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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축전염병 대처상황
<아프리카돼지열병(ASF)> ※ 위기경보 ‘심각’(’19.9.17.~)
- 발생현황(11.1.): (양돈) 발생 없음 (야생멧돼지) 1건(경기 연천)
* 확진(누계): 양돈46건(경기19, 강원17 등), 야생 멧돼지4,171+1건(강원1,925, 경북1,025, 경기675+1, 충북504 등)
두통에 얼굴 따가운 느낌, 발작까지… 英 20대 여성 결국 ‘이것’ 진단
지난 24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킴벌리 배글리(27)는 얼마 전 직장에서 극심한 두통을 겪기 시작했다. 며칠 뒤 왼쪽 얼굴이 따가운 듯한 느낌도 동반되자, 배글리는 병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진통제만 처방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배글리의 남편이 발작을 일으키고 의식을 잃은 배글리를 발견해 서둘러 병원에 데려갔고, 그는 ‘성상세포종’을 진단받았다. 배글리는 서둘러 수술을 진행했고, 방사선 치료를 33번 받았다. 배글리는 “진행 단계가 3등급으로 확인됐다”며 “아직까지도 항암화학요법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 보면 일주일 내내 두통을 끊이지 않고 겪은 게 이상했다”며 “두통이 뇌종양의 신호일 수 있음을 모두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배글리가 투병 중인 성상세포종은 어떤 뇌종양을 말할까?
성상세포종은 저급성 신경교종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종양이다. 뇌세포에는 신경세포와 교세포가 있다. 교세포는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한다. 교세포에 종양이 생기면 이를 신경교종(뇌교종)이라고 한다. 신경교종은 세계보건기구( WHO)의 분류에 따라 1~4등급으로 나뉜다. 배글리가 겪은 성상세포종은 3등급으로, 이미 종양이 주변 뇌조직을 침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뇌의 전두엽·측두엽에 발견되며 뇌간, 척수 등에 발병하기도 한다.
성상세포종 환자들은 보통 간질, 두통 등을 겪는다. 환자에 따라 성격이 변하거나 뇌압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성상세포종 환자는 1087명이다. 뇌 및 중추신경계 종양 환자 1895명 중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성상세포종은 수술과 방사선 치료 등으로 치료한다. 수술은 종양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이때 뇌부종, 뇌막염 등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양을 최대한 많이 제거하는 편이다. 다만, 성상세포종은 주변 뇌조직에 퍼지는 경향이 있어 수술만으로는 100% 제거가 어렵다. 수술 이후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방사선 치료는 인지능력 장애 위험이 있어 저용량으로 시행한다.
성상세포종은 아직 예방법이 없다. 다만, 리-프라우메니 증후군(종양 억제 유전자인 TP53이 유전자 변이에 의해 불활성화돼 암세포가 생기는 유전질환) 같은 유전질환이나 가족력이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잦은 음주와 흡연 등도 발병 요인이다. 성상세포종은 평균적으로 5년 이상의 생존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종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때가 많고, 악성 종양이라 재발 위험이 있다. 재발하면 더 높은 등급의 종양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치료 이후 꾸준한 관리와 정기 검진을 해야 한다.
환절기 불청객 구내염, '이 증상' 있으면 암일 수도?
우리 몸의 에너지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환절기에 급격한 기온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신체가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면, 면역기능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가 감소하여 다양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구내염이다. 구내염은 잇몸, 입술 안쪽, 혀 등 주로 입 안에 1cm 미만의 둥근 궤양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스트레스나 면역력 저하로 인해 자주 발생한다. 이럴 때 필요한 약국의 구내염 치료제와 회복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를 알아보자.
약국의 다양한 구내염 치료제, 원하는 형태와 성분 선택할 수 있어
약국에는 다양한 구내염 치료제가 있다. 많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구내염에 콕 찍어 바르는 ‘폴리클레줄렌’ 성분이 있다. 손상된 세포를 파괴하고 제거해 구내염을 치료한다. 사용법이 간단하고 효과도 빠르지만, 약을 바를 때 통증이 심해 구내염의 크기가 크거나 개수가 많을 때는 우선 추천하지 않는다. 구내염 부위에 바르는 연고나 붙이는 약도 있다. ‘트리암시놀론’, ‘덱사메타손’ 등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되어 염증을 줄이고 회복을 돕는다. 이 약들은 사용할 때 통증은 없지만,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실 때 제거되기 쉬워 식사 후나 자기 전에 사용할 것을 권한다.
