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라오스 북부에 서식하는 박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SARS-CoV-2와 유사하고, 인체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SARS-CoV-2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코로나 19를 유발한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여름 라오스 북부 동굴에서 포획한 관박쥐( Rhinolophus) 45종 645마리에서 타액과 배설물을 채취했다.
여기서 코로나바이러스 24종이 발견했는데, 그중 3종이 SARS-CoV-2와 유전적으로 유사했다. 바이러스의 표면에 SARS-CoV의 것과 닮은 ‘분자고리’를 갖고 있었다는 게 가장 큰 발견이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 표면의 수용체 ACE2를 통해 인체로 진입하는 데, 이때 열쇠 역할을 한다.
결국 이 바이러스도 SARS-CoV-2처럼 분자 고리를 이용해 인간 세포에 달라붙는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엘로잇 박사는 “새롭게 발견된 바이러스의 침투력은 초기 SARS-CoV-2보다 훨씬 강력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야생동물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중국 남부, 캄보디아, 태국 등에서 다수의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지만, RaTG13만큼 유사한 것은 없었다. 코로나 19 매개체로 지목됐던 천산갑도 그중 하나다.
연구팀은 “라오스에서 발견한 바이러스는 유전자 구조도 RaTG13 만큼 비슷하고, 인체 감염력도 강력하다”며 “ SARS-CoV-2가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져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추정했다.
‘자연기원설’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자연기원설에 힘을 싣는 증거라고 보고있다. 아리조나대학교 세균학자 마이클 워로비는 “누군가 바이러스를 만들었거나 인간 감염력을 크게 높이도록 실험실에서 조작됐을 것이라는 주장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대유행 이후 야생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들이 미래 대유행을 예측할 단서가 된다고 보고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태국에서 발견된 12개 이상의 바이러스에 주목하고 있다. 새롭게 발견된 바이러스를 토대로 만든 가계도를 통해 위험한 종의 서식 위치를 미리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정부도 바이러스가 자연 속에서 인간으로 전파되는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1억 2500만 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에서 수천 종의 야생 바이러스를 수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엘로잇 박사는 “낚시꾼이 송어를 잡지 못한다고 강에 송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SARS-CoV-2의 동종 바이러스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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