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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과 mRNA 백신, 어느 쪽 면역력이 더 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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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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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0 2021/10/0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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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회복 후 기억 B세포 더 오래 발달, 항체 효능도 우월

미국 록펠러대 연구진, 저널 '네이처'에 논문

끝없이 진동하는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 이미지
끝없이 진동하는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 이미지

[미국 MIT(매사추세츠 공대) Markus Buehler & Yiwen Hu / 재판매 및 DB 금지]

  과학자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운 인류의 미래가 순환 항체와 기억 B세포에 달려 있다고 본다.

혈액을 타고 도는 순환 항체(circulating antibodies)는 신종 코로나에 감염되거나 백신을 맞은 직후 정점에 도달하지만, 수개월만 지나면 약해지기 시작한다.

이와 달리 기억 B세포(memory B cells)는 수십 개월 살아남아 심한 감염증을 차단한다.


기억 B세포는 또 시간이 지날수록 발달하면서 효능이 더 뛰어난 '기억 항체(memory antibodies)' 생성법을 학습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억 항체는 신종 코로나를 더 잘 중화하고 변이 코로나 적응력도 더 뛰어나다.

보통 코로나19 mRNA 백신을 맞으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보다 더 많은 순환 항체가 생긴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mRNA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으로 생기는 기억 B세포가 똑같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백신을 맞았을 땐 기억 B세포가 생겨도 수 주간 발달하는 데 그치지만,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회복하면 기억 B세포가 몇 달간 발달하면서 훨씬 더 효능이 좋고 변이 제거에도 능한 항체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미국 록펠러대 분자 면역학 연구소장인 미헬 C. 누센츠바이크(Michel C. Nussenzweig)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7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배양 세포의 표면에서 빠져나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적색)의 주사형 전자현미경 이미지.
[미국 NIAID(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우리 몸의 면역계는 즉각 많은 순환 항체를 만들어낸다.

면역계의 보병(步兵) 격인 순환 항체는 나름대로 제역할을 다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쇠퇴한다.

항체가 방어 효과를 내는 기간은, 생성 원인이 백신인지 또는 자연 감염인지에 따라 수개월이 될 수도 있고 수년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항체가 힘을 쓰지 못할 정도로 감소하면 인체는 재감염의 위험이 노출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면역계가 남겨 놓은 '정예 장교(elite cadre)' 그룹이 바로 기억 B세포다.

기억 B세포는 순환 항체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남는다.

그러다가 같은 병원체가 다시 침입하면 기억 항체, 즉 병원체의 항원결정기(epitope)를 기억하는 항체를 신속히 만들어낸다.

백신을 맞고 기억 B세포가 지속하는 기간은 천연두가 최소 60년, 스페인 독감은 거의 100년이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는, 기억 B세포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 잘 몰랐다.

다시 말해 mRNA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 회복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것만큼 강한 기억 B세포 반응을 일으키는지가 미지수였다.

누센츠바이크 교수팀이 이번 연구에 착수한 동기가 여기에 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회복 환자의 혈액 샘플과 감염 병력이 없는 mRNA 백신 접종자의 혈액 샘플을 비교 분석했다.


일단 생성되는 기억 B세포 수는 서로 비슷하게 나왔다.

mRNA 백신을 접종하면 2차 접종을 하기 전에도 기억 B세포가 빠른 속도로 발달하면서 기억 항체를 점점 더 많이 만들어냈다.

그러나 2개월이 지나면 이런 발달 과정이 중지됐다.

여전히 많은 수의 기억 B세포가 항체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항체가 더 강해지진 못했다.

항체 가운데 일부는 델타 등 코로나 변이를 중화하는 능력도 보였지만, 그런 항체가 더 늘지는 않았다.

그런데 감염 회복 환자는 1년 뒤까지 기억 B세포의 발달과 효능 개선이 이어졌다.

그 결과 모든 기억 B세포가, 신종 코로나의 항원결정기를 더 잘 기억하고 중화 효능도 더 뛰어난 항체를 생성했다.

염증 신호를 받아 항체(갈색)를 형성하는 B세포(녹색)
염증 신호를 받아 항체(갈색)를 형성하는 B세포(녹색)

[호주 월터 & 엘리자 홀 의학 연구소 /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생기는 이유로 몇 가지 추론을 내놨다.

먼저 기도(氣道)를 통해 침입한 바이러스와 상박(上膊)에 주입한 백신에 인체가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의 스파이크 단백질만으론 할 수 없는 방법으로 바이러스가 면역계를 자극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감염한 뒤 수 주간 감염자의 몸 안에 머물면서 강한 면역 반응이 일어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달리 백신은, 목표로 정해진 면역 반응을 촉발하고 며칠만 지나면 몸에서 빠져나온다.

이유가 어떻든 이번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mRNA 백신으로 면역 반응을 일으켜선 기억 B세포의 발달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부스터 샷(booster shots) 백신의 개발과 출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접종 중인 mRNA 백신의 부스터 샷으로 기억 B세포가 만들어지면, 변이 출현 이전의 신종 코로나에만 강한 방어 효능을 보이는 항체가 생성될 거라는 지적도 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누센츠바이크 교수는 "부스터 샷을 놓는 시점은 그 목적이 무엇인지에 달렸다"라면서 "단순히 감염 예방이 목표라면 개개인의 면역 상태에 따라 6개월 내지 18개월 뒤에 하는 게 맞지만, 위중한 감염증 예방이 목표라면 향후 수년간 부스터 샷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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