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약물이 부족한 대표적 난치성 암종인 담관암에도 희망이 비추고 있다. 2019년부터 새로운 약물들이 등장하면서 치료옵션이 다양해지고 있어서다.
특히 혈액암에만 강점을 보였던 T세포 치료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고형암의 일종인 담관암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면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포문 연 FGFR 억제제 표적 신약 페마지어
담관암의 치료 옵션 다양화는 섬유아세포증식인자수용체(FGFR) 억제제 페마지어(성분명 페미가티닙)가 열었다.
페마지어는 FGFR 억제제 계열 최초의 표적항암제로, 2019년 FDA로부터 절제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성인환자 치료에 신속 승인을 받았다. 다만, 신속 승인인 만큼 향후 임상연구 결과에 따라 담관암 적응증은 달라질 수 있다.
신속 승인은 절제 불가능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환자 107명을 대상으로 페마지어의 효능을 평가한 FIGHT-202 연구가 기반이 됐다.
연구에는 이전 치료 중 또는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됐고, FGFR2 유전자 융합 또는 재배열을 가진 환자가 포함됐다. 이들은 14일 연속 1일 1회 페마지어 13.5mg 경구투여 후 7일간 치료를 중단했다.
연구 결과, 페마지어의 객관적반응률(ORR)은 36%(95% CI 27-45)로, 이중 3명은 완전반응(CR)을 보였다.
아울러 반응기간(DOR) 중앙값은 9.1개월로 나타났는데, 약물에 반응한 환자 38명 중 24명은 6개월 이상 반응이 지속됐고, 7명은 12개월 이상 이어졌다.
RECIST 1.1에 따른 독립적검토위원회에서 결정한 ORR과 DOR 등 1차 목표점을 충족한 것이다.
IDH1 돌연변이 타깃 '이보시데닙'
아소시트레이트탈수소효소-1(IDH1) 돌연변이 담관암 환자의 치료 옵션도 등장했다.
지난 8월 FDA는 IDH1 돌연변이가 있는 이전에 치료를 받았거나 국소진행성 또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 치료에 이보시데닙을 승인했다.
담관암의 일반적인 돌연변이 유전자는 TP53 돌연변이가 42.7%로 가장 많고, KRAS(28.2%), ARID1A(12.1%), IDH1(10.5%) 등의 순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IDH1은 표적치료 신약을 써볼 수 있는 돌연변이 유전자로 꼽힌다.
이보시데닙의 승인 근거는 IDH1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 185명을 대상으로 한 ClarlDHy 임상3상 연구다.
연구 참여자들은 젬시타빈 또는 5-플루로우라실 함유 요법을 포함해 적어도 1가지 이상, 2가지 이하의 이전 치료 요법을 진행했다.
이들은 질병이 진행되거나 허용할 수 없는 독성이 발생할 때까지 이보시데닙 500mg 1일 1회 경구투여군과 위약군에 2:1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RECIST 1.1 버전에 따른 독립적검토위원회 결정 무진행생존율(PFS)이었다.
연구 결과, 이보시데닙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PF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HR 0.37; 95% CI 0.25-0.54; P<0.0001).
이보시데닙 투여군의 PFS 중앙값은 2.7개월로, 위약군은 1.4개월로 나타났다.
다만, 2차 목표점인 전체생존율(OS)에서는 각각 10.3개월, 7.5개월(각 중앙값)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HR 0.79; 95% CI 0.56-1.12; P=0.093).
T세포 치료제의 진화 '가보-셀'
T세포 치료제의 변화도 감지된다. 혈액암에 효능이 뛰어난 CAR-T 등 기존 T세포 치료제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모이고 있다.
최근 FDA는 신개념 T세포수용체융합구축T세포(TRuC-T) 치료제 가보-셀(가보캅타진오토류셀)을 담관암 치료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가보-셀은 T세포수용체융합구조(TRuCs)로 종양을 인식하는 수용체를 T세포수용체에 인식시켜 HLA 분자에 제한 없이 어떤 세포 표면의 항원에도 작용 가능하도록 한 새로운 기전의 T세포 치료제다.
앞서 발표한 임상1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가보-셀은 메소텔린 발현 고형암 환자 5명 모두에게서 종양 감소를 확인했다.
메소텔린은 악성 흉막/복막 중피종, 난소암, 담관암, 유방암, 췌장암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고형 종양에서 발현되는 세포 표면 당단백질이다.
