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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외신 코미팜, 임원ㆍ주요주주 특정증권등 소유주식수 변동게시글 내용
보고구분 | 변동 | 보고자 구분 | 개인(국내) | |
성명(명칭) | 한 글 | 유경호 | 한자(영문) | 劉景鎬 |
생년월일 또는 사업자등록번호 등 | 530513 | |||
주소(본점소재지) [읍ㆍ면ㆍ동까지만 기재] |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 |||
발행회사와의 관계 | 임원(등기여부) | 비등기임원 | 직위명 | 전무이사 |
선임일 | 2008년 05월 01일 | 퇴임일 | - | |
주요주주 | - | |||
업무상 연락처 및 담당자 |
소속회사 | (주)코미팜 | 부 서 | 경영지원부 |
직 위 | 주임 | 전화번호 | 070-71******* | |
성 명 | 박인애 | 팩스번호 | 031-49****** | |
이메일 주소 | ******5@komipharm.com |
가. 소유 특정증권등의 수 및 소유비율
보고서 작성 기준일 |
특정증권등 | 주권 | |||
---|---|---|---|---|---|
특정증권등의 수(주) |
비율(%) | 주식수(주) | 비율(%) | ||
직전보고서 | 2024년 11월 05일 | 78,803 | 0.11 | 78,803 | 0.11 |
이번보고서 | 2024년 11월 18일 | 83,247 | 0.12 | 83,247 | 0.12 |
증 감 | 4,444 | 0.01 | 4,444 | 0.01 |
나. 특정증권등의 종류별 소유내역
특정증권등의 내역 | |||||||||
---|---|---|---|---|---|---|---|---|---|
주 권 | 신주 인수권이 표시된것 |
전환 사채권 |
신주 인수권부 사채권 |
이익참가부 사채권 |
교환 사채권 |
증권 예탁 증권 |
기타 | 합 계 | |
주수 (주) |
비율 (%) |
||||||||
83,247 | - | - | - | - | - | - | - | 83,247 | 0.12 |
A | B | C | D | E | F | G | H | ||
I |
발행주식 총수 (J) |
주식외 특정증권등의 수 (B+C+D+E+F+G+H=I) |
소유비율(%) | |
---|---|---|---|
특정증권등의 소유비율 [A+I / J+I-(F+G+H)※] × 100 |
주권의 소유비율 (A / J) × 100 |
||
70,622,233 | - | 0.12 | 0.12 |
※ 교환대상이 주식인 교환사채권 및 기초자산이 주식인 증권예탁증권, 파생결합증권 등에 한하여 분모에서 제외하고 소유비율을 산정
다. 세부변동내역
보고사유 | 변동일* | 특정증권등의 종류 |
소 유 주 식 수 (주) | 취득/처분 단가(원)** |
비 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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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전 | 증감 | 변동후 | |||||
장내매수(+) | 2024년 11월 11일 | 보통주 | 78,803 | 2,894 | 81,697 | 4,299 ( - ) |
- |
장내매수(+) | 2024년 11월 15일 | 보통주 | 81,697 | 1,550 | 83,247 | 4,000 ( - ) |
- |
합 계 | 78,803 | 4,444 | 83,247 | - ( - ) |
- |
18일 오후 H5형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확인된 인천 강화군의 한 육용종계 농장으로 방역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
인천 강화군 농장서 고병원성 AI 확진…올해 국내 3번째 사례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8일 인천 강화군의 한 종계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확인된 가운데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4.11.18 soonseok02@yna.co.kr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인천 강화군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AI ) 확진 사례가 나와 인천시가 방역 강화에 나섰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강화군 화도면 육용종계 농장에서 폐사체를 대상으로 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왔다.
검역본부가 전날 오전 폐사체 신고를 받고 검사한 결과 H5 형 AI 항원이 검출됐으며 이날 오후 7시께 고병원성 AI 로 최종 확인됐다.
올해 동절기 들어 국내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은 이번이 3번째 사례다.
지난달 29일 강원 동해시 산란계 농장과 지난 8일 충북 음성군 육용 오리 농장에서 각각 고병원성 AI 가 나왔다.
방역 당국은 앞서 AI 발생 농장을 통제한 뒤 이곳에서 사육 중인 닭 1만5천800여마리를 살처분하고 오염된 물건을 폐기했다.
또 반경 500m 안에 있는 다른 가금 농가의 닭 1만7천마리를 대상으로도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다.
AI 발생 농장에서 1∼1.5㎞ 떨어진 또 다른 농가의 닭 1만5천마리를 대상으로는 이동 제한 명령을 내리고 정밀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시는 AI 발생 위험이 높아진 지난달부터 가금농장 내 차량 진입 제한, 축산차량과 관계자의 철새도래지 출입 금지, 방사 사육금지 등 행정명령을 내려 고병원성 AI 에 대비하고 있다.
축산 밀집 지역인 강화군에는 상시 거점 소독시설을 운영해 축산차량이 농장이나 축산시설에 방문하기 전 반드시 소독을 실시하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소독 방제 차량 11대를 투입해 야생조류 출현지와 농장 진입로, 인근 소하천을 집중적으로 소독하고 소규모 농가에 축협 공동방제단을 지원 중이다.
김정회 인천시 농축산과장은 "개별 농장 방역에 빈틈이 있으면 언제든지 AI 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가금 농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 효과·안전성 확인", 국가암검진에 도입되나
60여개 기관과 118명 인증의 참여 시범사업 결과
선종 발견율 타 국가 보다 높고, 천공 등 합병증 낮아
대장내시경의 국가암검진에 도입 가능성이 논의됐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와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11월 18일 대장내시경 시범사업 심포지엄(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을 열고 국가 대장암검진의 방향성을 논의했다.
심포지엄에서는 6년간 고양시, 김포시, 파주시 등 60여 개 기관과 118명의 인증의가 참여한 대장내시경 시범사업 결과가 보고됐다.
이에 따르면 선종 검출률은 약 44%로, 다른 나라의 유사 연구 대비 높았다. 또한 중대한 합병증인 천공 발생률은 0.01%로 낮아 대장내시경의 안전성도 확인됐다.
패널 논의에서는 시범사업 결과를 기반으로 대장내시경의 국가암검진 도입 타당성과 도입 전 해결 과제가 제시됐다.
보건복지부 유보영 과장은 "시범사업을 통해 대장내시경 검진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것은 큰 진전"이라며 "이번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대장암 국가검진 프로그램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구강 내 세균이 암 발병 위험 키운다
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국제의료관광컨벤션'에서 관람객들이 구강 관리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구강 내 미생물이 전신질환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꾸준히 밝혀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고려대 구로병원 혈액종양내과 강은주 교수 연구팀은 2002~2003년 구강검진과 건강검진을 모두 받은 성인 가운데 암 진단 이력이 없었던 20만170명을 2015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구강 건강과 암 발생에서 연관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추적 기간 중 암 진단을 받은 1만5,506명을 대상으로 치아결손 유병률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암을 진단받은 그룹의 치아결손 비율(26.27%)은 그렇지 않은 집단(22.5%)보다 높은 것으로 나왔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치아결손이 있는 성인의 경우 치아결손이 없는 이보다 암 발생 위험이 12% 안팎 높을 것으로 추산했다. 종류별로 보면 식도암 위험도 증가폭이 40%로 가장 컸고, 이어 두경부암(32%)과 담도암(28%), 폐암·췌장암(27%)이 뒤를 이었다. 강 교수는 “세균 감염으로 인한 구강 내 염증이 전신 염증을 촉진하고, 그에 따라 암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조선대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구강 내 세균인 ‘푸소박테륨 누클레아튬’이 대장암 발병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해당 미생물의 아종(애니말리스)을 C1과 C2로 구분했다. C1과 C2는 구강 내에서 비슷한 비율로 존재했으나, 대장종양에선 C2만 발견됐다. 연구진은 C2가 산성에 대한 높은 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강에서 위를 거쳐 장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C2가 종양의 일종인 선종 형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센터 다코타 존슨 박사는 “구강은 대부분의 병원균이 체내로 들어오는 관문이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 환자는 치매 위험 낮다"...암-치매, 반비례 관계라고?
암 병력이 있는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낮고,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 이러한 반비례 관계는 두 질환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상반된 요소가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궁극적으로는 치료법 발견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암 병력이 있는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낮고,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 이러한 반비례 관계는 두 질환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상반된 요소가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궁극적으로는 치료법 발견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알츠하이머병 예방 저널(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에 발표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ICL)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수십 년 전 미국 뉴욕의 한 정신과 센터의 연구원들은 이 두 질병 사이의 흥미로운 관계를 관찰했다. 부검 결과, 그들은 암과 알츠하이머병 사이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의 제인 드라이버 박사(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이 주제에 대한 최초의 역학 연구 중 하나에서 65세 이상 참가자 1278명을 평균 10년간 추적 조사했다. 2012년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생존자는 암 병력이 없는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33% 떨어졌다.
흥미로운 연구결과였으나 학계는 그 의미를 축소 평가했다. 암 병력이 있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만큼 오래 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른바 '생존 편향'이 주요 근거였다.
ICL 연구진...암 진단 후 치매 위험 낮아진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 제시
올해 7월 발표된 ICL 연구진의 논문은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를 통해 암 진단 후 치매 발병률이 낮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했다. 60세 이상 영국인 300만 명 이상을 평균 9.3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암 생존자는 암 병력이 없는 사람에 비해 연령 관련 치매에 걸릴 위험이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대장, 폐, 유방과 같은 가장 흔한 유형의 암에서 모두 역 연관성이 관찰됐다
미국 켄터키대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의 에린 애브너 교수는 "암과 알츠하이머병의 관계는 매우 흥미롭고 지속적"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반비례성에 대한 다른 설명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변수를 감안해도 결과는 같았다"고 말했다. 애브너 교수는 2년 전 알츠하이이병 환자들의 뇌 부검 결과를 통해 반비례의 임상적 증거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암에 걸린 사람과 뇌의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병리 수준이 낮은 것 사이에 매우 일관된 연관성을 발견했다"며 "아밀로이드 단백질 병리 수준이 높은 것은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역 연관성은 알츠하이머병에만 국한되고 일반적 치매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치매에 걸린 노인의 대부분은 알츠하이머병 환자다.
