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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20 2023/12/10 00:23
수정 2023/12/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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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염 걸리면 췌장암 위험 높아질까?


급성 췌장염은 췌장암과 관련 없지만, 만성은 췌장암 조심해야

과음을 자주 하면 췌장염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만성 췌장염의 경우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췌장암은 위-대장 내시경처럼 일찍 발견하는 법이 아직 나오지 않아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도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평소 내 몸을 잘 살펴 예방이나 조기 발견에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췌장에 염증이 생기는 췌장염은 췌장암과 관계가 있을까?

급성 췌장염췌장암과 관계 없어... 고려할 점은?

췌장염은 급성과 만성, 두 가지가 있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 세포가 담석, 음주, 고지혈증 등에 의해 손상되어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암과 관계가 없다. 췌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으로 질병관리청 자료에도 나와 있다. 현재까지는 췌장염과 췌장암을 서로 별개의 병으로 보고 있다. 다만, 췌장암 환자의 1% 미만에서 암 덩어리가 췌장액의 흐름을 막아 급성 췌장염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성 췌장염 있으면 췌장암 위험 증가...항상 염두에 둬야

만성 췌장염은 급성과 달리 췌장암과 관계가 있다. 국가암정보센터(국립암센터)는 "만성 췌장염이 있으면 췌장암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췌장암의 원인 질환으로 본다"고 했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이 염증을 앓아 딱딱해지면서 기능을 잃게 되는 병이다. 만성 췌장염과 췌장암을 구별하기가 매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췌장암과 철저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만성 췌장염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위험 인자는 술(알코올)이다. 췌장암의 위험 인자는 흡연이다. 하지만 음주-흡연을 함께하는 사람이 많아 만성 췌장염 환자 중 췌장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인보다 많다. 질병관리청 자료에도 오래된 만성 췌장염 환자나 이를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의사는 꼭 췌장암 발생 위험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나와 있다.

당뇨병췌장암과 관련 있어... 평소 췌장암에도 신경 써야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5년 이상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반대로 췌장암이 먼저 발생해 내분비 기능 장애가 오면서 당뇨를 일으키기도 한다. 췌장암 진단 2년 전에 흔히 당뇨가 발생하고, 환자가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하면 3개월 이내에 당뇨가 호전되기도 한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췌장암 발생 위험은 1.8배로 높아진다. 우리나라 췌장암 환자의 당뇨 유병률은 28~30%로 일반인(7~9%)의 3배 이상이다. 따라서 당뇨병을 장기간 앓고 있는 사람과 가족력 없이 갑자기 당뇨 진단을 받은 사람은 일단 췌장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통증... 꽤 진행된 경우

췌장암 주요 증상은 통증으로 약 90% 환자에서 나타난다. 가슴골 아래 한가운데에 오목하게 들어간 명치의 통증이 가장 흔하지만 좌우상하 복부 어느 곳에서도 올 수 있다. 눈이 노랗게 되는 황달도 주요 증상으로 소변이 진한 갈색이나 붉은색이 될 수 있다.

지방을 소화하는 데 문제가 생겨 소화불량에 대변이 물 위에 뜨고 기름이 포함된 경우가 있다. 몇 달에 걸쳐 평소 체중의 10% 이상 줄어드는 체중 감소 증상도 있다.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다.



"염증이 뇌 집어삼켜"...뇌 절반만 가진 12세 소녀, 무슨 사연?