메소텔린 과발현은 암세포의 증식, 침습, 전이를 촉진해 악성 형질전환과 종양 공격성 강화 등을 가속한다. 일부 암에서는 더 나쁜 예후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메소텔린 과발현 광범위 고형종양 중 비소세포폐암, 난소암, 악성 중피종, 담관암 관련 환자는 미국에서만 연간 최대 8만명이 신규로 진된되고 있다.
연구 참여자들은 악성 중피종 4명, 난소암 1명으로, 평균 5번의 선행 치료 경험이 있었다.
연구 결과, 가보-셀은 모든 환자에서 질병통제율(DCR) 100%를 달성했다.
아울러 40%의 ORR을 보였고, 2명의 환자에게서 부분반응(PR)을 나타냈다.
다만, 가보-셀의 한계도 있었다. T세포 치료제는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과 신경독성이 중대한 부작용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실제 가보-셀은 참여자 3명에게서 CRS가 발생했는데, 2명은 1급이었고 나머지 1명은 3급이었다. 반면 신경독성이나 종양표적세포 외 이상독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가보-셀은 불응성 메소텔린 발현 고영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2상의 용량 증량 부분 중간분석 결과를 오는 17일 열리는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개될 고형종양에는 악성 중피종, 난소암, 담관암 등이 포함된다.
올루미언트, 코로나19 치료제로 안착하나?
LANCET Respiratory Medicine, 임상3상 연구 결과 게재
올루미언트, 위약 대비 코로나19 입원환자 사망률 38.2% 감소
심장질환, 암 등 위험을 높인다는 시판 후 안전성 조사 결과로 위기를 맞은 JAK 억제제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가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된 올루미언트는 아토피피부염으로까지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는 약물이다.
지난 7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올루미언트를 코로나19 단독 치료제로 승인했다.
FDA는 지난해 11월 올루미언트와 렘데시비르의 병용요법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사용승인(EUA)을 한 바 있다.
올루미언트 단독요법의 처방 대상은 코로나19 입원환자 중 산소보충과 인공호흡기, 에크모 치료를 받아야 하는 2세 이상 소아 환자와 성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THE LANCET Respiratory Medicine에는 미국 에모리의대 Vincent C Marconi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코로나19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올루미언트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3상 연구 결과가 실렸다.
이번 연구는 2020년 6월 11일부터 2021년 1월 15일 사이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 및 남아메리카 등 12개 국가 101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해 표준치료를 받은 성인 1525명이 등록됐다.
표준치료는 덱사메타손과 같은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항바이러스제가 포함됐다.
참여자들은 최대 14일 동안 1일 1회 올루미언트 4mg 투여군(n=764)과 위약군(n=761)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 시작 시점에서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투여받은 환자는 79.3%(n=1204)였고, 이중 91.3%(n=1099)는 덱사메타손을 투여받았다. 18.9%(n=287)는 렘데시비르를 처방 받았다.
연구팀은 1차 복합 목표점으로 고유량 산소, 비침습적 환기, 침습적 기계환기 비율과 치료 28일까지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로 설정했다. 2차 목표점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었다.
연구 결과, 치료 28일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은 올루미언트 투여군이 8%(n=62), 위약군이 13%(n=100)로 나타났다(HR 0.57; 95% CI 0.41~0.78; P=0.0018).
또 치료 60일째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올루미언트 투여군이 10%(n=79), 위약군이 15%(n=116)로 올루미언트 투여군이 위약군 대비 38.2% 사망률을 줄였다(HR 0.62; 95% CI 0.47-0.83; P=0.005).
올루미언트 투여군 20명당 1명 꼴로 추가 사망이 예방된 것.
심각한 이상반응은 올루미언트 투여군과 위약군에서 각각 15%, 18%로 조사됐는데, 심각한 감염이나 정맥혈전색전성사건은 두 군에서 유사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질병 진행 빈도에 있어 올루미언트 투여군의 유의미한 감소는 없었다"면서도 "표준치료+올루미언트는 표준치료 단독요법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판 커진 '팻팸족' 시장...국내사도 '군침'
당뇨병 등 노령 반려동물 치료제 수요 증가 추세
유한·GC녹십자·종근당·대웅 등...국내사 시장 진출 속도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국내에 이른바 '팻팸족(Pet+Family)'이 증가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에도 동물의약품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자리잡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다 반려동물 연령도 높아지면서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코로나19(COVID-19) 여파에 따른 매출 다각화 차원에서 동물약 사업에 손대고 있는 상황이다.
동물약 시장 확장에 국내사 눈독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등 일부 국내사는 동물약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웅제약은 최근 반려동물 서비스 업체 '대웅펫'을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반려동물 신약 및 비대면 의료서비스, 임상시험 지원 플랫폼 개발 등을 주요 사업 목적으로 한다.