이런 반비례성에는 또 다른 반전이 있다. 암 병력이 있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감소할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점이다. 제인 드라이버 교수는 2012년 연구에서 반비례성이 양방향으로 진행되며 이탈리아 북부에 사는 100만 명 이상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와 한국인 대상 최근의 연구결과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치매가 없는 환자에 비해 전체 악성 종양에 걸릴 확률이 3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최근 연구결과에 대해 여전히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암 검진을 받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영국에서 연구를 이끈 ICL의 엘리오 리볼리 교수(암역학)는 "결과는 반복해서 복제됐으며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제 반비례 관계가 실제처럼 보인다고 믿고 있다"며 "다음 단계는 이 현상의 배후에 있는 생물학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암 치료 자체가 치매에 나쁘다?..."암 위험 높이는 유전자가 치매 위험 감소시킬 수 있어"
일부 연구자들은 암 치료 자체가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론했다. 최근 몇 년간 알츠하이머병의 발병과 진행에서 염증이 중심 과정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화학요법이 염증을 억제하여 신경세포를 보호할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이다.
하지만 리볼리 교수에게 그는 전체 그림이 아니다. 반비례관계가 양방향이라는 사실은 두 질병 그룹에 서로 반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근본적인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ICL 연구진은 "수백 개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암 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유전자 유형을 확인했으며, 이 유형이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리볼리 교수에 따르면 특정 유전적 요인이 조직 재생에 관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성장 인자는 조직 재생과 성장을 조절하는 대규모 분자군"이라며 "이들 분자군은 일반적으로 더 나은 심혈관 건강과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복제를 선호하는 유전자 구성을 갖추면 조직과 동맥의 재생이 더 잘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일부 암의 위험도 다소 증가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러한 놀라운 발견은 새로운 연구 방향을 열어줄 수 있다고 리볼리 교수는 밝혔다. 예를 들어,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는 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주목할 만한 예외는 당뇨병 환자 남성의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10~20% 감소한다는 것이다.
리볼리 교수는 "왜 당뇨병에 걸리면 전립선암의 위험이 감소할까"라고 반문하면서 마찬가지로 암과 치매의 반비례 관계에 대한 연구가 치매 발병에 기여하거나 사람들을 보호하는 새로운 분자 경로를 밝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은 통제되지 않은 세포 성장과 관련이 있는 반면, 치매는 과도한 신경 세포 사멸과 관련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IST) 서울연구소의 박미경 박사는 최근 암과 신경퇴행에서 역으로 작용하는 분자 메커니즘에 대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이 중 일부는 세포 사멸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다른 일부는 세포 사멸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는 암과 신경변성 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를 제공할 수 있다. 10년 전 제인 드라이버 교수와 하버드대 이론생물학자이자 수학자인 로이드 디미트리우스 교수가 수학적 주장을 바탕으로 제시한 가설이다.
반비례 관계 발생 시점과 이유에 대한 추가 연구 필요해
암과 신경퇴행성 질환 사이의 반비례성을 밝히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들 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애브너 교수는 "암과 치매는 실제로는 서로 다른 질병"이라며 "우리는 한 가지 유형의 질병에 대해 강력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세분화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암과 알츠하이머병 모두 병리적 발달과 증상의 시작 사이에는 긴 지연 기간이 있으므로 이러한 반비례의 시기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따라서 이러한 수수께끼 같은 연구결과는 당분간 실질적인 의미를 갖지 못한다. "하지만 앞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만으로도 지금 현재 암 생존자들에게 위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애브너 교수는 말했다.
'임상의 대가' 방영주 교수 "임상시험은 환자가 신약 접할 새 기회"
[임상 P1일담]①30여년간 임상과 동고동락한 방영주 서울의대 명예교수
[편집자주] 전 세계 도시 중 임상 시험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은 바로 대한민국 서울입니다. 이곳에서 묵묵하게 연구하는 임상시험 책임자(PI) 덕분에 서울은 7년째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임상강국 한국의 숨은 조력자, PI를 만나 임상 후일담을 들어봅니다.
방영주 서울의대 명예교수 겸 방앤옥컨설팅 대표이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5년 이상 걸리는데 제 눈앞에 있는 환자는 그때까지 살아있을 수 없었어요. 환자에게 신약을 써볼 수 있게 하려면 제가 임상시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죠."
'임상의 대가'로 불리는 방영주 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가 1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방 교수는 세계적인 항암치료 권위자이자 수많은 임상시험에 참여해왔다. 국내 첫 글로벌 임상시험 책임자(PI)이자 살아있는 역사로 불린다.
방 교수는 "1986년부터 암 환자 진료를 해왔는데 당시에는 사용할 수 있는 항암제가 10여종에 불과했다"며 "시간이 지나다보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없는 환자도 있었는데, 그런 환자를 위해선 효과적이고 안전한 새로운 약제를 개발하는 데 동참하는 게 대학병원 의사의 책임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PI는 제약·바이오, 의학 업계에선 흔히 쓰는 말이지만 다른 이들에겐 낯설게 느껴지는 말이다.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이나 의료기기가 시판 허가를 받기 위해선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 안전성을 평가하고 확인되기 위한 연구 '임상시험'이 진행돼야 한다. 임상시험의 전반적인 책임자가 PI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숨은 조력자인 셈이다.
방 교수가 PI가 된 것은 임상 현장에서 암 환자 진료와 암 치료법 개발 연구에 헌신하기 위해서였다. 방 교수는 "어떻게 하면 국내 환자가 더 빨리 신약을 써볼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1상 임상시험을 참여하면 되겠구나 결론을 내렸다"며 "1상 임상시험에 함께 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일에 몰두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참여했던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 1상 임상에서는 특정 환자에게 높은 반응률을 나타낸 새로운 표적용법의 항암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방 교수는 "2010년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몇 안 되는 기조강의 연자로 선정돼 수만명 전문가들 앞에서 발표하는 영광도 맛봤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인 일로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또 한국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큰 사망원인이었던 위암에 몰두해 위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치료효과를 최초로 입증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의료진과 환자의 헌신으로 한국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제약사가 주도한 임상시험 점유율 기준 국가 순위에서 4위를 차지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에 따르면 서울은 7년째 전 세계 제약사 주도 의약품 임상시험 도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방영주 서울의대 명예교수 겸 방앤옥컨설팅 대표이사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방 교수는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 인프라와 임상시험 인프라를 갖고 있고 연구자들의 글로벌하고 유연한 사고 탓"이라며 "정부의 지원도 많고 환자 수가 많은 대형병원의 존재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계속해서 임상 강국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제약·바이오업계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봤다. 방 교수는 "우리의 가장 큰 약점은 신약을 개발해줄 좋은 회사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라며 "자국 내 신약에서 신약을 개발하면 당연히 임상시험은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자국에서 개발된 신약을 자국에서 임상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투자가 많은 나라는 임상을 많이 하고 그와 관련된 데이터를 쌓게 되는 구조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중국에서 임상시험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도 현지 기업의 활발한 신약 개발 덕분인 셈이다.
하지만 방 교수처럼 환자를 위해 신약을 먼저 써보고 싶은 의료진이 있어 임상강국 타이틀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방 교수는 "동기와 의지를 가진 연구자가 매우 많다. 우리의 강점이자 임상 강국인 이유"라며 "한국은 일찌감치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 등 다양한 지원도 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 교수는 오랜 기간 함께했던 임상 현장을 떠나 신약개발에 도움을 주는 방앤옥컨설팅 연구소를 창업했다. 첫 인터뷰 요청에도 "은퇴했으니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거절했지만 '한국의 미래를 위해 조언해달라'는 기자의 말에 응했다. 방 교수는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에서 내가 좋아하는 신약 개발, 신의료 개발에 참여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전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5년 이상 걸리는데 제 눈앞에 있는 환자는 그때까지 살아있을 수 없었어요. 환자에게 신약을 써볼 수 있게 하려면 제가 임상시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죠." 방 교수는 "1986년부터 암 환자 진료를 해왔는데 당시에는 사용할 수 있는 항암제가 10여종에 불과했다"며 "시간이 지나다보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없는 환자도 있었는데, 그런 환자를 위해선 효과적이고 안전한 새로운 약제를 개발하는 데 동참하는 게 대학병원 의사의 책임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참여했던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잴코리(성분명 크리조티닙) 1상 임상에서는 특정 환자에게 높은 반응률을 나타낸 새로운 표적용법의 항암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방 교수는 "2010년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몇 안 되는 기조강의 연자로 선정돼 수만명 전문가들 앞에서 발표하는 영광도 맛봤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인 일로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방 교수는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의료 인프라와 임상시험 인프라를 갖고 있고 연구자들의 글로벌하고 유연한 사고 탓"이라며 "정부의 지원도 많고 환자 수가 많은 대형병원의 존재도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혁신의 길에서 균형 찾으면 신약 강국 문 열려...한국, 글로벌 리더 도약하길 기대"
올해 첫 ESG 가치보고서 발간
"신약, 단순히 경제적 평가 안 돼"
"한국 사회와 사람 위한 가치 중요"
"외국인, 한국인 구분 더 이상 무의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른 지 몇 년 됐지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서 이 주제로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팜뉴스가 ESG 기획 특집에서 KRPIA 이야기를 꼭 보도해야겠다고 계획한 이유다.
협회는 그간 책자를 낸 적이 없다. 그래서 올해가 KRPIA에게 더욱 특별하다. 처음으로 ESG 중요성을 알리는 '가치보고서'를 발간하고 윤리경영 보고서도 올해 제작했으며, 100페이지가 넘는 정책 제안서를 발간했다. KRPIA가 초고령 사회 같은 국가적 과제를 혁신 신약 가치와 연계해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한 결과물이다.
