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실시간 현황판] 감염멧돼지, 10일 2건(청송, 울진) 추가....11월 누적 18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실시간 현황판 두 번째('23.4~)/ASF 첫 확진 1,516일째
업데이트 '23.11.11 00:00/누적 확진 3,367건(사육돼지 38, 야생멧돼지 3329)
펜타닐 간이 시약기… 경찰청, 도입하기로
5000개 구매해 전국 배포 예정
경찰청이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전용 간이 시약기를 도입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복용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인 18~49세 사망 원인 1위는 펜타닐 과복용으로 인한 쇼크사다. 경찰의 시약기 도입은 한국에도 펜타닐 유입이 본격화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찰청은 이르면 다음 달 펜타닐 투약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소변용 간이 시약기 5000여 개를 구매해 전국 경찰서에 배포할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내에선 펜타닐 간이 시약기가 없기 때문에 해외에서 들여올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경찰의 간이 시약기로 잡아낼 수 있는 마약은 필로폰, 대마, 모르핀, 코카인, 엑스터시, 케타민 6종이다. 경찰은 펜타닐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맡기고 있다.
1959년 얀센에서 진통제로 개발한 펜타닐은 진통 효과가 모르핀의 200배, 헤로인의 10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만 복용해도 쇼크사할 수 있다. 미 마약단속국(
DEA)은 “연필로 찍어 끝에 묻어나는 정도”라고 표현한다. 내성과 의존성도 일반 마약보다 훨씬 강하다. 국내 젊은 층에선 ‘작대기’ 등 은어로 불리며 신종 마약처럼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텔레그램에선 펜타닐을 판다는 마약상도 있다. 본지 기자가 마약을 판매하는 텔레그램 방에 들어가 보니, 펜타닐 패치 수십여 장을 쌓은 사진을 올려두고 “패치 1장당 30만원씩에 판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마약상은 “텔레그램에서 펜타닐을 파는 건 아직까진 나밖에 없으니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며 “매진되기 전에 빨리 구매하시라”고 했다.
유방암 수술 후 림프 부종 위험, 사전에 알 수 있게 됐다
그래픽=양진경
유방암 환자가 수술 후 흔히 겪는 질병인 림프 부종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법이 개발됐다. 림프 부종은 심한 경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주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
서울 아산병원 전재용 · 성형외과 서현석 교수,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 연구팀은 림프액의 정상적인 순환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림프 동역학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유방암 수술 후에는 후에는 혹시 모를 전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암 주변의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절제 이후 림프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후유증으로 팔이 붓는 림프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실험 동물의 오른쪽 겨드랑이 부위 림프절을 절제해 수술로 림프절까지 절제한 유방암 환자들과 비슷한 조건을 만들었다. 이후 실험 동물의 왼쪽과 오른쪽 팔 림프관에 각각 조영제를 주입하고 흐름을 분석했다.
림프관은 작은 마디로 이루어져있는데 마디가 일정한 주기로 수축하며 림프액을 다음 마디로 이동시킨다. 이번에 개발된 ‘림프 동역학 검사법’은 형광 조영제가 림프관을 타고 움직이는 모습을 광학 측정 장비로 측정해 그래프로 나타내는 것이다.
연구 결과 모든 실험 동물의 정상적인 팔의 림프 흐름 신호는 그래프가 일정하게 나타났으나 림프절이 절제된 쪽의 흐름은 불규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처 지점과 멀리 떨어져있는 손목 부위에서 측정해도 동일한 특징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전재용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은데, ‘림프 동역학 검사법’이 임상 시험을 거쳐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되면 특별한 증상이 없는 림프액 순환 장애 초기 단계도 발견이 가능해 부종이 더 진행되는 것을 조기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에서 발간하는 ‘동맥경화, 혈전 및 혈관생물학((
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최근 호에 게재됐다.
담도암 사망률 세계 1위 한국…특히 이 하천의 민물고기 위험
한국은 세계에서 담도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소화기 관련 국제학술지인
'Gastro
Help
Advances'에 지난해 실린 논문(세계 담도암 발생과 사망률)에 따르면 한국 인구 10만명당 담도암 사망자가 11.6명으로 일본(7.4명), 체코(6명) 등보다 월등히 높다. 2022년 암 등록통계를 보면 5년 상대 생존율(일반인과 비교한 생존율)이 29%로 췌장암(15.2%) 다음으로 낮다. 폐(36.8%), 간(38.7%) 보다 좋지 않다. 담도암 또는 담관암은 매우 고약한 암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가장 확실한 위험 요인은 간흡충 감염이다. 이 기생충의 감염 비율이 가장 높은 민물고기가 사는 데는 어디일까.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경북 청송군의 용전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10일 '주간 건강과 질병' 보고서에 2022년 국내 자연산 민물고기 간흡충 감염도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질병청은 5~10월 간흡충 유행지역인 강원도(원주시 섬강, 철원군 토교 저수지), 경상남도(산청군 덕천강, 하동군 횡천강), 경상북도(안동시 길안천, 청송군 용전천), 전라남도(구례군 섬진강, 곡성군 섬진강), 전라북도(순창군 섬진강), 충청북도(영동군 영동천) 등 10개 지역을 조사했다.
