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박사의 <Rainer Mountain> 41.1X53.0cm Acrylic on canvas 2020
방사선과 출신의 H박사는 직경 14cm 간암 수술을 한 뒤에 2개월 만에 폐로 전이됐습니다. 간암의 사이즈도 너무 컸고, 전이도 빨랐습니다. 6개월 살겠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웬걸 H박사는 5년을 무사히 넘기고 그 뒤로도 건강했습니다. 그는 ‘무책이 상책’이라는 말을 남겼는데, 병원에서 하는 기본 치료 말고는 한 게 없다는 말입니다. 평소에 꾸준히 먹어온 홍삼과 매일 먹던 비타민도 암에 걸리고 나서는 딱 끊었습니다. 녹용 같은 한약은 일절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정신적으로도 분노와 적개심을 갖고 암과 싸우다 보면 평정심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오래 참으면서 잘 지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암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관리해야 할 병으로 삼고 건강히 살면서 꾸준히 지켜보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습니다. 전적으로 암 치료 매뉴얼만을 따른 치료였지요. 암 치료에 있어서는 무엇인가를 ‘더’ 하는 것보다 ‘덜’ 하는 게 힘들 수 있는데 의지력으로 억제했습니다.
이에 반해 K박사는 보완통합의학의 도움도 받으면서 투병했습니다. 투병을 하면서도 주치의 일을 계속했고, 암과 투병하는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강의를 하는 등 활발하게 생활했습니다. K박사는 암 환자로서는 매우 독특한 경우였습니다. 그는 26세, 51세, 65세 세 번에 걸쳐 암에 걸렸습니다. 그 부위도 매우 컸습니다. 수술로 정면 돌파는 하면서, 불필요한 조직을 최소한으로 절제하고, 주변 조직도 알맞게 절제했습니다.
수술을 할 땐 보통 퍼져 있을 암세포를 감안해 수술 부위를 조금 넓게 잡기도 하고, 장기가 없어서 생기는 불편을 고려해 최소화하기도 합니다. 대장암, 십이지장암, 간암 이렇게 세 번에 걸친 수술을 하다 보니 그의 몸에는 ‘최소한의 장기’만 남았습니다. K박사의 치료에서 특이한 점은 항암제를 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6세인 1957년에 첫 번째 수술을 받았는데, 엄청난 대수술이었습니다. 이때는 항암 치료가 없었습니다. 두 번째 십이지장 수술 후에는 체력이 너무 떨어져서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없었고, 세 번째 간암 수술 후에는 본인의 의지로 거부했습니다. 화학요법은 사람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데, 본인은 화학요법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내린 판단이었습니다. 암 치료에 있어서 환자가 그런 판단을 할 수 있게끔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 K박사의 주장입니다.
보통 성공적으로 투병한 사람들의 수기가 알려지면 그 다음은 따라 하기 열풍이 붑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사람에게 잘 맞았다고 해서 나에게도 잘 맞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투병에는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습니다. 성격의 특수성, 암의 경과, 신앙 유무, 가족과의 관계, 의료진과의 관계, 환자의 의학 지식, 심리 상태, 치료 중 순간순간의 선택이 투병에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그것을 간과한 채 누군가에게 옳은 것이 자신에게도 적용되리라고 착각하는 것이죠.
환자와 가족은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얻고, 직접 발로 뛰어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만의 투병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누구도 같은 상태인 경우는 없습니다. 고부간의 갈등만 해결돼도 몸이 덜 아픈 사람이 있고, 식습관만 고쳐도 더 건강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K박사가 강도 높은 운동, 웃음과 농담을 즐기는 여유, 육식 채식 가리지 않고 넉넉한 양의 식사를 하며 암을 이겨나갔다면, 그것은 그만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그는 고기도 잘 먹었고 일부러 식사를 충분히 잘 했는데, 이는 흡수할 수 있는 장기가 적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H박사의 의지는 일반인은 흉내 못할 그만의 강인한 정신력에서 나온 겁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맞추려 하다 보면 제대로 따라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부디 자신만의 원칙을 바르게 잘 세우고 암을 관리하길 바랍니다.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암 치료 매뉴얼을 들라고 한다면, 첫째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암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는가, 둘째 의학적 처치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적정하게 순간순간 이뤄지고 있는가, 셋째 가족 간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가, 넷째 환자의 마음 상태가 감사와 사랑을 느끼며 평온한가, 다섯째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보충하고 있는가, 여섯째 목적이 있는 건전한 삶을 이어가는가, 일곱째 신앙으로 힘을 얻는가, 여덟째 주변에 믿을 만한 의사가 있어서 가족과 함께 투병해주는가,
아홉째 불필요한 통증으로부터 자유로운가, 열 번째 보람 있게 시간을 쓰고 있는가. 이렇게 열 가지 항목을 늘 생각하고 틈틈이 체크하는 것입니다.
이 모두를 염두에 두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게 투병의 실체입니다. 이왕이면 간결하고 지키기 쉽게, 치료 과정에 따라 융통성 있게! 이것이 올바른 투병의 길입니다. 항상 여러분을 축복하고, 사랑합니다.
/이병욱 드림
자유게시판,폐암환우들과 그 가족의 모임 : 네이버 카페 (naver.com)
중국 박쥐 박사 "또 다른 코로나19 발생 위험 높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발생할 수도
박쥐 바이러스 권위자는 또다른 코로나19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중국 박쥐 바이러스 전문가가 향후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바이러스 학자 중 한 명이며, '박쥐 여인'으로도 알려진 시정리는 앞으로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가 24일 보도했다.
박쥐에서 인간으로 옮겨가는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시 박사는 최근 동료들과 함께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앞으로 또 다른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같은 또 다른 질병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박사와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고위험 코로나바이러스 20종을 확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미 2003년 중국 본토와 홍콩을 중심으로 전 세계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초래한 바이러스의 유출 장소라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한 우한 바이러스학 연구소 소속이기도 한 시 박사와 연구팀은 총 40종의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파급 위험을 평가했다. 그중 절반이 '매우 위험'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중 6종은 이미 인간을 감염시키는 질병을 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3종은 질병을 일으키거나 다른 동물 종을 감염시켰다는 증거가 있다. 연구는 "향후 다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SMCP는 "이번 연구는 인구, 유전적 다양성, 숙주종 및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질병인 인수공통전염병의 이전 병력을 포함한 바이러스 특성 분석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해당 논문은 지난 7월 영문 학술지 이머징 마이크로브스 앤드 인펙션스(
Emerging
Microbes &
Infections)에 게재되었다. 최근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논문이 이렇게 뒤늦게 화제가 된 이유에 대해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한 과학자는
SCMP에 "이는 부분적으로 연구가 중국어로 작성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지만, 중국의 코로나 제로 정책이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꾼 뒤 (중국 정부가) 이 주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중국 정부가 또 다른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성에 대해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내 가장 유명한 바이러스 전문가 중 한 명인 시정리 박사 [사진=바이두]
윤은숙 yes960219@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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