이중에서도 ESG 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성과다. 글로벌 본사 ESG 정책을 한국 상황에 맞게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회원사들의 많은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에 적용하고 정착시키기 위한 주제를 도출해냈고, 협회 차원 활동 외에도 회원사 개별적으로 진행한 ESG 프로그램들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ESG 가치보고서 발간을 알리는 보드판 앞에서 이영신 KRPIA 상근부회장
이영신 KRPIA 상근부회장은 팜뉴스와 인터뷰에서 "보고서를 완성하고 나서 협회가 국민 건강과 한국 제약산업을 위해 많은 ESG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사실은 협회 직원 모두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주었고, 활동을 알리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보고서들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협회와 회원사가 협력하며 만들어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협회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SG는 기업 활동 중 비재무적 요소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에서 친환경, 친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투명 경영을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KRPIA ESG는 '사람'이 중심이다. ESG 주제를 사람(Social People), 사회(social Industry), 환경(Enviroment), 지배구조(Governance)로 구분하고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이 어떻게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KRPIA ESG 보고서를 보면 한국 사회와 제약산업에 필요한 '숲'을 조성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한국 제약사, 바이오벤처 등 다양한 '나무'를 함께 심어야 한다. 글로벌 제약사가 추구하는 ESG 한 축이 협력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KRPIA ESG 보고서는 신약의 가치를 단순히 경제적, 경영적 기여를 넘어 사회·경제적 기여 측면에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사람과 사회(Social) 부분에서 역할을 강조한다. 글로벌 제약사가 공급하는 신약은 한국 국민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ESG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KRPIA는 신약 개발과 공급이 ESG 가치와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알리고, 이를 통해 사회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
남산 자락에 가을 낙엽이 떨어지는 어느 날, 이영신 부회장을 KRPIA 사무실에서 만나 ESG 가치보고서를 만든 이야기를 들었다. 이 부회장은 "ESG는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제약사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한국에 맞춘 ESG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균형점을 찾고 혁신함으로써 제약·바이오 산업이 지속가능하도록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의 길에 서 있으면 신약 강국의 문이 열린다"고 강조하며 ESG와 제약사 사명을 융합한 한국 제약산업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KRPIA는 올해 처음으로 ESG 가치보고서, 정책제안서, 윤리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다음은 이 부회장과 일문일답.
▶2019년 KRPIA 첫 여성 상근부회장이 되셨는데 업계 반응이 '서프라이즈'였어요.
"글쎄요. 생각도 못 했는데 걱정들이 많으셨더라고요. 저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정부에서 일한 적도 없으니 그랬을 것 같아요. 직장 생활을 한 곳에서만 10년간 하기도 했고, 원하지는 않지만 5년 마다 자리를 옮기면서 연구개발부터 제품 출시까지 전 과정을 넓게 경험해 봤어요. 깊지는 않지만 직접 경험하거나 동료들을 통해 과정을 관찰하면서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된 거죠.
직장을 선택할 때마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개인적 미션과 조직 미션이 일치하는지였어요. 조직 규모나 급여보다는 제가 추구하는 목표와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일치하는지가 더 큰 기준이었던 거죠.
지난 15년간 제가 가진 미션은 '함께 가자'였어요. "나도 사회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까 이제 사회랑 좀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면접 인터뷰를 하면서 협회도 함께 가야 하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회원사와 함께 가는 동시에 정부와도 함께 해야 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속한 사회와 함께 가야 하는 거죠. 처음에는 KRPIA에 올 줄 생각하지 못했지만 면접 이후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 한다면 뭔가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여기서 일하는 게 선물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왜 선물이냐고 물어보는데 "이제야 제 장점을 알게 됐다"고 해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직장에서 일하면서 매출이나 목표를 못 맞춘 적이 없어요. 그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알고 보니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더라고요. KRPIA에 오기 전까지는 그걸 몰랐어요. 여기서 저를 돌아보니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남들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걸 알게 된 거예요."
▶KRPIA에 와서야 알게 된 건가요.
"KRPIA에서는 정부와 논의도 하고, 회원사 내부 논의나 이슈를 공동으로 만들거나 문제를 푸는 일이 주된 역할이에요. 잘 풀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제가 가진 미션과 협회 미션이 일치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오게 됐고, 개인적 미션과 협회 미션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즐겁고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에 정말 감사함을 느끼고, 제 커리어 마지막 부분에서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물론 가슴 아픈 순간도 있었죠. 제가 왜 일을 하는지 한번 깨우쳐준 일인데 2021년에 6살 때부터 백혈병과 싸우며 치료제를 기다리던 차은찬 군이 급여 문제로 킴리아 치료를 받지 못하고 13살에 하늘나라로 갔어요. 그 일은 지금도 마음이 굉장히 아파요.
그때 "내가 이곳에 있는 한 이런 일은 절대로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왜 이 일을 하는지, 국민과 환자와 직접 닿아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이후로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나한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5년 협회 모습과 어떤 일 해야 하는지 고민
수많은 고민 끝에 내린 해답은 '사람'
건강과 사회, 제약산업 모두 사람이 중심
약가 문제도 결국 ESG와 맞닿아 있어
▶그간 KRPIA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면 신약, 허가, 급여로 키워드가 좁혀지는데 ESG를 주제로 얘기하는 건 처음이에요. 지난 5년간 일하시면서 개인적 사명과 협회 미션이 만나는 지점에서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협회에 있는 지난 5년간 두 가지 고민을 꾸준히 했어요. 협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죠. 오늘처럼 ESG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게 생소해 보이기는 해요.
사실 ESG라고 하면 흔히 경영과 관련된 주제로 생각하잖아요. 경영은 재정과 비재정 부분으로 나뉘고 비재정이 ESG와 연결돼요. 그런데 ESG에서 재정적, 비재정적 요소를 완전히 분리해서 볼 수가 없어요. 모든 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죠.
KRPIA ESG 가치보고서 첫 장에 '혁신의약품을 통해 한국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모든 세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헌신한다'고 적혀 있어요. 이 문구가 올해 KRPIA ESG를 표현하는 캐치프레이즈에요. 이걸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약을 들여오는 것 이외에도 환자들이 혁신 신약을 더 빨리 사용할 수 있게 약가를 조율하고, 승인과 급여 과정을 해결하고, 정책적 개선점도 논의해야 해요. 결국 ESG와 약가는 맞닿아 있는 거죠.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 신약에 보험 약가 적용이 가장 늦고, 신약이 도입되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려요. 때로는 중국에서 먼저 신약이 승인되거나 일본보다 도입되는 신약이 적은 것을 보면 기분이 복잡해지죠.
처음 협회에 온 이후 주변에 "KRPIA를 한국에서 모범적인 협회로 만들고 싶은데, 벤치마크할 만한 곳이 있을까"라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대답이 "없습니다"라는 거예요. 마치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이었죠. 그날 이후로 협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를 매일 고민했어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사람'이에요. 협회가 뚝딱하고 무언가 만들어 낼 수는 없어요. 다른 어떤 곳보다 정말 역량이 좋은 사람이 와야 하고,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균형점을 찾아야 문제를 바꿀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협회가 RAS(위험분담제)에 대해서 이야기한 게 2007년부터예요. 실제로 법제화 된 것은 2013년이고, 첫 사례가 2016년에 나왔어요. 이렇게 협회 업무는 긴 호흡을 가지고 한 주제를 끌고 나가야 조금이라도 효과가 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항상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중요하고, 그래서 '사람'을 답으로 생각한게 된 거죠.
이런 가치는 ESG 가치보고서에도 있어요. ESG 3대 요소 중 사회(Social)를 사람과 산업적 공헌으로 나눴어요. 사회적 부분은 우리가 사람을 중심으로 볼 때 어떻게 국민 건강과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 그다음에 산업적으로 한국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회원사와 사회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생각한 거죠."
이영신 KRPIA 부회장인 ESG 가치보고서를 설명하고 있다.
▶KRPIA가 신약 허가나 급여만 얘기한 것 같지만 그간 ESG 활동을 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고, 근간에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네요.
"그렇죠. ESG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안 하고 싶다고 안 하는 게 아니라 의무화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ESG가 의무화될 예정(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대상)인데 기업 입장에서 투자받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거죠.
사실 KRPIA는 ESG 활동을 계속해 왔어요. 사회(Social) 부분에서는 커뮤니티 서비스와 사회적 기여를 꾸준히 해왔고, 환경(Environmental)에서는 한강 청소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페이퍼리스 정책 등 분절적이지만 활동을 이어 왔어요. 지배구조(Governance)는 윤리경영에 있어 가장 먼저 본사의 엄격한 기준과 한국의 공정거래 규약을 모두 지키는 방식으로 운영해왔고요.
협회가 작년까지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리포트만 발간했어요. 처음에 내부적으로 본사와 회원사 간 커뮤니케이션 목적으로 자료를 제작한 것이지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 없었어요. 올해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책자로 발간하면서 회원사와 협회가 단편적으로 해왔던 ESG 활동 노력이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ESG라는 게 20년 전 KRPIA를 설립할 때부터 협회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거죠. "
▶ESG 가치보고서를 발간할 생각이 없었는데 책자로 만든 이유가 있나요.
"보고서 제작은 글로벌 본사의 ESG 정책을 한국 상황에 맞게 어떻게 도입하고 정착시킬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시작했어요. 협회 내부에서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해보자는 것에서 출발한 거죠.
테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서 회원사 자료를 모으고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면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회원사와 협회가 했던 ESG 활동을 모으고 되돌아봤어요. 보고서를 완성하고 보니 과장한 부분 없이 협회와 회원사가 해왔던 중요한 활동들이 드러나 있었고, 이미 한국 국민 건강과 제약산업을 위해 조용히 많은 기여를 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내부적으로 굉장히 뿌듯해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이 내용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TF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책자로 나오게 된 거예요. 보고서 만드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어요. 한국 제약산업에 맞는 ESG를 가져오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이 보고서에 있어요.
저는 ESG 가치보고서 표지를 보고 다시 한번 많은 생각을 했는데 "그래 우리는 사람이 중요하지, 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회원사들이 열심히 참여한 덕분에 한국에 맞는 ESG 방향을 찾아 보고서까지 만들게 된 거죠."
▶Social을 사람과 사회로 나눈 KRPIA ESG 주제는 한국에서 지속가능한 환경, 기업 경영을 위한 활동과 긴밀히 연결된다는 것이네요.
"ESG가 각각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환경(E)과 사회(S)가 연관돼 있고, 사회(S)와 지배구조(G)도 연결돼 있어요. 이 주제들을 모아서 사람 중심으로 놓고 보면 다 연결이 되는 거죠.
환경(E)과 사람이 어떻게 연관되냐고 물어볼 수 있어요. 환경 분야에서 가지는 공통 과제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상태로 물려주는 것이잖아요. 이 부분에서 산업군마다 할 수 있는 일과 방식이 달라요.