라스무센 뇌염 극복한 샤니아 테일러, "포기는 선택지가 아니야"

라스무센 뇌염을 극복한 샤니아 테일러. 테일러는 수술을 받고 몇 년이 흐른 현재, 목발을 짚고 걸어 다닐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사진=더선(THESUN) 캡쳐]12살 어린 소녀가 희귀질환으로 뇌 절반을 절제해야 했던 비극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장애를 극복한 기적적 사연이 소개됐다.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샤니아 테일러(당시 12살)는 '라스무센 뇌염'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진단을 받았다. 라스무센 뇌염은 대뇌의 반구에 만성 염증이 나타나는 중추 신경계 질환이다. 라스무센 뇌염은 투병한 환자의 표본 수가 너무나 적어 아직까지 확실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만큼 극도의 희귀 질환이다. 다만, 자신의 신체와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을 확실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특성이 있어 뇌에 일부분을 자체적으로 공격해 끝내 뇌의 절반을 집어 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테일러에게 남은 유일한 치료법은 손상이 많이 진행된 뇌의 절반을 완전히 제거하는 '반구 절제술'뿐이었다. 테일러의 엄마 틸리는 샤니아가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을 때 "의료진에게 테일러는 다시는 걷지 못할 것이란 말을 들었다"며 그때 당시 "총 한 발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멍했다"고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테일러는 수술 후 고통으로 엄마 틸리에게 "수술대에서 그냥 죽었으면 좋았겠다"고 비극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일까. 평생 걷지 못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말과는 달리, 테일러는 수술을 받고 몇 년이 흐른 현재 목발을 짚고 걸어 다닐 만큼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대학교에 다니며 보건·사회복지 분야에 학위를 받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신체 장애를 극복한 테일러의 사연은 그의 주변에 퍼지며 대학 친구들로부터 '영웅'으로 불리기도 한다

수술 후 신체 절반 마비에 한쪽 눈도 실명...그럼에도 희망 잃지 않아

라스무센 뇌염에 걸린 환아는 대부분 뇌의 절반을 분리해 내는 반구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당시 의료진은 테일러의 수술을 앞두고 걷지 못하게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몸의 절반은 신체 활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테일러는 수술 후 몸의 한쪽의 마비를 겪었고 왼쪽 눈은 완전히 실명됐다. 고작 12살에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수술이 끝났지만 나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 나는 반쯤의 뇌가 있고 한쪽의 눈이 있다"며 희망을 가졌다.

테일러의 극복 의지는 대단했지만 그가 겪은 병의 후유증은 만만하지 않았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간질 발작이 일어났고, 약물을 복용함에도 추후엔 내성이 강해져 10시간 동안 24번의 발작을 겪는 등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발작은 이 뇌염의 대표적 특징으로, 뇌의 통제되지 않은 전기적 장애로 빈번히 발생한다.

병의 증상이 계속됨에도 테일러는 물리치료와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재활에 힘썼다. 몇 년 새 회복에 큰 진전을 이뤘다.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된 테일러는 대학 생활을 무리 없이 하고 있으며 자신을 '영웅'이라고 불러주는 친구들과 원만한 교우 관계도 형성했다.

테일러는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가 하는 일이 좋은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노력해 왔다"며 "내 장애를 교훈 삼아 많은 사람들에게 포기는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라스무센 뇌염 전 세계적으로 1000만명 중 1~2명에게만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이며, 주로 10세 이하의 어린이에게서 나타난다.



박순혁 "공매도 특권 카르텔 해체, 윤 정권 명운 걸어야"


9일 금융선진화시민모임 등 용산 대통령실 앞서 집회…"내년 총선서 낙천낙선운동도 전개"

▲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선진화모임 주최로 2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공매도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 금융선진화모임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 금융당국은 국민 재산 보호라는 당연한 요구에 당장 화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난 국민의 분노가 정권을 심판하게 될 것이다."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박순혁 전 금양 홍보이사는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이사는 올해 초부터 금융시장의 불법 공매도 행태를 고발하면서, 금융민주화를 주장해 왔다.

