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최근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국내 의료현실을 반영한 간외담관암의 치료 표준을 제시하는 임상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주목된다.
간외담관암은 간에서 분비된 담즙을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통로에 생기는 암으로, 초기에 특이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고, 간외담관이 다른 장기들에 둘러싸인 위치상 예후가 좋지 않은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인구 고령화로 인해 발병률도 증가 추세이며, 서양에서는 드물고 아시아인에 호발하는 암이라서 연구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근거중심의학을 적용하기 매우 어려운 질환이다. 즉 국내 실정에 맞는 진료가이드라인이 없었던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간담췌외과학회를 주축으로 대한췌장담도학회, 대한복부영상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대한방사선종양학회, 대한병리학회, 대한핵의학회 총 7개 학회가 힘을 모아 다학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가이드라인 제정위원장인 박준성 교수(연세의대)는 “간외담관암은 다른 부위의 담관암과 달리 진단과 치료가 쉽지 않아 임상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있다”며 “수술적 절제와 항암 치료에 있어서도 의료기관마다 편차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이드라인은 간외담관암 진단과 치료에 대한 최신의 정확한 정보제공과 진료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제작하게 됐다“며 ”치료자의 관점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전국 어디에서나 표준화된 근거 중심 의학을 바탕으로 동일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박상재 전 이사장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를 통합하고, 증거에 기반한 진료를 제안함으로써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간외담관암 진료에 매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실제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간외 담관암' 진단부터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치료과정이 총 망라돼 있다. 특히 7개학회가 힘을 합쳐 중요한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됐으며, 향후 연구과제들 또한 도출됨으로써 학문적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인프라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7개 학회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진단과 치료의 표준이 널리 채택돼 간외담관암 환자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 등 국민 건강관리 개선에 기여하고, 한정된 보건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을 최종적인 목표로 제시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 이명아 위원장은 "담관암의 경우 진단과 치료, 수술, 수술 후 항암이나 방사선치료 등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과가 혼자서만 치료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그만큼 일선 의사들이 환자들을 보기엔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다학제적인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국내에서 담도암 선두주자로서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진 이사장도 "임상에서 환자를 만나는 많은 의료진에게 가이드라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임상 연구에서도 주요 지침으로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이 담관암 치료와 연구에 있어 세계적 선두에 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완성된 가이드라인은 한국간담췌외과학회 공식 학술지인 'Annals of Hepato-Biliary-Pancreatic Surgery'에 올 12월 게재될 예정이며, 학회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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