앞서 대웅제약은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SGLT-2 억제제 항당뇨병제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려동물 대상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도 나선 바 있다.
유한양행도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론칭했다. 제다큐어는 국내 최초의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치료용 동물의약품으로,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종근당은 계열사인 종근당바이오를 통해 동물 전용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라비벳'을 론칭, 동물용 유산균제를 선보이고 있다. 또 경보제약을 통해서는 동물용 건강관리 제품 전문 브랜드 '르뽀떼'를 론칭, 반려견 대상 필름제형 구강관리제품 이바네착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GC녹십자는 자회사 GC녹십자랩셀을 통해 동물용 진단검사 전문회사 '그린벳'을 설립했다.
이외에 동국제약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동물용 의약품 제조·수입·판매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 지난 14일 반려견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을 시장에 출시했다.
이처럼 국내 제약업계가 동물약 시장에 뛰어든 데는 시장 확장세가 무섭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19년 기준 전체 가구의 26.4%에 달한다.
특히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 규모는 최근 5년간 7745억원에서 1조 1273억원으로 30% 이상 성장했고, 이 같은 시장규모는 오는 2027년 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국내사의 동물약 시장 진출은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도 시장을 키우는 데 한 몫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국적 기업 뚫어야 성공"
국내 제약업계의 시장 진출이 이어지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이미 시장에서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를 뚫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 동물약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폐쇄적인 유통·판매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동물약 시장은 소수의 다국적 제약사가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때문에 국내사 신규 제품을 출시해도 이를 비집고 안착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동물의약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동물병원이 아닌 동물약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동물약국은 약국 경영의 다각화, 소비자 수요 등의 이유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3305개였던 동물약국 수는 2019년 5800여개로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동물병원이 동물의약품 유통·판매의 99%를 담당하는 반면 동물약국은 1%에 불과하다"면서도 "소비자의 니즈와 성장세를 볼 때 동물약국이 가파른 만큼 시장 진입이 늦은 국내사는 동물약국을 메인 유통망으로 사용한다면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먹는 치료제 가시화]②'1인당 90만원' 예상…"비용 대비 효과 있을 것"
이르면 올해 안으로 상용화될 전망인 '먹는 코로나 치료제' 가격이 9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확진자 격리 비용을 고려하면 비싼 가격이 아니며, 비용 대비 효과를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도입을 위해 올해와 내년 총 3만8000여명분에 예산 362억원을 배정했다. 1인당 90만원을 가정한 액수다.
지금까지 먹는 치료제 개발에 가장 앞선 제약사는 미국 머크사로, 이르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로 치료제의 임상 3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12억 달러를 들여 머크사의 경구용 치료제 170만명분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는데, 1명(1코스)당 700달러 가량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약사의 가격 책정 자체가 높았던 셈이다.
제약사들은 구매 국가의 재정 여력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제약사는 소위 말하는 '잘 사는 국가'에는 비싸게, '못사는 국가'에는 싸게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며 "우리나라 이미 세계 제약시장에선 선진국 기준으로 가격이 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의 치료제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선 "백신을 접종해도 돌파감염이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제는 계속 필요하다"며 "특히 우리나라처럼 확진자를 전원 격리하는 시스템에는 더욱 필요하다. 생활치료센터에 열흘 간 입원하면 1인당 거의 300만원이 드는데, 90만원 정도의 치료제로 입원하지 않을 수 있다면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치료제 효과가 유효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코로나19 고위험군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항체 치료제가 일부 사용되고 있지만, 간편하게 투약할 수 있는 먹는 치료제가 확보돼야 '코로나와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다.
배경택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먹는 치료제를 드시지 않게 되면 병원에 입원하거나 생활치료센터를 가야 한다. 그런 경우 들어가는 직접적인 비용과 경제적 활동을 못하는 데 따른 비용을 계산해 비교해서 평가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치료제가 출시된 후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스위스 로슈사, 미국 화이자사도 각각 임상 3상에 돌입해 내년 출시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다른 제약사에서 특허를 회피한 치료제가 개발되면 가격이 재조정된다.
정부는 현재 머크사를 비롯한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선구매를 협의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기밀유지 협약에 따라 가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치료제별로 가격이 다르게 책정될 것"이라면서도 "해외 항체 치료제 가격도 400~500만원을 호가한다. 먹는 치료제 가격이 특별히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부는 치료제의 단가, 물량, 품목 등 구체적 내역에 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비공개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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