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긴 비암호화 RNA가 출생성비 균형에 관여한다는 생쥐모델에서의 연구결과가 소개되었다. 긴 비암호화 RNA(long non-coding RNA)는 전령 RNA처럼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진 않지만 RNA 그 자체로 분화와 발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명 받고 있다. 정소에서도 긴 비암호화 RNA가 많이 만들어지지만 그 기능은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지스트 생명과학부 조정희 교수와 홍성현 대학원생 연구팀이 정소에서만 생성되는 특이한 비암호화 RNA가 Y염색체를 가진 정자의 기능을 도와 출생성비 균형에 관여함을 규명 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비암호화 RNA를 테쉴(Teshl)이라고 명명했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서 성별은 아버지로부터 X염색체를 가진 정자를 물려받는지 또는 Y염색체를 가진 정자를 물려받는 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각 염색체를 가진 정자의 양과 질은 출생 성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y)으로 정상 생쥐 정자와 테쉴(Teshl) 결핍 생쥐 정자의 머리 형태를 관찰한 결과이다. 테쉴(Teshl) 결핍 생쥐 정자의 경우, 머리 부분에 다양한 형태적 비정상이 관찰되었다. ⓒGIST
정자의 생성과 기능에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는 정소 특이 유전자(약 1,000개)가 존재하는 데 주로 전령 RNA를 매개로 하여 단백질로 번역되는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왔다. 연구팀은 긴 비암호화 RNA가 정소에 많은 점에 주목하여 26개의 정소 특이적 비암호화 RNA를 발굴했다. 이 가운데 사람에서도 존재하며 높은 발현양의 특성을 가진 테쉴에 특히 주목하여 생쥐에서 테쉴 유전자를 제거한 동물모델을 제작하였다.
테쉴이 결여된 수컷 생쥐가 가진 정자의 머리형태가 비정상적이었고 이 생쥐로부터 태어난 자손 중 수컷의 비율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구체적으로 테쉴이 특정 전사인자에 결합해 Y염색체에 존재 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돕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Y염색체를 가진 정자를 촉진하여 성비균형에 관여한다는 것이다. □ 연구팀은 출생 성비 불균형이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상 생쥐(마우스)의 정세포에서 테쉴(Teshl)은 열충격인자-2(HSF2)와 결합하여 Y염색체에 있는 유전자(Sly와 Ssty)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이로써 Y염색체를 가진정자들의 기능을 도와주고 출생 성비의 균형을 유지한다. 반면 테쉴(Teshl)이 결핍된 생쥐의 정세포에서는 Y염색체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여 이 세포에서 유래된 정자의 기능도 감소한다. ⓒGIST
한편 긴 비암호화 RNA는 다양한 구조 및 기능을 가지고 조직이나 세포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조직 특이적인 발현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진단마커 및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과 지스트연구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6월 9일 게재되었다
단식 때 세포대사 조절 '분자 스위치', 비만 치료 열쇠 될까
인슐린보다 오래된 RagA 단백질, 활성 상태서 에너지 대사 교란
세포 '영양 부족' 감지 못하고 계속 '에너지 사용' 모드
스페인 국립 암연구센터,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논문
살아 있는 유기체는 먹기(eating)를 통해 주변 환경으로부터 에너지와 영양분을 흡수한다.
수십억 년간 이 기능을 조절하며 진화해 온 물질대사 메커니즘의 핵심 장치를 스페인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먹을 게 없고 세포의 영양분 수위가 낮은 상태에 적응하는 능력을 조절하는 RagA 단백질이 그 주인공이다.
RagA는 세포의 대사 작용을 제어하는 '분자 스위치' 역할을 했다.
이 스위치가 켜져 있으면 영양 공급이 부족할 때도 세포는 계속해서 에너지를 사용했다. 먹을 게 충분하지 않다는 걸 잘 모르고 계속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의미다.
RagA가 발견된 곳은, 오래전부터 물질대사 조절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온 mTOR 분자 경로다.
스페인 국립 암 연구센터(CNIO)의 알레호 에페얀 박사 연구팀은 지난주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22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에 찾은 RagA 분자 경로는 인슐린 등이 관여하는 경로만큼 영양분 대사에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사실 RagA 경로는 효모균(yeasts)에게서도 발견되는, 인슐린보다 더 오래된 고대의 분자 경로다.
