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이정윤 기자] “올해 든든한 안전혁신과 단단한 규제혁신으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했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디지털 기술 본격 적용, 촘촘한 안전망, 글로벌 협력, 단단한 혁신기반 마련 등 4가지 정도를 성과로 꼽고 싶습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최근 서울 종로 한 음식점에서 가진 식약처 출입 전문기자단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업무 자평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오 처장은 규제혁신과 관련 “지난해 이어 올해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진했다.”며 “신기술 신개념 제품 재발을 지원하고 인력 양성을 위해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지런히 달려온 한해지만 의약품 품질 이슈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지원체계 마련 필요성 등 앞으로도 해야 할 일들이 여전히 많다“며 내년에서도 혁신은 진행형임을 분명히했다.
오 처장은 GMP 적합판정 첫 취소 진행과 관련 ”엄중한 조치가 법제도 취지에 맞다고 판단했다“며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GMP를 더욱 철저히 준수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오 처장은 이날 의료용 마약류 관리, 규제 혁신, 국산신약 개발 지원 등 의약품 정책에 대해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올해 전반적인 업무 평가는.
=올해 식약처는 든든한 안전혁신과 단단한 규제혁신으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올해 마무리 하면서 돌아보니 크게 4개 정도의 의미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올해는 식의약 안전행정에 디지털기술이 본격 적용된 한해였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식의약 안전망을 촘촘히 한 해였다. 사회복지시설 급식관리지원센터를 확대하고 마약 재활을 위한 근거가 마련되고 청소년 중심 재활센터가 문을 열었다. 또 최초 발의된지 10년만에 ‘담배 유해성 관리법’이 제정되어 담배에 든 유해성분을 공개하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국제 협력 강화인데 FDA와 협력으로 내년도 AI 의료제품 관련 국제심포지움 개최 무엇보다 WHO 우수규제기관에 세계 최초로 식약처가 이름을 올린 것들이 우리나라 규제 역사에 큰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네 번째로 올 한해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진했다. 부지런히 달려온 한 해였지만 지속되는 식품, 의약품 품질 이슈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지원 체계 마련 필요성 등 식약처가 해야할 일들이 여전히 많다.
-원스트라이크 첫 사례가 나왔다. GMP 규정을 강화해도 위반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오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휴텍스제약은 GMP 적합판정 취소 제도 시행 이후 적용되는 첫 번째 사례다. 다소 시일이 소요되더라도 외부 법률 자문 및 전문가 회의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취소 범위(취소 대상 제형) 등을 정하고자 했다. 이번 엄중한 조치가 지난해 도입된 GMP 적합판정 취소 제도(일명 One-Strike Out제)의 취지에 맞다고 판단되며,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GMP를 더욱 철저히 준수하는 계기가될 것이라고 본다. 식약처 또한 의약품 GMP 제조업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보다 안전하고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이 제조·유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의료용 마약류 관리정책에 대한 견해는.
=내년 식약처 마약정책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감시 그리고 마약류 중독 재활 및 예방 교육의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는 의료쇼핑 방지나 중독 재활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이를 실행하는 첫해가 될 것이다. 우선 환자의 마약류 처방‧투약이력 확인을 의무화하고 업무정지에 따른 과징금 부과체계를 개선한다. 재활, 예방과 관련하여 현재 3개소인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를 내년에는 전국 17개소까지 확대‧설치하여 심리‧중독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24시간 전화상담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중독분야 전문가 인증제를 본격 도입하고, 예방 교육의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메타버스, 웹툰 등을 활용한 교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보급하겠다.
-식약처가 규제 안전보다 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많은 분들이 산업의 발전과 안전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식의약 산업의 발전은 제품의 경쟁력에 있고 그 경쟁력은 안전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과 산업의 발전은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친구라고 생각한다. 식약처는 규제혁신 100대 과제 그리고 규제혁신 2.0을 추진하는데 있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시대나 환경변화에 맞지 않고 국민이나 기업이 불편해하거나 부담이 되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음을 말씀드리고 싶다.
-규제혁신 2.0의 진행 상황과 자체 평가한다면.
=올해 추진하고 있는 규제혁신 2.0의 중심에는 현장이 있다. 규제혁신 2.0의 과제를 도출하기 위해 간담회, 현장방문 등을 100회 이상 개최하고 업계, 소비자, 관련 협회 등에 계신 분 1,000여분을 만났다.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혁신과제를 발굴했다면, 지금은 ‘규제혁신의 성공이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취임 이후 현장소통을 강조하며 현장방문 시리즈 등을 진행하고 있는데.
=네. 현장에는 문제도 있고 또 그 현장에 답도 있기 때문에 현장소통을 강조해 왔다. 특히 올해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규제혁신의 과제를 발굴하기 위하여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 진출한 기업, 연구자 등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또한 우리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안전을 보다 꼼꼼히 챙기기 위한 현장도 많이 다녔다. 지금까지 70곳 이상의 현장방문을 했으니 근무일 기준으로 3일에 한 번 정도는 현장을 방문하려고 애쓴 것 같다. 최근에는 e-라벨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동아ST를 방문했는데, 예전에 종이로 받던 고지서를 지금은 휴대폰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전자고지서로 받는 것처럼 e-라벨은 소비자의 가독성을 높이고 탄소저감화, 자원 절약을 위해 가야 할 정책방향임을 다시금 느끼고 왔다. 다만 디지털 기기 등 사용이 어려운 분들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가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계속 꼼꼼이 챙겨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제약바이오 CEO 워크샵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규제 속도를 높이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고민해 본다고 했는데.
-지난해 제약바이오 CEO 워크샵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올해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혁신의 길, 현장에서 듣는다’는 슬로건 하에 의약 업계 CEO, 관련 협‧단체 뿐 아니라 미국, 유럽 진출 기업 등 1,000여명이 넘는 분들을 만났고 100번이 넘는 간담회‧현장방문‧끝장토론 등을 진행하여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과제를 발굴한 것에 머물지 않고 규제 혁신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국민 생활의 불편과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
-국산신약 개발 지원의 일환으로 분산형 임상시험 도입을 요구하는 산업계 목소리가 있는데.
=최근 업계에서 분산형 임상시험(DCT)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식약처는 분산형 임상시험의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외국 규제기관, 업계, 학계 등과 소통하며 노력하고 있다. 분산형 임상시험 도입을 위해 비대면 진료․약배송 등 규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나 우선 현행 약사법내에서 가능한 요소부터 적용해 나갈 수 있도록, 전자동의 등 세부 지침을 통해 수행가능한 요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WLA 등재 이후 식약처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식약처는 세계 최초 WLA 등재를 계기로 국내 의약품의 주요 수출 국가를 대상으로 참조국 지위를 얻어 수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국제협력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식약처는 대한민국약전이 다른 나라의 참조약전이 되도록 하기 위해 PDG(약전토론그룹)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PDG 가입을 위해 대한민국약전의 정비 및 영문번역 용역사업을 연내 마무리하고 ‘24년에는 PDG 가입 신청서 제출, 파일럿 활동 수행 등 본격적인 PDG 가입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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