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럼피스킨 발생 원인으로 백신 미접종이 지목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백신접종과 관련한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백신접종에 따른 유사산과 폐사로 인한 실질적 농가 피해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백신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8월 12일 경기 안성을 시작으로 지난 19일 경북 상주시까지 10차례 럼피스킨이 발생하면서 축우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럼피스킨 긴급접종 이후에도 발생했다는 것과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들을 근거로 발생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워, 현장 농가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럼피스킨 발생 원인을 백신 미접종에 무게를 두고 발생 지역과 인근지역에 추가접종을 실시하는 한편, 백신 유예 개체에 대해서도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백신을 접종하는 모든 지자체는 축산농가가 럼피스킨 백신 자가접종 요령을 숙지할 수 있도록 반복 교육·홍보하고, 소규모 사육 농가(50마리 미만)에 대해 접종하는 공수의도 접종 요령에 따라 접종할 수 있도록 점검해 줄 것”과 “갓 태어난 송아지 및 임신말기 소 등 접종 유예 개체도 추후 접종이 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농식품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양성축이 7개월령 이하 송아지와 가임 암소로 확인되면서 백신접종을 기피한 개체에서 발생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방역 당국은 백신 미접종 및 농가접종명령 위반시에는 살처분 보상금 5%를 감액하는 한편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접종 유예 개체라 하더라도 올해에는 전수 긴급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접종 지침을 변경하면서 11월 30일까지 거래되는 소에 대해 럼피스킨 백신접종 증명서 휴대 의무화를 시행 중이다.
농식품부는 송아지 등 거래소에 대한 럼피스킨 백신접종 증명서 의무화로 송아지 접종 누락방지 및 전파 위험도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증명서 휴대 의무화를 시행했으며 향후 이력제 공개 정보에서 소 개체번호로 조회 시 럼피스킨 백신접종 일자 등 관련 정보가 확인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백신접종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럼피스킨이 첫 발생한 지난해 백신접종으로 인해 유사산 등의 피해를 입은 농가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한우농가는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해 백신접종을 당연히 해야 하나, 실제로 한우농가에서 입는 피해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접종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당연하다”라면서 “소규모 번식농의 경우 백신접종으로 인한 후유증과 피해가 생계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백신접종에 따른 피해 상황도 정부에서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예방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백신접종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개체들이 유·사산이나 어미까지 폐사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적절한 보상이 동반되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농가가 백신접종을 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우협회 관계자는 “방역 정책을 따른 농가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정부 정책을 따라 백신 정책에 동참한 농가에서 나타나는 피해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보상과 대책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살처분 보상과 관련해서 용어 정리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흔히들 살처분 보상금이라고 표현하다 보니, 축산농가에서 질병 발생으로 인해 실제 피해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보상받는 것과 같은 사회적 인식이 심어져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살처분 보상금으로 지급된 금액을 따져보면 미미한 수준인데, 구제역 첫 발생에 따른 천문학적인 살처분 보상금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 살처분 보상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다”라면서 “실제 살처분 농가가 100% 보상받기도 어려운 구조로 보상금 지급 기준이 설정돼 농가 손실이 막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살처분 보상금을 살처분 평가금액 등 현실적인 단어로 변경하고 100%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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