KRPIA는 출장 대신 화상회의를 통한 탄소 배출 저감 운동을 하고 있어요. 비행기가 탄소 배출량이 높기 때문에 출장을 줄였고 화상회의가 굉장히 많아요. 물론 사람을 직접 만나서 관계를 맺는 부분이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도 있죠. 하지만 출장을 줄이고 화상회의를 하면서 좀더 효율적으로 업무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하면서 사무 공간을 최적화함으로써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일회용 용기를 쓰지 않는 등 환경친화적 운영을 하고 있어요. 의약품 라벨링을 종이 대신 전자 라벨로 대신하는 'E-라벨링'도 도입해서 환자들에게 최신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페이퍼리스라는 환경친화적 활동도 하고 있어요. 이 부분도 환경(E)과 사회(S)가 교차하는 지점인 거죠.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다 연결돼 있어요.
물론 이런 활동이 재정 소요도 있지만 동시에 비용 절감 효과도 있고요. 출장을 줄이면 비용을 줄이게 되고, E-라벨링은 정보 제공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죠. 결국 재정적, 비 재정적 활동이 긴밀히 연관돼 있어요."
이영신 KRPIA 상근부회장
▶지금까지 환경과 기업 경영 측면에서 ESG 연관성을 얘기해주셨는데, 건강한 삶과 사회 발전은 어떤 부분에서 가치와 연결돼 있나요.
"한국은 고령화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하는 반면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사회를 유지하려면 건강한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어야 해요. 제약산업 입장에서는 건강한 삶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저출산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죠. 회원사 중 일부는 난임 해결을 위해 약을 개발하고 있잖아요. 제약산업이 고령화와 저출산에 문제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봐요.
KRPIA 회원사에서 만든 신약 중 60%가 항암제에요. 희귀질환 신약 비중도 45% 정도 돼요. 그런데 환자가 적은 희귀질환 치료제를 만드는 게 사실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도 만든다는 것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이 부분이 사회(S) 문제와 연결돼 있죠. 1990년부터 2000년 사이 5년 동안 암이 재발 안 하면 완치 판정을 했는데 그때 몇 퍼센트인지 아세요. 45%에요. 그런데 2017~2022년까지 암 완치율이 72%로 올랐어요. 그만큼 환자들이 완치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사회 활동을 했다는 이야기에요. 1.6배 정도 좋아졌다는 건 굉장한 수치죠. 의료진과 의료기기 발전도 있었지만 신약 역할도 컸다고 생각해요."
ESG 본질은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
저출산·고령화, 세대 갈등 모두 균형이 핵심
한국에서 필요한 일에 ESG 활동 맞춰
한국 기업과 협력, 같이 성장하기 위한 것
▶앞서 ESG 가치보고서를 만들 때 한국에 맞는 주제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회원사마다 ESG 목표는 다 달라요.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각자의 ESG 목표를 정하고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가야지 결과를 낼 수 있잖아요. 결과는 반드시 평가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미국이나 유럽에서 ESG 인증을 받을 수 있어요.
한국에서도 기준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지금은 종이로 바꾸기는 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안 쓴다고 했을 때 우리가 콘트롤 하기는 어려웠잖아요. 한국에 맞는 주제를 정하려면 시기적으로 글로벌 목표에 한국이 동참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해요. 아마존을 살리자고 하는데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한국은 석탄 사용 이후 숲을 잘 복원해서 정말 푸르른 나라가 됐어요. 그럼 아마존을 살리는 게 아니라 한강을 깨끗이 청소하는 환경 캠페인을 해야 하는 거죠. 이런 것 없이 글로벌 캠페인을 그대로 가지고 오면 흉내는 낼 수 있어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효과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한국에 맞는 방법으로 바꾸는 고민이 필요한 거죠.
회원사에서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이 '한국 상황에 맞춰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느냐'는 부분이었고 고민이 많아요. 서로 고민을 얘기하고 해결책을 찾으면서 배워나가는 거죠. 그런 활동부터 시작을 한 거예요"
▶이 부분에서도 앞서 말한 '함께 가자'는 가치를 볼 수 있네요.
"그렇죠. ESG는 미래 세대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해요. 건강한 삶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 지속 가능성이지 않겠어요. 정말 어렵게 선진국에 들어섰는데 편안한 삶을 후손들한테 물려줘야지 더 어려운 삶을 줄 수는 없잖아요. 그런 선상에서 저희가 공헌할 수 있는 활동 중에 하나인 거죠.
한국 사회를 연결하는 본질은 '균형점'이에요. 제약·바이오 산업을 비롯해 ESG, 경영, 그리고 개인의 삶 모두 핵심은 '균형'이에요. 20대와 30대가 추구하는 삶의 균형은 가정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고, 가정을 양립하는 균형점이 세대에 따라서 바뀌잖아요.
신약 개발과 제네릭 의약품 간 재정적 부담을 놓고 어디에 균형을 둘 것인가 고민을 하잖아요. 저희 입장에서 ESG 본질을 본다면 균형을 찾기 위해 꾸준히 '사람'을 얘기하고 있는 거죠."
▶ESG 본질은 균형점을 찾는 것이고, 균형을 찾기 위한 핵심이 사람이라는 것이네요.
"그렇죠. 양성평등과 재택근무 등 유연한 업무 환경을 통해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것도 ESG에서 중요한 '사람(S)'이라는 주제에요. 회원사들이 양성평등에 노력하면서 여성과 남성 임원 비율이 1대 1이 됐어요.
산업(G) 측면에서도 균형점을 찾는 것은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에요. 트렌드는 우리가 조종하거나 거스를 수 없는데, 바로 그게 '혁신'이에요. 혁신한다는 말은 쉽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내 것을 포기하고 뒤집어 엎은 다음에 새로 만드는 게 혁신이거든요.
ESG 사회와 산업이라는 주제에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나라,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있어요. 혁신이 가져오는 위험을 감수하고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회, 혁신에 기반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저희가 할 일인 거죠.
글로벌 제약사만 신약을 만들기를 바라지 않아요. 국내사에서도 글로벌로 나가는 신약이 많이 나오길 바라고 있어요. 그러면 회원사가 원하는 ESG, 혁신에 기반한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구축되고, 글로벌 신약 도입에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 글로벌로 나가는 신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어떤 회사든 신약을 만든다고 하면 목표는 같아요. 국내 기업과 함께 파트너링을 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하는 모든 이유가 같이 잘 살고, 같이 성장하자는 ESG의 한 부분인 거죠. 존슨앤존슨 제이랩스(JLABS)가 한국에 들어와서 R&D를 같이 하는 것처럼 서로 필요한 부분이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가 하고, 너희가 할 수 있는 건 너희가 하자. 자연스럽게 협력하고 혁신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KRPIA나 글로벌 제약사가 추구하는 게 ESG라는 '숲'을 한국에 만든다고 하면 다양한 나무들을 심어야 하는데,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사도 참여하는 다양성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는 건가요.
"맞습니다. 잘 이해하시고 아주 좋은 예를 들어주셨네요. 바로 그겁니다. 같이 가야해요."
▶글로벌 제약사 ESG 활동을 보면 친환경 정책도 강조를 많이 하는데요, 한국에서 특히 양성평등과 균형 있는 인재 채용은 세계적 흐름을 따르는 것 같아요.
"친황경 정책과 양성평등은 세계적 흐름인 동시에 한국 제약업계가 조금 더 특별한 케이스로 볼 수 있어요. 글로벌 제약사 ESG 활동 근간은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지 않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균형점을 찾는 기업 환경을 만드는 데 있어요. 성별이 아닌 업적에 따라 성과를 평가하고 공정하게 인정한 결과 KRPIA 임원 비율이 여성이 51%, 남성이 49%로 여성이 약간 높은 독특한 상황이 나온 거예요.
그런데 저희 업계가 꼭 정답은 아니에요. 모든 산업이 동일한 속도로 균형점을 찾기는 어려워요. 예를 들어, 선박 제조 같은 전통적인 남성 중심 산업은 균형점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요.
이에 비해 제약업계는 비교적 빠르게 균형점을 찾아가는 중이고, 글로벌 제약사는 양성평등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기업 문화 활동 덕분에 균형점을 찾는데 좀 더 빠르게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어떤 부분에서도 동등해야 하잖아요. 균형점을 찾아야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성 비율이 높아지면 균형점을 잡기 위해 남성을 더 뽑아야 한다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거죠.
▶경제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고령 인구가 더 늘어나는 상황인데, 건강 수명 연장과 글로벌 제약사 ESG 활동 간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요.
"저출산과 고령화 모두 한국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특히 고령화는 만성 질환이나 중증 질환 증가와 밀접하게 연결돼요. 고령이 될수록 만성 질환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면 매일 복용하는 당뇨약을 주 1회로 늘리거나, 주사 바늘을 더 얇게 만들어서 고통을 줄이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저희가 할 수 있는 ESG 활동인 거죠. 중증질환에서는 정밀의료라고 해서 암세포만 표적해서 부작용이 적게 하는 치료제도 고령화 사회에서는 필요해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로 인한 세대 간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어요. 고령 인구가 사회 경제 활동을 계속하면 젊은 세대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어요.
젊은 세대가 사회로 진입해야 하고 고령층도 경제적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균형점을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한 거죠. 저는 기업과 정부가 ESG 활동을 통해 세대 간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고 봐요. 이 부분에서 지금이 균형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까 고민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위기 때마다 균형을 잘 맞춰서 기회로 살렸던 나라예요. 그 저력이 없어지지는 않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KRPIA와 회원사들이 추구하는 ESG 그리고 경영 목표는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 수명'을 늘리고 싶은 거예요. 예전에는 암에 걸리면 한 달 두 달 길게 입원해야 했어요. 이제는 하루 이틀 입원하고 나와서 적절한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게 가능해졌어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게 ESG 목표이고 경영 측면에서도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 만성 질환이나 중증 질환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이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단순히 제약산업 역할을 넘어 사회와 경제를 위한 필수 기여라는 얘기네요. ESG 가치보고서를 보면 회원사 신약 비중이 83%이고 사회 경제적 가치가 126조 원이에요.
"와닿지 않는 내용이죠? 2019년에 콜롬비아 리텐버그 교수가 한국을 포함한 국가에서 사망률 1%를 낮췄을 때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고, 영향을 미치는지 경제 효과를 분석한 내용이에요. 사망률을 1% 줄이면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이 줄어들고, 사회로 복귀해서 경제적 활동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세금도 내면서 사회 경제적 이익이 126조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거예요."