그런데도 정상적인 생리 작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만이나 비만 관련 질환에선 어떻게 활성 상태기 이상 조절되는지 등이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이 단백질의 세포 내 작용 기제를 알아내면 비만은 물론 암, 지방간 같은 관련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거로 기대된다.
CNIO의 '물질대사 세포 신호 연구 그룹' 리더로서 논문의 교신저자를 맡은 에페얀 박사는 "현재 세상엔 늘 영양분이 풍족하지만, 인류가 진화할 때 환경은 전혀 달랐다"라면서 "유기체는 '섭식과 단식(feeding-fasting)' 사이클에 적응했고 세포도 그런 사이클에 반응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단식 환경' 적응에 RagA 단백질의 활성화가 꼭 필요하다는 걸 확인했다.
건강한 유기체는 영양분이 부족할 때 RagA 스위치가 꺼진다. 그러면 세포 대사는 '에너지 절약 모드'로 돌아가고, 유기체도 저장된 에너지 자원을 아껴서 쓰게 된다.
그런데 RagA가 활성화된 생쥐는 정상적인 섭식·금식 사이클에 맞추지 않고 계속해서 에너지를 썼다.
이런 생쥐의 세포는 항상 영양분이 풍부하다고 믿고 에너지를 절약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에페얀 박사팀은 어느 정도 선행 연구 실적을 쌓아 놓고 있었다.
배아 단계에서 RagA를 계속 활성화한 생쥐는 태어날 때 영양분 부족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그런데 RagA 스위치가 꺼지는 걸 일부만 막아도 생쥐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렇게 한 생쥐는 글루코스, 아미노산, 케톤, 지질 등의 항상성과 연관된 물질대사에 변화가 생겼다.
이렇게 RagA를 대부분 활성화한 생쥐는 정상보다 짧은 9개월밖에 살지 못했다.
과학자들은 노화가 빨라지는 신호를 감지하지 못해 생쥐의 수명이 주는 것으로 추정했다.
단식과 적은 칼로리 흡수는 일부 종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RagA가 포함된 mTOR 경로는 수명 연장 메커니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연구팀은 RagA가 항상 켜져 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주로 연구했다.
하지만 동물은 절대로 먹지 않고 살지 못하며, 오래 굶으면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반대로 RagA를 항구적으로 억제하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에페얀 박사팀은 다음 연구 목표다.
그는 "약을 써서 이 대사 경로를 일부 억제하면 단식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면서 물질대사의 이익만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트루다(펨브로리주맙) 자궁경부암 2차 치료 약제에서 1차 요법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MSD는 22일 자궁경부암 2차 치료 적응증에 대한 가속 승인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는 3상 임상 KEYNOTE-826( NCT03635567)를 통해 가속승인을 정식승인으로 전환하는 확연구에 그치지 않고 1차 치료약제로서 전체 생존 (OS) 및 무 진행 생존 (PFS)의 1 차 평가 변수를 충족하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독립 데이터 모니터링위원회의 중간 분석에 따르면 전체생존과 무진행생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임상적 개선을 보여주었다며 MSD는 PD-L1 상태와 관계없이 효과를 입증한 PD-(L)1 요법이 됐다고 분석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임상은 베바시주맙(아바스틴) 투약 여부와 관계없이 키트루다와 백금화학요법(파클리탁셀ㆍ시스플라틴 또는 파클리탁셀ㆍ카보플라틴)의 병용요법을 조사하는 3상임상이다.
연구에서는 지속, 재발, 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 61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환자군은 1차 화학요법를 받지 않거나 더이상 수술과 방사선 요법를 받을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태의 환자들이다.
3중 맹검 방식으로 키트루다와 화학요법 병용군, 위약과 화학요법, 베바시주맙과 화학요법 3개 군에 대해 효과를 비교했다. MSD는 임상결과를 다가오는 의료 회의를 통해 발표하고 규제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PD-1계열 면역항암제로 자궁경부암 치료영역에서 한발 앞서나가는 키트루다의 아성에 도전하는 약물은 사노피의 리브타요(성분 세미플리맙)와 아게누스사의 발스티리맙(Balstilimab)이 있다.
