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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공매도 전체 물량의 37%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증권사의 최근 6개월 공매도 거래대금은 25조원에 육박했다. 소수의 외국계 증권사가 공매도 시장을 장악했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장이 일부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공매도는 전기전자, 2차전지, 바이오 업종에 집중됐다. 삼성전자 HMM 에코프로비엠, 씨젠 등이 집중타격을 받았다.

◆외국계에 집중된 공매도
1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공매도 금지조치가 해제된 지난 5월부터 지난달 18일까지 증권사별 공매도 거래대금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공매도 상위 4개사가 외국계로 나타났다. 4개사의 올해 공매도 금액은 41조1775억원으로, 국내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의 62%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A사의 금액이 24조2139억원(비중 36.7%)으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개별 증권사(창구)별 공매도 거래대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계 자료는 증권사 실명을 보도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았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별 공매도 규모를 공개하라고 금융당국에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외국계 쏠림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두드러졌다.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 5개사가 외국계였다. 1위인 A사는 18조8869억원을 공매도했다. 코스피 전체 공매도 대금(50조498억원)의 38%를 차지했다. 2위인 외국계B사는 5조3726억원, 외국계C사와 D사는 각 4조2364억원, 3조8089억원을 공매도했다. 6~9위는 국내사로 공매도 거래대금이 1조5000억원~1조9000억원 수준을 나타났다.

◆코스닥 1~3위도 외국계
코스닥에서는 상위 3개사가 외국계였다. 외국계A사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5조3271억원이었다. 2위(1조5434억원)인 B사와의 차이가 4배에 달했다. 3위(1조3744억원)는 외국계D사, 4~5위는 각 1조728억원, 8528억원을 공매도한 국내사로 집계됐다.

공매도가 외국계에 쏠려있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매매 스타일의 차이라고 언급했다. 양방향 매매에 적극적인 외국계 증권사 특성상 공매도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관은 일부 헤지펀드를 제외하고 롱(Long) 포지션 위주의 투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공매도에 순기능이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시장의 유동성을 높여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전·HMM 등 집중타격
외국계 공매도는 소수의 종목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 HMM LG전자 카카오 SK하이닉스가 집중 타격을 받았다. 외국계 A사의 공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HMM LG화학으로 집계됐다. 외국계 B사는 삼성전자 LG전자 카카오, 외국계C사는 삼성전자 HMM SK하이닉스가 상위 종목이었다. 외국계 D사와 E사의 1위 종목은 HMM과 삼성전자였다.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 소재주와 바이오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외국계A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코프로비엠 씨젠, B사는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가 상위종목이었다. 코스닥 공매도 3위인 외국계 D사는 씨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가 상위종목으로 집계됐다. 4위인 국내F사는 씨젠 에코프로비엠, 5위인 국내G사는 에코프로비엠 카카오게임즈에 공매도를 집중시켰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