가글 형태의 구내염 치료제도 있다. 소염진통제 성분이 함유된 약으로, 하루 2~3번 가글하면 구내염 부위에 약이 직접 닿아서 통증과 염증을 완화한다. 구내염이 입 안 곳곳에 발생했거나 부위가 깊어서 연고를 사용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기에 유용하다. 외용제로 구내염의 염증과 통증을 없앴다면, 빠른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먹는 약을 병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먹는 구내염약에는 세포 재생을 돕는 비타민 B2, B6와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 손상을 막는 비타민C, L-시스테인 등이 함유되어, 구내염 회복을 돕고 피로 관리에 도움을 준다.
스트레스에 의한 구내염이라면 스트레스 관리 영양제도 활용할 수 있어
침에는 라이소자임, 락토페린 등 항균물질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침 분비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항균물질의 양도 감소하면서 감염에 취약해진다. 그래서 만성 스트레스는 구내염의 회복을 방해하고 재발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럴 때는 L-테아닌, 홍경천추출물, 아쉬아간다추출물 등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제를 함께 섭취하는 것도 추천한다. 이 성분들은 우리 몸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도와, 스트레스와 연관된 건강 불편 증상의 재발관리를 돕는다.
예를 들어, 홍경천추출물은 스트레스로 인한 과도한 코티졸 분비를 조절하여 신체 에너지 소진 반응을 완화해 면역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 보존을 돕는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정신적인 긴장감에 신체적 불편감이 심해지는 타입이라면,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L-테아닌을 함께 섭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잇몸출혈이나 부종이 생겼다면, 비타민C 섭취량 늘리는 것도 추천한다. 비타민C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 잇몸 건강회복에 도움을 준다.
구내염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원인이 불확실하다면 전문가 상담 필요
환절기 면역 저하, 스트레스, 피로 등으로 발생한 구내염은 길어도 대개 10일 내외로 회복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구내염이 낫지 않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단기간에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특별한 원인 없이 1년에 5번 이상 구내염이 발생한다면 자가면역질환인 베체트병의 징후일 수 있다. 또한, 구내염이 3주 이상 지속되고 궤양의 크기가 크며 주변에 단단한 게 만져진다면 이때는 설암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여기저기 다니며 영양제를 찾기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구내염을 빠르게 회복하려면 충분한 휴식과 영양 공급이 필수적이다. 평소 구내염 자주 재발해 고민이라면 당장은 치료제와 영양제를 활용하되, 장기적으로는 생활 습관을 건강한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것을 고민해야 한다.
전립선암 급증세, 가족력 있다면 40세부터 정기검진 필요
- 증상 없다가 혈액검사 시 이상소견으로 어느 날 갑자기 진단 대부분
- 전립선암표지자(PSA) 검사로 암 여부 진단… 가족력 시 발병률 3배↑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윤지선(65, 가명) 씨는 평소 소변을 보는데 특별히 이상도 없고 소변 색깔도 괜찮은 편이라 전립선 건강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주변에서 나이가 들면 그래도 꾸준한 검사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에 최근 검사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 검사 결과 전립선암표지자(PSA) 수치가 높아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덜컥 걱정되는 마음에 바로 다음 날 대학병원을 찾은 윤 씨. 윤 씨의 PSA 수치는 전립선암 확률이 약 30%로 전립선 조직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곧바로 일정을 잡고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최종적으로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전립선암(Prostate cancer)’은 이처럼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증상도 없다가 혈액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발견돼 진단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정도 진행될 때까지는 진행속도도 빠르지 않다.
