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에 치명적인 폐렴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국내 3대 사인(死因)으로 꼽힌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1년 폐렴으로 사망한 전체 사망자 수는 2만2812명으로 암(8만2688명), 심장질환(3만1569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하루평균 62.5명이 폐렴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이는 뇌졸중으로 대표되는 뇌혈관질환(2만2607명)보다 많은 수치다. 지난해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은 2만6710명으로 2017년(1만9378명) 대비 37%가량 늘었다.
김윤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인구 증가 및 의약품 발달로 오래 사는 사람이 늘면서 특히 노년층을 중심으로 폐렴이 중요한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폐렴의 주요 원인은 폐렴구균과 같은 세균이다. 증상은 발열, 오한,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하지만 염증으로 폐에 물이 차면서 고열과 가래를 동반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하면 숨을 쉴 때 통증을 느끼고 숨이 차게 된다. 건강한 성인은 폐렴에 걸리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경증인 경우 항생제 치료와 휴식만으로도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65세 이상의 고령이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심할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도 높다. 국내에서 폐렴에 의한 사망자 10명 중 9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알려져 있다. 또 고위험군인 임산부와 노인·소아는 폐렴에 걸리면 절반 이상은 입원 치료를 받는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고열이 있고 기침, 누런 가래가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 봐야 한다”며 “노인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폐렴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자꾸 졸린다면 혹시 폐렴이 아닐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패혈증으로 발전될 시 사망률↑
일반적으로 폐렴은 흉부X선 촬영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염증 모양과 범위, 합병증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기도 한다. 폐렴을 일으킨 원인균을 찾기 위해 객담 배양 검사와 혈액 및 소변에서 혈청 검사를 하기도 한다.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의 선택이 중요하지만, 많은 경우 원인균을 알 수 없고 원인균 배양 검사를 하더라도 균이 확인되기까지는 최소 3일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폐렴이 무서운 이유는 패혈증과 같은 중증 감염으로도 진행되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이 패혈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패혈증은 미생물 감염에 의해 주요 장기에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과 패혈성 쇼크의 경우 치명률이 각각 20~35%, 40~6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1958년생까지 예방 백신 무료 접종
폐렴 발생 위험을 줄이려면 면역력을 높이는 건강한 생활습관과 폐렴 예방백신 접종이 중요하다. 우선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평상시 감염되지 않도록 외부 활동 후 손을 깨끗이 씻거나, 규칙적이고 영양 있는 식사, 하루 6~8시간의 적당한 수면으로 면역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폐렴 예방 백신은 지금까지 밝혀진 90여 종류의 원인균 중 폐렴을 가장 잘 일으키는 13개(PCV13), 23개 폐렴구균 항원(PPSV23)을 가지고 있다. 13가 단백결합백신(PCV13)과 23가 다당류백신(PPSV23)을 순차적으로 접종하며 13가 백신은 1회 접종한다. 65세 이전에 23가 백신을 접종한 경우에는 피접종자의 상태에 따라 5년 이상의 간격을 두고 1~2회 23가 백신을 재접종한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올해는 1958년생까지 무료 접종 대상이다. 인플루엔자 백신과 동시 접종이 권고된다. 김윤석 교수는 “호흡기가 약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미만 만성질환자와 기저질환자도 고위험군에 속하는 만큼 폐렴 예방 백신 접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며 “생후 2개월부터 5세 미만의 모든 소아나 5세 이상의 고위험군 소아도 전문의와 상의해 폐렴 예방 백신 투여를 고려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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