간흡충 주요 숙주로 알려진 돌고기,참붕어 등 자연산 민물고기 36종 1069마리를 잡아서 간흡충의 피낭유충 감염률 등을 조사했다. 피낭유충은 두꺼운 주머니를 뒤집어쓴 유충 감염원을 말한다.
그랬더니 경북 청송군 용전천에서 잡은 민물고기 103마리 중 51마리( 50%)에서 피낭유충이 검출됐다. 그 다음으로 경북 안동시 길안천 49%, 강원도 철원군 토교저수지 18%, 강원도 원주시 섬강 11%, 경남 산청군 덕천강 7%로 나타났다. 이어 전남 곡성군 섬진강 6%, 충북 영동군 영동천 4%, 전남 구례군 섬진강 2%로 조사됐다.
경남 하동군 횡천강과 전북 순창군 섬진강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물고기 당 평균 간흡충 감염 정도를 분석했더니 안동의 길안천이 62.3개로 가장 많았다. 용전천(40.3), 토교 저수지(21.6), 덕천강(1.9) 순이었다. 이 외의 지역은 감염위험도가 1 이하였다.
민물고기 한 마리에서 간흡충 피낭유충이 최소 1개, 최대 1258개 검출됐다. 가장 많이 감염된 물고기는 돌고기이다. 한 마리에서 1258개가 나왔다. 몰개에서 962개, 돌마자에서 891개, 참붕어에서 592개, 납자루에서 267개가 나왔다. 나머지 감염된 어류 11종은 1마리당 피낭유충수가 30개 이하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돌고기는 철원군 토교 저수지를 제외한 9개의 강에서 채집되어 감염 정도를 확인하였다.
2021년보다 감염 위험도가 가장 많이 올라간 데는 청송군 용전천이다. 철원군 토교 저수지도 많이 올랐다. 산청군 덕천강은 줄었다.
질병청은 피낭유충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 경북 용전천 인근 주민들의 간흡충 감염률이 다른 지역의 평균보다 크게 높다고 밝혔다. 안동시 길안천이 지나는 길안면 주민의 감염률이 2021년 27.9%, 2022년 14.9%로 높은 편이다. 반면 강원도 철원군 토교 저수지 주변 주민이 거의 생식을 하지 않은 덕분에 인체 감염률이 매우 낮았다.
식품 매개 기생충 중 감염률이 가장 높은 게 간흡충이다. 질병청은 "간흡충에 감염되면 간담도의 확장, 담관 벽의비후 및 염증, 담관 상피세포의 증식, 담관 섬유화 등의 병리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고 담관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양식 송어 같은 양식 민물고기에는 간흡충이 없어 이 기생충 감염과 무관하다고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규택 교수는 “간흡충이 담도 내에 기생하면서 담도에 만성 염증을 일으켜 암으로 진행한다”며 "자연산 민물고기를 날로 먹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
정부, 주식 양도세 확 낮출 듯…대주주 기준, 10억→50억 검토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를 대폭 완화하기로 정책 방향을 결정했다. 매년 연말 보유 주식을 기준으로 ‘대주주’는 주식 양도세를 낸다. 연말 대주주가 쏟아내는 매물을 줄여 증시를 안정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주식 양도세 종목별 대주주 기준 금액 상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법상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1~4%) 이상인 투자자는 대주주로 분류된다. 대주주는 양도차익에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의 세금을 낸다.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7.42포인트(p)(0.72%) 하락한 2409.66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대주주 기준액을 얼마로 상향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50억원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기준은 과세가 도입된 2000년 당시 100억원이었다. 그러다 2013년 50억원으로 하향됐고, 2016년(25억원), 2018년(15억원) 등 점차 낮아지면서 10억원까지 이르렀다. 과거 기준(100억원)으로의 복원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기준을 다시 상향해 과세 대상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올해는 12월27일 보유액을 기준으로 주식 양도세를 정하는데 양도세를 피하려면 26일까지 종목당 주식 보유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이 때문에 연말이면 대규모 개인 순매도가 나오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지난해 대주주 확정일(12월 28일)을 하루 앞두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331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039억원의 개인 순매도가 나왔다. 주식 양도세를 부담하는 대상자가 많지는 않지만, 매도 유인을 줄여 주가를 부양하려는 목적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정부는 당장 올해 연말부터 상향된 대주주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나 액수 등을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대주주 기준을 바꾸는 건 시행령만 고치면 되는 만큼 기술적으로 보면 법 개정 없이 연내에 개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은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정한다. 정부와 대통령실이 직권으로 개편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매도 한시 금지를 추진한 것에 이어 주식 양도세 완화로 연말까지 증시를 부양하려는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주식 양도세 완화의 직접적인 세 혜택을 받는 건 자산이 많은 사람이다.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주식 양도세 기준 100억원 상향안에 대해 “고액 금융자산 보유자를 중심으로 한 세부담 완화로 형평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월 27일 페이스북에 올린 주식양도세 폐지 '한 줄 공약'.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기획재정부는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주식 양도세 과세 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함께 ‘부자 감세’라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면서 철회됐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양도소득세 폐지를 내걸기도 했다. 정부 입장에선 주식 양도세를 대폭 완화할 명분이 충분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국내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대개편은 이미 지난 대선과 인수위 국정과제로 국민께 약속드린 사안”이라며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퉁퉁 부은 팔·다리가 암 전조증상?
