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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의약계 소식(신풍 제약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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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84 2021/07/10 18:30
수정 2021/07/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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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약청, 화이자ㆍ모더나 백신 심장염 부작용 경고




백신과 부작용 간 연관성 확인...새로운 부작용으로 추가



유럽의약청(EMA)이 전령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인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의 코미나티, 모더나의 스파이크백스(Spikevax, 이전 COVID-19 Vaccine Moderna)와 매우 드문 심장 염증 간에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확인했다.


▲ 유럽의약청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mRNA 코로나19 백신이 매우 드문 심근염 및 심낭염 사례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유럽의약청의 안전성 위원회 PRAC는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 스파이크백스 접종 이후 매우 드물게 심근염 및 심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9일(현지시각) 밝혔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이러한 백신의 제품 정보에 새로운 부작용으로 심근염과 심낭염을 추가하고, 백신을 접종받는 사람과 의료인의 질병 인식을 높이기 위한 경고문을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심장의 염증성 질환인 심근염과 심낭염은 증상이 다양할 수 있는데 대개 호흡곤란, 불규칙할 수 있는 강한 심장박동, 흉통 등이 나타난다.

PRAC는 이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현재 이용 가능한 모든 증거를 고려했다. 여기에는 유럽경제지역에서 코미나티를 접종받은 사람 가운데 보고된 심근염 사례 145건과 스파이크백스를 접종받은 사람에서 보고된 심근염 사례 19건에 대한 심층 검토 결과가 포함된다.

또한 PRAC는 코미나티 접종 후 보고된 심낭염 사례 138건과 스파이크백스 접종 후 보고된 심낭염 사례 19건을 검토했다.

유럽경제지역에서는 지난 5월 31일까지 코미나티 1억7700만 회분과 스파이크백스 2000만 회분이 접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PRAC는 다른 전 세계에서 접수된 사례를 조사했다.

위원회는 백신 접종 이후 주로 14일 이내에 심근염 및 심낭염 사례가 발생했으며 두 번째 접종 이후와 젊은 성인 남성에서 더 자주 발생했다고 결론을 지었다. 유럽경제지역에서 발생한 사례 가운데 사망한 사람은 5명이다. 이들은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을 앓고 있었다.

이용 가능한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 접종 이후 심근염과 심낭염 진행 과정은 이러한 질환의 일반적인 진행 과정과 유사하며 대개 휴식 또는 치료를 통해 개선됐다.

유럽의약청은 의료전문가에게 심근염 및 심낭염의 징후와 증상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에서 심근염 또는 심낭염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앞서 지난달에 미국 당국도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이 심근염 및 심낭염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현재 유럽경제지역에서 승인된 다른 두 가지 코로나19 백신인 존슨앤드존슨(얀센)의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스제브리아는 심근염 또는 심낭염과의 인과관계가 확립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이 백신을 판매하는 회사들에게 추가적인 데이터를 요청했다.

유럽의약청은 코로나19 질병 및 관련 합병증의 위험과 코로나19 백신이 과학적 증거에서 사망 및 입원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모든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이 제공하는 혜택이 위험보다 여전히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다 많은 청소년 및 젊은 성인이 백신 접종을 받고 더 많은 2차 접종이 이뤄짐에 따라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계속 감시하고 대중에게 최신 정보를 전달할 것을 약속했다.




국민청원까지 나온 신풍제약 ‘피라맥스’…개발가치 의견분분

국민청원, 피라맥스 2상 고위험군 효과 근거 긴급사용승인 요구
신풍도 코로나 효능 자신·기대감…일각선 ‘글로벌 임상 필요’ 해석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신풍제약 피라맥스가 국민청원에도 등장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 경구용치료제 피라맥스정 긴급사용승인 등 검토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피라맥스 가치가 확인됐다며 긴급사용승인과 조건부사용승인이 필요하다고 청원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피라맥스 2상 임상시험에서 2차 부지표에 대해 통계적 유의성이 확인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환자에서 10일 후 100% 음전율과 사망자 없음이 확인됐음도 강조했다.
 
