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수도권 병상 확보 명령
사망 늘어나 환자 관리 비상
서울 병상 가동률 72% 넘겨
비상 계획 조기 발동될 수도
정부가 ‘위드 코로나’ 시행 5일 만에 수도권 지역에 병상확보 행정명령을 내린 것은 최근 감염규모 폭증으로 병상 가동률이 생각보다 빨리 비상계획 발동 기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의 경우 위드 코로나 시행 닷새 만에 감염병원 병상 가동률이 72%를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19로 인한 월별 사망자 평균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환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이날 확진자 7000명을 넘어 1만 명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정비한다는 입장이지만 ‘위기의 순간’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72.6%에 달했으며, 전날 70.3%에 비해서도 2.3%포인트 높아졌다. 총 2160병상 중 1569병상이 사용 중으로, 남은 병상은 591개에 불과하다.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57.1%로 전날( 56.8%)보다 늘어났다. 생활치료센터 병상 가동률은 절반 수준인 51.6%로, 최근 경증·무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재택치료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앞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이 주 7일 이동평균 60% 이상일 때 비상계획을 경고하고,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 이상일 때 실시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국 단위로 보면 4일 오후 5시 기준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56.8%,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은 48.6% 수준이지만 감염세가 집중된 수도권은 상황이 더욱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부는 확진자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이날 7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확진자에 대한 재택치료를 확대하기로 했다. 60세 이상은 예방접종완료자이고, 보호자와 공동격리하는 경우 재택치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대상자 분류절차도 무증상·입원요인이 없는 경우 보건소에서 관리의료기관의 사전검토를 거쳐 결정 후 시도 병상배정반 통보가 가능하도록 절차를 효율화했다.
다만 겨울철 고령층을 중심으로 사망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다. 정부의 코로나 19 확진 및 사망환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날까지 사망자는 총 87명으로, 일평균으로 계산하면 17.4명에 달했다. 지난 8월에는 총 일평균 6명, 9월 일평균 7명, 10월 일평균 12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증가다. 이처럼 사망자 증가세가 확연한 데는 확진 규모 자체가 커진 것에 더해 추운 날씨 고령자의 돌파 감염 등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입원·사망률 89% 낮추는 효과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닷새째를 맞아 백신을 맞고도 코로나 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70대 이상 확진자 77.4%가 돌파감염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최근 70대 이상 확진자의 77.4%가 돌파감염으로 확인되면서 고령층 추가 접종도 시급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경우 50% 이상이 돌파감염이었다. 서울시 집계에 의하면 이날 0시 기준 서울시 확진자 946명 중 돌파감염 추정 사례는 533명으로 56.3%에 달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2344명을 기록하며 사흘 연속 2000명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류 조정관은 "하루 7000명의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수도권 지역에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한다"며 "하루 1만명의 환자가 발생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병상을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실험용 알약 형태 코로나 19 치료제가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 MSD)의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 19 입원율과 사망률을 절반가량 낮추는 것보다 효과가 더 탁월하다. 화이자는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시험을 조기에 중단할 것을 권고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 FDA)에 가능한 한 빨리 사용 승인 신청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확진자 절반이 돌파감염
정부, 화이자 3천만회분 구매
청소년은 방역패스 검토 안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감염'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돌파감염 증가가 일상 회복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며, 지나치게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백신이 감염 자체를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중증 예방 효과는 높은 데다 돌파감염이 오히려 '추가 접종(부스터샷)'과 같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자연감염 후 면역력이 일정 수준 올라가듯 돌파감염돼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감염되는 경우와 백신 접종 중 어느 쪽이 더 강한 면역을 유도하는지는 결론을 낼 정도로 근거가 쌓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의철 KAIST 면역학 교수 역시 "돌파감염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갖기보다는 불가피한 현상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돌파감염 증가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전부터 예견됐다. 1차적으로 점막세포를 통해 감염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상 백신이 감염 자체를 막아내기 힘든 데다 현재 사용되는 백신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염두에 두고 제조된 백신이 아니기에 접종 완료자라고 해도 코로나19 감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이날 0시 기준 전체 인구 중 76.1%가 백신 접종을 완료해 앞으로도 돌파감염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접종 완료자가 감염돼도 중증화율 등 치명률이 낮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 돌파감염 증가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60대 미접종군의 중증화율은 6.61%로, 완전접종군(1.72%)의 4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기준 치명률 역시 미접종군에 비해 완전접종군이 절반가량 낮았다.
다만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부스터샷이 권고된다. 백신의 중증화 예방 효과가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확진자 급증에 대비하고 있다. 류근혁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확진자가 하루에 7000명 나오더라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수도권 지역에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하루 1만명 환자가 발생해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병상을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청소년과 고령층이 최근 전체 확진자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아동·청소년의 예방접종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위험도가 높은 다중이용시설에서 방역패스 적용 대상에 18세 이하 청소년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내년 부스터샷에 활용될 백신 추가 물량도 준비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3000만회분을 추가 구매했다고 밝혔다. 필요시 3000만회분을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옵션도 붙었다. 지난 8월 구매 물량을 포함하면 확정 6000만회분, 옵션 6000만회분이 준비됐다.
코로나 19 사망자 3000명 육박…신규 확진 2248명, 나흘째 2천명대
위드 코로나 시행 엿새째인 6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248명을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2248명 늘어 누적 37만7712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의 2344명 보다는 96명 감소한 규모지만 나흘 연속으로 2천명대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주 금요일(발표일 기준 토요일인 10월 30일) 신규 확진자 2104명보다는 144명 많다.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2061명→1685명→1589명→2667명→2482명→2344명→2248명 순이다. 일평균 약 2153명 발생했다. 다음 주에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방역조치 완화로 이동량이 늘면서 감염자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0시 기준 사망자 수는 20명, 누적 사망자 수는 2956명이다. 최근 사망자는 지난 1일 9명, 2일 16명, 3일 18명, 4일 24명, 5일 20명, 이날 20명 등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411명으로 전날의 382명보다 29명 늘었다. 위중증 환자 수가 400명을 넘긴 것은 지난 8월 31일 409명 이후 67일 만이다.
전일 정부는 위드 코로나에 따른 위중증 환자 급증에 대비해 수도권 의료기관에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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