그러나 전립선암은 뼈로 전이가 잘되는 특징이 있다. 전립선 안에 머물러 있는 암세포는 자각증상을 일으키지 못하지만, 일단 뼈로 전이되면 마약성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전이된 뼈 부분이 약해져 골절이 일어나기도 쉽다. 척추로 전이된 경우 하반신 마비 등이 발생해 되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전립선암이 진행되면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완전히 막아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다가 완전히 소변을 못 보는 증상이 생기거나 지속적인 혈뇨에 시달릴 수 있다. 빠른 진단 후 치료가 필요하다. 김정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전립선암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전립선암 10년간 2.5배 증가… 가족력 있다면 40세부터 연 1회 정기검진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이다. 방광 아래에 위치하며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배뇨와 생식기능에 관여한다. 무게는 15~20g, 길이는 4㎝, 폭은 2㎝ 정도로 ‘호두’만 한 크기다.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액은 정자의 영양분이 되고 요도의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국내 전립선암 환자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전립선암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13만4504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 5만2910명 대비 약 2.5배 늘었다. 갈수록 고령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패턴이 서구화되고 있는 것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립선암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남성암 발생률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폐암에 이어 2위권이지만 최근 증가세를 고려할 때 머지않아 발생률 최상단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몇 가지 원인으로 고령, 가족력, 비만, 고지방 식사 등이 지적된다. 김정준 교수는 “전립선암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10% 정도로, 아버지나 형제가 전립선암이 있다면 발병 확률이 일반인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만약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50세 이상이라면 연 1회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전립선암표지자(PSA) 검사로 암 여부 확인… 국소 전립선암 로봇수술 치료 일반적
전립선암은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전립선암표지자(PSA) 검사로 비교적 쉽게 암 의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상 정상수치 이상의 PSA 결과가 확인되면 전립선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또는 전립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확인한다. 전립선 MRI를 먼저 촬영해 보고 암이 의심되는 부분만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표적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치료방법은 진행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국소 전립선암은 로봇수술(로봇보조하 전립선절제술)이 일반적이다. 현재 국내 전립선암 수술의 90% 이상이 로봇수술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로봇수술 보급 확대로 수술 부작용이 크게 줄면서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술이 가장 적합한 일차 치료법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또 지난해를 기점으로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를 위한 신약에 대한 급여 범위가 크게 확대되면서 이전에는 희망이 적다고 생각했던 국내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들도 제도권 안에서 비용적 부담 없이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정준 교수는 “전립선암의 여러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하고 있고 나름의 장점도 있지만, 암 치료에서 환자의 예상 수명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일차 치료로서 수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일차 치료로 수술을 받을 경우 수술 자체로 완치할 가능성이 70% 전후로 높은 편이고, 혹 수술로 완치에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해당 환자 중 약 40%는 구제적 방사선 치료 등으로 추후에 한 번 더 완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단 치료 계획은 전문의와 다각도에서 면밀하게 상담한 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확실한 예방법 없지만 고지방식이·비만 발생률 높여, 정상 체중 유지해야
전립선암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셀레늄, 녹차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 확실하게 예방효과를 보여준 것은 없다. 다만 일반적으로 고지방식이나 비만이 전립선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또 전립선암 예방효과와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가 있는 콩과 토마토는 평상시 충분히 챙겨 먹도록 한다.
대한비뇨의학회, 대한비뇨기종양학회, 대한비뇨기과학재단이 발표한 ‘2017 한국인 전립선암 발생 현황’에 따르면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 정상 남성보다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고, 복부 둘레가 90㎝ 이상인 복부 비만 남성 역시 정상 체중의 남성보다 발생률이 1.32배 높게 나타났다.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고위험군이라면 정기검진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아직 다른 장기로 퍼지지 않은 전립선암에 대해 수술적 치료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는 치료가 없고, 일부 수술 후 성기능이 감소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지만 환자에게 가장 긴 삶의 기간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수술만큼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면서 “전립선암을 진단받은 경우 수술을 받을지 여부를 고민하는 것보다 내 수술을 믿고 맡길 만한 의료진이 누구인지 고민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태수의사대회 속 돼지 세미나, AI·SI·ASF·NADC34·항생제 등 총망라
제23차 아시아태평양수의사대회 기간, 한국돼지수의사회-농림축산검역본부 공동 세미나 개최, 해외 연자 초청 강연도 열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23차 아시아·태평양수의사대회(FAVA 2024)'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관련 기사).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3일간의 행사 동안 아시아·태평양을 포함한 32개국에서 총 3773명 수의 전문가들이 행사장을 다녀갔습니다. 국내외 초청 연사 78명의 특강이 진행되었습니다. 479편 연구 초록이 공유되었습니다.
