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기적의 신약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동물용 기생충약인 '펜벤다졸' 기억하십니까?
펜벤다졸은 지난 2019년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동물용 기생충약입니다.
소세포 폐암 4기였던 미국인 남성 조 디펜스가 펜벤다졸을 복용해 전신의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사재기가 벌어지면서 중고가격은 2~3배 가까이 치솟았고, 한국에서는 더 이상 펜벤다졸을 구할 방법이 없는 상태까지 이르렀습니다.
암 치료가 급한 사람들은 해외직구를 통해 대량으로 구매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암 말기 환자였던 코미디언 김철민씨가 펜벤다졸 복용 사실을 밝히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과연 있는 것일까요?
생체 내 항암효과 없어
면역억제 유도 확인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주홍구 교수 연구팀은 동물용 기생충약인 펜벤다졸의 생체 내 항암효과에 대한 연구내용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주홍구 교수팀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를 연구한 결과, 암세포를 이용한 시험관 실험( in vitro)과 마우스 종양모델을 이용한 생체 내 실험( in vivo)에서 서로 다른 항암효과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펜벤다졸이 우수한 항암효과를 보였으나 마우스 실험에서는 항암효과가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작용기전을 연구한 결과 펜벤다졸이 2형 대식세포와 면역억제 단백질을 증가시켜 오히려 면역억제를 유도했습니다.
반면 동물의 암치료에 사용되는 항암제인 CHOP은 우수한 항암효과를 보였습니다.
연구팀은 이는 암환자에 투여 했을 때 펜벤다졸이 암치료를 방해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주홍구 교수는 "사실 처음엔 당연히 펜벤다졸이 마우스 종양모델에서도 항암효과가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반복 실험에서도 항암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면역억제와 관련된 증거들이 나와 생체 내 실험 결과를 확신하게 됐다. 다만 펜벤다졸의 항암효과에 대한 연구는 시작 단계이고 다양한 종양모델과 작용기전 연구가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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