리브타요는 자궁경부암 치료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지난 3월 독립 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IDMC)의 권고에 따라 3상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한 바 있다. 2차 치료제 FDA 적응증 확대 승인을 준비중이다.
아게누스사(Agenus)는 지난 17일 자궁경부암 2차 치료제로 발스티리맙에 대한 승인신청 접수를 완료했다. 오는 12월 16일이 승인 결정 예정일로 잡혀 있다.
전이성 전립선암 대표 치료제 '자이티가'
조기 치료의 임상적 혜택, '데이터'로 보여주다
[인터뷰]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서성일 교수 초기 병기에서부터 사용할 때 생존율 크게 올라‥급여 적용으로 전립선암 치료 환경 변화
얀센의 '자이티가(아비라테론)'가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all-around player)가 됐다.
자이티가는 먼저 국내에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etastatic 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mCRPC)'의 1차, 2차 치료에 허가됐고, 급여까지 해결됐다.
이후 지난 4월 1일부터는 새롭게 진단된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high-risk metastatic hormone-sensitive prostate cancer, mHSPC)'에 선별급여가 적용됐다.
자이티가는 치료옵션 자체가 적은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미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이제는 자이티가를 1차에, 빠르게 사용할수록 효과가 좋다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메디파나뉴스는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서성일 교수<사진>를 만나, 자이티가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 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 Part 1.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 암에서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적지 않은 암이지만, 적극적인 치료로 생존율은 점차 향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립선암 치료 환경도 과거에 비해 크게 발전했다. 다양한 전립선암 유형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증가한 덕분이다.
전립선암 환자의 대다수(90%)는 초기 진단 시 국소 병변(localized disease)상태로 진단되지만, 진단받은 남성의 10%~20%는 추적 관찰 약 5년 이내에 CRPC(거세저항성 전립선암)로 발전된다.
전립선암은 표준치료인 안드로겐 차단요법(ADT)을 먼저 사용한다. 그러나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ADT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고 84% 이상 전이가 발생한다.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etastatic 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mCRPC)은 기대수명이 9~13개월인 치명적인 질환으로, 조기에 효과가 좋은 약물로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다른 장기에 전이가 확인돼 수술이 어렵거나, 남성 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려도 암이 계속 진행되는 CRPC의 치료법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새로운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환자들의 수명이 연장되고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됐다.
얀센의 '자이티가(아비라테론)'는 mCRPC에 사용되는 대표적 치료제다. 오래도록 화학요법에 실패한 2차 치료에만 급여가 됐다가, 2019년부터 1차 치료에서도 급여가 확대됐다.
급여적용대상은 ECOG 수행능력 평가(Performance Status, PS)가 0 또는 1이며, 통증이 없거나 경미해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는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다. 자이티가의 환자 본인부담률은 선별급여 적용을 받아 30%다.
자이티가는 고환, 부신, 전립선암 세포 등 3개의 안드로겐(남성 호르몬) 생성 경로 모두를 차단하는 유일한 치료제로써, 전이성 전립선암의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사들은 그동안 끊임없이 전립선암 치료제의 조기 사용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리고 이러한 요청은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이 생존기간 연장에 더 이익이라는 근거가 도출되면서 거세졌다.
글로벌 3상 임상시험(COU-AA-302)에는 항암화학요법 경험이 없는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1,088명이 참여했다.
자이티가와 프레드니손 또는 프레드니솔론을 병용 투여한 결과,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은 약 3년으로(34.7개월), 대조군인 위약과 프레드니솔론 병용 투여군의 30.3개월에 비해 4.4개월 연장했다.
또한 자이티가 병용 투여군에서 대조군인 위약군 대비 영상학적 무진행 생존기간(rPFS) 중앙값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특히 해당 연구의 사후 분석 결과, 무증상 또는 통증이 없는 환자군(이하 그룹1)과 경미한 증상이거나 통증 정도가 낮은 환자군(이하 그룹2) 모두에서 자이티가 병용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전체 생존기간을 유의하게 개선했으며(53.6개월 vs. 41.8개월 , 31.2개월 vs. 28.4개월) 그룹1과 그룹2 모두 위약군 대비 연장된 영상학적 무진행 생존기간을 보였다(27.6개월 vs. 11.1개월, 13.7개월 vs. 8.2개월).