돼지와 관련된 학술행사도 열렸습니다. 첫 날인 25일에는 한국돼지수의사회(최종영 회장)와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 공동 주최로 돼지·조류인플루엔자(SI·AI) 감염 현황과 PRRS 백신개발 현황, ASF 현장병리진단 지표 등이 발표되었습니다.
임성인 주무관(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은 과거 국내 돼지에서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모두 저병원성이었으며, 2008년 이후에는 추가 검출된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돼지에 감염되어 공중보건에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석진 연구사(검역본부 바이러스질병과)는 모돈에서 유사산과 폐사 등을 유발하는 등 고병원성을 나타내는 'NADC34유사 야외주'에 대한 백신 개발 연구를 소개했습니다. 생독백신과 사독백신 모두를 개발 중인데 전자는 역유전학 기술 기반의 분자약독화 기술을 적용해 개발 중이며, 후자는 높은 항원 함량과 효과적인 면역증강 물질의 사용으로 방어효과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배유찬 연구관(검역본부 질병진단과)은 ASF 자연감염 사례와 감별진단 질병(예, PRRS, 살모넬라 등) 병원체 인공감염 결과를 비교한 결과 ASF 현장병리진단 지표는 위간림프절 및 신장림프절의 충출혈 및 종대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연내 '2024년 ASF 현장 병리진단 가이드북'을 제작, 시도시험소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종영 회장(한국돼지수의사회)은 현재 전국의 현장 수의사(총 29명)와 함께 돼지인플루엔자의 농장 감염실태를 조사 중인데 중간 결과 상당수의 농장에서 감염이 만연한 상황임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조심스럽게 PRRS 다음으로 돼지인플루엔자가 농장에 커다란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어 둘째 날인 26일에는 일본의 돼지열병 통제 상황과 PRRS 변이 대응 전략, 한국의 ASF와 FMD 진단 체계, 국내 돼지농장에서의 항생제 내성 사례 등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동물에서 인간 질병 해결책 보인다”
사람과 동물, 자연 건강 연결된 원헬스
동물 진료 바탕으로 항생제 내성도 연구 중
“전 세계 항생제 중 73%가 가축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과도한 항생제 사용은 내성균 문제를 일으킨다. 큰 문제는 가축에서 발견되는 항생제 내성균이 사람에게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토마스 반 뵈켈 취리히대 동물병원 원헬스 연구소((One Health Institute) 교수는 29일(현지 시각)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901곳에서 2만8500개의 시료를 수집해 가축 항생제 내성 지도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취리히대 동물병원에 한국과 스위스의 연구자들이 모였다. 입구는 반려견과 사람이 진료를 기다리는 평범한 동물병원의 모습이지만, 이 곳에는 특별한 연구소가 있다. 유럽 최초로 대학이 중심이 돼 설립한 원헬스 연구소다. 뵈켈 교수는 전 세계 연구자들과 협력해 가축, 담수에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뵈켈 교수는 “취리히대 원헬스 연구소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협력해 과일, 채소, 가축에서 발견된 항생제 내성균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플랫폼 ‘레지스트뱅크’를 운영하고 있다”며 “최종 목표는 동물에 대한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의료 사막(desert)’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헬스 연구소는 취리히대 수의학부, 의학부, 과학부가 모여 지난해 설립했다. 설립 목표는 원헬스를 통한 공중 보건 증진 방안을 찾는 것이다. 뵈켈 교수의 연구도 그중 하나다. 원헬스 연구소의 핵심적인 역할은 동물병원이 맡고 있다. 동물병원은 이 곳에 모인 동물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됐거나 인수공통감염병을 가진 사례를 수집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
취리히대 동물병원 내부로 들어서자 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는 진료를 앞둔 동물의 혈액 채취를 할 수 있는 실험실이 있었다. 사람을 치료하는 병원처럼 넓은 복도를 따라서 진료실과 함께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는 대형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장치도 마련돼 있다. 동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질병을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위층으로 올라가자 컴퓨터단층촬영(CT)실과 함께 내과, 피부과, 중환자실 등 다양한 진료를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스테판 운터러 취리히대 동물병원 소동물 클리닉 소장은 “동물에서 나타나는 항생제 내성균은 인간의 건강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영상의학, 피부 질환, 대사 질환 등 대부분 연구가 원헬스와 관련이 깊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항생제 내성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 연구 분야”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항생제 내성균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중 일부는 사람과 돼지에서 모두 발견된다. 전문가들은 돼지에 항생제를 오남용하면서 내성균을 만들었고, 사람에게 옮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사람에게 나타나는 질병의 해결책을 동물에서 찾을 수도 있다. 당뇨병은 사람과 고양이, 개 모두에서 나타나는 질병이다. 동물을 치료한 경험을 통해 사람의 당뇨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람용 당뇨병 치료제를 통해 동물을 치료할 수도 있다.
