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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은 순하다, 이 방심에 이 지경 됐다"…유럽 봉쇄 초비상게시글 내용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 중인 유럽에서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전면 봉쇄(록다운) 조치가 시작됐다. 이르면 수 주 내 오미크론이 유럽 내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거란 전망 속에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오미크론 변이로 유발된 5차 유행이 다가오고 있기에 불가피한 선택을 하게 됐다”며 “네덜란드는 내일(19일)부터 다시 봉쇄에 들어간다”고 공식 발표했다. 크리스마스를 약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유럽 국가 중에선 처음으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봉쇄 회귀를 선언한 것이다.
네덜란드는 우선 내달 14일까지 바, 레스토랑, 비필수 상점, 영화관, 체육관이 문을 닫는다. 크리스마스 이후엔 가정에 초대할 수 있는 인원도 기존 4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다. 인구 약 1717만 명의 네덜란드에선 최근 하루 1만~2만 명 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방역 당국은 연말까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를 추월해 자국 우세종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영국에서도 18일 보고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9만 명을 돌파하며 보리스 존슨 총리가 크리스마스 이후 2주간 ‘서킷 브레이커’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매체 더타임스가 전했다. 서킷 브레이커는 업무 목적을 제외한 실내 만남을 금지하고 펍과 레스토랑은 2주 동안 야외 서비스만 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 봉쇄 조치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부 장관은 19일 BBC와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이전 봉쇄 조치 도입을 배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선 그것을 보장할 수 없다”며 “지금 시점엔 모든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 등 영국 정부 고문 과학자들은 “지금 당장 추가 제한 조치를 도입하지 않으면 일일 확진자 수는 이달 말까지 60만에서 200만 사이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수도 런던은 ‘중대 사건’(major incident)을 선포하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오미크론은 이제 런던의 주요 변이로 도시 전역의 응급 서비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입원율도 오르고 있지만, 병원 직원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의 부담을 촉발한 요인으론 앞서 오미크론 발견 초기 때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는 사실에 방심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 국립보건원(NIH) 원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매우 전염력이 강하다. 매일 수십만 명, 어쩌면 100만 명의 확진자가 새로 생길지 모른다”며 “증상이 세지 않아도 사람들은 병원에 몰리는데, 병원들은 이미 델타 변이 감염자들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호테즈 미 베일러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많은 의료 인력도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며 “그들이 심각하게 앓지 않아도 의료 인력에는 공백이 생기게 된다. 이는 다시 방역 시스템의 과부하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4일 언론 브리핑에서 “많은 사람이 오미크론 변이를 약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우리는 이제 이 바이러스의 위협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편, WHO에 따르면 현재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확인된 국가는 18일 기준 최소 89개국으로 늘어났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빠르게 확진자가 늘어나 전체 확진자는 1.5~3일에 두 배씩 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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