2상 임상시험 설계가 다소 부족해 임상결과 표본수가 부족하지만, 신풍제약에서 주관하고 있는 국내임상결과 자료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임상자료를 확인해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청원은 9일 오후까지 9,300명을 돌파하면서 비교적 단기간에 많은 동의를 얻었다.
 

 

이는 신풍제약 입장과도 비슷하다. 신풍제약은 이번 피라맥스 2상 결과에 대해 바이러스 억제 효과, 전반적 임상지표 개선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상 성격상 적게 설정된 피험자수로 인해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못한 지표는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통해 확증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5일 피라맥스 3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신청하면서는 공시를 통해 피로나리딘과 알테수네이트 성분을 복합하는 경우 세포독성은 감소하면서 지속적인 항바이러스 효능을 나타냈다두 성분 복합제인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중증 질환 이행 가능성과 사망을 최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가능성과 가치에 대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잖다.
 
모든 임상시험은 1차 주요평가지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 때문에 주지표 결과만이 객관성을 갖추고 있으며, 2차 지표에 대한 결과는 이를 주요평가지표로 하는 임상을 다시 구성해야만 객관적인 입증이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다.
 
주요평가지표에서 피라맥스 투여군과 위약군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점은 분명 악재다. 신풍제약은 일부 지표가 긍정적으로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코로나19 치료에 피라맥스를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객관적으로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에서는 9일 보고서를 통해 일부 가능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피험자 대상 3상 임상시험계획이 신청됐다면서 기존 판매 중이던 제품으로, 코로나19 치료제 승인을 받아도 국내에서 유의미한 매출과 수익은 제한적일 수 있다. 3상 임상 결과에 따라 글로벌 임상시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하이드로젤 개발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초장기간 관찰 필요 뇌신경 질환 연구에 도움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준 교수 연구팀이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폴리나 아니키바(Polina Anikeeva) 교수, 쏸허 자오(Xuanhe Zhao) 교수, 육현우 박사 공동 연구팀과 함께 반고체물질인 하이드로젤 기반의 유연성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021년 6월 8일 자로 출판됐다.

논문명: Adaptive and multifunctional hydrogel hybrid probes for long-term sensing and modulation of neural activity

(좌)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성준 교수, (우)MIT 육현우 박사(KAIST 학부졸업생) ⓒKAIST

뇌 구조를 연구하거나 뇌 신경 질환의 메커니즘을 파악, 치료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뇌를 자극하고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의 신경 인터페이스는 기계적, 화학적 특성이 뇌 조직과 너무 달라서 일어나는 이물 반응 때문에, 주변에 절연세포층이 형성돼 그 수명이 매우 짧아진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해당 문제의 해결을 위해, 직접 제작한 다기능성 파이버 다발을 하이드로젤 몸체에 넣는 방법을 이용해 `뇌 모사형 신경 인터페이스’를 제작했다. 해당 장치는 빛으로 특정 신경세포종만을 자극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광섬유뿐만 아니라, 뇌에서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전극 다발, 약물을 뇌 속으로 전달할 수 있는 미세 유체 채널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해당 인터페이스는 하이드로젤 몸체를 건조시킨 상태에서는 단단한 성질이 고분자와 유사해 몸체에 삽입하기가 쉽다. 하지만 몸에 들어가면 체내의 수분을 빠르게 흡수해 부드럽고 수분이 풍부한 주변 조직과 유사한 상태가 되므로 이물 반응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성을 가진 장치를 동물 모델에 직접 적용해 기존의 기록을 훨씬 뛰어넘는 삽입 후 6개월까지도 뇌 신호를 측정할 수 있음을 보였다. 또한 자유롭게 움직이는 쥐를 대상으로 초장기간 광유전학 실험, 행동 실험 등이 가능하며, 이물 반응에 의한 아교세포 및 면역세포의 발현이 기존 장치보다 현저히 줄어듦을 증명했다.