한국과 스위스 과학자들이 협력 방안을 찾는 ‘한-스위스 혁신 주간’ 행사를 위해 모인 만큼 이날 원헬스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한국은 생물학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 원헬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없다. 스위스 전문가들은 한국의 연구자들에게 원헬스 시스템 구축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로라 투쇼스 루딘 원헬스 연구소 교수는 “유럽에도 원헬스라는 이름을 가진 기관이 3~4곳에 불과하지만,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원헬스는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한 만큼 협력 네트워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원헬스 연구소가 구축하고 있는 항생제 내성균 데이터베이스도 북한 지역의 데이터는 확보했으나, 한국은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사람에서 발견되는 항생제 내성균 관리 체계는 우수하다고 인정 받고 있으나, 동물이나 환경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뒤쳐진 셈이다.
막스 가스만 취리히대 수의생물학연구소 소장은 “한국 과학계도 원헬스에 관심을 갖고, 정부 차원에서 연구기관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감염병 예방과 보건 증진을 위해서는 전 세계 연구자들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 AI디지털헬스학과 명승권 교수는 2001년부터 2023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22건의 코호트연구를 메타분석했다. 메타분석 전문가인 명승권 교수는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 PubMed)와 엠베이스( EMBASE)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22건의 코호트연구 결과를 종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한 사람은 갑상선암의 발생 위험성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33%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승권 교수는 "연구의 질적수준, 성별, 나라별 등 세부군 메타분석에서도 비만은 갑상선암의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고 했다. 이어 "비만한 경우 혈중 갑상선자극호르몬( TSH) 수치가 높아져 갑상선을 자극함으로써 암발생이 높아질 수 있다"며 "또 비만하면 인슐린저항성과 고인슐린혈증을 초래하고 갑상선의 인슐린유사성장인자 -1( IGF-1) 수용체를 자극해 갑상선 세포의 증식을 유발함으로써 갑상선암 발생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명승권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비만이 갑상선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됐지만, 이후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 관련성이 없다는 보고도 있어 최근까지 발표된 연구를 모두 포함해 메타분석연구를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미국암협회( ACS)나 우리나라 국가암정보센터에서는 갑상선암의 원인으로 방사선 노출과 가족력외 조절가능한 위험 요인이 없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지 않다고 서술돼 있다"며 "이번 메타분석 연구결과에 근거해 다른 주요 암들과 마찬가지로 비만이 갑상선암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갑상선암의 예방을 위해 비만한 사람은 먹는 양을 줄이고 규칙적인 운동 및 활동을 증가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종양학 SCIE 국제학술지 '영양과 암( Nutrition and Cancer)'에 지난 10월 26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국내 연구진이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하는 과정에서 ‘염색체외DNA(ecDN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성균관대
국내 연구진이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조직으로 전이하는 과정에서 ‘염색체외DNA(ecDN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성균관대는 김훈 약학과 교수와 로엘 버락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공동 연구진이 전이암에서 edDNA가 암의 확산을 촉진하는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실렸다.
