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재즈의 새로운 에르위니아 아스파라기나제 라일래이즈(Rylaze, asparaginase erwinia chrysanthemi-rywn)가 두 혈액암에 승인을 얻었다.
FDA는 이를 다제 화학요법의 일환으로 기존의 대장균 유래 아스파라기나제에 과민인 1개월 이상의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이나 림프모구림프종(LBL) 환자에 허가했다.
아스파라기나제는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효소인데 재즈에 의하면 ALL 및 LBL 환자의 최대 30%는 널리 이용되는 대장균 유래 아스파라기나제에 과민 반응을 겪는 등 많은 소아 환자가 견딜 수 없어하는 가운데, 소아 종양학 그룹이 8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독성으로 인해 아스파라기나제 치료 코스를 마치지 못하면 생존 결과가 상당히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FDA에 따르면 민감 환자에게 허가된 다른 유일한 약은 수년째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임상시험에서는 라일래이즈를 48시간마다 근육주사하면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결과 환자의 93.6%는 목표 수준의 아스파라기나제 활성이 유지됐다.
환자의 15% 이상에서 나타난 가장 흔한 부작용은 비정상적인 간 검사 결과, 구역, 근골격 통증, 열성중성구감소, 구내염, 출혈, 고혈당으로 보고됐다.
"면역세포도 강화 훈련 하면 공격력 세질 수 있다"
대식세포 재교육 메커니즘 발견…핵심 신호 분자도 확인
미 UCLA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에 논문
인간의 면역세포는 자연적으로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외부 침입자를 공격해 제거한다.
그런데 면역세포가 이런 병원체에 훨씬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게 하는 일종의 '강화 훈련' 메커니즘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기본적인 원리를 생쥐의 대식세포(macrophages) 실험에서 확인했다.
선천 면역계에 속하는 대식세포는 감염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UCLA 의대의 알렉산더 호프만 미생물학 석좌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1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인간의 타고난 면역세포는 감염에 맞서 잘 싸웠던 과거의 경험을 통해 단련될 수 있다.
호프만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면역세포의 특정한 경험이 훈련 효과를 더 높인다는 걸 발견했다.
이런 면역 훈련(immune training)의 성사 여부는 세포의 DNA가 어떻게 포장돼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인간의 세포만 해도 전장(全長) 1.8m가 넘는 DNA가 작은 세포핵 내에 저장되려면 염색체에 단단히 싸여야 한다.
DNA에선 선택된 영역만 외부에 노출되고, 접근이 가능한 이 영역의 유전자만 감염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그런데 대식세포에 외부 자극을 가하면 굳게 닫혔던 DNA 영역이 다시 열렸다.
바이러스나 세균의 단백질 조각으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백신과 비슷했다.
이런 '포장 풀기(unwrapping)'를 통해 새롭게 노출된 유전자는 면역세포에 더 공격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다음번 감염에 맞서 싸울 수 있게 면역세포를 훈련했다.
이번 연구에선 또 대식세포의 핵심 면역 신호 분자인 NFkB가, DNA '포장 풀기'와 새로운 유전자 노출을 결정한다는 게 밝혀졌다.
연구팀은 건강한 생쥐의 골수에서 대식세포를 분리한 뒤 첨단 전자현미경으로 NFkB의 활동을 추적했다.
역동적인 NFkB의 활동은 대식세포에 가해지는 '세포 외 자극(extracellular stimulus)'의 정확한 유형에 의해 정해졌다.
이 부분은 특히 인간의 건강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타고난 면역세포가 부적절한 훈련을 받으면 심한 염증이나 자가면역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NFkB는 면역세포가 다가오는 위협을 확인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면역세포의 수용체가 위협적인 외부 자극을 감지하면 곧바로 NFkB가 활성화됐다.
이 과정에서 NFkB는 '모스 부호(Morse code)'와 비슷한 신호 체계를 만들어 외부 위협의 정체와 어떤 유전자에 전투 준비를 시킬지 등을 DNA에 알렸다.
이럴 때 NFkB가 사용하는 특정 '부호 단어(word of code)'는, NFkB가 외부 자극을 발견하고 8시간 이상 진동 상태였는지 아니면 고정 상태였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진동 NFkB는 흔들리는 진자와 비슷하게 행동했다.
대식세포의 핵에 이런 NFkB가 어느 정도 쌓이면 세포질로 이동했다가 핵으로 되돌아왔고, 이런 순환은 주기적으로 반복했다.
이와 달리 고정 NFkB는 대식세포의 핵으로 들어가 몇 시간 동안 그대로 머물렀다.