▶KRPIA에 위원회가 6개 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각 위원회 업무가 결국 ESG와 연관성이 깊어 보여요.
"KRPIA는 정부 정책에 맞춰 대응하고, 새로운 정책도 제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 위원회가 수행하는 업무 모두 ESG와 깊은 연관이 있어요. 제가 지금까지 이 시대에 맞는 신약 접근성과 재정 균형을 맞추자는 얘기를 했잖아요. MA 위원회는 약가와 지출 효율성을 다뤄요.
현재 중증 희귀질환에서 신약 지출은 약 13.5%에 불과한데 선진국 평균은 50%예요. 중증과 경증 질환, 신약과 제네릭 중 어떤 것을 보험으로 더 많이 지원해야 하냐는 부분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균형점이 어딘지를 봐야 해요. 그래서 ESG 중 사회(S)적 측면에서 신약 접근성과 균형 있는 재정 지출을 공통적으로 가져가야 하고요.
허가·임상·메디컬 위원회는 임상을 얼마나 빨리 한국에 들여오느냐를 다뤄요. 한국 임상이 우수하다고 하잖아요. 1~2상을 한국에서 하면 3상도 할 수 있고, 환자에게 빨리 신약을 줄 수 있어요.
곧 2023년도 임상 자료가 발표되는 데 2022년 회원사들이 임상에 사용한 총액과 임상 수 모두 올랐어요. 한국 임상 환경이 좋아서 진행하는 부분도 있지만, 한국 지사에서 정말 열심히 한국에서 임상을 하려고 해요.
여기에 윤리경영은 반드시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회원사 모두 공정거래법에 따라 윤리경영을 매우 엄격하게 심사하며 대가성이 있는 거래를 모두 제한해요. 매월 여러 외부 전문가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심사를 보고 있고, 저도 옵저버로 참여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매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지적재산권을 가장 많이 내는 톱5 국가 중 하나인데 제약바이오에서는 많지 않아요. 자꾸만 균형점을 얘기하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려고 해야지 국내 산업만 보호하려 해서는 절대 글로벌에서 생존할 수 없어요. 글로벌로 나가는 경쟁력을 키워야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예요.
HR위원회는 내외부 소통 활동을 하면서 각 회원사가 잘하는 우수 사례를 벤치마크하고 협회 차원에서 업무와 복지 차원에서 개선 방안을 찾아 적용하고 있어요. PA/커뮤니케이션 위원회는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늘리면서 ESG 활동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고,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알리고 있고요."
이영신 KRPIA 상근부회장이 ESG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KRPIA 7개 위원회 활동이 제약·바이오 산업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ESG 요소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네요.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제약사로서 사명과 경영적 측면을 어떻게 융합해야 할까요.
"사실 협회와 회원사는 환자한테 신약을 더 빨리 제공하는 것을 공통된 시각으로 보고 있어요. 매년 워크숍을 통해서 내년도 방향과 향후 5년 계획을 정해요. 여기에 공통 분모가 다 모여요. 그다음에 각 위원회별로 자체 조율을 하면서 나온 의견을 KRPIA 목소리로 내고 있죠. 이 부분은 예전부터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 꾸준히 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저희가 만든 공통 분모에 국내 제약사가 빨리 들어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해요. 너무 오래 걸리지 않는 시간에 신약을 만드는 국내 회사가 많아지기를 바라고요."
ESG, 제약사 사명 실현에 필요한 것은 딱 하나 '혁신'
스위스 성공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 놓고 '규제 완화'
혁신 없이는 생존 불가, 그 길에 있으면 언젠가 신약 강국
더 이상 외국인 한국인, 외자사 국내사 구분은 무의미
▶지금은 ESG 활동이 씨앗을 심는 단계인 것 같아요. 한국에 맞는 ESG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한국에 맞는 ESG와 제약사 사명을 융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저는 딱 하나라고 생각해요. 혁신이에요.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무엇이 됐든 혁신적 생각과 제품 중 하나라도 만들지 못하면 더 이상 1등 국가가 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특히 바이오제약은 혁신 없이는 생존할 수 없어요. 우리가 IMF를 경험했잖아요. IMF 기금을 받으면서 4년 동안 뼈를 깎는 고통 속에 있었어요.
반대 급부로 금융 시스템 선진화를 만들어 냈지만 강제적으로 가야 하는 순간을 맞았잖아요. 정말 바이오 강국으로 가기 위해 혁신의 길에 서야 되고, 그게 언제든 혁신의 길에만 서 있으면 신약 강국의 문이 있다고 믿어요.
정부 관계자 한 분이 "스위스는 작은 나라인데 어떻게 제약 강국이 됐습니까"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알아봤어요. 관계자 분에게 "스위스는 정부에서 어떤 도움을 받아서 이렇게 씨앗을 만들고, 큰 기업으로 성장했냐"고 물었더니 정부에서 한 게 딱 두 개래요.
하나는 처음부터 국내 경쟁에서 이긴 친구들만 성장할 수 있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췄대요. 두 번째는 규제를 완화해서 제약사들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했고요. 정부에서 돈을 지원한 것도 아니고, 원스톱 서비스를 해준 것도 아니고 그거 단 두 개뿐이라는 거예요. 이 얘기를 들으면서 공감이 되더라고요.
이 얘기를 10년 전에 했으면 저 나쁜 사람이에요.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당시에는 그 시점에 와 있지 않았거든요. 얀센이 글로벌 라이센싱을 하지만 유한양행이 국내 바이오벤처에서 사들여서 렉라자를 개발했잖아요. 한국 제약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SK바이오팜은 글로벌한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준 회사예요. 임상 센터를 유럽에 세웠고 법인 본사가 미국에 있어요.
이제 한국 회사냐, 외국 회사냐가 중요하지 않아요. 내 땅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세금을 내고, 고용을 창출하냐가 중요한 세상이에요. 그러니까 외자사와 국내사를 따로 분리할 필요가 없어요. 균형점은 혁신이라고 보고, 뒷면에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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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른 지 몇 년 됐지만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서 이 주제로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팜뉴스가 ESG 기획 특집에서 KRPIA 이야기를 꼭 보도해야겠다고 계획한 이유다.
협회는 그간 책자를 낸 적이 없다. 그래서 올해가 KRPIA에게 더욱 특별하다. 처음으로 ESG 중요성을 알리는 '가치보고서'를 발간하고 윤리경영 보고서도 올해 제작했으며, 100페이지가 넘는 정책 제안서를 발간했다. KRPIA가 초고령 사회 같은 국가적 과제를 혁신 신약 가치와 연계해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한 결과물이다.
이중에서도 ESG 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성과다. 글로벌 본사 ESG 정책을 한국 상황에 맞게 도입하려는 과정에서 회원사들의 많은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국에 적용하고 정착시키기 위한 주제를 도출해냈고, 협회 차원 활동 외에도 회원사 개별적으로 진행한 ESG 프로그램들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ESG 가치보고서 발간을 알리는 보드판 앞에서 이영신 KRPIA 상근부회장
이영신 KRPIA 상근부회장은 팜뉴스와 인터뷰에서 "보고서를 완성하고 나서 협회가 국민 건강과 한국 제약산업을 위해 많은 ESG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사실은 협회 직원 모두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주었고, 활동을 알리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보고서들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협회와 회원사가 협력하며 만들어낸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협회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SG는 기업 활동 중 비재무적 요소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관점에서 친환경, 친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투명 경영을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KRPIA ESG는 '사람'이 중심이다. ESG 주제를 사람(Social People), 사회(social Industry), 환경(Enviroment), 지배구조(Governance)로 구분하고 글로벌 제약사에서 일하는 한국인들이 어떻게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KRPIA ESG 보고서를 보면 한국 사회와 제약산업에 필요한 '숲'을 조성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한국 제약사, 바이오벤처 등 다양한 '나무'를 함께 심어야 한다. 글로벌 제약사가 추구하는 ESG 한 축이 협력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KRPIA ESG 보고서는 신약의 가치를 단순히 경제적, 경영적 기여를 넘어 사회·경제적 기여 측면에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사람과 사회(Social) 부분에서 역할을 강조한다. 글로벌 제약사가 공급하는 신약은 한국 국민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ESG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KRPIA는 신약 개발과 공급이 ESG 가치와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알리고, 이를 통해 사회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한다.
남산 자락에 가을 낙엽이 떨어지는 어느 날, 이영신 부회장을 KRPIA 사무실에서 만나 ESG 가치보고서를 만든 이야기를 들었다. 이 부회장은 "ESG는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제약사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결합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며, 한국에 맞춘 ESG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균형점을 찾고 혁신함으로써 제약·바이오 산업이 지속가능하도록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의 길에 서 있으면 신약 강국의 문이 열린다"고 강조하며 ESG와 제약사 사명을 융합한 한국 제약산업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KRPIA는 올해 처음으로 ESG 가치보고서, 정책제안서, 윤리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
다음은 이 부회장과 일문일답.
▶2019년 KRPIA 첫 여성 상근부회장이 되셨는데 업계 반응이 '서프라이즈'였어요.
"글쎄요. 생각도 못 했는데 걱정들이 많으셨더라고요. 저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정부에서 일한 적도 없으니 그랬을 것 같아요. 직장 생활을 한 곳에서만 10년간 하기도 했고, 원하지는 않지만 5년 마다 자리를 옮기면서 연구개발부터 제품 출시까지 전 과정을 넓게 경험해 봤어요. 깊지는 않지만 직접 경험하거나 동료들을 통해 과정을 관찰하면서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된 거죠.
직장을 선택할 때마다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개인적 미션과 조직 미션이 일치하는지였어요. 조직 규모나 급여보다는 제가 추구하는 목표와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일치하는지가 더 큰 기준이었던 거죠.
지난 15년간 제가 가진 미션은 '함께 가자'였어요. "나도 사회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까 이제 사회랑 좀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면접 인터뷰를 하면서 협회도 함께 가야 하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회원사와 함께 가는 동시에 정부와도 함께 해야 하고, 더 나아가 우리가 속한 사회와 함께 가야 하는 거죠. 처음에는 KRPIA에 올 줄 생각하지 못했지만 면접 이후 내가 얼마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함께 한다면 뭔가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여기서 일하는 게 선물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왜 선물이냐고 물어보는데 "이제야 제 장점을 알게 됐다"고 해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직장에서 일하면서 매출이나 목표를 못 맞춘 적이 없어요. 그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알고 보니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더라고요. KRPIA에 오기 전까지는 그걸 몰랐어요. 여기서 저를 돌아보니 문제를 푸는 데 있어서 남들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걸 알게 된 거예요."
