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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의 혁명' CAR-T세포, 이름값 하게 됐다
약점이던 고형암 무반응, 광열 '원격 제어'로 보강
미국 조지아 공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논문
CAR-T세포를 이용하는 항암 면역치료법은 처음 등장했을 때 종양학(oncology)의 지형을 바꿀 만큼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 치료법은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백혈병 같은 혈액암엔 효과가 있지만, 육종(sarcoma)이나 상피암(carcinoma) 같은 고형암엔 잘 듣지 않는 것이다.
주요 원인으로 CAR-T세포에 대한 종양 미세환경의 면역 억제 등이 꼽힌다.
미국 조지아 공대(약칭 Georgia Tech) 과학자들이 CAR-T세포의 약점을 보완하고 고형암에 대한 공격력도 대폭 증강한 '업그레이드' 치료법을 개발했다.
T세포에 유전자 분자 스위치를 달아 원하는 종양 부위를 공격하게 유도하는 원격 '광열 제어(photothermal control)' 기술이 동원됐다.
조지아 공대의 게이브 광(Gabe Kwong) 생물의학 공학과 부교수 연구팀은 관련 논문을 저널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지난 12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CAR-T세포는 CAR(chimeric antigen receptor), 즉 키메라 항원 수용체가 발현하는 T세포를 말한다.
환자 본인에게서 분리한 T세포에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 암 종양의 특정 부위를 찾아내 파괴하도록 재설계한 게 바로 CAR-T세포다.
이렇게 '맞춤형'으로 강화된 T세포를 환자에게 다시 투입하는 CAR-T세포 치료는 현재 전세계에서 500여 건의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을 만큼 주목을 받는다.
광 교수팀이 개발한 원격 제어 시스템은, 종양 내 특정 부위에 집적된 열(熱)로 T세포를 활성화해 종양 미세환경의 면역 억제를 극복한다.
암에 걸린 생쥐를 향해 레이저를 조사(照射)하면 종양 내에 미리 넣어 놓은 금 소재 나노막대(nanorod)가 빛을 모아 해당 부위의 온도를 섭씨 40~42도로 올렸다.
이어 열의 자극을 받은 T세포는 '온 스위치(on-switch' 상태로 변해 암 공격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발현도를 높였다.
치료 효과는 확실했다.
생쥐의 종양은 눈에 띄게 작아졌고, 다시 자라지도 않았다. 이는 장기 생존에 중요한 요건이다.
연구팀이 진짜 중요한 성과로 보는 건, 당장 임상 시험에 쓸 수 있는 수준의 유전자 조작 CAR-T세포를 만들어낸 부분이다.
광 교수는 "이들 항암 단백질은 CAR-T세포를 자극하는 데 능한데 전신 전달용으론 독성이 너무 강했다"라면서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방법을 쓰면 원하는 부위에만 안전히 집중되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T세포의 맞춤 방식을 다양화하고, 종양 내 열 집적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인간에겐 레이저 대신 '집중 초음파(focused ultrasound)'를 쓰는 걸 검토 중이다.
광 교수는 "완벽하게 비침습적(non-invasive)이고 몸 안 어떤 부위든 쓸 수 있는 게 집중 초음파"라면서 "레이저는 여러 가지 한계를 안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인체의 깊숙한 부위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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