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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리스크'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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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4 2021/09/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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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리스크'에도···외인 5개월만에 최장 매수 랠리         


             코스피 0.4% 하락 3,127 '선방'
FOMC 안도···외인 6일째 '사자'
"4분기엔 외국인 수급 개선될 것"
헝다 공포 완화 불구 파산은 악재
"변동성 대비···기계·조선주 피하라"


사흘간의 휴장 기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리면서 잔뜩 긴장했던 코스피가 다행히 순탄하게 거래를 재개했다. 중국 헝다그룹의 파산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몰고 올 가능성 낮다는 데 금융시장의 공감대가 모아지고 한국 주식을 다시 채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외국인투자가는 5개월 만에 6거래일 연속 매수세를 기록했다. 다만 헝다그룹의 파산으로 중국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은 상존해 당분간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기란 쉽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93포인트(0.41%) 떨어진 3,127.58에 마감했다. 중국 헝다그룹 파산 및 미국 부채 한도 협상 우려를 한꺼번에 소화하면서 코스피가 급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 많았지만 ‘헝다 사태가 제2의 리먼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중국 인민은행이 8개월 만에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며 하단이 지지됐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호조세를 보였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7% 하락했지만 대만 자취엔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0.90%, 0.38% 반등했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결과가 시장이 예상한 수준으로 나와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코스피의 낙폭을 방어한 주체는 외국인투자가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590억 원을 순매수해 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으며 삼성전자(1,824억 원), LG화학(1,421억 원), 셀트리온(633억 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이는 지난 4월 초 이후 최장 기간 매수 행진으로 이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2,760억 원을 사들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186원을 돌파하며 1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상승 폭을 반납하면서 최종 전 거래일 대비 50전 오른 1,175원 50전에 마감했다. 순매수 규모가 크지 않아 외국인의 매수가 연속성을 지닌 것인지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축소되면서 과도하게 비중을 줄였던 한국 주식 채우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등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올해 외국인 순매도의 주된 배경”이라며 “8월 말 잭슨홀 미팅 이후 불확실성이 누그러지면서 외국인이 다시 한국 주식 비중을 평균 수준으로 되돌리고 있다. 올 4분기 외국인 수급은 3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장은 투자자에게 안도감을 심어줬지만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한국 증시는 헝다 리스크를 예의 주시하며 변동성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헝다의 부채 규모는 350조 원 수준에 달하며 중국 정부도 구제에 나서지 않으면서 파산 가능성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헝다발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 국내총생산(GDP) 중 부동산 산업의 비중이 14%에 달해 헝다 파산 시 중국의 실물 경기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금융시장은 테이퍼링보다 헝다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며 “테이퍼링에 이어 헝다의 디폴트까지 불거져 중국이 경기 둔화 위험에 직면한다면 신흥국 금융시장의 단기 충격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중국 부동산 경기와 연관성이 높은 국내 기계·조선 등 산업재 섹터의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홍콩 항셍 부동산섹터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하면 코스피 기계·조선업종지수는 월평균 각각 3.5%, 2.0% 조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중국 개인의 자산은 부동산에 치중돼 있어 부동산 경기 악화는 소비 심리 냉각으로 이어져 국내 화장품 등 소비재 업종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올해 내내 소외되며 주가가 바닥을 다진 바이오 섹터가 안전지대 역할을 수 있다는 의견이 공통되게 나온다. 코스피 건강관리지수의 코스피 대비 상대 수익률은 26개 업종 중 가장 낮아 관심이 환기될 만한 시기가 됐으며 중국 수출 의존도도 낮아 헝다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헝다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소외 현상이 가장 심했던 바이오의 하방 리스크는 제한돼 현 구간에서 대응이 적합한 업종”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5531억원 순매수
LG화학, 카카오 누르고 시총 5위 올라
“헝다 위기, 중장기적으론 코스피에 부정적”
암호화폐는 헝다 충격서 벗어나 반등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23일 코스피지수가 개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밀려 하락했다. 다만 낙폭은 우려했던 것만큼 크지 않아,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채무 불이행 우려에 따른 악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93포인트(0.41%) 내린 3127.58로 마감했다. 오전 10시 15분쯤 3107.98까지 밀리며 310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2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3103억원, 2269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은 특히 LG화학(051910) 주식을 1671억원어치 팔았다. 이날 LG화학 주가가 8% 넘게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사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다시 공급한다는 소식에 전 거래일보다 8.42% 오른 7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GM은 지난 20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홀랜드와 미시건주 헤이즐파크에 있는 LG 배터리 공장이 생산을 재개했다”며 “LG가 GM에 더 많은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10월 중순에는 새 배터리 모듈이 딜러사에 배송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들은 그 외에도 삼성전자(005930)를 1606억원, 대한항공(003490)을 690억원 순매도했다. 셀트리온(068270)크래프톤(259960), SK이노베이션(096770), 아시아나항공(020560)도 개인 순매도액 상위권에 올랐다.

기관 투자자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았다. 하루 동안 총 2411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4.95% 하락 마감했다. 그 외에 POSCO(005490), 현대제철(004020), 카카오(035720), 삼성전자(005930), NAVER(035420), LG전자(066570), 롯데렌탈 등이 기관 순매도액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 기관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531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식을 1824억원, LG화학 주식을 1420억원어치 사들였다. 셀트리온과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SK이노베이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외국인 순매수액 상위권에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순위 변동이 있었다. LG화학이 53조6502억원의 시총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 중 5위에 오른 반면, 카카오는 3.8% 하락 마감하며 6위로 내려왔다. 카카오의 시총은 51조1741억원이 됐다.

충남 서산의 대산지구에 위치한 LG화학 공장. /연합뉴스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에서 비롯한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어느 정도 일단락된 분위기다. 국내 증시의 경우 추석 연휴 동안 휴장한 덕에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급락을 피했으며, 0.41% 하락하는데 그치며 비교적 선방했다는 것이 증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의 하락세도 진정됐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38% 오른 3642.22로 마감했으며, 홍콩항셍지수는 3시 5분(현지 시각) 기준으로 전날보다 1.06% 오른 2만4477.14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헝다 발 충격이 다소 완화된 것은 헝다그룹과 중국 금융당국이 나서서 단기적 유동성 위기를 잠재웠기 때문이다. 헝다그룹은 22일 성명을 내고 선전 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채권의 이자를 23일까지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자의 규모는 총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으로 알려졌다. 중국 런민은행에서는 1100억위안(약 20조원) 규모의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헝다 발 위기가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헝다그룹은 부채를 통해 외형 성장을 이룬 전형적인 기업으로, 중국 경제의 축소판을 보여준다”며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헝다그룹을 구제해줄 가능성은 매우 작기 때문에 결국 회사는 정리 수순을 밟을 것이며, 이에 따라 중국의 주택 공급과 가계 경제는 물론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나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향후 신흥국 자체에 대한 투자를 줄일 지, 혹은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증시에 대한 투자를 늘릴 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이 TV 스크린에 비치는 가운데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22일(현지 시각) 종료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조만간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시작한다는 분명한 신호가 나왔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이를 새로운 이슈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9월 FOMC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자산 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이 같은 입장은 그간 시장에서 예상해온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하락(원화 가치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9% 내린 1177원으로 마감했다.

헝다 발 위기에 급락했던 암호화폐의 가격도 반등하는 추세다. 이날 오후 4시 28분(한국 시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41% 오른 4만4132.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7%, 카르다노는 8.6% 오르고 있다. 바이낸스코인과 XRP는 각각 6.5%, 7.1% 상승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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