▶KRPIA에 와서야 알게 된 건가요.
"KRPIA에서는 정부와 논의도 하고, 회원사 내부 논의나 이슈를 공동으로 만들거나 문제를 푸는 일이 주된 역할이에요. 잘 풀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제가 가진 미션과 협회 미션이 일치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오게 됐고, 개인적 미션과 협회 미션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즐겁고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에 정말 감사함을 느끼고, 제 커리어 마지막 부분에서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물론 가슴 아픈 순간도 있었죠. 제가 왜 일을 하는지 한번 깨우쳐준 일인데 2021년에 6살 때부터 백혈병과 싸우며 치료제를 기다리던 차은찬 군이 급여 문제로 킴리아 치료를 받지 못하고 13살에 하늘나라로 갔어요. 그 일은 지금도 마음이 굉장히 아파요.
그때 "내가 이곳에 있는 한 이런 일은 절대로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왜 이 일을 하는지, 국민과 환자와 직접 닿아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이후로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나한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5년 협회 모습과 어떤 일 해야 하는지 고민
수많은 고민 끝에 내린 해답은 '사람'
건강과 사회, 제약산업 모두 사람이 중심
약가 문제도 결국 ESG와 맞닿아 있어
▶그간 KRPIA에서 언급한 내용을 보면 신약, 허가, 급여로 키워드가 좁혀지는데 ESG를 주제로 얘기하는 건 처음이에요. 지난 5년간 일하시면서 개인적 사명과 협회 미션이 만나는 지점에서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협회에 있는 지난 5년간 두 가지 고민을 꾸준히 했어요. 협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며,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죠. 오늘처럼 ESG를 주제로 이야기하는 게 생소해 보이기는 해요.
사실 ESG라고 하면 흔히 경영과 관련된 주제로 생각하잖아요. 경영은 재정과 비재정 부분으로 나뉘고 비재정이 ESG와 연결돼요. 그런데 ESG에서 재정적, 비재정적 요소를 완전히 분리해서 볼 수가 없어요. 모든 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죠.
KRPIA ESG 가치보고서 첫 장에 '혁신의약품을 통해 한국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고 모든 세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헌신한다'고 적혀 있어요. 이 문구가 올해 KRPIA ESG를 표현하는 캐치프레이즈에요. 이걸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약을 들여오는 것 이외에도 환자들이 혁신 신약을 더 빨리 사용할 수 있게 약가를 조율하고, 승인과 급여 과정을 해결하고, 정책적 개선점도 논의해야 해요. 결국 ESG와 약가는 맞닿아 있는 거죠.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 신약에 보험 약가 적용이 가장 늦고, 신약이 도입되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려요. 때로는 중국에서 먼저 신약이 승인되거나 일본보다 도입되는 신약이 적은 것을 보면 기분이 복잡해지죠.
처음 협회에 온 이후 주변에 "KRPIA를 한국에서 모범적인 협회로 만들고 싶은데, 벤치마크할 만한 곳이 있을까"라고 물어봤어요. 그런데 대답이 "없습니다"라는 거예요. 마치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이었죠. 그날 이후로 협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를 매일 고민했어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사람'이에요. 협회가 뚝딱하고 무언가 만들어 낼 수는 없어요. 다른 어떤 곳보다 정말 역량이 좋은 사람이 와야 하고, 각기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균형점을 찾아야 문제를 바꿀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협회가 RAS(위험분담제)에 대해서 이야기한 게 2007년부터예요. 실제로 법제화 된 것은 2013년이고, 첫 사례가 2016년에 나왔어요. 이렇게 협회 업무는 긴 호흡을 가지고 한 주제를 끌고 나가야 조금이라도 효과가 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항상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중요하고, 그래서 '사람'을 답으로 생각한게 된 거죠.
이런 가치는 ESG 가치보고서에도 있어요. ESG 3대 요소 중 사회(Social)를 사람과 산업적 공헌으로 나눴어요. 사회적 부분은 우리가 사람을 중심으로 볼 때 어떻게 국민 건강과 사회에 기여할 것인지, 그다음에 산업적으로 한국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무엇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회원사와 사회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생각한 거죠."
이영신 KRPIA 부회장인 ESG 가치보고서를 설명하고 있다.
▶KRPIA가 신약 허가나 급여만 얘기한 것 같지만 그간 ESG 활동을 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고, 근간에 사람이 있었다는 얘기네요.
"그렇죠. ESG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안 하고 싶다고 안 하는 게 아니라 의무화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ESG가 의무화될 예정(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대상)인데 기업 입장에서 투자받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거죠.
사실 KRPIA는 ESG 활동을 계속해 왔어요. 사회(Social) 부분에서는 커뮤니티 서비스와 사회적 기여를 꾸준히 해왔고, 환경(Environmental)에서는 한강 청소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페이퍼리스 정책 등 분절적이지만 활동을 이어 왔어요. 지배구조(Governance)는 윤리경영에 있어 가장 먼저 본사의 엄격한 기준과 한국의 공정거래 규약을 모두 지키는 방식으로 운영해왔고요.
협회가 작년까지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리포트만 발간했어요. 처음에 내부적으로 본사와 회원사 간 커뮤니케이션 목적으로 자료를 제작한 것이지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 없었어요. 올해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책자로 발간하면서 회원사와 협회가 단편적으로 해왔던 ESG 활동 노력이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ESG라는 게 20년 전 KRPIA를 설립할 때부터 협회 근간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거죠. "
▶ESG 가치보고서를 발간할 생각이 없었는데 책자로 만든 이유가 있나요.
"보고서 제작은 글로벌 본사의 ESG 정책을 한국 상황에 맞게 어떻게 도입하고 정착시킬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시작했어요. 협회 내부에서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해보자는 것에서 출발한 거죠.
테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서 회원사 자료를 모으고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면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회원사와 협회가 했던 ESG 활동을 모으고 되돌아봤어요. 보고서를 완성하고 보니 과장한 부분 없이 협회와 회원사가 해왔던 중요한 활동들이 드러나 있었고, 이미 한국 국민 건강과 제약산업을 위해 조용히 많은 기여를 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내부적으로 굉장히 뿌듯해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이 내용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TF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책자로 나오게 된 거예요. 보고서 만드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어요. 한국 제약산업에 맞는 ESG를 가져오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이 보고서에 있어요.
저는 ESG 가치보고서 표지를 보고 다시 한번 많은 생각을 했는데 "그래 우리는 사람이 중요하지, 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회원사들이 열심히 참여한 덕분에 한국에 맞는 ESG 방향을 찾아 보고서까지 만들게 된 거죠."
▶Social을 사람과 사회로 나눈 KRPIA ESG 주제는 한국에서 지속가능한 환경, 기업 경영을 위한 활동과 긴밀히 연결된다는 것이네요.
"ESG가 각각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환경(E)과 사회(S)가 연관돼 있고, 사회(S)와 지배구조(G)도 연결돼 있어요. 이 주제들을 모아서 사람 중심으로 놓고 보면 다 연결이 되는 거죠.
환경(E)과 사람이 어떻게 연관되냐고 물어볼 수 있어요. 환경 분야에서 가지는 공통 과제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상태로 물려주는 것이잖아요. 이 부분에서 산업군마다 할 수 있는 일과 방식이 달라요.
KRPIA는 출장 대신 화상회의를 통한 탄소 배출 저감 운동을 하고 있어요. 비행기가 탄소 배출량이 높기 때문에 출장을 줄였고 화상회의가 굉장히 많아요. 물론 사람을 직접 만나서 관계를 맺는 부분이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도 있죠. 하지만 출장을 줄이고 화상회의를 하면서 좀더 효율적으로 업무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스마트 오피스를 도입하면서 사무 공간을 최적화함으로써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일회용 용기를 쓰지 않는 등 환경친화적 운영을 하고 있어요. 의약품 라벨링을 종이 대신 전자 라벨로 대신하는 'E-라벨링'도 도입해서 환자들에게 최신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페이퍼리스라는 환경친화적 활동도 하고 있어요. 이 부분도 환경(E)과 사회(S)가 교차하는 지점인 거죠.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다 연결돼 있어요.
물론 이런 활동이 재정 소요도 있지만 동시에 비용 절감 효과도 있고요. 출장을 줄이면 비용을 줄이게 되고, E-라벨링은 정보 제공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죠. 결국 재정적, 비 재정적 활동이 긴밀히 연관돼 있어요."
이영신 KRPIA 상근부회장
▶지금까지 환경과 기업 경영 측면에서 ESG 연관성을 얘기해주셨는데, 건강한 삶과 사회 발전은 어떤 부분에서 가치와 연결돼 있나요.
"한국은 고령화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하는 반면 출산율은 낮아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사회를 유지하려면 건강한 사람이 오래 일할 수 있어야 해요. 제약산업 입장에서는 건강한 삶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고, 저출산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죠. 회원사 중 일부는 난임 해결을 위해 약을 개발하고 있잖아요. 제약산업이 고령화와 저출산에 문제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봐요.
KRPIA 회원사에서 만든 신약 중 60%가 항암제에요. 희귀질환 신약 비중도 45% 정도 돼요. 그런데 환자가 적은 희귀질환 치료제를 만드는 게 사실 기업 경영 측면에서는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도 만든다는 것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거예요.
이 부분이 사회(S) 문제와 연결돼 있죠. 1990년부터 2000년 사이 5년 동안 암이 재발 안 하면 완치 판정을 했는데 그때 몇 퍼센트인지 아세요. 45%에요. 그런데 2017~2022년까지 암 완치율이 72%로 올랐어요. 그만큼 환자들이 완치해서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사회 활동을 했다는 이야기에요. 1.6배 정도 좋아졌다는 건 굉장한 수치죠. 의료진과 의료기기 발전도 있었지만 신약 역할도 컸다고 생각해요."
ESG 본질은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
저출산·고령화, 세대 갈등 모두 균형이 핵심
한국에서 필요한 일에 ESG 활동 맞춰
한국 기업과 협력, 같이 성장하기 위한 것
▶앞서 ESG 가치보고서를 만들 때 한국에 맞는 주제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고민이 있었나요.