림프부종이 있는 사람은 림프부종이 없는 사람보다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림프부종이 있는 사람은 림프부종이 없는 사람보다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림프부종은 림프관이 손상돼 림프액이 세포 사이로 빠져나가 고이면서 팔이나 다리가 퉁퉁 붓는 질환이다. 림프부종은 림프절 제거 및 손상시키는 수술 방사선 등 암 치료가 주된 원인이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팀이 2002~2020년에 하지 림프부종 진단을 받은 4437명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림프부종이 있는 사람은 림프부종이 없는 사람보다 피부암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 그중에서 한쪽 다리에 림프부종이 있는 환자는 림프부종이 생긴 다리에 피부암이 생길 위험이 세 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림프부종이 피부암 중에서도 편평상피세포암의 위험인자라고 분석했다. 편평상피세포암은 표피의 각질 형성 세포에서 유래한 악성 종양이다. 연구를 주도한 아프사네 알라비 박사는 “림프부종이 있는 부위를 정기적으로 검사해 피부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메이요 클리닉 회보(
Mayo
Clinic
Proceedings)’에 최근 게재됐다.
혹 안 만져져도… 유두 ‘이렇게’ 되면 암 징후
미국 여성의 절반 이상이 유방 혹 말고는 다른 유방암 징후를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 여성의 절반 이상이 유방 혹 말고는 다른 유방암 징후를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종합암센터는 18세 이상 여성 1004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증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온라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유방암 징후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함몰 유두 또는 아래로 처진 유두가 유방암 징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여성은 31%, 유방 주름도 징후가 될 수 있음을 아는 여성은 39%였다. 유방 감각 이상과 유방 피부의 함몰·비후가 유방암 징후임을 알고 있는 여성은 각각 41%와 45%였다. 또 유두의 분비물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를 알고 있는 여성은 5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 애쉴리 파리저 감사실장은 “평소 자신의 유방 모양과 느낌을 잘 알아두었다가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내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에 주기적인 자가검진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자가검진법 1단계는 거울 앞에서 관찰하기다. 평상시 유방의 모양이나 윤곽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해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유두 함몰, 유두에 피가 섞인 분비물이 보이는 것도 유방암의 증상일 수 있다. 2단계는 서거나 앉아서 직접 촉진하기다. 검진하는 유방 쪽 팔을 들어 올리고 반대편 손을 이용해 유방 바깥쪽부터 안쪽으로 원을 그려가면서 멍울이나 덩어리를 확인한다. 3단계는 누워서 촉진하기다. 이때는 검사하는 쪽 어깨 밑에 수건을 접어 받친 후 팔을 올린 상태로 촉진하면 더 정밀한 검진을 할 수 있다.
이 결과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종합암센터에서 시행됐다.
혀에 '이 증상' 나타나면, 구강암 의심해야
구강암이 의심되는 출혈이 동반되는 궤양./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입안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 구강암이다. 하루 한 갑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10배나 높다. 담배에 음주까지 동반하면 구강암 발생률은 더 높아진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은재 교수는 "자신의 일상 습관이 구강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지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며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남성에서 구강암 발병이 월등이 많았는데 요즘은 여성에서도 발병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구강암은 총 406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6%를 차지했다.
구강암은 입 천장부터 잇몸, 볼 점막, 혀, 혀 밑바닥, 어금니 뒷부분, 턱뼈 혹은 입술, 구인두(혀의 후방부), 목과 연결되는 부위 등 입 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혀와 상악 및 하악을 포함한 잇몸, 볼 점막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구강암은 특정 부위에 생겨 없어지지 않고 계속 커지는 특징이 있으며,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흡연, 씹는 담배, 음주, 식습관과 영양결핍 등이 영향을 미치며,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면 약 15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구강 위생이 불량하거나 의치로 인한 지속적인 입안 자극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인유두종 바이러스, 매독, 구강의 점막화 섬유화증도 구강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최근 구강암 남녀 발생 비율이 2.7대1로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여성 흡연 및 음주 인구의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강암은 초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의심 증상을 알고 있어야 한다. 구강 내 백색을 띠는 백반증이나 붉은 반점, 구내염과 같은 염증성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병변의 범위가 크거나 출혈, 통증이 지속될 때 조직 검사 등의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주로 턱 아래의 림프절로 암이 전이되기 때문에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다. 따라서 목 부위에 종괴가 느껴지거나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 통증을 느낀다면 전문가 검진을 받아야 한다. 정은재 교수는 "구강암은 구내염이나 치주 질환과 유사하므로, 초기 발견이 간과될 수 있고 목의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잘 되는 위험한 암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강암이 육안으로 잘 보이는 경우는 이비인후과 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아도 확인이 가능하다. 병변이 진행돼 편도나 혀뿌리 쪽으로 진행되면 이비인후과 내시경과 영상검사 결과를 복합적으로 판단해 병변을 확인한다. 구강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입안 병변으로 의심되는 부위를 국소마취하에 조금 떼어내어 현미경으로 진단하는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3주 이상 아물지 않는 구강 내 병변, 특히 크기가 크거나 통증 및 출혈이 동반되는 병변은 반드시 조직 검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병변의 정확한 침윤 범위와 림프절 전이 여부, 폐 전이 등의 전신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
CT), 자기 공명 영상(
MRI),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PET) 등을 사용한다. 구강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특히 흡연으로 인한 암의 경우, 식도와 폐 등을 포함한 다른 기관에도 전이나 중복암이 발생할 수 있어 위내시경 검사나 추가적인 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구강암이 의심되는 지속적인 백반증./사진=서울대병원 제공
구강암의 치료법은 병기, 연령, 전신상태, 결손 범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일반적으로 조기 구강암의 완치율은 약 80% 정도로 높지만, 진행된 상태에서는 30%까지 떨어진다.
