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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예측 실패…말기암 환자 병상, 코로나에 내줘야 할 수도게시글 내용
병상 고갈에 의협 "기존 중환자 내보내야 할지도"
방역당국 "1~2주 내 안정 안 되면 의료적 조정"6일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 평택시 박애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이 한 환자의 병상을 옮기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800명대를 넘어섰다. 중환자 병상 고갈 상태가 이어지다보니 11월 이후 병상 대기 중 사망자가 29명에 이른다. 앞으로 더 상황이 악화되면 말기암 환자 등 생존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다른 중환자들이 자리를 비워 주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왔다. 잔인하지만 피치 못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해도 위중증 환자와 치명률만큼은 통제할 수 있다던 방역당국의 예측이 빗나간 데 따른 것이다.
의협 '중환자실 효율화 필요성' 제기
대한의사협회는 8일 서울 용산 임시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중환자 병실 우선배정 기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주제발표에 나선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대량 재난이 발생했을 땐 '최고의 치료'보다 '최적의 치료'가 중요하다"며 "전쟁 때와 같은 병상의 효율성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코로나19 중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이들을 병원에서 치료하기 위해 회생가능성이 떨어지는 기존의 중환자에 대해서는 치료를 중단하고 집에 돌려보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홍 교수는 구체적으로 '예측 생존율 20% 미만'을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심장, 폐, 간 등의 말기장기부전 △중증외상·화상 △대량 뇌출혈·중증 치매 등 심각한 뇌기능 장애 △말기암 등을 그 대상으로 꼽았다.
물론 강제로 치료가 중단되거나 입원이 거부될 경우 중환자 본인과 가족의 반발은 물론, 생존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누가 어떻게 하느냐 등의 문제를 두고 심각한 윤리적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다. 어느 누구도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라 이날 토론회 역시 이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쪽에 가까웠다.
정부의 예측 실패가 낳은 결과 ... 2주 후 중환자실 포화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진 근본적 원인은 방역당국의 예측 실패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당초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해 병상을 확보했으나 지금은 2~2.5%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확진 뒤 중증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이렇게 높을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달 1일 343명이었던 위중증 환자는 이날 0시 기준 840명이 됐다. 5주 동안 매주 100명씩 늘어난 꼴이다. 현재 위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은 수도권 125개, 비수도권 142개 병상뿐인데, 이대로라면 남아 있는 병상도 2주 뒤면 한계에 도달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중환자를 받기 위해 생존 확률이 낮은 기존 중환자에게서 산소호흡기를 떼어 내야만 하는 잔혹한 상황은, 지금으로서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게 됐다. 실제 방역당국은 이날 "확진자가 1만 명 이상으로 늘어나면 중환자실이 한계에 봉착해 상당히 많은 '의료적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중환자 수를 1~2주 안에 줄여야 한다"거나 "특단의 조치 발동 시점 검토하겠다" 같은 절박한 표현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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