ecDNA는 염색체 외부에 있는 원형 DNA다. 다양한 종양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모든 DNA가 따르는 멘델의 유전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 결과 종양이 다른 세포와 다른 성격을 갖도록 만들고(이질성) 유전자 발현을 증폭시킨다. 연구진은 이미 2018년과 2020년, 교모세포종을 포함한 난치암에서 ecDNA가 높은 비율로 발견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암이 처음 생긴 환자(원발암)와 전이암 환자 9000여 명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대규모 전장유전체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로 분석했다. 그 결과 원발암보다 전이암에서 ecDNA가 더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화학치료 후 전이가 발생한 환자들이 ecDNA를 다수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암 재발과 전이가 일어난 다수 환자의 암 조직에서 ecDNA가 보존되는 양상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ecDNA가 암 재발과 전이 과정에서 중요한 구동자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ecDNA 연구는 암 진행과 전이 과정에서 암세포가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다”며 “난치암 극복을 위한 핵심 연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 주요 연구기관에서도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해 대규모 연구를 선도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앞으로 ecDNA가 난치암 치료의 중요한 기전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고 자료
Nature Genetic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8-024-01949-7
암세포 성장 조절하는 RNA 조각 발견… 새로운 암 치료 타겟
중앙대·엔이에스바이오테크놀러지 연구진
tRNA 조각의 생성과 생리적 기능 규명
중앙대의 이강석 생명과학과 교수와 배지현 약학부 교수, 엔이에스바이오테크놀러지의 공동 연구진이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과 중국 연변대 약학대학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전달 RNA(tRNA)에서 유래된 RNA 조각이 암세포 증식을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미국 미시간대
중앙대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이 암세포 증식을 조절하는 RNA 조각의 비밀을 밝혀냈다.
중앙대의 이강석 생명과학과 교수와 배지현 약학부 교수, 엔이에스바이오테크놀러지의 공동 연구진이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과 중국 연변대 약학대학 연구진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전달 RNA(tRNA)에서 유래된 RNA 조각이 암세포 증식을 조절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tRNA는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저분자 RNA를 말한다. 최근 tRNA에서 나온 소형 RNA 조각이 다양한 암과 신경 질환에서 핵심 조절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tRNA에서 유래한 특정 RNA 조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세포 내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tRNA 조각이 세포 내 스트레스 상황에서 RNA를 분해하는 효소 ‘IRE1α'에 의해 선택적으로 생성된다는 점을 밝혔다. 그리고 tRNA 조각이 암세포 증식을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tRNA 조각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짧은 RNA를 처리하자, 암세포의 증식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tRNA 조각이 단순한 분해 산물이 아닌 생명체 적응과 유전자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능적 RNA라는 점을 밝혔다”며 “tRNA 조각을 암 질환의 잠재적 바이오마커나 치료 타겟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 28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53624-4
암 진단 후 금연하면…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첫 6 개월 안에 금연 시작해 3개월 내 담배 끊으면…평균 약 1년10개월의 수명 더 늘릴 수 있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연 치료를 시작한 후 3개월 안에 담배를 끊은 환자의 암 관련 사망률이 22~26%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 진단 후 6개월 안에 금연 치료를 시작하고 이후 3개월 안에 금연에 성공한 환자에게서 가장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들 환자의 생존기간은 3.9년으로 담배를 끊지 못한 환자(2.1년)보다 1.8년(약 1년 10개월) 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상당수 암 환자에게 이런 생존기간 연장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암 종류와 상태 등에 따라 환자가 더 살 수 있는 기간이 달라진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폴 신시리피니 박사(행동과학, 담배연구·치료 프로그램 책임자)는 “암전문의와 환자가 금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암 진단 시 또는 진단 후 흡연은 모든 원인과 암별 사망률, 질병 진행과 흡연 관련 암(2차 원발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미국에서만도 매년 약 48만 명이 담배 관련 질병으로 숨진다.