특히 올들어 주식시장에서 국내 2차전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등의 불법 공매도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면서, 금융소비자를 중심으로 공매도 제도 개혁 요구가 커졌다. 이에 지난달 6일 금융당국은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를 전격 발표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박순혁 전 금양이사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금융선진화모임


 
박순혁 "공매도 개혁, 정부여당 시간 얼마 안 남아... 국민 심판할 것"

박 전 이사는 이날 금융선진화모임 등이 주최한 '공매도 개선제도 개인투자자 요구' 촉구집회에서 "정부의 공매도 제한조치에 불구하고, 특권 카르텔 세력은 금융당국의 봐주기 속에서 여전히 불법 편법 공매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복현 금감원장은 불법행위 결과를 지난달 말까지 발표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면서 "도대체 금감원장과 집권여당, 현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그는 되물었다.

박 전 이사는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는 것인 존재 이유"라며 "외국인과 가진 자들이 국민들의 재산을 불법적으로, 부당하고 비윤리적으로 강탈하고 있는데도 국가가 국민 재산을 지켜주지 않는다면 국가의 존재 이유가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4.19 혁명과 87년 6월 민주항쟁, 2017년 촛불혁명 등의 예를 들어가며, "현 정부와 집권여당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를 놓친다면, 과거 이승만 대통령부터 군부독재, 박근혜 정부의 비참한 길을 갈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이날 집회에 함께 참석한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도 "국민 심부름꾼인 정부와 정치권은 주권자인 국민의 말을 듣지 않으면 물러나야 한다"면서 "공매도 세력을 옹호하는 세력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 요구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 금융선진화모임


 
선대인 "내년 총선서 금융민주화 가로막는 세력에 철퇴 내려야"

선 소장은 이어 "내년 총선이 멀지 않았고, 주권자로서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여야 정당을 가리지 않고, 금융민주화를 가로막는 세력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금융개혁시민연대(가칭)를 꾸려서 시민들과 함께 주요 정당 후보를 상대로 낙천, 낙선운동도 벌일수 있다고 덧붙였다.
 

▲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선진화모임 주최로 2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공매도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 금융선진화모임


 

▲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선진화모임 주최로 2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공매도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 금융선진화모임


 
한편 이날 행사에는 약 2000여 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 등 일반 시민들이 참석했다. 자유발언대에 올라선 샤크라는 닉네임의 시민은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공매도 제도 개혁을 약속했다"면서 "집권 2년이 지났음에도 우리 미래 먹거리 산업인 2차전지 기업들의 공매도 금액만 6조 원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 제도 개혁이 공수표에 불과한 것이라는 증명하는 것"이라며 "윤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며, 내년 총선에 표로써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불공정한 주식시장, 개인투자자들은 분노한다", "정부여당, 금감원은 공정한 시장 개선에 앞장서라", "불법공매도 제도개선 즉각 시행하라" 등의 피켓과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멧돼지 천국이 된 밭... 귀농 5년차의 한숨


내 발목을 죄는 '3무농법'... 내년엔 제초제를 딱 한번 써볼까?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가을이 되면 '대체 올핸 뭔 농사를 지었나' 하는 한숨을 쉬곤 한다.
ⓒ unsplash


 
이른바 3무 농법이 나의 발목을 죄이고 있다. 나는 귀농하면서 작물에 농약을 치지 않고, 제초제를 뿌리지 않고,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농사를 지어야 한다고 스스로 강박해 놓았다. 벌써 수년째 봄 농사를 시작할 때는 야심찬 계획이 충만하지만, 가을이 되면 '대체 올핸 뭔 농사를 지었나' 하는 한숨을 쉬곤 한다. 올해 농사도 다르지 않았고, 내년에는 '제초제를 딱 한 번만 써 볼까?' 하는 유혹마저 들었다.
 
벼농사 5년째... 올해도 망쳤다

우선 벼농사를 망쳤다. 귀농한 지 5년차라 벼농사도 5년째 짓고 있다. 첫해는 땅의 일부만을 경작해서 쌀 한 말을 수확했고, 다음 해부터 지난해까 지는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쌀 한 가마씩을 수확했다. 그런데 올핸 쌀 반 가마도 수확할 수 없게 되었다. 밭농사뿐 아니라 논농사도 풀과의 전쟁이라는 것을 새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논농사는 5~6월에 모를 심고 나서 한달 이내에 피를 뽑아주어야 한다. 모를 심은 직후는 벼와 피의 구분이 키 차이로 명확해서 쉽게 찾아 뽑을 수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벼와 피의 키가 같아지면 둘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피 또한 벼와 마찬가지로 벼과라서 둘의 생김새나 줄기, 잎 모양이 아주 유사해서 내 실력으론 그 둘을 구분하기가 어렵다.
 