하이드로젤 기반 하이브리드 뇌-기계 인터페이스 개요 및 제작과정 ⓒKAIST

박성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하이드로젤을 다기능 신경 인터페이스의 구성물질로 사용해 그 수명을 대폭 상승시켰다는 데에 의의가 있으며, 해당 연구를 통해 향후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초장기간 관찰이 필요한 뇌 신경 질환 연구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 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 범부처의료기기개발 사업,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개발사업, KK-JRC 스마트 프로젝트, 카이스트 글로벌 이니셔티브 프로그램, 포스트 인공지능(Post-AI) 프로젝트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코 속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복제 순간 최초 포착

과학자·임상의 공동연구진, 코로나바이러스 초기 감염기전 규명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 순간을 최초로 포착
초기 감염 및 증식의 주요 표적 규명

발병 후 1년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렀지만,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기전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비강(코 안), 인두, 후두, 기관지를 통해 감염된다고 알려졌을 뿐 정확한 표적 부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효과적인 예방대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 연구단 고규영 단장과 전북대학교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코로나19 대응 공동연구팀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 순간을 최초로 포착하고 초기 감염 및 증식의 주요 표적이 비강 섬모상피세포임을 규명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ACE2·TMPRSS2·Furin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하여 세포 내로 침투한다. 이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여 바이러스가 세포막에 붙어 세포 내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들 단백질을 가진 세포만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단백질들이 바이러스의 침입 경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기법(Single cell RNA-sequencing)’만으로는 단백질의 정확한 분포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 대부분이 진단 시점에 이미 일차적 바이러스 감염·증식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초기 감염 기전 파악이 더욱 어려웠다. 연구진은 실제 코로나19 초기 환자로부터 얻은 정확한 샘플을 다양한 실험기법을 적용·분석해 기존 한계를 극복했다.

우선, 연구진은 ACE2·TMPRSS2·Furin 수용체 단백질이 코 안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면에 집중 분포함을 발견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섬모세포의 공기 접촉면에 결합해 세포 내로 침투 후 복제·증식한다는 의미다. 이로써 비강 섬모세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의 시발점임을 새롭게 밝혔다. 반면 그동안 주요 감염표적으로 여겼던 호흡기 점액분비세포와 구강 상피세포에는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이 존재하지 않았다.

비강 섬모상피세포 첨단부에서 다량 존재하는 코로나바이러스 ACE2 수용체 단백질
연구진은 대표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가 비강 호흡상피 표면에서만 다량 존재함을 확인하였다(그림 A). 그중에서도 섬모세포의 첨단부, 즉 공기와 맞닿는 최상반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다(그림 B).

또한, 연구진은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비강 및 구강세포를 분석, 코로나바이러스가 비강 섬모세포에서만 복제·증식함을 최초로 포착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 단백질이 없는 비강 분비세포 및 줄기세포, 구강 상피세포 등에서는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다. 경증 코로나19 환자는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이 초기 8일 이내 종료됐으며, 손상된 섬모세포가 빠르게 재생되며 건강을 회복했다. 이는 비강 점막면역이 코로나19 치료의 핵심임을 시사한다.

코로나19 감염초기 비강 섬모상피세포 내에서만 다량으로 복제·증식된 코로나바이러스.
정상인과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비강 상피세포를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기법으로 비교분석한 모습(그림 A).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정상인과 다른 섬모상피세포 유형이 관찰된다. 그중 코로나바이러스 복제가 활발히 일어나는 세포 군집(SARS-CoV-2high)을 발견했다(그림 A, B).
코로나19 초기 환자의 비강 섬모세포를 단일세포 유전자발현 측정기법(그림 C)과 세포도말 면역형광염색(그림 D)을 통해 추적 관찰한 모습.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 초기에 섬모상피세포 내에서 복제·증식된 후 상피세포와 함께 소멸됨을 확인할 수 있다.

안지훈, 김정모 선임연구원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표적인 비강 섬모세포가 손상되면 폐를 비롯한 다른 장기도 빠르게 감염될 수 있다”며 “비강 섬모세포 보호를 위한 후속 연구 및 백신·약물 개발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창섭 교수는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코와 입을 완전히 가리도록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규영 단장은 “비강 내 백신 투여로 점막면역을 형성하는 것이 새로운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전략이 될 것”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회복 후에도 기억 T세포 장기간 유지…중증감염 막아”

KAIST·고려대 안산병원·충북대병원 공동연구…"백신 접종자와 비교 후속 연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된 후에도 코로나19를 방어하는 ‘기억 T 세포’가 장기간 유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의철 교수와 고려대 안산병원 최원석 교수, 충북대병원 정혜원 교수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적 연구를 통해 기억 T 세포의 면역반응이 10개월 동안 잘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되면 이에 대항하는 방어 면역인 중화항체와 기억 T세포가 형성되며, 중화항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면역 기억(immune memory)을 가진 기억 T세포는 코로나19 감염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계속 살아남은 채 중증 진행을 막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기억 T세포가 얼마나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을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국내 코로나19 회복 환자들을 대상으로 10개월 동안 추적 연구를 통해 기억 T세포가 잘 유지됨을 밝혔다.