아울러 화학요법 시작시점(37.0개월 vs. 24.3개월, 23.3개월 vs. 14.5개월)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이티가 병용 투여군에서 위약군 대비 더 많은 3등급 이상의 심장질환(8% vs. 4%), 고혈압(5% vs. 3%), 간효소 수치의 증가(ALT/AST – 6% vs. 1%, 3% vs. 1%)가 보고됐으나, 위약군에서 자이티가 병용 투여군으로 전환 시 새로운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전립선암 진료지침에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etastatic CRPC) 전신치료에 3주 간격의 도세탁셀과 프레드니손 혹은, 표적치료제인 '엑스탄디'와 '자이티가'를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 1차 치료에서는 내부 장기로의 전이의 유무가 관계가 없다.
Q. '전립선암'은 비교적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전이성 전립선암'은 병기별로 생존율 차이가 뚜렷한 것처럼 보인다.
서성일 교수 = 전립선암의 병기는 암이 전립선에 국한돼 있는 국소 전립선암, 전립선 주변에 살짝 침윤된 국소 진행성 전립선암, 그 다음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구분한다.
국소 전립선암의 경우 완치 방법이 다양하며 치료를 잘 받으면 전립선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만큼 생존율이 높다.
하지만 전립선암은 병기가 진행될수록 생존율이 드라마틱하게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립선암은 주로 뼈와 폐로 전이된다. 이런 경우 치료를 시작해 전이 병소가 없어지는 완전 관해가 된 경우는 아주 간혹 있지만, 완전 관해가 지속돼 완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울러 전이성 전립선암은 암세포의 악성도에 따라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을 나눌 수 있다.
Q. 비전이성 전립선암도 결국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는가?
서성일 교수 = 비전이성 전립선암이 전부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소 진행성암이나 전이가 된 채로 발견된 경우, 여러 가지 치료를 해도 암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Q. 비전이성 거세저항성전립선암(CRPC) 환자 중에서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는 비율은 얼마나 되는가?
서성일 교수 = 전립선암은 병기 스펙트럼이 넓다. 국소 진행성 단계는 잘 알려진 것처럼 조기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
전이성 전립선암의 진행 단계는 크게 호르몬 치료에 암이 잘 억제되는지 여부로 구분한다.
전이성 단계를 세부적으로 보면 호르몬 치료에 잘 반응하는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hormone-sensitive prostate cancer, HSPC)'이 있고, 여기에서 시간이 지나면 호르몬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거세저항성 전립선암(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CRPC)' 단계로 진행된다.
다시 말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호르몬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전립선암으로, 필연적으로 전이성 암으로 진행한다.
비전이성 혹은 전이성 여부에 관계없이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자체가 결국은 90% 이상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진행된다.
Q.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에서 '자이티가' 효과는 어떤가?
서성일 교수 =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은 호르몬 치료에 '내성'이 생겼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는 호르몬 치료에 내성이 생기고, 전이가 있으면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항암치료는 부작용이 있어 환자들이 치료를 많이 힘들어 한다.
이제는 항암치료 이전에 자이티가, 엔젤루타마이드가 선별급여가 되고 있다.
항암요법 경험이 없는 mCRPC에서 자이티가는 대조군보다 약 4개월 생존기간 연장을 보였고, 이 연구에서 추가적인 하위분석 결과, 무증상 환자에서 빠르게 치료했을 때는 약 1년 정도의 생존기간 연장됨이 확인됐다.
암 환자에서 OS 4개월은 유의미한 결과이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자이티가와 같은 약들은 조기에 빠르게 쓸수록 생존상의 혜택이 있음이 입증됐다.
◆ Part 2.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
'자이티가'는 4월부터 새롭게 진단된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high-risk metastatic hormone-sensitive prostate cancer, mHSPC)'에도 선별급여가 적용됐다. 2018년 6월에 적응증을 허가받고 3년만이다.