"회원사마다 ESG 목표는 다 달라요.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각자의 ESG 목표를 정하고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가야지 결과를 낼 수 있잖아요. 결과는 반드시 평가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미국이나 유럽에서 ESG 인증을 받을 수 있어요.
한국에서도 기준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지금은 종이로 바꾸기는 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안 쓴다고 했을 때 우리가 콘트롤 하기는 어려웠잖아요. 한국에 맞는 주제를 정하려면 시기적으로 글로벌 목표에 한국이 동참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해요. 아마존을 살리자고 하는데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한국은 석탄 사용 이후 숲을 잘 복원해서 정말 푸르른 나라가 됐어요. 그럼 아마존을 살리는 게 아니라 한강을 깨끗이 청소하는 환경 캠페인을 해야 하는 거죠. 이런 것 없이 글로벌 캠페인을 그대로 가지고 오면 흉내는 낼 수 있어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효과도 별로 없어요. 그래서 한국에 맞는 방법으로 바꾸는 고민이 필요한 거죠.
회원사에서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이 '한국 상황에 맞춰서 어떤 활동을 해야 하느냐'는 부분이었고 고민이 많아요. 서로 고민을 얘기하고 해결책을 찾으면서 배워나가는 거죠. 그런 활동부터 시작을 한 거예요"
▶이 부분에서도 앞서 말한 '함께 가자'는 가치를 볼 수 있네요.
"그렇죠. ESG는 미래 세대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확해요. 건강한 삶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 지속 가능성이지 않겠어요. 정말 어렵게 선진국에 들어섰는데 편안한 삶을 후손들한테 물려줘야지 더 어려운 삶을 줄 수는 없잖아요. 그런 선상에서 저희가 공헌할 수 있는 활동 중에 하나인 거죠.
한국 사회를 연결하는 본질은 '균형점'이에요. 제약·바이오 산업을 비롯해 ESG, 경영, 그리고 개인의 삶 모두 핵심은 '균형'이에요. 20대와 30대가 추구하는 삶의 균형은 가정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다를 수밖에 없고, 가정을 양립하는 균형점이 세대에 따라서 바뀌잖아요.
신약 개발과 제네릭 의약품 간 재정적 부담을 놓고 어디에 균형을 둘 것인가 고민을 하잖아요. 저희 입장에서 ESG 본질을 본다면 균형을 찾기 위해 꾸준히 '사람'을 얘기하고 있는 거죠."
▶ESG 본질은 균형점을 찾는 것이고, 균형을 찾기 위한 핵심이 사람이라는 것이네요.
"그렇죠. 양성평등과 재택근무 등 유연한 업무 환경을 통해 모든 사람을 포용하는 것도 ESG에서 중요한 '사람(S)'이라는 주제에요. 회원사들이 양성평등에 노력하면서 여성과 남성 임원 비율이 1대 1이 됐어요.
산업(G) 측면에서도 균형점을 찾는 것은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에요. 트렌드는 우리가 조종하거나 거스를 수 없는데, 바로 그게 '혁신'이에요. 혁신한다는 말은 쉽지만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내 것을 포기하고 뒤집어 엎은 다음에 새로 만드는 게 혁신이거든요.
ESG 사회와 산업이라는 주제에 혁신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나라,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있어요. 혁신이 가져오는 위험을 감수하고 가치를 인정해 주는 사회, 혁신에 기반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도 저희가 할 일인 거죠.
글로벌 제약사만 신약을 만들기를 바라지 않아요. 국내사에서도 글로벌로 나가는 신약이 많이 나오길 바라고 있어요. 그러면 회원사가 원하는 ESG, 혁신에 기반한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구축되고, 글로벌 신약 도입에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 글로벌로 나가는 신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어떤 회사든 신약을 만든다고 하면 목표는 같아요. 국내 기업과 함께 파트너링을 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하는 모든 이유가 같이 잘 살고, 같이 성장하자는 ESG의 한 부분인 거죠. 존슨앤존슨 제이랩스(JLABS)가 한국에 들어와서 R&D를 같이 하는 것처럼 서로 필요한 부분이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리가 하고, 너희가 할 수 있는 건 너희가 하자. 자연스럽게 협력하고 혁신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KRPIA나 글로벌 제약사가 추구하는 게 ESG라는 '숲'을 한국에 만든다고 하면 다양한 나무들을 심어야 하는데,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사도 참여하는 다양성이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는 건가요.
"맞습니다. 잘 이해하시고 아주 좋은 예를 들어주셨네요. 바로 그겁니다. 같이 가야해요."
▶글로벌 제약사 ESG 활동을 보면 친환경 정책도 강조를 많이 하는데요, 한국에서 특히 양성평등과 균형 있는 인재 채용은 세계적 흐름을 따르는 것 같아요.
"친황경 정책과 양성평등은 세계적 흐름인 동시에 한국 제약업계가 조금 더 특별한 케이스로 볼 수 있어요. 글로벌 제약사 ESG 활동 근간은 남성과 여성을 차별하지 않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균형점을 찾는 기업 환경을 만드는 데 있어요. 성별이 아닌 업적에 따라 성과를 평가하고 공정하게 인정한 결과 KRPIA 임원 비율이 여성이 51%, 남성이 49%로 여성이 약간 높은 독특한 상황이 나온 거예요.
그런데 저희 업계가 꼭 정답은 아니에요. 모든 산업이 동일한 속도로 균형점을 찾기는 어려워요. 예를 들어, 선박 제조 같은 전통적인 남성 중심 산업은 균형점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요.
이에 비해 제약업계는 비교적 빠르게 균형점을 찾아가는 중이고, 글로벌 제약사는 양성평등과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기업 문화 활동 덕분에 균형점을 찾는데 좀 더 빠르게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어떤 부분에서도 동등해야 하잖아요. 균형점을 찾아야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여성 비율이 높아지면 균형점을 잡기 위해 남성을 더 뽑아야 한다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거죠.
▶경제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고령 인구가 더 늘어나는 상황인데, 건강 수명 연장과 글로벌 제약사 ESG 활동 간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요.
"저출산과 고령화 모두 한국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특히 고령화는 만성 질환이나 중증 질환 증가와 밀접하게 연결돼요. 고령이 될수록 만성 질환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면 매일 복용하는 당뇨약을 주 1회로 늘리거나, 주사 바늘을 더 얇게 만들어서 고통을 줄이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이 저희가 할 수 있는 ESG 활동인 거죠. 중증질환에서는 정밀의료라고 해서 암세포만 표적해서 부작용이 적게 하는 치료제도 고령화 사회에서는 필요해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로 인한 세대 간 양극화 현상을 겪고 있어요. 고령 인구가 사회 경제 활동을 계속하면 젊은 세대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가 있어요.
젊은 세대가 사회로 진입해야 하고 고령층도 경제적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균형점을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한 거죠. 저는 기업과 정부가 ESG 활동을 통해 세대 간 균형점을 찾을 수 있다고 봐요. 이 부분에서 지금이 균형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까 고민하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한국은 위기 때마다 균형을 잘 맞춰서 기회로 살렸던 나라예요. 그 저력이 없어지지는 않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KRPIA와 회원사들이 추구하는 ESG 그리고 경영 목표는 '아프면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 수명'을 늘리고 싶은 거예요. 예전에는 암에 걸리면 한 달 두 달 길게 입원해야 했어요. 이제는 하루 이틀 입원하고 나와서 적절한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게 가능해졌어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게 ESG 목표이고 경영 측면에서도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것, 만성 질환이나 중증 질환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이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단순히 제약산업 역할을 넘어 사회와 경제를 위한 필수 기여라는 얘기네요. ESG 가치보고서를 보면 회원사 신약 비중이 83%이고 사회 경제적 가치가 126조 원이에요.
"와닿지 않는 내용이죠? 2019년에 콜롬비아 리텐버그 교수가 한국을 포함한 국가에서 사망률 1%를 낮췄을 때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고, 영향을 미치는지 경제 효과를 분석한 내용이에요. 사망률을 1% 줄이면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기간이 줄어들고, 사회로 복귀해서 경제적 활동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세금도 내면서 사회 경제적 이익이 126조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거예요."
▶KRPIA에 위원회가 6개 있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각 위원회 업무가 결국 ESG와 연관성이 깊어 보여요.
"KRPIA는 정부 정책에 맞춰 대응하고, 새로운 정책도 제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각 위원회가 수행하는 업무 모두 ESG와 깊은 연관이 있어요. 제가 지금까지 이 시대에 맞는 신약 접근성과 재정 균형을 맞추자는 얘기를 했잖아요. MA 위원회는 약가와 지출 효율성을 다뤄요.
현재 중증 희귀질환에서 신약 지출은 약 13.5%에 불과한데 선진국 평균은 50%예요. 중증과 경증 질환, 신약과 제네릭 중 어떤 것을 보험으로 더 많이 지원해야 하냐는 부분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균형점이 어딘지를 봐야 해요. 그래서 ESG 중 사회(S)적 측면에서 신약 접근성과 균형 있는 재정 지출을 공통적으로 가져가야 하고요.
허가·임상·메디컬 위원회는 임상을 얼마나 빨리 한국에 들여오느냐를 다뤄요. 한국 임상이 우수하다고 하잖아요. 1~2상을 한국에서 하면 3상도 할 수 있고, 환자에게 빨리 신약을 줄 수 있어요.
곧 2023년도 임상 자료가 발표되는 데 2022년 회원사들이 임상에 사용한 총액과 임상 수 모두 올랐어요. 한국 임상 환경이 좋아서 진행하는 부분도 있지만, 한국 지사에서 정말 열심히 한국에서 임상을 하려고 해요.
여기에 윤리경영은 반드시 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회원사 모두 공정거래법에 따라 윤리경영을 매우 엄격하게 심사하며 대가성이 있는 거래를 모두 제한해요. 매월 여러 외부 전문가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심사를 보고 있고, 저도 옵저버로 참여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매우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지적재산권을 가장 많이 내는 톱5 국가 중 하나인데 제약바이오에서는 많지 않아요. 자꾸만 균형점을 얘기하는 것도 경쟁력을 높이려고 해야지 국내 산업만 보호하려 해서는 절대 글로벌에서 생존할 수 없어요. 글로벌로 나가는 경쟁력을 키워야 경쟁 사회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예요.
