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해외여행 등에서 광견병을 주의할 것을 강조했다.
‘세계 공수병의 날’ 뿐 아니라 6일간 긴 추석 연휴 동안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이 많은 만큼 위험성을 인지하고 주의해야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제17회 세계 공수병의 날(9월 28일)’을 맞이해 감염병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한편, 공수병(광견병) 위험 국가로 해외여행 시 예방수칙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공수병은 공수병 바이러스(Lyssavirus rabies)에 의한 감염병으로 사람에겐 공수병, 동물에는 광견병이라 지칭된다.
‘세계 공수병의 날’은 미국에 본부를 둔 GARC(Global Alliance for Rabies Control)가 주관하는 기념일로, 공수병 백신을 개발한 루이 파스퇴르의 기일인 9월 28일을 세계 공수병의 날로 지정해 2007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세계 공수병의 날은 공수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관련 분야 종사자, 조직, 이해관계자를 단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수병은 공수병 바이러스(Lassavirus rabies) 감염에 의해 뇌염, 신경 증상 등 중추신경계 이상을 일으키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사망에 이르게 된다.
WHO에 따르면, 주로 떠돌이 개, 너구리, 오소리, 여우 등 야생동물에 물렸을 경우 감염되며, 특히 99% 이상이 광견병에 걸린 개로부터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05년 이후 공수병 환자 발생은 없으며, 동물에서도 2014년 이후 광견병 환축 발생 보고는 없으나, 북한과 접한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는 너구리 등 야생동물에서 감염이 의심되므로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150개 이상의 국가에서 수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중 95%가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발생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시에라리온,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국가 여행 시에는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하며, 필요시 공수병 예방접종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영미 청장은 “세계 공수병의 날의 궁극적인 목표가 공수병에 대한 인식 제고와 예방법을 알리는 것인 만큼 기념일을 맞이해 국민들이 예방수칙을 준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수병 예방수칙은 △야생동물 및 유기동물 접촉 피하기 △모르는 개가 다가올 경우 큰 소리를 내는 등 자극하지 않기 △공격당할 시 가방이나 옷 등으로 신체 접근을 최대한 막고 고개를 숙여 목과 귀를 보호하기 △물림이나 할큄 등 물리적 접촉 시, 즉시 비누로 흐르는 물에 15분간 씻고, 의료기관을 방문해 백신접종 등 의료적 처치 받기 등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공수병은 치명률이 매우 높으며, 국외에서는 아직까지도 발생이 많은 만큼 해외여행 시 주의사항을 잘 지켜서 건강하고 안전한 여행이 되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추석을 병원에서 보내는 분들을 위해
저는 명절 연휴 중 하루는 꼭 병원에서 지내려 합니다. 그때는 다른 때보다 더욱 특별한 만남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 명절을 나시는 암 환자 중에는, 자신의 옆을 지키는 보호자에게 “당신이라도 가서 차례지내라”며 집으로 보내고 침대에서 혼자 우두커니 천장만 바라보거나 휴대폰만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평일에는 만날 수 없었던 지방 멀리에 사는 가족이 방문해 상기된 얼굴로 침대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분들도 계십니다.
- 김태은 교수가 명절에 작업한 꽃 그림.
저는 그런 날 환자 휴게실에서 작은 미술치료를 열곤 합니다. 명절에 병원을 찾은 가족들 환자들 모두 어우러져서 알록달록 색을 칠하고 조물조물 찰흙을 주무르면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거든요.
“매년 이 시간이면 허리가 끊어지게 음식 만들고 설거지하고 차타고 이동하는데, 이렇게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있는 날이 다 있네” “다른 건 다 좋은데 참 나는 LA 갈비를 참 좋아하는데 그거 못 먹는 거 아쉽네”로 시작해, “어디 마트에서는 명절마다 LA 갈비 세일을 한다” “양념에는 키위를 넣어야 한다” “아니다 배만 넣으면 된다” 등 각자의 살림 팁 전수의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평생 서울에 살다가 충청도로 시집을 갔는데 글쎄 차례 지내는 게 어쩜 그리도 다른지” “나는 제주도 살다가 서울로 시집왔는데 나도 놀랐어” 등 명절이기 때문일까요? 묻지도 않은 고향 이야기와 부모님 이야기로 또 금세 화제가 전환됩니다.
명절 동안 조금은 썰렁한 병원에서 모인 우리들은 평소보다 조금 더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빨래터에 모인 아낙같이 혹은 소꿉놀이를 하는 동네 아이들처럼 별것 아닌 것에도 다정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런 날 미술작업의 주제는 ‘나의 손에 휴가 주기’입니다. 이 주제는 내가 암에 걸려서 명절에 가족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수고한 나의 손에게 휴가를 준다는 의미입니다. 암으로 인한 수동적인 상황이 아닌 능동적 상황으로 전환시키는 것이죠.
환자분들의 작업 이야기를 해볼까요? 어떤 분은 ‘휴가 갑니다’라는 편지를 제출하는 손을 그리기도 하고, 어떤 분은 명절에 꿈도 못 꾸는 빨간색 매니큐어를 바른 손을 그리기도 합니다. 또 어떤 분은 손가락 열 개에 모두 큰 보석이 박힌 반지를 그려 넣어서 휴게실에 모인 모든 분들과 한참을 웃었던 기억도 납니다.
다 함께 휴가를 받은 손으로 꽃을 그리고 색을 칠하다 보면 참 행복합니다. 전이나 나물을 만드는 게 아니라 예쁜 꽃을 그린다니요! 미술이란 이처럼 삶의 짧은 순간에 미소를 짓게 하고 마음에 환기를 주니 감사합니다.
휴게실에서 이뤄진 짧은 미술치료를 마칠 때 저는 참여하신 모든 분의 손에 향이 좋은 핸드크림을 발라드립니다. 천연 오일로 손톱을 칠해드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많은 분들이 “호강한다”며 좋아하십니다. 평소라면 기름 냄새가 났을 내 손에서 꽃향기가 나기 때문이겠죠.
병원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행복을 발견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환자들끼리 우정을 쌓고, 가족의 사랑을 깨닫습니다. 눈물, 웃음, 절망, 희망, 소망 등 병원은 무엇보다 사람들의 간절하고 소중한 감정이 오가는 공간입니다.
이번 명절에 여러분이 머무시는 그 병원 공간에도 웃음과 희망이 샘솟길 바랍니다. 병원에서 치료 받는 시간, 잠시 쉬어가는 시간, 자신에게 휴가를 허락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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