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제약바이오 업종은 지난주 급락에 따른 반등 시도가 예상되지만 다가올 추석 연휴 기간인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열린다는 점에서 관망세 또는 하락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테이퍼링 일정에 맞춰져 있다. 그동안 증시 상승의 버팀목이 됐던 유동성 장세 분위기가 테이퍼링의 속도에 따라 반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래 증시를 압박한 ‘9월 경계론’도 부각되고 있다. 통상 미국과 국내 증시가 연중 9월과 10월에 부진했던 데다 현재 높은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차익 실현 매물에 따른 조정 양상이 나올 수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美 다우지수는 9월과 10월 각각 2.28%, 4.61% 하락했고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도 같은 기간 0.13%, 3.73% 떨어졌다. 국내 의약품지수는 낙폭이 더 심해 9월 10.68%, 10월 3.92%로 폭락한 바 있다.
게다가 일정상 美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10월에 없기 때문에 9월 회의에서 예상보다 빠른 테이퍼링 일정이 발표될 경우 증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불안요소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제약바이오는 이달 유럽종양학회 등 굵직한 글로벌 학회가 잇달아 열리면서 증시 모멘텀을 키울 구원투수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9월에만 세계폐암학회(IASLC, 10일~13일), 유럽종양학회(ESMO, 16일~21일), 유럽당뇨학회(EASD, 27일~10월1일)가 줄줄이 열린다. 관련 기업에는 유한양행, 오스코텍, 에이치엘비, 한미약품,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수앱지스 등이 언급되고 있다. 신약 개발 관련 기업들의 반전이 점쳐지는 배경이다.
이번 주 주목할 증시 이벤트는 오는 美 14일 발표 예정인 8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16일 소매판매 지표다. 지난주에도 생산자 물가지표 급등에 따라 글로벌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만약 소비자 물가마저 예상보다 높을 경우 테이퍼링 시점을 앞당기는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주간 증시 리뷰
지난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2.35% 내리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닥도 1.51% 내려 앉아 힘겨운 한 주를 마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주도 대다수 종목이 내리는 큰 폭의 조정을 맞았다.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4.71% 급락했고 제약지수 역시 4.42% 하락했다.
종목별로 보면 재료를 바탕으로 한 소수 종목에서만 단기적 상승세가 나타났다.
엔케이맥스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NK치료제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간 43.92% 급등했다. 앞서 전주에도 이 회사의 주가는 61.2% 폭등해 지난달 27일 1만2,500원이던 주가가 10일 현재 2만9,000원으로 급등했다.
엔케이맥스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불응성 고형암 NK세포 치료제의 임상 중간 결과를 공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회사는 폐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1·2a상 결과도 조만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국전약품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와 차세대 리튬이온전지용 불연성 첨가제 후보물질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26.75% 상승했다. 이 회사는 현재 정부지원을 받아 나파모스타트와 니클로사마이드 복합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비임상실험을 수행 중으로 향후 공결정 복합 치료제 개발로 확장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오리엔트바이오는 이재명지사 대권 테마주로 묶이면서 28.63% 급등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이 지사가 대통령 대선 출정식을 진행하고 과거 오리엔트시계공장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인해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그동안 급등했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대주주 및 기관물량 보호예수해제 우려로 인한 차익 매물 출회로 10.6% 하락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식 5,235만주(지분율 68.43%)를 보유하고 있다. 기관 물량 394만8,100주는 오는 18일 보호예수가 풀릴 예정이다.
특히 SK케미칼의 소액주주로 알려진 싱가포르 펀드사 메트리카 파트너스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을 매각해 배당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하면서 투자심리를 더 악화시켰다.
실제로 본지 확인 결과, SK케미칼이 보유한 장부가는 1,690억 원으로 지난 10일 기준 평가액이 15조6,78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급과 관련해서는 개인은 매수, 기관과 외국인은 매도로 대응했다. 지난주 개인은 거래소에서 2조2,490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7,540억 원, 1조3,100억 원 규모를 매도했다. 코스피 의약품 업종도 개인이 1,500억 원을 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120억 원을 매도했다.
≫ 이번주 주목 기업
정부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지난 9일 질병관리청도 정례 브리핑을 통해 “경구용 치료제가 유행 확산 저지와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긴급 승인 여부는 언제든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약바이오 기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 가운데 임상 2상을 마무리한 곳은 신풍제약, 부광약품, 대웅제약, 엔지켐생명과학 등이다
이번주 신풍제약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주목할 만하다. 이 회사가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현지 등록명 알테콤)의 필리핀 임상 2/3상이 오는 15일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필리핀 보건연구등록부에 따르면 올해 2월15일부터 시작된 필리핀 임상시험 기간은 7개월로, 9월 15일이 완료 예정일이다.
앞서 신풍제약은 지난 7월 6일 피라맥스의 국내 임상 2상 결과에서 1차 평가변수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임상 실패로 여겨지며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임상 2상의 실망스런 결과에도 불구하고 2차 평가변수 데이터를 근거로 임상 3상을 신청하고 지난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에 대한 승인을 받아 냈다.
≫ 글로벌 증시 동향
지난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종은 오는 21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하락장을 연출했다. 다우지수는 2.15% 떨어졌고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도 1.53% 주저 앉았다.
유동성 장세와 밀접한 기술주들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글로벌 대형 제약주 역시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를 가져갔다.
실제로 바이오젠은 지난 9일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자사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헴’(성분명 아두카누맙)의 판매고가 기대치에 못미쳤다고 밝히면서 이날 하루에만 주가가 7% 하락하는 등 주간 10.13% 급락했다.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은 아두헴은 올 2분기 매출이 160만 달러(약 19억원)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도나네맙'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일라이 릴리 역시 주가가 7.72% 떨어졌다. 이 외에도 사노피(7.31%↓), 노바티스(6.53%↓), 로슈(6.15%↓), 암젠(5.57%↓), 머크(4.93%↓), 존슨앤존슨(4.61%↓), GSK(4.47%↓), 애브비(4.43%↓) 등이 전주 하락장으로 마감했다.
댓글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