초기 구강암은 구강 내로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고 결손 부위가 크지 않아 추가적인 재건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정은재 교수는 "진행된 구강암의 경우 고려할 부분이 많은데, 보통 수술 단독 치료가 아닌 수술 후 방사선 치료 혹은 항암방사선 치료가 병합된다"며 "구강암이 진행되면 구강 내 다른 부위 혹은 구강 주위 구조를 침범해 수술로 제거하는 부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강 내 구조는 먹고 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술에 따른 이차적 기능 소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턱뼈 등 얼굴뼈를 함께 제거해야 하는 할 때는 얼굴 모양과도 직결되어 있어 적절한 재건이 필수다. 구강암 수술 후 재건은 팔, 다리, 등, 배 등 다양한 부위에서 필요한 피부, 근육, 골조직 등을 구강 내 필요한 부위에 이식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디지털 프로그램과 3D 프린팅 기술을 연동해 환자의 제거된 턱뼈, 얼굴뼈, 치아 등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으로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 개선을 돕고 있다.
금연, 음주 조절, 비타민 섭취… 예방에 도움
정은재 교수는 "생활개선을 통해 구강암을 예방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구강암 예방법은 금연, 음주 조절, 방사선 혹은 자외선 차단이다. 많은 연구에 의해 과일과 녹황색 채소, 비타민
A·C·E 등의 섭취가 구강암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혀졌다. 뜨겁거나 딱딱한 음식은 입안에 자극을 가할 수 있고,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해 날카로워진 구강 내 보철물로 인한 지속적인 손상, 구강 점막 부위에서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으로 전환되는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어, 이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과 개선도 필요하다. 정 교수는 "구강암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해 평소 입안 청결에 신경 쓰면서 흡연, 과도한 음주, 구강 내 만성자극을 피하고, 의심병변이 발생한 경우 빠르게 전문가의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해나 기자 lhn@chosun.com
방광에 생긴 감기?...하루 8번이상 소변 보면 '이 병' 의심
방광염, 초기 치료 안하면 만성으로 이어질 확률 있어
방광염은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겨울철에 흔하게 발병하는 병이다. 갑자기 소변이 마렵거나 빈뇨(자주 보는 것), 잔뇨감 증상이 지속될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직장인 A씨는 요즘 잦은 소변으로 걱정이 많다. 자다가도 화장실을 가고, 회사에서도 자주 화장실을 찾아 일상생활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결국 병원을 방문한 A씨는 소변검사를 통해 방광염 진단을 받았다.
방광염은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겨울철에 흔하게 발병하는 병이다. 갑자기 소변이 마렵거나 빈뇨(자주 보는 것), 잔뇨감 증상이 지속될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주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신체 구조상 방광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근육 기관으로, 빈 주머니처럼 생겼다. 위로는 신장에서 내려오는 요관이 연결되고 아래쪽으로는 요도가 연결된다.
방광염은 세균 감염으로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국내 방광염 환자 2011년 145만5390명에서 2021년 157만 3392명으로 10년 새 8% 증가했다.
방광염이 걸리면 방광 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각종 배뇨장애 증상들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은 하루 8회 이상의 소변을 보는 빈뇨 현상이다. 또한 △밤중에 소변이 급해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야간뇨 △소변 거품이 심해지고 소변 색이 탁해지는 현상 △피와 함께 소변이 섞여 나오는 혈뇨 △배뇨 후 소변이 남은 것처럼 느껴지는 잔뇨감 등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대전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김대경 교수는 "소변이 자주 마려운 빈뇨 증상이나 소변을 볼 때마다 요도가 따끔거리고, 배뇨 후에도 소변이 계속 남아 있는 듯한 잔뇨감, 배뇨통, 혈뇨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이 되면 기온이 낮아져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방광염 발병은 물론 재발도 빈번해진다. 또 낮은 온도로 인해 기능성 방광 부피가 감소하고, 여름과 달리 땀을 통한 수분 배출이 줄어들기에 유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방광의 수축 등 기관에 자극 빈도가 높아짐으로 세균이 증식할 확률과 염증이 발생할 확률도 함께 높아진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 발병하기 쉽다. 그 이유는 여성은 항문과 요도가 가깝고 요도 길이가 남성에 비해 짧아 세균이 방광 내로 퍼져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여성의 신체 구조 특성상 세균들이 많이 번식하는 항문과 질 입구가 요도와 밀접해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1년 방광염 환자는 157만명으로 그중 여성 환자는 91%(147만4633)명를 차지해 9%인 남성 환자보다 월등히 많다. 감염 외에도 △성관계로 인한 요도의 기계적인 손상 △소변을 너무 오래 참거나 꽉 끼는 바지 착용 △폐경 후 여성호르몬의 감소 등도 방광염 유발인자로 작용한다.