지난해는 벼를 심은 직후 우렁이를 넣어서 피를 억제했는데 올핸 우렁이를 사다 넣을 시기를 놓쳤다. 늦은 시기에 우렁이를 넣으면 오히려 우렁이가 벼를 갉아먹는다. 거기에 피를 뽑아야 할 시기에 기간제 일이 바빠서 주말에 시간을 낼 수 없었다. 피가 벼와 엉켜 자라면 벼의 양분을 갉아 먹어서 벼가 부실해지고 수확량도 줄고, 바람이 불었을 때 쉽게 넘어져 버린다. 

추석 전(前)주에 피의 이삭만을 대충 자르려고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논으로 갔는데 이건 논도 아니고 밭도 아니었다. 논의 절반 정도가 피와 벼가 뒤엉켜 바람에 쓰러져 있었다. 다급한 김에 피의 이삭을 잘라내고 벼는 몇 대씩 묶어 세웠지만, 이미 쓰러져 썩어가는 벼에서 건질 수 있는 건 없을 듯하다. 벼농사를 망친 원흉이 바로 피라서 모를 심을 때 제초제를 한 번만 뿌려줬어도 사실 이렇게 망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멧돼지가 휩쓸고 간 밭

벼만이 아니라 들깨와 고구마도 마찬가지로 망쳤다. 들깨 농사는 처참하다고 해야 할지 괜찮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올해 들깨 모종을 만들기 위해 모 이식 한 달 전에 모판을 서른 개 만들어 일일이 씨를 뿌려 싹을 틔웠다. 그런데 하필 가물었을 때 낚시를 하러 놀러 갔다 오면서 물을 제대로 주지 않아 심어야 할 시기 직전에 모두 말라 죽었다. 그래서 300평 큰 밭에 심는 것 자체를 포기하고 아예 밭을 놀렸다. 이건 농사가 잘 된 건지 안 된 것인지 표현하기도 어렵다. 암튼 들깨 농사로 수익 내는 건 포기했고 내 먹을 양만큼만 양파를 수확한 빈 자리에 한 50평 심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풀 관리를 하지 못해 제대로 자라나질 못했다.
 
지난주에 아내와 함께 고구마와 들깨를 수확하러 밭으로 갔다. 멀리서 봐도 밭인지 풀밭인지 묵힌 밭인지 구분이 안 갈 지경이라 밭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작물에 미안했다. 거기에 더해서 자연농 한답시고 제초제와 비료를 쓰지 않으니 밭은 지렁이와 굼벵이의 천국이었다. 멧돼지가 지렁이와 굼벵이를 좋아하다 보니 밭은 또한 멧돼지의 천국이 되었다. 온갖 극성을 부려 땅을 온통 헤집어 놓은 통에 부러지고 뽑히고, 풀에 눌려서 어디에 들깨가 있는지 하나씩 찾아내야 했다. 아내가 들깨를 베고 나는 들깨 벤자리의 풀들을 예초했다. 한 시간 일거리도 되지 않을 들깨를 베는 데 두어 시간이나 걸렸다. 
 

▲  농사를 망친 멧돼지.
ⓒ unsplash


 
들깨를 베고 나서 잠시 쉬다가 고구마를 캤다. 고구마는 멧돼지가 원체 좋아하는 작물이라 멧돼지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고구마밭 주변을 검은 부직포로 둘러놓았다. 멧돼지는 눈이 나쁘고 시야가 낮아서 부직포 너머에 있는 고구마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구마를 5월 초에 심고 나서 10월 중순이 되도록 한 번도 풀을 뽑아주거나 들여다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1미터가 넘는 풀들로 뒤덮여 있어 사람의 눈으로 봐도 고구마 밭인지도 알기 어려웠다.
 
