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전 세계적으로 원헬스(사람·동물·환경의 건강)와 동물복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 ASF) 백신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은 물론 국내에서도 백신 개발 시도가 이뤄지면서 정부의 연구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개발 연구 지원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수의계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매우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돼지 전염병이다. 감염되면 한 농가의 가축이 모두 폐사할 만큼 위험성이 높다. 농가 피해도 크다.
2019년 국내 처음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올해까지 총 40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12건의 감염사례로 인해 돼지 총 6만4000여 마리가 살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토론회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고 백신 개발에 필요한 제도 개선의 체계적이고 신속한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환영사에서 "지속적인 살처분 등 과도한 업무 요인으로 가축방역관을 비롯한 방역 인력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고, 현장을 잘 아는 민간의 참여는 제한되고 있다"며 " ASF를 예방하고자 국내 백신 개발 현황 및 관련 지원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봉중 축산신문 회장은 " ASF는 전 세계적으로 제대로 된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다"며 "코로나19에서 확인했듯이 백신을 통해 질병 구덩이에서 벗어날 수 있다. ASF는 수출품목으로서도 충분히 잠재력이 큰 만큼 한국산 백신이 하루빨리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발표에서는 전문가들의 ASF 국내외 발생 현황, 백신 개발 현황 등이 보고됐다.
조호성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는 "지난 5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은 사육돼지에서 40건에 그쳤지만 야생멧돼지에서 4,042건이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백신 접종프로그램은 종합적인 예방 및 통제 전략의 일환으로 시행돼야 한다"며 "여기에 엄격한 차단방역과 이동 통제와 같은 다른 중요한 통제 조치가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을 개발 중인 코미팜의 문성철 대표는 "자사 ASF 백신주는 모돈실험에서 100% 방어항체 형성과 포유자돈에서 초유를 통한 모체수준 이행항체 형성을 확인했다"며 "연구진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미국 농무성 백신개발 실험과 동일한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가 국내 야외 임상시험을 승인해주길 바란다"며 "해외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수출용 제품으로 허가해주고 백신주에 한해 생산시설조건을 완화해달라"면서 농림축산식품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오연수 강원대학교 수의대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백신 개발을 위한 정부의 연구 지원과 제도 개선 방안 등을 제안했다.
오 교수는 "안전성과 효능을 확증하기 위해 생독백신 외 다른 형태의 백신 개발 연구 등이 필요한데 인프라와 지원이 부족하다보니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전용 연구시설과 인력이 필요하다. ASF 백신에 대한 국내 평가 기준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야생멧돼지는 환경부, 사육돼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관리하고 있다 보니 양돈 농가로의 확산 경로 예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멧돼지 대상 미끼 백신의 사용은 사육돼지에 대한 방역정책과 연계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을 비롯해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 등 수의계와 농림축산식품부 및 동물용의약품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ASF 백신 개발에 관심을 보였다.
행사를 주최한 홍문표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축산 농가에 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ASF 백신 개발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제안되는 방안들이 백신 개발을 앞당기고 나아가 양돈산업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피펫]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