방광염은 정확한 진단과 항생제 치료가 조기에 이뤄져야 한다. 만약 초기 치료를 제때 받지 않으면 만성 방광염으로 이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방광염이 1년에 3회 이상 재발하는 경우를 만성 방광염이라 한다. 나아가 요로감염이나 신우신염 등으로 이행되는 사례가 있어 초기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일상생활에서 체온 유지, 적절한 운동 등으로 면역력을 높여주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소변을 오랜 시간 참는 습관도 좋지 않으니 바꾸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적당한 수분 섭취는 방광 내 세균을 적절한 간격으로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며 이외에도 "면역력 강화를 위해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방광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암 투병이 건네준 ‘가족의 위대함’ ‘사랑의 기적’
[난임전문의 조정현의 생식이야기]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처럼 브라카 유전자 같은 가족 위험인자를 갖고 있으면 난소암에 걸리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뉴시스] |
최근 몇 년 새 부인암 발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인암은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의 생식기에 발병하는 암을 일컫는다. 예전에는 50대 이후 주로 발병했지만 요즘은 결혼하지 않은 2030세대 여성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난소암은 말 그대로 난소에 생기는 암이다. 난소는 난자를 보관하는 곳간이자 여성 생식과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생식기관이다. 난소에 종양이 생기면 난자를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난소암이 생기는 큰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난소에서 매달 진행되는 배란,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갖고 있는 ‘브라카 유전자’ 같은 가족 위험인자, 그리고 난소에 생긴 자궁내막증이다. 일설에 따르면 ‘배란’이 난소암의 원인이라며 배란 횟수가 적을수록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고 하지만 사실인지는 의문이다. 마치 1970년대 남자의 정액이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자궁경부암의 99%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
HPV)가 발견돼서
HPV가 원인으로 꼽히듯이, 난소암도 앞으로 좀 더 디테일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본다.
유방암과 난소암은 유전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모계유전 즉 외할머니, 엄마, 이모 중에서 난소암이나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신경을 써야 한다. 보고에 따르면 유전자(
BRCA 1, 2) 검사에서 양성이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10배 이상 높아진다. 가족 중에 대장암, 자궁내막암, 직장암 병력이 있어도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암 치료와 임신
최근 필자를 찾아온 42세 여성이 있다. 그는 “15년 전 왼쪽 난소에서 8㎝짜리 자궁내막증을 복강경수술로 제거했는데, 이번에는 오른쪽 난소에 7㎝짜리 혹이 생겼다”며 난소를 잃고 싶지 않아서 수술 없이 해결할 방법을 상담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했다.
골반 초음파검사를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왼쪽 난소는 오래전 수술로 인해 난포가 보이지 않았고, 오른쪽 난소에는 매우 큰 혹이 있었다. 난소암 피검사 결과는 다행히 저위험군으로 나왔지만, 대학병원에서
CT 촬영한 영상 결과를 살펴보니 경계성 암(혹 내에 암세포 부위가 있을 수 있음)이었다. 이런 상태였지만 그는 임신을 간절하게 원했다. 난포를 더는 잃고 싶지 않기에 복강경수술을 하지 않겠다고 나에게 온 거였다.
의사로서 그와의 만남이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다. 필자는 이미 15년 전부터 자궁내막증의 혹을 가진 여성에 대해 비수술적 요법인 알코올경화술을 시술하던 터였다. 알코올경화술은 난소의 자궁내막증 부위에 긴 바늘을 넣어 안의 내용물을 흡입해 내고 생리식염수로 세척한 후 알코올을 주입해 종양 내벽의 상피세포를 경화하는 시술이다. 정말이지 그에게 딱 맞는 시술이 아닐 수 없었다. 알코올경화술을 하면 자궁내막증 혹이 반 이상 줄어들고, 이 질환이 일으키는 여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혹 밖에 붙어 있는 작은 원시 난포들을 보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알코올경화술을 두 차례 받은 그의 난소는 상태가 매우 좋아졌고 오른쪽 난소의 혹도 절반 이상 줄었다. 기적적으로 난소에서 보이지 않던 난포까지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난소도 살리고 난포도 만날 수 있게 돼서
IVF(시험관아기시술)를 준비할 수 있었다.
자궁에 생기는 암은 크게 자궁경부암(자궁하부)과 자궁체부암(자궁내막)이 있다. 자궁체부암은 발병 연령이 40~50대로 비교적 높지만, 자궁경부암은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져 30대 환자가 늘고 있다.
다음은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의 이야기다. 1980년대에는 ‘부인암’이라면 자궁경부암을 의미했다. 그때는 서울에서 빅5로 꼽히는 대형 병원 가운데 단 두 곳만 있었다. 강남성모병원은 없고 명동성모병원이 있던 시절이다. 자궁경부암 암세포가 자궁을 벗어나 골반 주위 임파선이나 옆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많았다. 전이 상태를 제대로 알려면 몇 주가 걸리기도 했다. 그 시절의 자궁경부암 제거 수술은 자궁 주위에까지 미치는 광범위한 대수술이었다. 수술 후에는 방사선 치료뿐만 아니라 수개월간 매달 한 번 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항암치료까지 받아야만 했다. 그러니 그 시절 여성에게 부인암은 여성성을 박탈당했다는 허탈감 정도가 아니라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적이고도 가혹한 병이었다.