우선 예초기로 1미터가 넘는 풀들을 '처삼촌 묘 벌초하듯' 제거했다. 그리고 고구마 줄기가 나타났을 때 다시 낫으로 줄기를 잘라냈다. 그 뒤에 갈퀴를 들고 풀들과 고구마 줄기를 걷어내니 고구마를 심을 때 덮어줬던 비닐이 나타났다. 고구마 모종은 처음 심을 때 그대로 자란 게 아니라 절반 정도는 죽었고, 절반만이 푸른 줄기를 뻗어내면서 근근이 살아남아 있었다. 내가 검은 비닐을 벗겨낸 뒤 아내가 호미를 들고 고구마를 캤다.
 
듬성듬성 자라준 고구마 줄기에서 빨간 고구마가 서너 개라도 나올 때는 환호성을 치며 무사히 살아 남아준 고구마 줄기에 감사했다. 어떤 줄기에서는 고구마가 하나도 나오지 않기도 했지만, 수확량은 사과 박스로 두 박스가 나왔다. 5월에 고구마 모종을 심을 당시 꿀 고구마 한 단과 호박고구마 한 단, 이렇게 두 단을 심었다. 여느 집이라면 아마 네다섯 박스를 수확했을 모종량 이지만 우리는 달랑 두 박스를 건졌다. 풀 한번 안 매주고, 물 한번 제대로 주지 않았는데 그래도 이게 어디냐면서 기특해 했다. 또 멧돼지 놈들이 나중에 저 검은 부직포 안에 고구마밭이 있는 걸 알았으면 얼마나 열 받을까를 얘기하며 아내와 둘이 깔깔 웃었다. 

유목농법으로 위안하지만

그리고 나서는 밤을 주우러 산으로 갔다. 산에는 밤이 지천이다. 작은 산밤부터 커다란 개량종까지 여기저기 널려 있는 밤을 한 박스 줍고, 좀 더 깊은 산으로 올라갔다. 거기에는 우리만 아는 감나무가 있어서 매년 감을 따다가 홍시로 먹고 감말랭이로 먹고, 곶감으로 먹는다. 올해, 비록 야심찬 계획 농사는 망쳤지만, 유목민처럼 돌아다니면서 수확하는 유목농법은 올해도 어김없이 나를 배부르게 해주었다. 이제 또 지난해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밤을 빼내고 새 밤으로 채우고, 지난해 얼려두었던 홍시를 끄집어내고 새로운 감으로 채우는 일이 반복되리라~
 
봄에 잡초가 올라올 때 바로 뽑아주면 좋지만, 그러하질 못하다 보니 한달에 한 번 몰아서 뽑자고 일정을 늦춘다. 주워들은 풍문은 있어서 왕겨나 톱밥을 덮어주어 풀을 억제하고 그것이 썩어가면서 퇴비가 되면 제초제도 안쓰고 화학비료를 주지 않으면서도 완전 유기농으로 풍성한 수확이 가능하다고 떠든다. 그래도 농사가 풀과의 전쟁이라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라 적어도 한 달에 한 번만은 김을 매주자고 다짐을 한다. 그리고 종묘사에서 파는 개량종자가 아닌 우리 고유의 다양한 종류의 토종종자를 심어서 폼나게 신토불이를 보여주리라 꿈을 꾼다. 시작은 언제나 그럴듯하다. 적어도 장마가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장마가 오면서부터 맘이 달라진다. 장마를 바라보면서 장마가 끝나면 바로 나가서 풀을 뽑아야지 하고 다짐하다가 장마가 끝난 뒤에 무성해진 풀을 보면서는 뽑는 건 포기하는 것으로 맘을 바꾼다. 대신에 언제 맑은날 예초라도 한번 해서 작물이 숨을 쉬게 해주고 한 달에 한 번은 예초를 해줘야지 하고 맘먹는다. 이마저도 주말에 바쁜 일정 한두 가지만 생기면 풀과 작물이 뒤엉켜 예초를 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결국 가을이 되어서 풀밭으로 변한 밭을 바라보면서 내년을 기약하게 된다. 역시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고 힘들고 돈도 안 된다는 한숨을 쉬면서 돈 주고 사 먹는 게 가장 좋다고 스스로 위로를 한다.