연구팀은 암 진단을 받고 금연 치료를 받은 47~62세 남녀 4526명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방문의 95% 이상이 원격의료를 통해 이뤄졌다. 금연은 각 평가 전 7일, 3개월, 6개월, 9개월 추적관찰 시점에 스스로 금연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정의했다. 주요 결과는 MD 앤더슨 암등록부에 기록됐다. 이 연구 결과(Survival Outcomes of an Early Intervention Smoking Cessation Treatment After a Cancer Diagnosis)는 ≪미국의사협회 종양학 저널(JAMA Oncology)≫에 실렸다.
한편 지난해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린 연세대 의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 진단 후 새로 흡연하면 담배를 계속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병 위험이 51% 높아지는 반면, 금연하면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병 위험이 36%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짐 속에 숨긴 작은 마약도 찾아내는 엑스레이, 11월부터 현장 배치
과기정통부·관세청, 공동 연구개발 성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고광효 관세청장이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X-Ray 장비 개발' 설명을 듣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마약을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는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엑스레이 장비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세청이 공동으로 추진한 연구개발(R&D) 사업의 결과물이다.
과기정통부와 관세청은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과학기술을 활용한 관세행정 혁신 성과물을 시연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과기정통부와 관세청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 개발 1.0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했다.
이날 시연회에서 공개된 대표 성과 중에서도 소형화물 검색용 복합 엑스레이 장비가 관심을 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이 장비는 기존의 투과형 엑스레이 기술이 아니라 산란형 방식을 사용해 물품의 판독 능력을 높였다. 마약처럼 밀도가 낮은 물질까지도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부산국제우편센터에 시제품을 설치하고, 11월부터 실제 우편물을 대상으로 판독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실증이 끝나면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소형 수화물 검색기도 100% 국산 장비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우편으로 반입되는 소형 화물에 은닉된 마약류를 적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국내 마약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확산되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엑스레이 장비를 담당하는 직원의 판독 작업을 돕는 트레이닝 시스템도 나왔다. 다양한 조건의 3차원(D) 영상을 만들어서 직원을 훈련시켜서 불법물품 적발을 돕는 기술이다.
우범여행자를 식별·추적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도 있다. 공항이나 항만에 설치된 CCTV를 이용해 우범여행자의 동선을 사람이 직접 감시하는 기술이다.
과기정통부와 관세청은 1단계 사업을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2단계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날 ‘관세행정 현장 맞춤형 기술개발 2.0 사업’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성과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마약의 반입차단 등 공공서비스를 첨단화하고, 국민 건강과 사회안전을 지키는 좋은 연구결과”라며 “앞으로도 출연연구기관 등 첨단기술을 가진 기관과 관세청과의 협력을 통해 관세행정 서비스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효 관세청장도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혁신이 필수”라며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과기정통부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신테스트기 원리로 마약 감지…정확도 100배 높였다
명성 한국화학연구원 박막재료연구센터장
10년 가까이 마약 감지 센서 연구
항체 이용해 정확도, 감지율 높여
“실험에 필요한 마약 구하는 데만 1년 6개월…시행착오 끝에 센서 개발”
유엔은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 20명을 넘지 않는 국가를 마약청정국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2016년 인구 10만명당 마약사범 25명을 기록하면서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었다. 정부는 마약청정국 지위를 되찾기 위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으나, 국내 마약사범은 여전히 늘고 있다. 대검찰청이 지난 6월 발간한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은 2만7611명이다. 국내 인구를 5100만명으로 가정했을 때 마약사범은 인구 10만명당 54명에 달한다.
마약 문제를 해결하려면 마약의 국내 유통과 사용을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경찰이 현장을 덮쳤을 때 신속하고 정확하게 마약을 확인할 수 있는 감지 센서 기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명성 한국화학연구원 박막재료연구센터장은 10년 가까이 마약 감지 센서를 연구해 온 과학자다. 다부처 사업으로 6년, 경찰청 사업으로 3년을 연구한 끝에 14종 이상의 마약류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명성 한국화학연구원 박막재료연구센터장은 국내 연구진들과 협력해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마약 감지 센서를 개발했다. 항체를 이용해 마약 성분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대전=이병철 기자
명 센터장은 지난 22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실험에 쓸 마약을 구하기 힘들어 1년 6개월이나 걸렸다”며 “어렵게 마약을 구해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 감지 센서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항원-항체 반응은 박테리아(세균),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동물의 면역 시스템 중 하나다. 항체가 외부에서 들어 온 병원체(항원)와 결합하고, 면역세포로 공격해 파괴하는 식이다.