경증·중증 여부에 상관없이 대부분 잘 유지되고 있었으며, 10개월이 지난 후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을 만나면 기억 T세포가 증식을 활발히 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 T세포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줄기세포 유사 기억 T세포’가 잘 발생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줄기세포를 닮은 줄기세포 유사 기억 T세포는 장기간에 걸쳐 기억 T세포 수를 그대로 유지해주는 재생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들의 기억 T세포 형성과 코로나19 회복자들의 기억 T세포와의 비교 연구를 통해 백신의 면역학적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의철 교수는 “코로나19 회복자의 기억 T세포 기능을 세계 최장기간 연구한 결과”라며 “최적화된 차세대 백신 개발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지난달 30일 자에 실렸다


세계 1천만 명이 앓는 파킨슨병, 마침내 발병 원인 밝혀냈다


미토콘드리아 손상 폐기물이 뉴런에 쌓이는 게 문제

인터페론 경로의 '뉴런 청소' 조절하는 단백질도 확인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 저널 '분자 정신의학'에 논문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많은 녹말 양소체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많은 녹말 양소체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의 도파민 분비 뉴런이 사멸해 생기는 신경 퇴행 질환이다.
파킨슨병 환자나 고령자의 뇌에선 변형된 녹말 양소체가 많이 발견된다.
정상 구조의 녹말 양소체는 뇌의 폐기물 용기로 쓰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킨슨병(약칭 PD)은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 뇌 질환으로 꼽힌다.

중뇌 흑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뉴런)가 서서히 소실돼 느린 운동, 근육 떨림과 강직, 자세 불안정 등의 증상으로 이어지는 병이다.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700만 명에서, 많게는 1천만 명에 이를 거로 추정된다.


고령자에게 주로 생기는 신경 퇴행 질환으론 치매 다음으로 흔한 게 파킨슨병이다.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파킨슨병의 유력한 발병 원인을 덴마크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환자의 90% 내지 95%를 점유하는 '산발적 파킨슨병(sporadic PD)'이, 뉴런에 생긴 미토콘드리아 폐기물의 처리를 제어하는 신호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게 요지다.

이 경로가 막히면 미토콘드리아 손상 폐기물이 과도히 쌓여 뉴런이 사멸하고 파킨슨병으로 이어졌다.

코펜하겐대 '생명공학 연구 혁신 센터'의 스호러 이사자더-나비카스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8일(현지 시각) 저널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 저널은 네이처 출판 그룹이 발행하는 '동료 검토' 과학 학술지로 생물학적 정신의학 분야의 연구 논문을 주로 다룬다.

미토콘드리아 구조
미토콘드리아 구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 재판매 및 DB 금지]

논문의 교신저자인 이사자더-나비카스 교수는 "배가 부르면 (뇌에서) 그만 먹으라는 신호가 오는 것처럼 우리 몸은 항상 적절한 신호로 제어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어떤 신체 부위에 감염이 생기면 확산을 막기 위해 싸우지만, 감염이 제거되면 여기에 관여한 신호도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파킨슨병 환자는 1형 인터페론 경로를 여닫는 PICS2라는 단백질의 신호 조절이 잘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상 작동하는 1형 인터페론 경로는 바이러스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뇌 신경세포의 에너지 공급에도 깊숙이 관여한다는 게 드러났다.

파킨슨병의 문제는 PIAS2 단백질이 필요하지 않을 때도 1형 인터페론 경로를 봉쇄하는 데 있었다.

감염 상황이 종료되면 이 경로의 봉쇄가 풀려 정상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파킨슨병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

이 경로가 막혀 있으면 다량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제거되지 못한 채 뉴런 내에 쌓였다.