그 시절(1970년대)에는 자궁경부암을
HPV라는 바이러스가 일으킨다는 사실이 정립되지 않았었다. 자궁경부암 발생 빈도를 역학 조사한 결과, 성교 대상이 많은 여성에게 주로 발병하고 수녀나 비구니는 전혀 걸리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대인 부부에게서 발생 빈도가 가장 낮았다. 이를 두고 유대인 남자가 받은 할례라는 포경수술이 여성의 자궁경부암 빈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정액 내 어떤 물질이 경부암을 일으킨다’는 가짜 뉴스(?)를 생산하기도 했다.
지금은 부인암뿐 아니라 대부분의 암이 완치가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말인데, 난임 전문의로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난소암이나 자궁암에 걸렸을 때 비혼여성이라고 해도 치료와 수술 전 가임력 보존 여부를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궁암 환자라도 출산 포기는 이른 선택이다. 자궁암의 경우 암 전 단계인 상피 내 종양인 경우 자궁경부의 일부만 잘라내는 자궁경부 원추 절제술을 할 수 있다. 자궁 내부로 침습이 됐다고 해도 암세포 침투 깊이가 3㎜ 미만인 1기 정도거나 암세포 크기가 2㎝를 넘지 않으면 자궁경부 원추 절제술만으로 완치될 수 있어 임신과 출산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자궁암은 완치가 가능하니 임신 가능성을 쉽게 포기해선 안 된다. [Gettyimage] |
심각한 자궁암 환자가 출산에 성공한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도 출산에 성공했다. ‘가임력 보존’을 위한 암 치료를 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젊은 여성이 부인암에 걸린 경우 자궁과 난소를 보호할 수 있는 약물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완치 후 임신을 원한다면
IVF를 받으면 된다.
문제는 젊은 유방암 환자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임신을 원하는 경우 의사는 일반적으로
IVF를 권하는데, 환자는 과배란으로 인한 여성호르몬 수치 상승을 걱정하며
IVF를 두려워한다.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자칫 수술 후에도 남아 있는 유방암 세포를 더 키울 수 있어서다.
암 투병이 일깨운 가족의 위대함
젊은 유방암 환자는 과배란 주사를 맞지 않는 자연 배란주기 시험관시술이나 레트로졸(유방암 치료제)을 사용하는 저자극 배란 유도 시험관 시술을 하게 된다. 레트로졸은 원래 유방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먹는 예방약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난임병원에서는 배란유도제로도 처방한다. 항(抗)에스트로겐제로 여성호르몬 중에서 가장 강력한 호르몬인 에스트라다이올(
E2)의 생성 마지막 단계를 억압함으로써
E2 분비량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레트로졸을 복용하면
E2 분비량이 낮아져서 뇌하수체에
E2가 낮다는 정보를 보내게 되고, 결과적으로 뇌하수체에서 난포자극호르몬(
FSH) 분비량이 늘어나 난포를 발달시킨다. 유방암 병력이 있는 여성에게는 저자극요법 시험관 시술을 하면서 레트로졸을 배란유도제로 처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암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친 여성의
IVF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은 암 투병을 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자식을 낳고 싶어졌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난임 전문의를 찾는다. 투병 생활을 하며 가족의 위대함과 사랑의 기적을 느껴서가 아닌가 싶다.
조정현
● 연세대 의대 졸업
● 영동제일병원 부원장. 미즈메디 강남 원장.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
● 現 사랑아이여성의원 원장
남자만의 병 아니었다…술·담배 즐기던 여성에 급증한 '이 암'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보다 약 10배 높다. 또 술·담배를 동반할 경우 발생률은 더 높아진다. 따라서 평소 자신의 일상생활 습관이 구강암을 유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구강암은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남성에서 월등히 많이 발생했으나 요즘은 여성에서도 발병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은재 교수의 도움말로 구강암을 들여다본다.
구강 내 출혈을 동반한 궤양은 구강암으로 의심할 수 있다. /사진=서울대병원
한 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커져
구강암은 입천장부터 잇몸, 볼 점막, 혀, 혀 밑바닥, 어금니 뒷부분, 턱뼈 또는 입술, 구인두(혀의 후방부), 목과 연결되는 부위 등 입 안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악성 종양이다. 이 중에서도 혀와 상악(위턱) 및 하악(아랫턱)을 포함한 잇몸, 볼 점막 등에서 구강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지난해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구강암 발생 건수는 총 4064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6%를 차지했다.
