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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미접종 의사도 코로나치료에 '논란 구충제' 처방 가능"게시글 내용
병원 "보건지침 위배" 거부…법원 "부작용 위험 상대적으로 미미"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 의사가 병원 측 결정에 반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논란 많은 약물인 '이버멕틴'(ivermectin)을 처방할 수 있다는 미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교외의 듀페이지 카운티 법원은 최근 미국 방문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돼 네이퍼빌 에드워드 병원에 입원 중인 홍콩인 오선(71)씨 가족의 요구를 수용, 오씨가 전문의로부터 이버멕틴을 처방받을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버멕틴은 1970년 구충제로 개발됐고, 사람과 동물의 기생충 감염 또는 머릿니, 옴 등 피부감염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공급난을 겪은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이 약품을 사용했고,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이내에 사멸시키고 치사율을 최대 80%까지 낮출 수 있다는 임상 실험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FDA와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과다 복용시 구토·설사·저혈압·두통·어지럼증 등을 일으키는 등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사용을 반대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오씨는 시카고에 사는 외손녀의 첫돌을 맞아 딸 집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지난달 중순부터 증세가 악화돼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왔다.
오씨의 딸은 소장에서 "아버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이버멕틴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과학 논문과 다양한 자료를 찾아 읽었다"면서 "이버멕틴이 아버지 회복을 도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보건당국 지침을 들어 이버멕틴 처방 요구를 거부했고 오씨 가족은 소송을 제기했다.
에드워드 병원 측은 "이버멕틴은 기생충 감염 치료제로, 코로나19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지어 해로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폴 풀러튼 판사는 가족 요청대로 오씨가 앞서 코로나19 치료에 이버멕틴을 써온 시카고 내과 전문의 앨런 베인 박사로부터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풀러튼 판사는 생사 위기에 있는 오씨에게 이버멕틴 부작용 위험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베인 박사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백신 미접종자에게 환자 치료를 허용하는 것은 병원 운영 규정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의료계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 행정명령에도 위반된다"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판사는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의료인은 병원에 근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씨 가족 변호인단은 9일 "베인 박사가 음성 판정 증명서를 제출했으며 지난 밤부터 약물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씨가 인공호흡기를 장착한 지 3주 만이다.
변호인단은 이버멕틴 처방 지연이 오씨 가족에게 비싼 대가를 치르게 했다며 오씨가 처방에 힘입어 곧 회복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병원의 모기업인 에드워드-엘름허스트 헬스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오씨의 딸은 "베인 박사의 의학적 전문성에 관심이 있을 뿐 백신 접종 여부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버멕틴 치료를 통해 실제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이 나오면서 사용 승인을 요구하는 소송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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