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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조사 사실상 마비…감염 경로 추적할 인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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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36 2021/12/1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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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망내 관리비율’ 1140%→현재 24.7%로
역학조사 인력 부족해 예상못한 확진자 속출
거리두기 16일로는 확산세 꺾기 어렵다 전망도
신규 확진자수가 이틀 연속 7천명대를 기록하고 위중증 환자도 800명대 중반으로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는 등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9일 서울 각 지역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줄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위 사진부터 서울광장, 마포구 서강대역 앞, 송파구 올림픽공원 선별진료소. 김명진 기자, 윤운식 선임기자, 연합뉴스

하루 6천~7천명대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계속되자 정부가 18일부터 16일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다.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통해 국민 전반의 면역력을 끌어올릴 동안 시간을 벌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방역·의료 전문가들은 사실상 마비된 역학조사 기능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현재의 확산세를 잡지 못할 거라고 지적한다.

지난 16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을 발표하며 “현재의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비상대책의 시행이 필요하다. 유행이 악화되는 경우 12월 중 약 1만 명, 내년 1월 중에는 최대 2만 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으며, 유행이 지속되는 경우 12월에는 1600~1800명, 나아가 1900명까지 위중증 환자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역 상황이 한계치에 이르렀음을 설명하던 정 본부장은 “역학조사 인력도 부족하며 방역망 내의 관리비율이 20%대로 낮아졌다”며 코로나19 감염 추적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추적 시스템은 실제 케이(K) 방역의 큰 축이었다. 한국은 ‘3T’(검사·추적·치료) 전략을 방역의 핵심으로 꼽아왔는데 일상 회복 이후 세 축중 하나인 ‘추적’이 급격하게 무너졌다. 방역 당국이 발표한 위험도 평가자료를 보면 일상 회복이 시작됐던 11월 1주(1031일∼11월6일) ‘방역망 내 관리비율’이 40%였으나 12월 3주(1212일∼15일) 24.7%로 떨어졌다. 방역망 내 관리비율은 전체 확진자 가운데 자가격리 중 코로나19 검사로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의 비중을 의미한다. 확진자가 방역망 밖에 있었다는 것은 ‘방역 당국이 감염 가능성을 미리 인지하지 못한 감염자’라는 뜻으로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위험을 경고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격리 중이 아닌 일상생활 중에 확진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확산세는 커질 수밖에 없다. 확진자가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방역 내 관리비율이 떨어진 이유는 역시 인력 부족이다. 일상 회복 이전보다 확진자가 4배 넘게 늘었지만, 역학조사관은 충원되지 않았다. 정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10515명이었던 역학조사관(질병관리청 119명, 지방자치단체 396명)은 11514명으로 되레 한명 줄었다.

전문가들은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느슨해진 방역관리망을 좁히고, 감염자 추적을 강화하지 않고서는 현재의 확산세를 누그러뜨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윤철 서울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지금 상황이 급박해서 단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한다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수 없다”며 “확진자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결국 (감염환자와) 접촉자 추적 관리를 강화해야 하고, 접촉자 관리 없이는 다시 일상 회복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료관리학) 역시 “역학조사 인력을 더 늘리지 않고 보건소 업무부담은 늘어나면서 보건소의 역학조사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라며 “때문에 정부가 내놓은 방역대책도 감염이 확산하는 경로를 모르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유행을 얼마나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확진자가 빠르게 늘면서 역학조사 인원이 제한돼 추적관리에 한계가 있다”며 “역학조사를 보강할 수 있도록 인력을 보강하고, 지방자치단체 여건에 따라서 추가 지원을 하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실시를 하루 앞둔 17일에도 확진자 증가추세는 계속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7435명이라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는 551551명이다. 전날(7622명)보다는 187명 줄었다고 하나, 지난주 금요일(발표일 기준 목요일) 7022명을 기준으로 하면 여전히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971명으로 잇따라 1천명에 육박했고, 사망자는 73명이 나왔다.

일단 백신 추가접종에는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오전 11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 3차접종을 받은 인구가 1천만480명으로 집계돼 1천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인구의 19.5%에 해당한다. 60살 이상 인구 기준으로는 51.2%가 3차접종을 마쳐 고령층 인구의 절반 이상이 추가접종을 완료했다.

18일부터 새로운 방역조치가 시작되면서 언제 다시 일상 회복을 시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16일만으론 확산세를 꺾기 힘들거란 전망이 나온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건국대 정은옥 교수팀)는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단계(4단계)를 기준(감염재생산지수 0.77)으로 계산하면 2주 뒤에도 확진자 수가 5061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위중증 환자도 1147명으로 현재 보다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짧은 시간 안에 일상 회복을 다시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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