구강암은 특정 부위에 생겨 없어지지 않고 계속 커지는 게 특징이다. 유전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 흡연, 씹는 담배, 음주, 식습관과 영양 결핍 등이 영향을 미친다.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면 약 15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구강 위생이 불량하거나 의치로 인한 지속적인 자극이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매독, 구강의 점막화 섬유화증도 구강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최근 구강암의 남녀 발생 비율이 2.7대 1로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여성 흡연·음주 인구의 증가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강암은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의심 증상을 알고 있는 게 도움 된다. 구강 내 하얀색을 띠는 백반증, 붉은 반점, 구내염 같은 염증성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병변 범위가 넓거나 출혈·통증이 지속된다면 조직 검사 같은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주로 턱 아래의 림프샘으로 암이 전이돼 목에 혹이 만져질 수 있다. 따라서 목 부위에 종괴가 느껴지거나 음식을 삼킬 때 이물감·통증을 느낀다면 전문가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구강암은 구내염, 잇몸 질환과 비슷해 일찍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다. 목의 림프샘 등으로 전이가 잘 되는 위험한 암이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구강암이 의심되는 지속적인 백반증. /사진=서울대병원
입속 병변, 3주 이상 아물지 않으면 조직 검사 必
구강암이 맨눈으로 잘 보이는 경우는 이비인후과 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아도 확인이 가능하다. 병변이 진행되어 편도나 혀뿌리 쪽으로 진행되면 이비인후과 내시경과 영상 검사 결과를 복합적으로 판단해 병변을 확인한다.
구강암을 진단하려면 입안 병변으로 의심되는 부위를 국소마취한 후 조금 떼어내 현미경으로 진단하는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3주 이상 아물지 않는 구강 내 병변, 특히 크기가 크거나 통증·출혈이 동반되는 병변은 반드시 조직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병변의 정확한 침윤 범위, 림프절 전이 여부, 폐 전이 등의 전신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컴퓨터 단층 촬영 검사(CT), 자기 공명 영상(MRI),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등을 사용한다. 구강암으로 진단된 환자 가운데 흡연으로 인한 암의 경우, 식도·폐 등을 포함한 다른 기관에도 전이나 중복암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땐 위내시경 검사, 추가 영상 검사도 필요하다.
구강암의 치료 방법은 병기, 연령, 전신 상태, 결손 범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수술적 치료가 먼저 고려된다. 일반적으로 조기 구강암의 완치율은 80% 정도로 높지만, 진행된 상태에서는 30%까지 떨어진다. 초기 구강암은 구강 내로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고 결손 부위가 크지 않아 추가적인 재건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진행된 구강암의 경우에는 고려할 부분이 많은데, 보통 수술만 하지 않고 수술 후 방사선 치료나 항암 방사선 치료를 병합한다. 구강암이 진행되면 구강 내 다른 부위 혹은 구강 주위 구조를 침범해 수술로 없애는 부위가 광범위해질 수 있다.
디지털 프로그램과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광범위한 구강암 수술 후 턱뼈를 정교하게 재건한 모습./사진=서울대병원
3D 프린팅 기술 접목해 원래 뼈·치아 재현
구강 내 구조는 먹고 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수술에 따른 이차적 기능 소실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턱뼈 등의 얼굴뼈를 함께 제거해야 하는 할 때는 얼굴 모양과도 직결되므로 적절한 재건이 필수적이다.
구강암 수술 후 재건은 팔·다리·등·배 등 다양한 부위에서 필요한 피부·근육·골조직 등을 구강 내 필요한 부위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프로그램과 3D 프린팅 기술을 연동해 환자의 제거된 턱뼈·얼굴뼈·치아 등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으로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 개선을 돕고 있다.
생활 습관이 구강암과 연관이 깊다는 연구 결과는 개인의 생활개선을 통해 구강암을 예방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함을 시사한다. 효과적인 구강암 예방법은 금연, 음주 조절, 방사선 혹은 자외선 차단 등이 있다. 많은 연구에서 과일과 녹황색 채소, 비타민 A·C·E 등의 섭취가 구강암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뜨겁거나 딱딱한 음식도 구강 내 자극이 가해질 수 있고, 잘 맞지 않는 틀니나 오래 사용해 날카로워진 구강 내 보철물의 지속적인 손상, 구강 점막 부위에서 발생한 상처가 구강암으로 전환되는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주기적인 검진과 개선도 필요하다.
여느 암처럼 구강암도 초기 암과 이미 진행된 암의 치료 방법·결과의 차이가 크다. 초기 암은 치료가 간단하고 완치율이 높으며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다. 반면 진행된 암은 치료가 복잡하며 완치율도 낮고 다양한 기능 저하가 동반돼 삶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구강암의 조기 발견, 예방을 위해 평소 입안 청결에 신경을 쓰면서 흡연, 과도한 음주, 구강 내 만성자극을 피하고, 의심 병변이 있으면 빨리 진료받아야 한다.
암 생존자에게도 꾸준한 ‘운동’이 중요한 이유
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신체활동량이 줄어들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최대 43%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김현창‧이호규 연세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구팀(이혁희 강사)은 암 생존자 15만433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이미지투데이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6~2020년 5년간 발생한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1.5%로,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상대생존율은 암 환자의 생존율과 일반인의 기대생존율을 비교한 것으로 일반인과 비교해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을 말한다.
실제로 1993~2020년 암을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2021년 12월31일까지 생사가 확인된 암 생존자는 388만3929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암 생존자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히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전략도 강조되고 있다. 앞선 연구를 통해 암 생존자는 일반인 대비 심혈관질환‧심부전‧뇌졸중 발생 위험이 각각 37%, 52%, 22% 더 높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암 생존자의 신체활동량 변화와 심혈관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11~2013년 암 진단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진단 전후로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암 생존자 15만 433명을 조사‧분석했다.
