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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COVID-19) 중환자실 병상 부족 문제 해결책으로 꺼내든 재택치료에 대해 "경증·무증상 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의 전문가들은 재택규모가 근본적으로 위중증 환자 규모를 키우는 조치라고 판단한다. 재택치료 조치 이후에는 하루 사망자가 최대 100명까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재택치료자는 1만174명이다. 지난 10월 말(2685명)과 비교하면 한 달 새 3배 이상이 늘었다.
지난 29일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을 받는 모든 사람이 집에 머물면서 비대면 진료로 치료받는 것으로 의료대응체계를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입원 요인이 있거나 고시원 등 감염에 취약한 주거환경인 경우에만 입원·입소 치료를 받는다.
앞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람은 전부 재택에 머무르며 치료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재택치료키트를 제공한다. 키트에는 산소포화도 측정기, 체온계, 해열제, 소독제 등이 들어있는데 확진자는 이 도구로 매일 본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의료진은 체온, 산소포화도, 기타 증상에 대해 오전·오후 등 하루에 두 번 모니터링한다. 24시간 상담·진료가 가능한 핫라인을 갖춰 환자가 원할 때는 비대면 진료를 하고 약물이 필요하면 처방전을 발급한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재택치료에 대해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들도 비대면 진료를 받고 있다"며 "재택치료는 이전과 장소가 달라졌을 뿐 의료의 패턴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같이 주장하는 것은 재택치료 환자의 전원율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재택치료를 시작한 후 전원된 환자의 비율은 5.8%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택치료자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당초 정부가 재택치료 확대 조치를 시행한 것은 중환자 치료 병상 부족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9.2%다. 특히 서울은 90.7%다. 응급 상황을 대비해 10% 정도의 병상을 비워놓고 입퇴원 절차에 따른 대기시간을 고려하면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재택치료가 이런 상황을 바꿀 근본적인 조치가 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현 상황에서 경증에서 중환자로 이환되는 환자 수를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0시 기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중인 사람은 842명이다. 이중 70세 이상이 474명, 고혈압·당뇨 등 기저질환자가 368명이다. 이미 위험요인을 가진 대기자가 800여명인데다가, 재택치료 확대 이후 고령층·만성질환자 등도 모두 집에 머물게 됐기 문이다.
전문가들은 환자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지 않고 전화 한 통만으로 증상 악화에 대응하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근본적으로 생활치료센터 입소자가 받는 치료 수준은 현격히 다르다는 시각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생활치료센터는 담당 의료진이 환자를 보는 게 가능하지만, 재택치료는 이전 진료 기록을 모르는 환자에 대해 전화 통화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고연령층, 만성질환이 있는 확진자도 모두 재택치료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은 하루 사망자가 1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고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택치료가 효과가 있으려면 환자와 의료진이 1대1로 매칭이 돼 환자의 변화를 기민하게 알아차릴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면서 "현재 조치에 따르면 전화 한 통으로 환자 상태를 알아채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해야 하는데 이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격리가 어려워 대규모 전파가 이어질 위험도 있다. 확진 후 아파트에서 재택치료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엘레베이터 등을 통해 전파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대규모 집단감염이 곳곳에서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확진자가 장갑을 끼고 있어도 장갑에 바이러스가 붙어있을 수 있는데 엘레베이터 스위치를 누르면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도 있다"면서 "전국에 대규모로 전파시킬 수 있는 조치다. 재택치료 확대 5일 이후부터는 중환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에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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