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플라틴 부적합 환자 포함...정식 승인으로 전환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본 아스텔라스제약과 미국 생명공학기업 시젠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패드세브(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의 적응증 확대 및 정식 승인을 결정했다.
아스텔라스와 시젠은 FDA가 패드세브를 시스플라틴 함유 항암화학요법이 부적합하고 이전에 하나 이상의 치료를 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치료 용도로 적응증을 추가하고 정식 승인으로 전환했다고 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 아스텔라스와 시젠의 패드세브는 확증 임상시험의 결과를 토대로 미국에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제로 정식 승인됐다.
시스플라틴이 부적합한 환자는 대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예후가 좋지 않다. FDA는 2019년에 패드세브를 이전에 PD-1/PD-L1 억제제와 백금 함유 화학요법을 투여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신속 승인한 바 있다.
이번에 신속 승인에서 정식 승인으로의 전환 및 라벨 확대는 실시간항암제심사(RTOR) 파일럿 프로그램 하에 심사된 보충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 2건을 기반으로 한다.
아스텔라스의 암치료분야 총괄 앤드류 크리보식 수석부사장은 “신속 승인을 정식 승인으로 전환하기로 한 FDA의 결정은 패드세브로 치료받은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이 1차 평가변수였던 임상 3상 EV-301 시험의 데이터를 근거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은 패드세브를 통해 처음으로 백금 함유 치료 및 면역요법 치료 이후 전체 생존기간 혜택이 입증된 FDA 승인 치료제를 사용해 진행성 요로상피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EV-301 시험은 이전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PD-1/PD-L1 억제제로 치료받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패드세브와 화학요법을 비교 평가했다. 중간 분석 시점에서 패드세브 치료군은 화학요법군에 비해 평균 3.9개월가량 더 오래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패드세브 치료군이 12.9개월, 화학요법군이 9.0개월이었다.
가장 흔한 모든 등급 이상반응으로는 발진, 피로, 말초신경병증, 탈모, 식욕감소, 설사, 가려움증, 메스꺼움, 변비, 미각이상, 근골격 통증, 안구건조증, 발열, 복통, 빈혈 등이 포함됐다.
또한 패드세브는 EV-201 임상 2상 시험의 코호트 2에서 이전에 PD-1/L1 억제제로 치료를 받았고 백금 함유 화학요법을 받지 않았으며 시스플라틴이 적합하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의 치료제로 평가됐다. 추적 기간 중앙값 16개월 이후 패드세브 투여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51%이며 반응 지속기간 중앙값은 13.8개월로 관찰됐다.
시젠의 로저 댄시 최고의료책임자는 “패드세브는 면역요법을 받았고 시스플라틴을 받을 수 없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FDA 승인 치료제”라며 “FDA의 실시간항암제심사 덕분에 연령 또는 동반질환으로 인해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이러한 환자들에게 최대한 빨리 패드세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V-201 임상시험 책임자인 미국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의 에반 Y. 유 박사는 “진행성 방광암 환자의 거의 절반은 시스플라틴 기반 화학요법을 받을 수 없다”며 “이러한 환자 중 다수는 1차 면역요법을 받게 되는데 암이 반응하지 않거나 이전 반응 이후 진행되는 경우 표준요법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치료 옵션을 시급히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포투맙 베도틴의 새로운 승인은 중요한 임상적 발전을 의미하며 이러한 충족되지 않은 수요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티쎈트릭, 폐암 1차요법 암질심 통과...키트루다, 조건부로
벤클렉스타, 급성골수성백혈병 1차요법 보류
한국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주(아테졸리주맙) 폐암 1차 단독요법 급여확대안이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번이 두번째 도전이었다. 함께 심의된 '8전9기' 한국엠에스디의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는 조건부로 어렵게 관문을 넘었다. 처음 암질심을 노크한 지 횟수로 4년만이다.
반면 급성골수성백혈병 1차 치료제로 급여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애브비의 벤클렉스타정(베네토클락스)은 보류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는 14일 오후 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앞서 암질심은 지난 5월 키트루다주 급여확대안 5건 중 2건(요로상피암 2차 요법, 호지킨림프종 불응성 2차 이상 및 재발상 4차 이상 요법)을 처리하고, 나머지 3건의 비소세포폐암 1차 요법은 경쟁약물인 티쎈트릭주와 함께 심의하기로 하고 보류시켰었다.
PD-L1 발현 양성이면서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단독요법),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페메트렉시드·플라티눔 병용),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파클리탁셀·카르보플라틴 병용) 등이 해당 적응증.
암질심은 약속대로 7월 회의에서 티쎈트릭주와 키트루다주를 함께 심의했다. 키트루다주는 폐암 1차 3개 요법이, 티쎈트릭주는 폐암 1차 단독요법 1건(PD-L1 발현 비율 ≥ 50% 종양세포(TC) 또는 ≥10% 종양침윤면역세포(IC)이면서 EGFR 또는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이 안건으로 올랐다.
암질심은 임상적 유용성, 급여기준, 재정분담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티쎈트릭주 급여확대안을 통과시켰다. 한국로슈 측이 이번에도 '초기3주기 환급형'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실제 그렇게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암질심은 키트루다주 재정분담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엠에스디 측이 시쳇말로 '쥐어짤 만큼 쥐어짜서' 다시 만들어낸 분담안이었지만 초기환급형 모형을 원했던 암질심 위원들에게는 성이 차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계속 암질심에서 묶어둘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조건'을 달아서 통과시켰다.
조건은 재정분담안 불확실성 제거방안과 경쟁약물인 티쎈트릭주에 상응하는 재정분담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티쎈트릭주에 상응하는 재정분담조건'은 가령 한국엠에스디 측이 제시한 매출이 커질수록 환급율이 높아지는 재정분담안에서 재정분담구간별 환급비율을 상향 조정하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암질심이 부여한 이 재정분담안 수정 조건은 앞으로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건보공단 협상과정에서 이행과정을 거치게 된다.
조건부 통과지만 키트루다주가 이번에 암질심을 넘어서면서 한국엠에스디 측은 급여확대에 대한 기대와 가능성을 얻게 됐다. 물론 남은 절차도 만만한 건 아니다.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 암질심은 큰 부담 하나를 덜게 됐다. 암질심을 '불통'의 대명사로 낙인찍게 만든 장기 미처리 안건을 털어냈기 때문이다. 물론 역시 폐암1차 요법으로 급여확대를 추진 중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정(오시머티닙)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하다.
한편 이날 함께 상정된 한국애브비의 백혈병치료제 벤클렉스타정 급여확대안은 보류됐다. 이 약제는 현재 만성림프구성백혈병에 급여를 적용받고 있는데, 급성골수성백혈병 1차 요법으로 급여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이번에 암질심을 노크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급성골수성백혈병은 치료옵션이 거의 없어서 무난히 암질심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됐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암질심은 추가 재정부담 규모가 회사 측이 추산한 것보다 더 크고, 급여기준도 좀 더 합리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회사 측으로부터 재정분담안 등을 다시 받은 뒤 심의하기로 하고 일단 이날은 보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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