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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화이자 백신도 델타 변이에 효과 급감
스파이크 단백질 자체가 변해 백신 효과도 감소
국산 백신,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에 포커스 맞춰져
이대로면 철 지난 독감백신처럼 될 가능성 높아
김우주 고대 교수 "DNA 백신 이용하면 변이 대응 가능"
코로나19 델타 변이(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현재 개발 중인 국산 코로나 백신이 무력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존 바이러스에 맞춰진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향후 출시하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총 8종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승인을 받고 개발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업체는 와 제넥신, 진원생명과학,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국제백신연구소 등 6곳이다. 이중 SK바이오사이언스는 3종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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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델타(B.1.617) 변이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각각 알파(B.1.1.7) 변이와 베타(B.1.351) 변이가 출현했다. 또 올해 1월 일본 공항에서 브라질 여행자에 감마(P.1) 변이가 검출됐다.
특히 델타 변이는 확산 속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빠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절반이 델타 변이로 나타났고, 영국에선 확진 사례 대부분이 델타 변이였다. ‘집단면역 국가’ 이스라엘도 지난 8일 전체 감염자 486명 중 90%가 델타 변이였다.
델타 변이는 영국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60% 정도 강하고 백신 저항력도 높다. 이런 이유로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델타 변이 주의 단계를 한 단계 높이기도 했다.
국산 백신, 식약처 허가도 어려울 수 있어
문제는 국산 코로나19 백신들이 기존 바이러스에 맞춰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도 델타 변이에 효과가 떨어진다”며 “현재 개발 중인 국산 코로나19 백신도 델타 변이에 방어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항원이고, 이를 지정하는 DNA가 백신 타깃”이라며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 자체가 변해 백신 효과도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델타 변이 예방 효과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회 접종자가 33%에 불과하고 2회 완전 접종자도 60%에 그쳤다. 델타 변이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도 최근 사정이 달라졌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화이자 백신 예방 효과가 델타 변이 유행 뒤 94%에서 64%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국내 백신 제조기술이 선진국보다 20~30년 뒤처진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변이 대항 백신 개발은 엄두도 못낸다”며 “기존 바이러스에 맞춘 백신도 임상 2/3상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고 꼬집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국산 코로나19 백신은 이전 바이러스에 맞춰 설계했기 때문에 효능은 물론 상품성도 떨어진다”며 “이대로는 식약처 백신 사용허가를 받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DNA 백신 활용해 변이 대응 코로나 백신 개발해야
의료계는 국내 업체들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과 같은 변이 바이러스 신속 대응 기술을 보유하진 못했지만 해법은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 교수는 “DNA 백신은 아데노 바이러스처럼 세포배양이 필요 없어 변이 대응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백신 임상3상에 성공한 뒤 곧장 오버랩(기존 백신 토대로)해서 변이 대응 백신을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제넥신과 진원생명과학은 D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다.
4가 독감 백신처럼 범용 코로나 백신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 교수는 “델타 변이를 계기로 국내 백신 제조사가 과감하게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를 한번에 막아주는 ‘유니버설 백신’ 개발을 시도해야 한다”며 “기술적으론 어렵지만 성공하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델타 변이는 수많은 변이 중 하나일 뿐이고 새로운 변이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어, 변이 대응 백신 제조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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