항원-항체 반응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정확도다. 마약을 직접 감지하는 것보다 마약과 반응하는 항체를 이용하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항체를 이용한 센서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는 임신테스트기다. 임신테스트기는 임산부의 소변에 섞여 나오는 호르몬과 반응하는 항체를 이용해 95% 이상의 정확도로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명 센터장은 “항원-항체 반응은 바이오 센서에서 정확도를 높이는 데 이미 활용 중인 방법”이라며 “마약 항체는 실제 동물의 항체처럼 단백질로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항체의 기능을 모사해 마약 성분을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 센터장을 비롯해 여러 연구기관과 대학 연구자들이 합심한 연구진은 마약 항체를 플랫폼(기반 기술)으로 삼아 여러 종류의 센서를 개발했다. 그는 “마약 감지 센서는 수사 기관이 단속을 하는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센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명성 한국화학연구원 박막재료연구센터장이 개발한 전기화학식 마약 감지 센서.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간 마약 성분을 감지할 수 있다./대전=이병철 기자
가령 마약을 해외에서 밀수입하는 경로인 공항, 항만에서는 공기 중의 마약 성분을 포착하는 기체 센서 기술이 필요하다. 반면 성범죄에 사용하는 GHB, 일명 물뽕을 검거할 때는 액체류에 섞인 마약 성분을 잡아내는 액체 센서가 필요하다. 각각의 상황에 맞는 센서에 항체를 결합하면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항체 기술은 마약 감지 센서의 정확도뿐 아니라 감지율을 높이는 데도 활용된다. 특히 극소량의 마약을 찾아야 하는 기체 센서에서 감지율의 중요성은 더 크다. 실제로 마약 탐지 기술의 발전에도 센서의 감지율은 마약탐지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명 센터장은 “마약탐지견 수준의 성능을 센서로 구현하는 것은 현재로서도 불가능하다”며 “인공지능(AI)을 이용하려는 시도도 있으나 아직 성능이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약탐지견이 감지할 수 있는 공기 중 마약 농도는 ppt(1조 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존 마약 감지 센서는 ppm(100만 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항체를 이용하면 공기 중 마약 농도를 ppb(10억 분의 1)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 명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마약탐지견 한 마리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도 상당하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수명도 짧다”며 “마약 탐지 센서의 감지율을 개선한다면 마약탐지견을 대체해 사회적 비용도 줄이고, 동물 복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명 센터장은 국내 마약 탐지 기술을 더욱 키우려면 연구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연구진이 마약 센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 때문이다.
명 센터장은 “마약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실험에 쓸 마약을 구할 방법이 없어 1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연구를 하기 어려웠다”며 “우여곡절 끝에 세관이 압수한 마약류를 일부 제공받았으나, 그마저도 품질이 일정치 않아 정교한 센서를 구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법상 연구자들이 합법적으로 마약을 구할 방법은 없다.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일부 마약성진통제는 허가를 받아 구매할 수 있으나 필로폰, 펜타닐처럼 순수 마약성 물질은 합법적으로 생산하는 곳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세관이 제공하는 압수 마약을 사용하는 데도 한계가 크다. 마약 단속 중 나타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재현하려면 많은 양의 약물이 필요하지만, 한 번에 구할 수 있는 마약의 양은 수㎎에서 수십g에 불과했다. 비교적 소량의 샘플이 필요한 기체 센서 개발에는 충분한 양이지만, 액체 센서를 연구할 때는 실험 한번에 대부분의 마약이 사용됐다.
명 센터장은 “센서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당시 미국에서 펜타닐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나, 샘플을 구할 방법이 없어 연구를 할 수 없었다”며 “탐지 기술이 마약 유행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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