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처음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2009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 경 씨는 복통에 시달렸다. 단순히 체했거나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해 소화제 등에 의존했다. 그럼에도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경 씨는 수소문 끝에 길병원을 찾았다.
주치의인 외과 이원석 교수는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즉각 복부단층촬영과 대장내시경을 실시했다. 정밀진단 결과 진행성 대장암으로 판정됐다. 암은 이미 상당히 진행돼 결장은 물론 복막 일부에도 암 세포가 퍼져있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곧바로 수술 일정을 잡고, 대장에 있는 암을 제거하기 위해 왼쪽 결장 20cm와 우측 결장 일부를 제거했다.
잠깐의 회복 후 다시 복막과 소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대수술이 이어졌다. 경 씨의 몸속에는 암 세포가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높은 집중도가 요구되는 장시간의 수술이 이뤄졌다. 다행히 수술은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 경 씨의 몸에 남아 있을지 모를 암을 제거하기 위해 6개월에 걸친 12번의 항암치료가 이뤄졌다.
경 씨는 “처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큰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이원석 교수가 보여준 믿음과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보면서, 암을 치료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절망 속에서도 아내를 비롯한 가족과 의료진들의 지지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대장암 치료 후 몸과 마음을 추스르던 경 씨. 이 교수는 경 씨가 지속적인 외래를 통해 상태 관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복막전이암이 발견된 것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1년이었다. 정기 관찰에서 복막에 전이암이 발견된 것이다.
복막전이암은 가장 흔한 대장암 중 하나이다. 동시에 예후가 매우 나쁜 암이다. 대장암 환자의 간이나 폐 전이의 5년 생존율 30∼35%에 비해 복막전이암은 평균 생존기간이 5∼7개월에 불과하다. 복막전이암은 통상 말기암으로 취급된다.
두 번째 암인 복막전이암 제거를 위해서 경 씨는 많은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다. 먼저 수술 전 암 세포 크기를 줄이기 위해, 수술 후에는 혹시 체내에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치료가 이뤄졌다. 2012년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12번에 걸친 항암치료가 이뤄졌다. 남들은 한 번도 힘들다는 암 수술과 항암치료가 이어지면서 경 씨는 점점 심신이 쇠약해졌다.
그렇게 그는 기나긴 항암 치료가 끝나고 이듬해인 2013년 4월, 또 다시 세 번째 폐암이란 시련이 닥쳤다. 이는 경 씨에게 큰 절망으로 다가왔다.
폐암은 복막전이암같이 예후가 좋지 않은 대표 암종이다. 경 씨는 “절망적인 소식이 이어졌지만, 지난 두 번의 암도 의료진들의 헌신적 치료로 이겨냈으니, 세 번째도 치료해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며 이번에도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치료에 또 다시 임했다.
이 교수는 세 번째 암인 폐암 치료를 위해 흉부외과, 종양내과와 협진을 했다. 항암치료와 폐절제술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결과는 대성공. 다만 첫 번째 대장암 후 복막전이암과 폐암까지 2번의 전이암이 발생한 만큼 지속적인 항암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폐절제술 후 또 다시 6개월에 걸친 12번의 기나긴 항암치료가 이뤄지고 나서야 치료가 마무리됐다.
경정무 씨는 또 다른 재발암을 없애기 위해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운동, 금주, 건강한 식습관, 스트레스 해소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경 씨는 지난 7월 마지막 정기검진에서 체내 암 세포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마지막 수술 후 약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원석 교수는 “암 치료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5년간 또는 그 이상 지속되는 긴 마라톤과 같은, 지치고 힘든 여정일 수 있다”며 “10년간 3번의 암을 치료한 경 씨는 이후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한 검진으로 별다른 전이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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