그러면 '세포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공급에 문제가 생겨, 힘이 떨어진 뉴런이 서서히 사멸했다.

PIAS2 단백질이 1형 인터페론을 제어하는 신호 경로는 뇌 기능뿐 아니라 미생물과 바이러스의 식별에도 연관돼 있다.

여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관련돼 있다.

이 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와 코로나19의 치명적 결과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보고도 나왔다.

파킨 단백질과 미토콘드리아
파킨 단백질과 미토콘드리아

왼쪽은 세포 안에서 서로 떨어져 있는 파킨 단백질(녹색)과 미토콘드리아(적색)의 모습.
오른쪽은 60분이 지난 뒤 파킨 단백질이 미토콘드리아에 붙어 있는 상태.
파킨 단백질의 주 기능은 세포 스트레스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가 보충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미토콘드리아가 대체되는 과정을 '미토파지'(mitophagy)라고 하는데 가족형 파킨슨병 환자는 파킨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겨 미토파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미국 소크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의 뇌 뉴런을 연구한 4개의 데이터 세트(data set)를 분석해, 치매와 파킨슨병이 함께 생긴 환자에게서 어떤 유전자 패턴이 이상을 일으켰는지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생쥐 실험을 해 보니, PIAS2 단백질이 다량 축적되면 1형 인터페론 경로가 막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로가 닫혀 있으면 뉴런 내의 손상 단백질과 미토콘드리아 쓰레기를 제거하는 과정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또 미토콘드리아 손상 폐기물이 쌓이면 다른 독성 단백질도 늘어났다.

실제로 파킨슨병 환자는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과 달리 뉴런의 PIAS2 발현 도가 매우 높았다.

이는 잠정적으로 가족형 파킨슨병(familial Parkinson's Disease)의 다른 유형에도 이 경로가 관여한다고 볼 수 있는 근거였다.

연구팀은 신경조직의 항상성과 생존에 이 경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는 걸 다음 목표로 정했다.


'세포 자살' 신호는 어떻게 미토콘드리아에 전달될까


미토콘드리아의 막(膜) 지질 산화, 세포예정사 촉발

내막 단백질 '접힘'이 부분적으로 풀리는 게 변수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 연구진, '분자생물학 저널' 논문

미토콘드리아의 막(膜) 지질 산화, 세포예정사 촉발
내막 단백질 '접힘'이 부분적으로 풀리는 게 변수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 연구진, '분자생물학 저널' 논문

미토콘드리아의 구조
미토콘드리아의 구조


  인체 내 세포의 죽음은 아주 정밀하게 제어돼야 한다.


세포가 너무 많이 죽으면 신경 퇴행 질환이 생기고, 반대로 너무 적게 죽으면 암 종양으로 자랄 수 있다.

이렇게 세포 내 프로그램(intracellular program)의 유도로 세포가 죽는 걸 세포예정사(programmed cell death)라고 한다.

세포자멸사(apoptosis)나 세포의 오토파지(autophagy; 자가포식)는 모두 세포예정사의 범주에 든다.

세포예정사를 촉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회복할 수 없는 DNA의 손상이다.

실제로 고열, 과삼투압, 자외선 등의 강한 스트레스는 세포의 자살, 즉 자멸사를 유도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으로 제어되는 세포예정사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스스로 죽는 게 그런 경우다. 감염 세포의 죽음은 증식한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에 전염하는 걸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교 과학자들이 세포예정사를 일으키는 상세한 분자 경로를 밝혀냈다.

미토콘드리아의 내·외막을 구성하는 카르디올리핀(Cardiolipin) 지질과 사이토크롬 C(cytochrome c)라는 작은 단백질의 결합 과정에서 세포예정사가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흐로닝언대의 파트릭 판데르벨(Patrick van der Wel) 구조생물학 부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분자생물학 저널(Journal of Molecular Bi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판데르벨 교수는 '고체 핵자기 공명 분광법(Solid-State NMR Spectroscopy)'의 전문가이며, 이번 연구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것도 이 기술이다.