이번 자이티가의 선별급여는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mHSPC)으로 새롭게 진단된 환자에서 ▲전립선암의 악성도 기준인 글리슨 점수(Gleason score) 8점 이상, ▲뼈 스캔을 통해 확인된 3개 이상의 병변, ▲CT, MRI 등 영상검사로 확인 가능한 내장 전이(림프절 전이 제외) 등 이상의 3개 조건 중 2개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 프레드니솔론 및 안드로겐 차단요법(ADT)과 병용시 적용된다.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mHSPC)은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가 확인돼 수술이 불가한 4기 전립선암 중에서도 호르몬 치료나 안드로겐 차단요법(ADT) 등에 여전히 치료적 반응을 보이는 단계이다.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mHSPC) 단계를 거쳐 더 이상 호르몬 치료 등에 반응하지 않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단계로 진행되면 완치가 어렵고 생존기간이 1~2년에 불과하다.
그런데 제3상 LATTITUDE 임상연구에 따르면, 자이티가+프레드니솔론+ADT 병용요법은 대조군인 위약+ADT 병용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OS)과 영상학적 무진행 생존기간(rPFS)을 유의하게 연장시켰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자이티가+프레드니솔론+ADT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OS)은 53.3개월으로 위약+ADT 병용요법 36.5개월 대비 16.8개월 연장시켰으며, 영상학적 진행 및 사망 위험을 2배 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자이티가 병용요법은 전립선암의 진행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한 지표인 PSA(전립선 특이항원) 수치 증가를 약 33개월 동안 막아줬다.
이에 따라 자이티가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가 새롭게 진단된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mHSPC)에 최우선 권고하는 치료옵션이 됐다.
Q.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이 가장 치료가 어려운 단계같다. 이 단계로 진행되기 전, 확실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서성일 교수 = 전립선암의 발생 원인은 전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암이 진행하는데 '남성 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거세저항성으로 진행하기 이전의 전이성 전립선암은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는 것을 치료를 표준요법으로 한다.
처음 치료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남성 호르몬을 차단하면 잘 반응을 한다. 이 단계를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이라고 한다.
그동안 전이 병소가 몇 군데 있고 암세포의 악성도가 높은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mHSPC)은 단순히 호르몬 치료만 해왔다. 반면 최근에는 처음부터 호르몬 치료와 함께 신약을 병용해 치료한다. 이 때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결과적으로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 초기에 자이티가(아비라테론)를 병용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Q.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전이성 전립선암(mHSPC) 치료제로 자이티가가 사용되고 있다. 어떤 강점이 있나?
서성일 교수 = 국내에서 mHSPC에 가능한 치료 옵션은 자이티가+호르몬 치료(ADT) 병용요법이 있다. 이는 2세대 남성 호르몬 차단요법에 속한다.
남성호르몬은 고환(90%), 부신(5%) 및 종양세포에서 만들어지는데, 자이티가는 3가지 남성호르몬 생산 경로를 모두 차단하는 약제이다.
2019년도에 발표된 대규모 LATITUDE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이티가+ADT 병용요법을 초치료에 사용하면 기존 호르몬 치료만 받는 환자군에 비해 약 17개월 생존기간을 연장시켰다.
이런 결과를 기반으로 자이티가는 현재 mHSPC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레벨 1로 권고되고 있다.
Q. 혹시 자이티가로 인상 깊은 결과를 보인 환자 사례가 있을까?
서성일 교수 = 지난 4월부터 자이티가가 mHSPC에 급여가 돼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급여 적용 이전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쓰기 어려웠다. 경제적 부담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자이티가 병용요법으로 치료했던 mHSPC 환자가 있다.
이 환자의 경우 전신 뼈에 전이가 있었고, PSA 수치가 3~4ng/ml이 정상인데 680ng/ml 정도로 높아진 상태였다. 자이티가+ADT 치료를 2년 반 가까이 치료를 했으며, 현재는 매달 내원해 항암 치료 중으로 컨디션을 잘 유지하고 있다.
mHSPC 환자에서 호르몬 치료를 단독으로 썼을 때 평균 생존기간이 3년 정도 되는데, 이 환자는 처음에 호르몬 치료와 자이티가 병용요법을 쓰면서 강하게 치료가 들어갔기 때문에 현재까지 경과가 좋은 것 같다.