만병의 근원' 체내염증에 가장 나쁜 식습관 10가지


photoPixabay



만성이든 급성이든 누구나 염증을 경험한 적이 있을테다. 염증이란 간단히 말해 상처나 세균 감염에 대한 몸의 반응이다. 통증, 붓기, 열감 등을 수반한다. 이러한 염증은 우리 몸의 방어 작용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상처가 나거나 세균성 질환을 앓게 되면 면역계는 염증 세포를 해당 부위로 보내 치유를 시작한다.

겉보기에 상처나 감염이 없을 때 우리 몸이 이러한 신호를 지속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하면 만성 염증의 신호일 수 있다. 만성 염증은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과 같은 건강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 흡연, 질병, 과도한 알코올 소비, 그리고 나쁜 식습관과 같은 많은 요인들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행인 것은 건강한 식습관만으로도 체내염증을 상당부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선 절대 피해야 할 식습관을 확인해 스스로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

1) 설탕을 너무 많이 먹는다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염증이 증가할 수 있다. 첨가된 당, 특히 가공 식품과 음료에서 발견되는 당은 염증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당들은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성 메신저의 수치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론티어인이뮤놀로지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는 가공 설탕이 많이 함유된 식단이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건선,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염증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 야채 섭취가 부족하다

과도한 염증은 더 많은 과일과 채소를 식단에 포함해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식품군은 체내 염증을 현저하게 감소시킬 수 있는 항산화제와 항염증 화합물이 풍부하다. 한 과학적 연구는 염증을 줄이는 것과 함께 더 많은 농산물을 먹는 것이 면역 세포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하기도 했다.

3) 해산물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다

해산물, 특히 연어, 고등어, 정어리, 송어와 같은 지방이 많은 생선은 항염증 식단에 매우 유익하다. 이러한 종류의 생선은 오메가-3 지방산, 특히 EPA와 DHA가 풍부하다. 이들은 강력한 항염증 특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튀긴 생선이나 해산물을 먹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염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굽거나 찐 것을 먹도록 하자.

4) 패스트푸드를 너무 많이 먹는다

패스트푸드는 일반적으로 튀기고 가공한 음식이 많다. 셀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패스트푸드가 많은 식단은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면역 체계에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5) 신선한 고기보다 가공육을 더 많이 먹는다

베이컨,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은 신체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인 최종당화산물(AGEs)을 함유하고 있다. AGE는 환원당이 높은 열에서 단백질과 반응할 때 형성되며, 이들 화합물은 음식 맛을 좋게 만들 수 있지만 전체적인 건강에는 좋지 않을 수 있다.

6) 인공 감미료를 많이 사용한다

인공 감미료와 같은 설탕 대체물도 염증 반응과 관련이 있다.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에서 인공감미료를 섭취하면 장내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의 구성을 바꿀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항염증 화합물 배출을 돕는 '좋은 박테리아'의 양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꿀이나 메이플시럽을 대신 사용해보자.

7) 마가린으로 요리한다

많은 종류의 마가린에는 전신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트랜스 지방이 들어 있다. 한 과학적 연구는 트랜스 지방이 폐경 전 여성과 폐경 후 여성 모두에게 염증과 강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8) 흰 빵을 먹는다

흰 빵과 같이 고도로 가공된 탄수화물을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여러 가지 원치 않는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탄수화물에 설탕을 많이 첨가해서 먹으면 우리 몸의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는데, 우리 몸이 이 당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할 때 염증에 반응한다.