펼쳐진 사이토크롬과 세포예정사
펼쳐진 사이토크롬과 세포예정사

사이토크롬 C가 펼쳐져 있으면 카르디올리핀을 산화해 세포자멸사를 촉발한다.
[University of Groningen, Van der Wel lab / 재판매 및 DB 금지]

8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가 세포예정사에 관여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연구에서 새롭게 드러난 건 미토콘드리아에 '세포 자살' 신호가 전달되는 경로와 관련 인자들이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판데르벨 교수는 "미토콘드리아의 막 지질인 카르디올리핀이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라면서 "신호 기능을 하는 카르디올리핀이 막 내부에서 산화되면 세포예정사를 촉발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인지질과 달리 화학적으로 산성을 띠는 카르디올리핀은 미토콘드리아 내막의 전자전달계가 전위차를 이용해 ATP를 생성하는 데 최적화된 구조를 가졌다.

연구팀은 카르디올리핀의 산화를 조절하는 것으로 사이토크롬 C 단백질을 지목했다.

사이토크롬은 원래 미토콘드리아의 전자전달 사슬에서 전자 전달에 관여하는 내막 단백질이다.

그런데 사이토크롬 C가 세포예정사의 초기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게 새로이 밝혀졌다.

과거엔 세포막에서 사이토크롬 C의 접힘이 펼쳐지면 카르디올리핀이 산화하는 것으로 봤다.

그런데 판데르벨 교수팀은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자들과 공동 수행한 선행 연구에서 사이토크롬 C가 항상 펼쳐지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다.

그래서 고체 NMR 분광법으로 사이토크롬 C를 구성하는 105개 아미노산의 위치와 연결 상태 등을 모두 확인했다.

고체 NMR 분광법을 쓰면 단백질 구조 내에서 고정된 위치의 아미노산만 식별돼,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접힌 부분과 펼쳐진 부분을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런 시험과 분석을 거쳐 사이토크롬 C가 카르디올리핀과 결합할 때 완전히 펼쳐지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를 이끈 파트릭 판데르벨 교수
연구를 이끈 파트릭 판데르벨 교수

[University of Groningen, Sylvia Germes/ 재판매 및 DB 금지]

단백질은 저마다 특별한 순서에 따라 접힌다.

첫 번째가 두 번째를, 두 번째가 세 번째를 유도하는 식으로 순차적 접힘이 이뤄지는데 이 각 단계를 '폴던(foldon)'이라고 한다.

그런데 사이토크롬 C는 단계별로 다른 폴던이 펼쳐지고, 어떤 부분은 전혀 펼쳐지지 않기도 했다.

이 발견은 제약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실마리가 될 거로 보인다.

특정 단백질에서 어떤 부분이 펼쳐져 있는지 안다는 건 그 부분에 작용하는 약을 개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효과를 내는 약은 세포예정사를 확대 또는 축소 조절하는 데도 쓸 수 있다.

판데르빌 교수는 "이번 연구 데이터로 단백질 상호작용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컴퓨터 모델을 구축해 먼저 가상 환경에서 약을 디자인해 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T세포 백신' 나올까? 변이 저항 '항원결정기' 다수 발견

신종 코로나에서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 53개 확인

돌연변이 안 생기고, CD8 양성 T세포가 식별…백신 표적 요건 갖춰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진, 저널 '셀'에 논문

인간의 림프구(전자현미경 이미지)
인간의 림프구(전자현미경 이미지)

[미 NCI(국립 암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러스의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Highly networked epitopes)'는 유전적으로 주택의 지주나 들보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에피토프(항원 결정기)는 면역계의 항체, B세포, T세포 등이 식별하는 항원의 특정 부위를 말한다.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는 다른 여러 부위와 연결돼 바이러스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인다.


이런 에피토프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바이러스는 감염과 복제, 나아가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다.

그래서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는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mutationally constrained)' 영역으로 꼽힌다.

바이러스의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는 또 서로 같거나 거의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변이 바이러스 아종뿐 아니라 같은 계열의 가까운 바이러스 간에도 그렇다.

이런 관점에서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는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백신의 이상적인 표적이다.

최근의 코로나 변이 전파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항체가 제 기능을 하려면 가능한 한 표적에 변이가 생기지 말아야 한다.

