 어려워 임상에 어려움이 있고 미국 식품의약청(FDA)과 같은 규제기관이 파지 치료제를 '맞춤형 생물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어 개발에 필요한 승인 절차가 복잡한 점이 파지 치료법의 단점으로 꼽힌다.
김 박사는 "파지가 항생제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의학에서 항생제 내성 감염병을 치료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파지 칵테일뿐 아니라 자신이 발견한 파지 2개에 연구자 이름을 붙이는 통상 관례와 달리 'KOR_P1', 'KOR_P2' 등 한국을 뜻하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한국 과학기술 수준을 알리려는 의도"라며 "파지들이 치료제로 개발될 때 한국의 기여를 인식할 수 있게 하려 했고, 동료 연구자들도 응원해줬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 박사를 거쳐 예일대에서 전공의 2년 차로 근무 중인 김 박사는 자신과 같은 의사과학자가 현대 의학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저도 임상 현장에서 난치성 감염 환자를 치료하면서 기존 치료법 한계를 마주해왔다"며 "의사과학자는 이런 한계에 부딪히며 기초연구의 결과를 신속하게 임상 현장의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맞춤의학 시대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진료와 연구를 통합 수행하는 인력이 더 필요해질 것"이라며 "한국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려면 의사과학자 양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한국은 의사과학자 경력 경로가 불확실한 면이 있다"며 "임상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국가적 지원이 더 필요하고, 젊은 의사들이 연구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기준금리 깜짝인하 기대감 유입…헬스케어株 일제히 급등
기준금리 깜짝인하 기대감 유입…헬스케어株 일제히 급등 | 연합뉴스
[표] 오늘 유럽ㆍ미국 경제지표와 일정 11월 28일 (목요일) 1.유럽 경제지표 및 연설일정 ───────────────────────────────────── ▲1700 유로존 ECB 정책위원회·일반위원회 회의 ▲1900 유로존 11월 소비자신뢰지수 ▲1900 유로존 11월 경기체감지수 ▲2200 독일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예비치) ───────────────────────────────────── 2. 미국 경제지표 및 연설일정 ───────────────────────────────────── ▲N/A 미국 '추수감사절'로 금융시장 휴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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