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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출산 줄어들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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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7 2021/12/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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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1/4 사라졌다, 범인은 이것 고환암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돼


통계청은 최근 올해 한국 인구가 5175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9만 명 줄면서 인구 감소가 시작됐고, 40년 후인 2060년엔 인구가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각) 독일 노동 인구가 2023년께 정점에 도달한 뒤 2020년대 말까지 최대 500만 명 감소할 것으로 경제학자들이 예상한다고 전했다.

산업화한 국가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출산율 저하가 사회경제적·문화적 요인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요인 때문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화학물질 사용이 늘면서 남성 정자의 질이 떨어지는 등 불임이 확산한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과 호주·영국 등 국제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리뷰 내분비학'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 산업화한 지역에서는 인구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의 출산율 저하가 발생했다"며 "이러한 감소에는 생물학적 요인이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절반으로 떨어진 합계 출산율
합계출산율 변화. 현재 인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여성 1인이 평균 2.1명의 아기를 낳아야 하지만 유럽이나 미국, 일본의 경우 합계출산율이 2.1을 밑돌고 있다. 한국은 합계 출산율이 0.84로 훨씬 낮다. [자료: Nature Reviews Endocrinology]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도 전체 인구는 78억 명으로 사상 최대지만, 세계 평균 합계 출산율은 19504.7명에서 20172.4명으로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한 사람이 가임 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데, 한국은 0.84명에 그치고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는 산업화한 지역에서 인간의 생식(生殖) 건강이 악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데이터를 자세히 제시했다.
우선 자연 유산의 증가다. 덴마크의 경우 자연 유산 비율이 1978~797.5%에서 200010.7%로 늘었다. 2015~2017년에는 9.1%로 줄었지만, 이는 임상 관행의 변경으로 일부 자연 유산 여성이 병원으로 이송되지 않아 유산으로 등록되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했다.

출산 연령 높아지면서 난임 증가
[자료제공=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덴마크에서는 1931년에서 1965년 사이 전체 쌍둥이 출산은 22%가 줄었는데 비해 이란성 쌍둥이 출산은 29%나 줄었다. 자연적 이란성 쌍둥이의 출산이 줄어든 것은 이중 배란과 수정의 빈도가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최근 태어나는 쌍둥이는 체외수정 등 의학적 도움을 받은 출산(MAR)이 많아 과거 통계와 비교가 곤란하다. 현재 덴마크에서는 전체 신생아의 10% 정도가 MAR 을 통해 태어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출산하는 부부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출산이 가능한 기간도 짧아지지만, 난임 비율 역시 높아지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남성의 정자는 운동성이 감소하고, 여성 난자는 배란 빈도가 감소하고 질도 떨어지기 때문에 임신이 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정액 속의 정자의 숫자도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 반세기 동안 유럽과 미국에서 정자 농도가 감소했다는 1992년 보고 이후 여전히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최근 연구에서도 정자 수 감소 경향은 나타나고 있다.
서구 남성의 평균 정자 농도는 1973~2011년 사이 평균 52.4% 감소했고, 연평균 1.4%씩 줄고 있다는 것이다.

1940년대 덴마크 남성들의 정자 농도는 중앙값이 mL6000만 개 이상이었는데, 2000년경에 실시된 조사에서는 4500만개에 불과했다.
보통 정자 농도가 mL당 약 4000만 개 미만이면 주어진 생리 주기에서 임신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오늘날 관찰되는 수준이라면 상당수의 젊은 남성이 정자가 적어 임신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불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또 비만이나 흡연, 장시간 앉아서 생활하는 것도 정자의 질 저하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환암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돼

고환암도 문제다. 덴마크의 고환 생식 세포 암 발병률은 1943년과 2010년 사이에 3배로 증가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연간 7만4500건의 고환암 사례가 나타나는데, 2010년에서 2035년 사이에 32%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연구팀은 "고환암의 증가 뒤에 환경의 영향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덴마크 등의 경우 출산율 저하가 피임약이 도입되기 전인 1900년부터 시작돼 1930년대에 이미 여성 1인당 2자녀 수준이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덴마크 여성의 '자연 수태율' 감소가 출산율 감소보다 훨씬 더 두드러진다는 점을 들어 생물학적 요인의 영향이 있음을 강조했다. 자연 수태율은 전체 출생에 유도 낙태 숫자를 더하고, 의학 보조 출산(MAR) 숫자를 뺀 값이다.

환경호르몬이 생식 장애 원인일 수도
산부인과 신생아실 [연합뉴스]

연구팀은 이러한 자연 수태율 감소 등 생식 건강 문제가 화석 연료에서 직·간접적으로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증가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1800년대 중반 이후 가속화된 산업혁명으로 화석연료 소비가 20세기 들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화석연료를 원료로 한 플라스틱과 살충제·의약품·화장품·의류 등 합성 화학물질의 사용도 늘었다는 것이다.

합계 출산율에 따른 인구 변화. 합계출산율이 2.1을 유지할 때는 3세대 이후에도 인구가 그대로 유지되지만, 합계출산율이 0.8일 경우는 3세대 후에는 인구가 현재의 10분 1 이하로 줄게 된다는 설명이다. [자료: Nature Reviews Endocrinology]

연구팀은 "화학물질 가운데 일부는 내분비 교란 물질(환경호르몬)이고, 이것이 남성 생식 장애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오염과 정자의 질을 연관시킨 중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율을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인류학·인구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분야와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자가 협력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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