표적에 변이가 생긴다는 건 화살을 쏠 때 표적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세포면역의 중심인 T세포의 잠정적 표적이 될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 수십 개가 한꺼번에 발견됐다.

베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베타 변이의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

신종 코로나의 돌연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 표면의 정전위(electrostatic potential)에 변화를 일으킨다.
플러스 전위는 청색, 마이너스 전위는 적색으로 표시돼 있다.
베타 변이는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과 N-말단 도메인(NTD)의 변화가 심해, 항체의 중화 능력을 저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Bing Chen /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발견이 주목받는 건 현재와 미래의 코로나 변이를 모두 막을 수 있는 T세포 백신의 개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돌연변이에 저항하는 에피토프를 표적으로 하는 T세포 백신이 개발되면 요즘 확산 중인 주요 코로나 변이(variants of concern)는 물론, 앞으로 나타날 미지의 코로나 변이도 방어할 수 있을 거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이 연구는 미국 라곤연구소(Ragon Institute)의 가우라브 가이하(Gaurav Gaiha) 박사 연구팀이 수행했고, 논문은 저널 '셀(Cell)'에 최근 실렸다.

라곤연구소는 미국 하버드의대와 최대 수련병원인 MGH(매사추세츠 제너럴 호스피털), MIT(매사추세츠 공대)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학제(multidisciplinary) 면역치료 연구기관이다.

6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 조교수로서 논문의 수석저자를 맡은 가이하 박사의 주 관심 분야는 원래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 치료다.

가이하 박사팀은 HIV의 빠른 돌연변이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다가 '구조 기반 네트워크 분석(structure-based network analysis)'이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 앞서 에이즈 감염자의 CD8 양성 T세포가 식별하고 돌연변이가 잘 생기지 않는 HIV 에피토프를 확인한 것도 이 기술 덕이었다.

생쥐의 암 종양(청색·오렌지색)을 공격하는 T세포(녹색)
생쥐의 암 종양(청색·오렌지색)을 공격하는 T세포(녹색)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이 기술을 적용해, 신종 코로나의 고도 네트워크화 에피토프 311개를 일차로 추려낸 뒤 인간 면역계의 다수 구성요소가 식별하고 많은 양이 존재하는 53개를 확정했다.

이들 에피토프는 돌연변이가 잘 생기지 않을 뿐 아니라 CD8 양성 T세포가 잘 식별해 T세포 백신 표적의 요건을 두루 갖췄다.

연구팀은 먼저 코로나19 회복 환자에게 T세포 반응을 일으키는 에피토프와 대조해 봤다.

그랬더니 이번에 신종 코로나에서 찾아낸 것과 같은 에피토프에 반응한 경우가 전체 조사 환자의 절반에 달했다.

또 영국발 알파(B.1.1.7), 남아공발 베타(B.1.351), 브라질발 감마(P1), 인도발 델타( B.1.617.2) 등 주요 코로나 변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새로 발견된 에피토프에 영향을 미친 돌연변이는 단 3개에 불과했다.

게다가 이들 에피토프가 인간의 면역계와 상호작용하는 능력을 훼손한 돌연변이는 하나도 없었다.

이들 에피토프를 표적으로 개발된 T세포 백신은 지금까지 나타난 주요 코로나 변이에 효과가 클 것임을 시사한다.

또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경우 돌연변이 저항 에피토프에 대한 T세포 반응이 코로나19 회복 환자보다 약하게 나타난다는 것도 확인됐다.

가이하 박사는 "현재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강한 항체 방어를 제공하는 건 맞지만, 주요 변이가 계속 확산해도 같은 효과를 낼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포유류 줄기세포가 진화계통수에 숨긴 '바이러스 방어' 무기


식물·무척추동물이 쓰는 'RNA 간섭' 기제 공유

항바이러스 작용 'RNA 절단' 효소 핵심 역할

영국 프랜시스 클릭 연구소, 저널 '사이언스'에 논문

신종 코로나의 면역 회피 진화
신종 코로나의 면역 회피 진화

신종 코로나의 유전자 서열에 결손이 없으면 여러 유형의 항체(녹색·적색)가 신종 코로나에 달라붙는다. (좌)
반대로 결손이 생기면 중화 항체(녹색) 대신 다른 항체(적색)가 신종 코로나와 결합한다. (우)
신종 코로나의 이런 유전자 서열 결손이 진화하면 항체 중화를 회피할 수 있다.
[미 피츠버그대 Kevin McCarthy and Paul Duprex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바이러스가 숙주에 감염하려면 먼저 숙주세포에 들어가 증식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증식할 능력이 없어 숙주세포의 증식 시스템을 이용한다.

