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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8 2021/08/09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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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건강해지려면

미토콘드리아 재활용이 잘 돼야 한다


뉴런 미토콘드리아 리사이클링 경로 확인…고장 나면 신경 퇴행

미국 글래드스턴 연구소,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논문

뇌의 녹말 양소체
뇌의 녹말 양소체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의 도파민 분비 뉴런이 사멸해 생기는 신경 퇴행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나 고령자의 뇌에선 변형된 녹말 양소체가 많이 발견된다.
정상 구조의 녹말 양소체는 뇌의 폐기물 용기로 쓰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포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분해 과정을 거쳐 새로운 미토콘드리아로 보충된다.

이 과정을 미토파지(mitophagy)라고 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파킨(Parkin)과 PINK1이다.

이들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가족성 파킨슨병을 일으킬 수 있다.


파킨슨병(약칭 PD)은 중뇌 흑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뉴런)가 서서히 소실돼 느린 운동, 근육 떨림과 강직, 자세 불안정 등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700만 명에서, 많게는 1천만 명에 이를 거로 추정된다.

그러나 파킨과 PINK1 단백질이 보통 파킨슨병으로 사멸하는 뇌의 신경세포(뉴런)에도 똑같이 작용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뇌의 뉴런은 다른 기관에 존재하는 세포 유형보다 에너지를 많이 쓴다.

또 뇌의 뉴런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이들 단백질의 신경 퇴행에 맞서는 내성이 훨씬 더 강하다.

그런데 파킨(Parkin)과 PINK1 단백질이 파킨슨병 환자의 미토콘드리아 리사이클링(recycling·재활용)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분해해 다시 쓰는 리사이클링은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 시스템이 고장 나면 신경 퇴행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글래드스턴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의 켄 나카무라(Ken Nakamura)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 결과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논문으로 실렸다.

파킨 단백질과 미토콘드리아
파킨 단백질과 미토콘드리아

왼쪽은 세포 안에서 서로 떨어져 있는 파킨 단백질(녹색)과 미토콘드리아(적색).
오른쪽은 60분 경과 후 파킨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에 붙어 있는 상태.
파킨 단백질의 주 기능은 세포 스트레스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가 보충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미토콘드리아가 대체되는 과정을 '미토파지'라고 하는데 가족형 파킨슨병 환자는 파킨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미토파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 소크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글래드스턴 연구소는 비영리 독립 생물의학 연구 기관이다.

하지만 핵심 연구진은 대부분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교수들로 구성돼 있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나카무라 박사도 UCSF의 신경학과 부교수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토콘드리아의 생명 주기, 그리고 돌연변이가 생기면 (유전성)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주요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의 리사이클링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살아 있는 모든 세포는 매일 같이 리사이클링을 한다. 낡은 부품을 분해해 얻은 소재를 새로운 걸 만드는 데 쓰는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살아 있는 뇌의 뉴런 안에서 파킨과 PINK1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추적했다.

파킨은 뇌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둘러싸 '분해 대상' 표시를 한다.

뉴런 외 다른 유형의 세포에서도 미토파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번 연구에선 뇌의 뉴런도 미토파지가 시작되는 방법은 같다는 게 확인된 셈이다.

파킨으로 뒤덮인 미토콘드리아는 이어 세포 내의 다른 요소와 결합해 미토리소좀(mitolysosome)이라는 '미토콘드리아 분해 구조'를 형성한다.

세포 소기관인 리소좀엔 단백질, 핵산 등을 분해하는 가수분해 효소가 들어 있다.

과학자들은 미토리소좀이 빠르게 분해되면, 새로운 미토콘드리아를 만드는 데 재활용할 수 있는 분자들이 나온다고 믿었다.

실제로 미토리소좀은 갑자기 터져 단백질 등 아직 쓸 만한 내용물을 세포 안에 쏟아낸다.

동료들과 대화 중인 나카무라 교수(왼쪽)
동료들과 대화 중인 나카무라 교수(왼쪽)

[Michael Short, Gladstone Institutes/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추론의 골격이 대부분 깨졌다.

우선 미토리소좀은 빠르게 분해되는 게 아니라 세포 내에서 수 시간 동안 잔존했다.

게다가 일부 미토리소좀은 분해되지 않고 건강한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다시 삼켜졌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리후이후이(Huihui Li) 박사후연구원은 "미토콘드리아의 리사이클링 경로를 발견한 것 같다"라면서 "이는 마치 주택을 철거하기에 앞서 쓸 만한 가구를 미리 옮겨 놓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사실은, 이 리사이클링 경로가 작동하려면 파킨과 PINK1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파킨슨병의 신경 퇴행을 막는 데 미토콘드리아 리사이클링이 매우 중요하다는 추론을 뒷받침한다.

나카무라 교수는 "파킨슨병으로 죽는 도파민 뉴런은 특히 파킨과 PINK1의 돌연변이에 취약하다"라면서 "향후 연구의 초점은, 어떻게 이들 단백질이 파킨슨병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들 단백질을 표적으로 치료제를 개발할지 등을 밝히는 데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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