9) 늦은 시간에 밥을 먹는다

무엇을 먹느냐 뿐만 아니라 언제 먹느냐도 중요하다. 늦은 저녁 식사를 하거나 자기 전에 간식을 먹는 경우 염증이 증가할 수 있다. 우리의 CRP (염증과 다른 만성 질환의 자연적인 바이오마커)의 수준이 오후 5시 이후에 소비된 칼로리의 숫자에 따라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10) 붉은 고기를 너무 많이 먹는다

가공되지 않은 붉은 고기에서도 최종당화산물(AGE)이 있다. 너무 많은 AGE를 섭취하는 것은 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과 관련이 있으며 AGE가 가장 높은 식품 그룹 중 하나는 붉은 고기이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윤종신도 해외여행 갔다가 '날벼락'…'통증의 왕' 뭐길래


면역력 저하 겨울철 '대상포진' 주의해야

가수 윤종신. /사진=한경DB
몸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철에는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잠복해있던 바이러스의 활성화로 발병 위험성이 커질 수 있어서다. 얼마 전 가수 윤종신도 해외여행 중 대상포진에 걸려 고생 중인 근황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윤종신은 지난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생 첫 대상포진을 여행 중에 (걸렸다)"며 "해외에서 첫 병원 진료). (한국에) 돌아와서 또 약 처방. 아 고약하네 이놈"이라고 적었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피부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병을 말한다. 염증이 전신으로 퍼지는 등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해 '통증의 왕'이라고도 불린다.

수일 사이에 피부에 발진과 물집 형태의 병변이 나타나고 가려움증과 통증이 동반된다. 젊은 사람에서는 드물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개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6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발병한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 환자 또는 장기이식이나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 병적인 증상은 피부에 국한돼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서는 전신에 퍼져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대상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수포는 10∼14일 동안 변화하는데, 고름이 차면서 탁해지다가 딱지로 변하게 된다. 접촉 등에 의해 물집이 터지면 궤양이 형성될 수 있다. 2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생기면서 증상이 좋아진다. 피부의 병적인 증상이 좋아진 후에도 해당 부위가 계속 아프기도 한데, 이런 대상 포진성 통증은 노인 환자의 약 30%에서 나타나며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대상포진의 치료법으로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신경 주사, 수액 투여 등이 있다. 이는 바이러스의 복제 억제 및 확산 기간의 단축을 유도하고, 급성 통증의 기간, 신경 손상 정도 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의료진의 진단을 토대로 전신 또는 국소적인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 치료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신경 블록(신경에 약물 주입하는 치료)을 시행하는 것이 증상의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각종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치료가 늦으면 물집과 발진이 없어지더라도 2차 감염이 생기거나, 강한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지속되는 '대상포진 후 통증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 통증 증후군이 생기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불면증, 우울증이 생겨 일상생활은 물론 학업이나 생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아울러 피부의 병적인 증상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세균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이나 면역억제 환자의 경우 피부의 이상 증상이 모두 좋아져도 포진성 통증이 남는 경우가 흔하며, 면역기능이 정상인 환자의 경우에도 7.9%에서 포진성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는 경우에는 홍채염이나 각막염을 일으켜 실명할 수 있고, 바이러스가 뇌수막까지 침투하면 뇌수막염으로 번질 위험이 있다.

면역억제 환자에게서는 대상포진이 지각신경이 분포하는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의 피부에 나타나기도 하며, 뇌수막염이나 뇌염으로 진행하거나 간염이나 폐렴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바이러스는 잠복 상태로 몸속에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 다시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2020년 72만4000명, 2021년 72만5000명, 지난해 71만2000명이었다. 올해는 8월까지 51만명이 대상포진을 앓았다. 의료진들은 대상포진 예방백신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으므로 60세 이상의 성인에서 1회 접종을 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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