포유류 세포의 경우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 첫 방어선은 대부분 인터페론 단백질이 맡는다.


그런데 포유류의 줄기세포는 인터페론 반응을 촉발하는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포유류의 줄기세포가 어떻게 바이러스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지 잘 몰랐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나 지카 바이러스 같은 RNA 바이러스로부터 포유류의 줄기세포를 보호하는 유전자 조절 메커니즘을, 영국의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지금까지 이 메커니즘은 포유류의 진화 과정에서 사라진 것으로 여겨졌다.

여기서 핵심 역할을 하는 건 'aviD'라는 항바이러스 다이서(dicer)였다. aviD는 바이러스의 RNA를 잘라내 RNA 바이러스의 복제를 막았다.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카에타누 헤이스 이 소자(Caetano Reis e Sousa)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8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그는 이 연구소의 면역학 연구 랩(lab) 리더이며,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METTL3 효소가 신종 코로나의 RNA 메틸화를 유도하는 과정
METTL3 효소가 신종 코로나의 RNA 메틸화를 유도하는 과정

신종 코로나는 RNA의 화학적 변형을 유도하는 인간의 효소를 이용해, 자기에게 이로운 단백질 생성을 늘리고 인체의 면역 반응은 떨어뜨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단백질 중에는 신종 코로나가 인간의 세포에 침입하는 데 꼭 필요한 ACE2 수용체도 포함된다.
[UC San Diego Health Sciences /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생쥐의 줄기세포 유전 형질을 분석해 aviD의 생성을 지시하는 유전정보가 존재한다는 걸 확인했다.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RNA 간섭(RNA interference)' 형태의 바이러스 방어 기제는 식물이나 무척추동물의 세포에서도 관찰된다.

다이서는 20~25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작은 이중나선 RNA를 재단하는 RNA 절단 효소다.

RNA 간섭이 일어나려면 다이서가 이중나선 RNA를 잘게 잘라 siRNA(짧은 간섭 RNA)나 miRNA(마이크로 RNA)를 만들어내야 한다.

miRNA는 단백질을 합성하지 않는 비번역 RNA로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

siRNA는 mRNA(전령 RNA)의 전사 과정에 개입해 특정 단백질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방해한다.

유전적으로 조작한 인간의 줄기세포에 실험한 결과, aviD가 있을 때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세포 수는 없을 때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또 생쥐의 배아 줄기세포에서 배양한 뇌 오르가노이드(미니 기관)를 지카 바이러스에 노출했더니, aviD가 있는 오르가노이드가 바이러스성 물질은 적게 생기면서 훨씬 더 빨리 자랐다.

소자 박사는 "식물과 무척추동물의 바이러스 방어 기제를 공유한다는 건, 포유류 줄기세포의 그것이 진화 계통수의 분기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걸 시사한다"라면서 "확실하지 않지만 모든 포유류 세포가 이 기제의 작동 능력을 타고났는데 줄기세포만 여기에 의존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어린 생쥐(녹색)와 늙은 생쥐(적색)의 신경줄기세포
어린 생쥐(녹색)와 늙은 생쥐(적색)의 신경줄기세포

[미국 USC(서던캘리포니아대) Bonaguidi Lab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왜 포유류의 줄기세포가 보통 세포와 다른 방어 기제를 쓰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인터페론의 작용이 줄기세포에 너무 해롭다 보니,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가 줄기세포 손상을 막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수도 있다.

연구팀은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포유류 줄기세포에서 항바이러스 다이서가 내는 효과를 더 깊이 연구할 계획이다.

미래의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에 대처할 수 있는 획기적인 항바이러스제 개발의 길이 여기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그 범주엔 언제 불쑥 고개를 내밀지 모르는 미지의 코로나 변이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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