그런데 NFkB가 대식세포 훈련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세포 외 자극이 비 진동(non-oscillating) NFkB 작용을 유도해야 했다.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로 이 면역 훈련 과정을 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모델을 운용하면서 예측적 이해를 쌓아 가면, 언젠간 정확한 표적을 정해 훈련된 면역력을 조작할 수 있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포스트 코로나19 증후군, 백혈구·적혈구 변형에서 온다
코로나19 환자, 혈구 크기와 경직도 비정상으로 변해
혈구 400만 개, 실시간 변형성 세포측정 기술로 분석
독일 막스 플랑크 협회, '바이오피지컬 저널'에 논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중에는 감염 후유증으로 숨 가쁨, 피로감, 두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떤 환자는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하기도 해, 통칭 '포스트 코로나19 증후군(post Covid-19 syndrome)'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과학자들은 아직 이런 후유증이 생기는 이유를 정확히 모른다.
확실한 건 이런 환자에게 혈액순환 장애나 혈관 폐색이 자주 발생하고 산소 운반이 제한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이다.
이런 증상은 모두 혈구 세포와 이들 세포의 물리적 특성에 좌우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실제로 적혈구와 백혈구의 크기와 경직도 등에 심한 변화를 가져온다는 게 처음 밝혀졌다.
독일 막스 플랑크 협회(MPG) 산하의 '막스 플랑크 물리학 의학 센터' 과학자들이 주도한 이 연구 결과는 유명 과학 학술지 '바이오피지컬 저널(Biophysical Journal)' 최신 호에 논문으로 실렸다.
30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 발견의 핵심은 혈구의 생물물리학적 특성이 달라질 경우 포스트 코로나19 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이 증후군을 곧 이어 닥칠 심각한 보건 위협으로 보는 과학자가 늘고 있다.
'장기 코로나19(long COVID)'로도 불리는 이 증후군에 대한 경고는 진작에 나왔다.
대표적인 게 지난 4월 22일(현지 시각) 저널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발표된 미국 워싱턴의대 연구진의 논문이다.
코로나19를 만 30일 이상 앓고 회복한 환자가 6개월 이내(확진 시점 기준)에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사망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60% 높다는 게 요지였다.
또 코로나19 관련 진단 379건, 처방 약 380종, 시험 결과 62건 등의 교차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는 인체의 거의 모든 기관에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호흡계, 신경계, 심혈관계 등 11개 범주로 나눠 구체적인 질환과 증상을 공개했다.
미국 재향군인 관리국(VHA)의 DB(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코로나19 환자 8만7천여 명과 대조군 500만 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한 이 연구는 최대 규모의 포괄적 '장기 코로나19' 연구로 주목받았다.
이번에 막스 플랑크 물리학 의학 센터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실시간 변형성 세포 측정(RT-DC)' 기술로 백혈구와 적혈구의 기계적 상태를 검사했다.
좁은 채널을 빠르게 통과하면서 길게 늘어난 혈구를 전자현미경으로 고속 촬영한 뒤 주문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세포 유형별 존재와 크기, 변형 정도 등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쓰면 초당 1천 개까지 혈구를 분석할 수 있다고 한다.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이 센터의 요헨 구크(Jochen Guck) 교수는 "(RT-DC 기술 덕에) 적혈구와 백혈구에서 분명하고 장기간 지속하는 변화를 탐지할 수 있었다"라면서 "이런 변화는 급성 감염증이 진행되는 동안은 물론이고 그 이후에도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중증 환자 17명, 회복 환자 14명과 비감염자 24명으로부터 모두 400만 개의 혈구를 분리해 검사했다.
코로나19 환자의 적혈구는 크기와 변형도 면에서 비감염자의 그것과 크게 달랐다.
이는 코로나19 환자의 적혈구가 손상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런 환자가 폐의 혈관 폐색과 색전증(embolisms) 위험이 큰 이유를 설명한다.
물론 이런 환자는 적혈구의 주 기능인 산소 공급에도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코로나19 환자는 또 백혈구의 일종으로 획득 면역에 관여하는 림프구와 선천 면역에 개입하는 호중성 과립구(neutrophil granulocytes)가 모두 말랑해져 있었다.
이는 심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강한 면역 반응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이들 혈구는 급성 염증이 생기고 7개월이 지난 뒤에도 심하게 변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
과학자들은 이들 면역세포의 기능 유지에 필요한 세포 골격(cytoskeleton)이 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실시간 변형성 세포 측정' 기술은 잠재적으로 코로나19의 일상적인 진단에도 쓸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또 미지의 바이러스가 몰고 올 미래의 팬데믹(대유행)을 조기에 알려 주는 경보 시스템 역할도 할 거로 연구팀은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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