HR위원회는 내외부 소통 활동을 하면서 각 회원사가 잘하는 우수 사례를 벤치마크하고 협회 차원에서 업무와 복지 차원에서 개선 방안을 찾아 적용하고 있어요. PA/커뮤니케이션 위원회는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늘리면서 ESG 활동이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고,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알리고 있고요."
이영신 KRPIA 상근부회장이 ESG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KRPIA 7개 위원회 활동이 제약·바이오 산업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ESG 요소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네요. 다국적 제약기업들이 제약사로서 사명과 경영적 측면을 어떻게 융합해야 할까요.
"사실 협회와 회원사는 환자한테 신약을 더 빨리 제공하는 것을 공통된 시각으로 보고 있어요. 매년 워크숍을 통해서 내년도 방향과 향후 5년 계획을 정해요. 여기에 공통 분모가 다 모여요. 그다음에 각 위원회별로 자체 조율을 하면서 나온 의견을 KRPIA 목소리로 내고 있죠. 이 부분은 예전부터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 꾸준히 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저희가 만든 공통 분모에 국내 제약사가 빨리 들어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해요. 너무 오래 걸리지 않는 시간에 신약을 만드는 국내 회사가 많아지기를 바라고요."
ESG, 제약사 사명 실현에 필요한 것은 딱 하나 '혁신'
스위스 성공은 '글로벌 기준'에 맞춰 놓고 '규제 완화'
혁신 없이는 생존 불가, 그 길에 있으면 언젠가 신약 강국
더 이상 외국인 한국인, 외자사 국내사 구분은 무의미
▶지금은 ESG 활동이 씨앗을 심는 단계인 것 같아요. 한국에 맞는 ESG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한국에 맞는 ESG와 제약사 사명을 융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저는 딱 하나라고 생각해요. 혁신이에요.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무엇이 됐든 혁신적 생각과 제품 중 하나라도 만들지 못하면 더 이상 1등 국가가 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특히 바이오제약은 혁신 없이는 생존할 수 없어요. 우리가 IMF를 경험했잖아요. IMF 기금을 받으면서 4년 동안 뼈를 깎는 고통 속에 있었어요.
반대 급부로 금융 시스템 선진화를 만들어 냈지만 강제적으로 가야 하는 순간을 맞았잖아요. 정말 바이오 강국으로 가기 위해 혁신의 길에 서야 되고, 그게 언제든 혁신의 길에만 서 있으면 신약 강국의 문이 있다고 믿어요.
정부 관계자 한 분이 "스위스는 작은 나라인데 어떻게 제약 강국이 됐습니까"라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알아봤어요. 관계자 분에게 "스위스는 정부에서 어떤 도움을 받아서 이렇게 씨앗을 만들고, 큰 기업으로 성장했냐"고 물었더니 정부에서 한 게 딱 두 개래요.
하나는 처음부터 국내 경쟁에서 이긴 친구들만 성장할 수 있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췄대요. 두 번째는 규제를 완화해서 제약사들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했고요. 정부에서 돈을 지원한 것도 아니고, 원스톱 서비스를 해준 것도 아니고 그거 단 두 개뿐이라는 거예요. 이 얘기를 들으면서 공감이 되더라고요.
이 얘기를 10년 전에 했으면 저 나쁜 사람이에요.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당시에는 그 시점에 와 있지 않았거든요. 얀센이 글로벌 라이센싱을 하지만 유한양행이 국내 바이오벤처에서 사들여서 렉라자를 개발했잖아요. 한국 제약사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SK바이오팜은 글로벌한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준 회사예요. 임상 센터를 유럽에 세웠고 법인 본사가 미국에 있어요.
이제 한국 회사냐, 외국 회사냐가 중요하지 않아요. 내 땅에서 국민을 위해 일하고, 세금을 내고, 고용을 창출하냐가 중요한 세상이에요. 그러니까 외자사와 국내사를 따로 분리할 필요가 없어요. 균형점은 혁신이라고 보고, 뒷면에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원문' 살펴보니...30년 전부터 최근까지 데이터 '샅샅이' 뒤져
'안전성' 문제 없어...복합제 다른 성분 영향 NO!
'경구용'만 해당, 비강 스프레이도 아냐... 내년 '최종 결정'
FDA는 최근 페닐에프린을 경구용 코 막힘 일반의약품 목록에서 삭제할 것을 전격 제안했다. FDA가 결정이 향후 확정될 경우 2조원에 달하는 페닐에프린 시장이 사리지는 것은 물론 제품들이 퇴출 수순을 밟는다.
중요한 사실은 FDA가 쏘아 올린 화살이 국내 페닐에프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 업계가 FDA의 최종 결정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FDA가 움직이면 식약처도 재빠르게 나선다는 점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FDA는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페닐에프린이 효과가 없다고 단정지은 것일까. FDA 결정은 언제 최종 확정될까. 팜뉴스가 업계의 이해를 돕기 위해 'FDA 원문'을 의역한 형태로 공개한다.
11월 7일 우리는 기관에서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경구 페닐에프린이 비강 충혈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OTC) 모노그래프 의약품에서 경구 페닐에프린을 활성 성분에서 제외할 것을 제안한다.
파트리지아 카바조니 FDA의 약물 평가 및 연구 센터(CDER) 소장은 "약물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확인하는 것이 FDA의 역할"라며 "사용 가능한 데이터를 검토하고 자문 위원회의 조언에 따라, 우리는 비강 충혈제로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경구 페닐에프린을 제거할 것을 제안하는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라고 밝혔다.
CDER은 경구 페닐에프린의 안전성과 효능과 관련, 이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에 대한 포괄적검토를 실시했다. 여기에는 30년 전 경구 페닐에프린이 비강 충혈제로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된 과거 데이터는 물론, 그 이후 입수된 경구 페닐에프린에 대한 새로운 임상 데이터도 포함됐다.
지난해 가을, FDA는 비처방약(Nonprescription) 자문 위원회 회의도 열었다. 당시 비강 충혈제로 경구용 사용된 페닐에프린의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GRASE,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and Effective) 지위에 대해 논의했다.
자문위는 경구용 페닐에프린의 효과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논의했다. 자문위는 "현재의 과학적 데이터는 OTC 감기, 기침, 알레르기, 기관지 확장제 및 항천식 약물 제품 모노그래프에 권장된 경구 투여 페닐에프린이 비강 충혈제 효과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만장일치로 내렸다.
테레사 미셸 CDER 비처방약 제품 사무소 책임자(박사)도 "소비자들은 알레르기나 감기로 인한 혼잡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과 기타 치료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또한 이같은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의사나 약사와 상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약물 제품이 동일 브랜드 이름으로 판매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는 항상 약물 정보 라벨을 읽어 약물에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확인하고 중요한 경고 및 사용 지침을 알아야 한다.
FDA는 제안된 명령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있다. 의견 제출 방법에 대한 지침은 'OTC Monographs@FDA'에서 제안된 명령에서 찾을 수 있다. 의견은 2024년 11월 8일부터 2025년 5월 7일까지 접수된다.
의견을 취합한 이후, FDA가 경구 페닐에프린이 비강 충혈제로 효과적이지 않다고 결론 내릴 경우, FDA는 OTC 모노그래프에서 경구 페닐에프린을 제거하는 최종 명령을 내리고, 그 후의 의약품은 더 이상 경구 페닐에프린을 비강 충혈제로 함유할 수 없다.
FDA는 제조 업체에 경구 페닐에프린이 함유된 의약품을 재구성하거나 이러한 의약품을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다만 현재 회사에서는 비강 충혈제로 경구 페닐에프린을 함유한 일반 의약품 모노그래프 의약품을 계속 판매할 수 있다. 이는 제안된 명령이고 최종 명령만이 어떤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제안된 명령이 안전성이 아닌 '효과' 문제를 토대로 실행됐다. 현재 경구용 페닐에프린은 많은 OTC 모노그래프 약물 제품에서 비강 충혈 완화제 활성 성분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부 제품은 경구 페닐에프린을 단일 활성 성분으로만 함유하고 있다. 다른 제품들은 경구 페닐에프린과 다른 활성 성분(예: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덱스트로메토르판)을 포함한다.
이같은 약물에 경구용 페닐에프린이 존재하더라도 다른 활성 성분이 의도된 증상을 치료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페닐에프린은 또한 혼잡을 치료하는 비강 스프레이의 성분이다. FDA의 조치는 경구 투여되는 페닐에프린에만 관련이 있고 비강 스프레이 형태에는 관련이 없다.
▶해외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한국 지사 대표로 발령받으신 분들이 많다고 했는데, 이분들도 '혁신과 균형점'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나요.
"저보다 더 공감할 거예요. 환자들이 신약을 통해 치료받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걸 모습을 보면 혁신의 무게감과 깊이를 알 수밖에 없을 거예요. 지난 10년 동안 정부가 스타트업 벤처에 많은 투자를 했고, 이들이 혁신적인 일들을 하고 있어요.
규제는 사실 보수적일 수밖에 없었거든요.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보다는 안전하게 뒤따라 가려는 경향이 강해요. 그러니까 규제는 천천히 갈 수밖에 없어요. 다만 그 속도가 저희가 예상하는 것보다 너무 더디게 느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거죠.
하지만 정부 역시 업계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거예요. 왜 저와 같은 생각을 안 하겠어요? 저보다 더 많은 상황을 고려하고 고민해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거라고 봐요. 그래도 나아가는 방향은 '혁신'이어야 해요."
▶해외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한국 지사 대표로 발령받으신 분들이 많다고 했는데, 이분들도 '혁신과 균형점'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나요.
"저보다 더 공감할 거예요. 환자들이 신약을 통해 치료받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걸 모습을 보면 혁신의 무게감과 깊이를 알 수밖에 없을 거예요. 지난 10년 동안 정부가 스타트업 벤처에 많은 투자를 했고, 이들이 혁신적인 일들을 하고 있어요.
규제는 사실 보수적일 수밖에 없었거든요.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보다는 안전하게 뒤따라 가려는 경향이 강해요. 그러니까 규제는 천천히 갈 수밖에 없어요. 다만 그 속도가 저희가 예상하는 것보다 너무 더디게 느껴지는 것 같아 안타까운 거죠.
하지만 정부 역시 업계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거예요. 왜 저와 같은 생각을 안 하겠어요? 저보다 더 많은 상황을 고려하고 고민해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거라고 봐요. 그래도 나아가는 방향은 '혁신'이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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