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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초기 NK세포 기능 막히면 중증 환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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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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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6 2021/10/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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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F 베타 '이상 분비'→ NK세포 감염 세포 제거 무력화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대, 저널 '네이처'에 논문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NK세포
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NK세포

NK세포는 병원체 감염 세포를 제거하는 선천 면역계의 주 공격수다.
NK세포는 또 인터페론-감마를 분비해 전이암 세포가 동면에서 깨지 못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스위스 바젤대 연구진, 6월 2일 저널 '네이처' 논문)
[미국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러스 등 병원체 감염증이 진행되다가 진정되면 인체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TGF β(형질전환 성장인자 베타)를 분비한다.

그런데 중증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감염 초기에 TGF 베타가 나와 선천 면역계의 병원체 제동을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면역 기능을 손상하는 감염 초기의 TGF 베타 분비는 코로나19의 새로운 특징으로 주목된다. 다른 유형의 폐렴에선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면역계의 이런 타이밍 결함을 바로잡는 게 중증 코로나19를 막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독일의 베를린 샤리테 의대와 라이프니츠 과학협회 산하 독일 류머티즘 연구센터(DRFG) 과학자들이 함께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5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TGF 베타는 배아 발달과 손상 조직 복구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번에 드러났듯이 면역 조절에도 깊숙이 관여한다.

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가 만드는 생화학적 신호전달물질을 말한다.

TGF 베타는 보통, 침입 병원체가 성공적으로 제압되어서 면역 반응을 하향 조절할 때 개입한다.

그래서 TGF 베타의 생성은 대개 감염증의 종결 시점에 맞춰진다.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자멸사 세포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자멸사 세포

신종 코로나(녹색)에 감염된 애팝토시스(자멸) 세포의 주사형 전자현미경 사진.
[미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H(국립 보건원)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경우 감염 첫 주에 TGF 베타의 생성량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샤리테 바이러스학 감염질환 면역학 연구소의 마리오 비트코브슈키 박사는 "다른 유형의 폐렴에선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깜짝 놀랐다"라고 말했다.

TGF 베타의 때 이른 분비는, 외부 병원체의 제1선 방어를 담당하는 선천 면역계를 교란했다.

선천 면역계는 특정 병원체를 겨누지 않는 대신 언제든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이런 선천 면역계가 병원체 퇴치에 실패했을 때 적응 면역계가 나서는데 특정 병원체를 표적으로 제거하는 항체 생성 B세포와 T세포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적응 면역계가 제 역할을 하려면 먼저 병원체 식별 능력을 갖춰야 해서,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덴 시간이 필요하다. 백신을 맞아도 며칠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는 게 바로 그런 예다.

침입한 병원체가 바이러스일 경우 선천 면역계에선 주로 NK세포(natural killer cells)를 주 공격수로 투입한다.

NK세포는 감염된 숙주세포 표면에 나타나는 미세 변화를 감지한 뒤 세포 독소를 풀어 감염 세포를 제거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환자에게 감염 초 분비되는 TGF 베타는, NK세포가 감염 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을 훼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먼저, 중증도가 서로 다른 남녀 코로나19 환자들로부터 68개의 혈액 샘플을 채취한 뒤 8만여 개의 NK세포를 분리했다.

그런 다음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기증자와 다른 중증 호흡기 질환 환자의 NK세포와 기능을 비교 분석했다.

비감염자 등의 NK세포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폐 세포를 제거하는 능력을 보였다.

또 감염 초기 혈액에 NK세포가 많았던 사람은 감염의 길목에 위치한 목구멍의 바이러스 수치(viral load)가 빠르게 줄었다.

TGF 베타의 NK세포 무력화 작용은, NK세포의 면역 반응 데이터를 정리한 '유전자 발현 지도(atlas of gene expression)'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감염 초기 NK세포가 활성화해도 곧바로 TGF 베타에 막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런 NK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세포와 잘 결합하지 못했고 결국 제거 능력도 상실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중증으로 악화한 코로나19 환자에게 많이 나타났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감염 초기 며칠간 TGF 베타의 발현 수위가 유난히 높았다.

이와 달리 코로나19 경증 환자는 감염 후 3주 이상 지나서야 TGF 베타를 생성했다.

중증 폐렴 환자는 NK세포가 TGF 베타에 막혀 무력화하는 일이 전혀 없었다.

신종 코로나 무증상 감염자의 면역 반응
신종 코로나 무증상 감염자의 면역 반응

코로나19 환자와 무증상 감염자의 면역 반응 차이를 보여주는 그래픽.
무증상 감염자의 경우 T세포의 면역 반응이 효율적으로 이뤄져 염증 촉진 분자와 억제 분자 사이의 미세한 균형이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듀크-엔유에스(Duke-NUS) 의대 연구진은 지난 3월 '실험의학저널'에 이런 요지의 논문을 발표했다.
[싱가포르 듀크-엔유에스 저널 'JEM' 논문 캡처 / 재판매 및 DB 금지]

공동 교신저자로서 이번 연구를 이끈 샤리테 의대의 안드레아스 디펜바흐 교수는 "코로나19의 임상 경과는 다른 요소와 더불어 TGF 베타의 분비 시점에 따라 결정되는 게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가설을 내놨다.

대부분의 코로나19 환자는 감염 초기의 선천 면역 반응으로 바이러스 감염의 진행에 일단 제동을 걸 수 있지만, 면역 반응이 너무 강한 환자에게 문제가 생긴다는 게 요지다.

다시 말해 TGF 베타의 감염 초기 분비가, 너무 강한 NK세포 반응을 억제하려는 면역계의 조율 시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감염 초기의 비정상적인 TGF 베타 분비를 억제하면 코로나19의 중증 진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이런 효능이 기대되는 후보 약물 테스트도 임상 시험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 후보군엔 암이나 류머티즘 관절염, TGF 베타 관련 질환 등에 쓸 용도로 개발된 약들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NK세포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접근도 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TGF 베타의 방해로 무력화한 NK세포의 감염 세포 제거 능력을 되살리는 것도 포함된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NK세포 같은 면역세포가 표적 세포를 식별해 제거하는 세부 메커니즘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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