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호스피스·완화의료가 그간 암환자 중심의 적용을 넘어 모든 질환으로 확대를 노린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립중인 제2차 건강보험종합계획에도 관련 내용이 담기는 것에 기대감을 밝혔다.
제15차 아시아태평양 호스피스·완화의료 학술대회(15th Asia Pacific Hospice Palliative Care Conference(APHC 2023) 기념 기자간담회가 5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됐다.
‘새로운 시대의 완화의료의 지평확대’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학술대회인 만큼, 학회 임원들은 호스피스·완화의료 분야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는 것과, 대한민국의 말기 환자 돌봄이 한 단계 성장하는 것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암환자 중심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제도가 만들어져 온 한국에서 비암성질환의 말기 환자 돌봄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가 확대되는 것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대균 기획위원장은 “최근에는 암 환자가 아닌 환자들의 생애말기 돌봄에 관심이 많았다”며 “기존 암관리법이나 연명의료결정법 등을 종합하면, 우리나라 완화의료는 암환자에 적합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암성 말기환자는 암 환자와 달리 1~2년 이상 생존하는 특성이 있기에 지역사회에서 이것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일차의료가 부족하고, 전국에 39개인 가정호스피스팀이 비암성 말기환자의 완화의료를 감당하기도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건강보험 2차 종합계획을 수립하는데 수 많은 학회가 참여하고 조언도 이어가고 있어, 이를 통해 향후 5년간의 비암성질환 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사회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 의사 조력자살에는 “해결책 아니다” 강조
APHC 임원들은 최근 의사 조력자살 존엄사를 허용하는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지난 2022년 6월 안규백 의원이 발의한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에는 '조력존엄사'를 허용하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개정안에서 사용한 '조력존엄사'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의사조력자살'이다.
이에 대해 에딘 함자 APHC 회장(사진 맨 오른쪽)은 “암 환자 말기 과정에 있는 환자들은 고통이 극심할 수있 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불안이라든지 스트레스를 느낀다”며 “완화의료가 도움줄 수 있는 영역이 있다. 고통을 완화하고 아픈환자들이 사회와 다시 연결되도록 하는데 있어서 완화의료가 취하는 역할은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는 의사조력 자살을 해결책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며 “이런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홍영선 대회장도 “의사조력 자살이나 안락사를 시행하는 나라에서 말기환자관련 문제가 없어지는건 아니다”라며 “경제적 소모가 줄어들 것으로 주장하는데, 실제로는 돈 아끼는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에서 1년에 자살 예방 위해 쓴 예산이 74억”이라며 “이것도 연 30%씩 증가시킨다. 한편에서는 자살 예방위해 쓰고 자살하는 법을 만들기 위해 합법화하는거는 웃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경희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은 “원론적으로 학회는 의사조력 자살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국민 설문조사 결과도 60퍼센트 이상 국민은 의사 조력자살보다는 생애돌봄 유지를 우선적으로 한 이후에 그걸 사후에 논의할 문제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 15년만에 한국 개최...27개국 1300명 연구자 참여
이번 학술대회는 ‘새로운 시대의 완화의료의 지평확대’(Expanding Horizons of Palliative Care in the New Era)라는 주제로 총 535편의 초록을 접수 받아 최종 487편의 초록을 채택 , Oral과 Poster 발표를 통해 호스피스 완화의학 분야의 최신 지견을 공유한다.
또한 2005년 한국에서 개최된 이후 18년 만에 한국에서의 개최로 큰 의미를 지니며, 일본, 중국, 호주, 대만, 싱가폴 등 27개국에서 약 1,3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참석하여 호스피스완화의료 분야의 최신 지식과 경륜을 공유하고, 저명한 연구자들을 비롯하여, 사회봉사자들과 일반참석자들까지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의미 있는 학술대회이다.
APHC 2023 조직위원회 홍영선 대회장은 "APHC 2023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시작이다.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을 넘어 세계적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지평이 더욱 확대되길 희망한다"라고 했다.
이경희 조직위원장(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은 “이번 APHC 2023 학회를 통해 호스피스·완화의료 분야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라며, 대한민국의 말기 환자 돌봄이 한 단계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하였다.
최윤선 부조직위원장은 “최근 WHO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를 메인스트림 의료에 어떻게 통합시킬까가 제일 큰 화두”라며 “일부 소수만 완화의료 제공하지만, 어떤면에선 커뮤니티로 가는 고령화 노령화에 대비해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계기가 되는 학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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