그 결과, 암 진단전 신체활동량과 관계없이 진단후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암 생존자의 심혈관질환 발병위험이 감소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암 진단전 신체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진단후 일반적인 신체활동량을 유지하거나 충분한 신체활동량(주당 150분 이상 중강도 신체활동 혹은 75분 이상 고강도 신체활동)을 충족할 경우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약 20% 감소했다.
그러나 암 진단전 일반적인 신체활동량을 유지하다 진단후 활동을 멈추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최대 43% 증가했다.
김현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암 생존자의 신체활동량 변화에 따른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조사한 국내 첫 연구라는데 의의가 있다”며 “암 생존자들은 가급적 활동량을 줄이지 않고 가능하면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뜨거운 국물·탕 요리 당겨도… 자주 먹으면 '이 병' 위험
뜨거운 국물 요리를 자주 먹으면 고혈압, 위암, 식도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날씨가 추워지면서 몸을 녹이기 위해 뜨거운 국물이나 탕 요리를 찾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과도한 섭취는 줄이는 게 좋다.
과도한 국물 섭취는 혈압을 높일 수 있다. 대부분 국물 요리는 나트륨 함량이 높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면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올라가 삼투압 현상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세포 수분이 혈액으로 빠져나오고 혈액량이 증가하면 혈압이 상승한다. 특히 추운 날에는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높아지기 쉽다. 이 상태에서 나트륨까지 과다 섭취할 경우 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더욱 커진다. 위 건강에도 나쁘다. 과도한 나트륨이 위 점막을 손상시키면 염증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이는 위산을 줄이고 헬리코박터균 침입이 쉬워지도록 하는 원인이 돼, 위암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하체 부종도 유발한다. 나트륨이 필요 이상으로 쌓이게 되어도 체내 수분 배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인체의 70%를 차지하는 수분은 정맥을 통해 영양소와 산소를 운반하는데,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세포 내에 수분이 축적돼 부종이 유발된다. 특히 하체는 중력에 의해 혈액이 몰리는 부위다 보니, 다른 부위에 비해 쉽게 붓는다.
뜨거운 국물은 식도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식도는 보호막이 없어서 외부 자극에 의해 쉽게 손상된다. 간혹 뜨거운 국물을 삼키면서 식도가 화상을 입고,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음식을 뜨겁게 먹는 습관이 이어지면 계속되는 식도 자극으로 염증이 생겼다 낫기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는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서 암세포로 바뀔 위험을 키운다. 실제로 이란 연구팀에 따르면 60도 이상 뜨거운 차를 하루에 700mL 이상 마시는 사람은 60도 이하의 차를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90% 높았다. 뜨거운 차를 만든 지 2분이 되기 전에 마시는 사람 역시 식도암 발병률이 높았다.
한편 뜨거운 음식을 먹고 난 뒤 곧바로 차가운 음식을 먹는 습관도 삼가야 한다. 입안의 급격한 온도 변화로 치아 부피가 늘어났다 줄면서 치아 표면에 미세한 금이 생길 수 있다. 치아에 금이 생기면 시림,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주사를 맞은 후 눌러야 할까요, 문질러야 할까요?
주사는 근육에 맞는 근육주사, 혈관에 맞는 혈관주사, 피하 지방층에 맞는 피하주사로 나뉩니다. '엉덩이'에 맞는 근육주사는 주로 진통제나 소염제 계열인데요. 대부분 근육에서 골고루 퍼지는 게 유리한 주사제로 나옵니다. 따라서 엉덩이 근육에 주사한 후 가볍게 문지르면 주사액이 더 골고루, 빨리 퍼지는 데 효과적인 데다, 근육에 약물이 뭉친 부위가 풀어져 통증이 빠르게 사라집니다.
하지만 같은 근육주사인데도 독감 백신, 코로나19 백신처럼 '팔'에 맞는 주사 땐 문지르지 않는 게 좋다는 견해가 더 많습니다. 약물이 근막 밖으로 새 나가 접종 부위에 통증·부종·발적 등을 심하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액을 맞거나 피를 뽑는 등 혈관을 찌르는 주사를 맞은 후엔 문지르지 말고 1분 이상 꾹 눌러 지혈해야 합니다. 혈관 주사는 혈관에 구멍을 내 혈관이 손상당하는데요. 가만히 놔두면 주변의 혈소판이 몰려들어 혈관에 난 구멍을 메꿉니다. 이 부위를 문지르면 혈소판이 달라붙는 과정을 방해하고, 혈액이 주변 조직으로 새 나가 피부에 시퍼렇게 멍이 들거나 피부가 부을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배에 맞는 인슐린 주사는 피하주사입니다. 배·허벅지에 맞는 피하주사를 맞은 후엔 절대 문지르면 안 됩니다. 인슐린 주사액은 혈당을 떨어뜨리는데, 주사 맞은 부위를 문지르면 인슐린이 빠르게 퍼지고 흡수돼 혈당이 너무 빨리 떨어지고 결국 저혈당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항생제 반응을 보기 위해 팔에 맞는 주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생제를 맞기 전 환자에게 과민반응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목적의 이 주사는 약물을 넣어 피부를 부풀리는데, 피부가 부풀거나 빨개지는 정도를 보고 항생제 과민반응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부위를 손으로 문지르면 약물이 새 나가거나 빨개져 진단 정확도를 떨어뜨리므로 문지르거나 누르지 말고 가만히 놔둬야 합니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도움말=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