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2022년도 건강보험 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 선택적 속성의 비급여 진료로 인해 요양병원과 중증진환자의 보장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는 중증질환 비급여 진료의 집중적 관리를 천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이사장 정기석)은 이 같은 내용의 분석이 담긴 '2022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5.7%로 전년 대비 1.2%p 증가했고,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14.6%로 전년 대비 1.0%p 감소했다.
2022년도 건강보험환자의 비급여를 포함한 총 진료비는 약 120.6조로, 그중 보험자부담금은 79.2조, 법정 본인부담금은 23.7조, 비급여 진료비는 17.6조로 추정된다.
2022년은 보험자부담금이 전년 대비 10.5% 증가한 반면, 비급여 진료비는 1.8% 증가하여 건강보험 보장률(65.7%, +1.2%p)이 전년 대비 상승하였다.
건강보험공단은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료 이용이 크게 감소하면서 선택적 속성이 큰 비급여 진료도 감소했다"며 "그러나 2021년에는 의료 이용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고, 실손보험 이용 등으로 인해 비급여 진료가 증가 (백내장 수술의 다초점렌즈 사용 등)하여 2021년도 보장률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에는 공단부담금은 증가한 반면, 백내장 관련한 실손보험 지급기준 강화 등에 기인한 의원급 중심의 비급여 진료 증가폭 감소로 건강보험 보장률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 요양병원-중증질환 중심으로 선택 속성 비급여 진료비 증가...정부, 집중관리 예고
의료기관 종별로는 상급종합, 종합병원, 의원의 보장률이 상승하고, 병원, 요양병원의 보장률은 하락했다.
의원(보장률 60.7%, 전년 대비 5.2%p 상승)은 실손보험 청구 기준 강화로 백내장 비급여 진료(예: 다초점렌즈) 등이 감소하여 보장률이 크게 상승했다.
상급종합병원(보장률 71.5%, 전년 대비 0.7%p 상승) 및 종합병원(보장률 67.8%,전년 대비 0.5%p 상승)은 초음파·MRI 급여화 및 법정본인부담률이 높았던 코로나19 검사 감소의 영향으로 보장률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반대로 요양병원(보장률 67.8%, 전년대비 3.0%p 감소)은 암 환자를 중심으로 투약 및 조제료, 재활 및 물리치료료 등의 비급여 진료가 큰 폭으로 증가하여 보장률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특히, 요양병원 암 환자 비급여는 선택적 속성이 큰 비급여(도수치료, 상급병실료, 제증명수수료, 면역보조제 등) 비중이 67.4%로 종합병원급 이상 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고액진료비 질환의 보장률은 암환자를 중심으로 비급여 진료가 증가하여 전년 대비 하락했다.
4대 중증질환(보장률 80.6%, 전년 대비 3.4%p 감소) 중 심장질환(보장률 89.4%, 전년 대비 1.0%p 증가)을 제외한 암(보장률 75.0%, 전년 대비 5.2%p 감소), 뇌혈관(보장률 88.0%, 전년 대비 0.3%p 감소), 희귀‧중증난치(보장률 87.7%, 전년 대비 1.4%p 감소) 질환 모두 보장률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을 요양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진료비 비중이 가장 높은 상급종합병원(보장률 83.1%, 전년 대비 동일)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반면, 병원(보장률 63.2%, 전년 대비 15.8%p 감소)과 요양병원(보장률 53.1%, 전년 대비 10.4%p 감소) 보장률이 크게 하락했다.
1인당 중증·고액진료비 상위 30위 내 질환(백혈병, 췌장암, 림프암 등)의 보장률은 79.6%(전년 대비 3.0%p 감소), 상위 50위 내 질환(30위 내 질환 및 치매, 호흡기 결핵 등)의 보장률은 77.8%(전년 대비 2.5%p 감소)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구‧사회학적 특성별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보장률은 0.1%p 상승하였고, 0~5세 아동 보장률은 3.0%p 하락했다.
65세 이상 노인(보장률 70.4%, 전년 대비 0.1%p 증가)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백내장 수술 감소의 영향으로 비급여 본인부담률이 감소하면서 보장률이 소폭 증가했다.
0~5세 아동(보장률 68.0%, 전년 대비 3.0%p 감소)은 종합병원과 의원의 비급여 본인부담률과 병원급 이상의 법정 본인부담률 증가로 보장률이 감소했다.
아동의 비급여 진료 중에서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종합병원 호흡기 관련 질병 검사료 비중과 마스크 사용에 따른 의원의 아동 발달치료 비중이 증가하였다.
아동의 법정 본인부담률 증가의 경우 소아 대상 보장성 강화에 따른 초음파 비중 증가, 아동병원 1인실 기본입원료 지원(2022년 11월부터)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한편, 건보공단은 "이번 중증‧고액진료비 질환 보장률 하락의 원인이 된 비급여를 관리하기 위해 정보공개 강화, 선택적 속성이 큰 비급여 집중 관리, 공사보험연계를 통한 비급여 관리 등 합리적 비급여 이용·공급 유도 정책을 복지부와 협의하여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병원급부터 시작된 비급여 보고제도를 올해는 의원급까지 확대 시행하고 보고항목을 2023년 594개에서 2024년 1068개로 확대했다. 이를 통해 비급여의 상세 진료 변화 양상을 지속적으로 조사‧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의료인과 의료소비자가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 항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비급여 목록 정비와 표준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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