다행히 자이티가는 4월부터 선별급여가 되고 있다. 영상 검사에서 확인되는 전이 병소가 남아있고, 종양의 악성도가 높은 고위험군의 경우 자이티가를 추가해서 쓸 수 있다.
원래대로라면 진단 3개월 이내의 환자들만 보험 조건에 부합하나, 이번 선별급여는 경과조치로 인해 담당 의사의 판단에 따라 ADT 단독요법 사용 3개월 이후라도 해당 병용요법 치료가 가능하다.
내 환자 중에도 2명 정도가 기존에 호르몬 치료를 받고 있다가, 급여가 된 후에 자이티가를 추가해서 쓰고 있다.
다만 이 경과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mHSPC 환자들은 가능한 빨리 호르몬 치료와 자이티가 병용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 Part 3. '전립선암' 치료 환경
그동안 유방암, 자궁질환 등 여성암은 다수의 치료제가 보험 급여가 되면서 환자 부담이 감소되고 치료 접근성이 향상됐다.
하지만 남성암은 치료제 자체가 많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 신약에 대해서는 급여의 속도가 더딘 편이다.
자이티가 역시 mCRPC의 1차 치료제로 급여를 받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게다가 mHSPC도 2018년 6월 식약처 허가를 받고, 올해 4월이 되어서야 급여가 적용됐다.
모든 암이 그렇듯 전립선암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대한비뇨기학회에 의하면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에 달한다.
이 조기 발견에 중요한 요소로 '전립선 특이 항원(Prostate-Specific Antigen, 이하 PSA)'이 제시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이뤄진 ERSPC 연구와 PLCO 연구 재분석 결과, PSA 검사가 전립선암과 관련된 사망률을 줄여줬다. 이는 PSA 선별검사의 유용성을 평가한 대규모 추척관찰 연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지금도 국가암검진 또는 일반검진에 PSA 검사가 포함되지 않아, 전립선암의 조기 발견이 어려운 상황이다.
Q. 다른 질환과 비교해 전립선암 치료옵션의 접근성이 제한적인 것 같다. 급여 등재도 느린 편 같은데.
서성일 교수 = 예전에 mHSPC 치료제 얼리다(아팔루타마이드), 비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non-metastatic 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nmCRPC) 치료제 뉴베카(다로루타마이드) 등 전이성 전립선암 신약의 글로벌 임상에 참여했다. 이들 약제는 아직 국내에서 급여로 쓰지 못한다.
전립선암은 치료가 잘되고 느리게 진행하는 암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전이성 전립선암은 질환의 심각성 측면에서 전혀 다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새로운 전립선암 약제들의 보험 급여 등재가 느리다.
mCRPC에서 항암요법 이후에 자이티가를 쓰는 것이 거의 6년 걸렸고, 항암 치료 이전에 사용하는 Pre-chemo 선별 급여도 약 4년, mHSPC 1차 치료는 허가 받고 3년을 기다렸다.
해외와 비교하면 국내 전립선암 환자들은 최신 치료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Q. 'PSA 검사'가 전립선암 조기 치료의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보이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가?
서성일 교수 = PSA(전립선 특이항원) 스크리닝을 통한 조기 발견은 전립선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PSA 스크리닝의 유효성에 대해 예전에 미국에서는 유효성이 없다는 데이터가 발표됐지만, 최근 유럽에서 정반대의 데이터가 발표됐다.
여성들의 암 검진은 국가 암 검진 사업에 많이 포함돼 있다. 반면에 남성암은 많이 빠져 있다. PSA 검사가 국가 검진에 빠져 있기에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40대 이상 남성 600명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서베이 결과, 70~80%가 PSA 검사를 받아본 적이 없었고 10명 중 1명 정도만이 PSA 검사를 알고 있어 이에 대한 인지도 역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PSA 검사는 가족력이 있는 등 고위험군에서는 전립선암 조기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 전립선암이 남성의 암 중 4번째로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학회 등에서도 매년 국가 검진 항목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Q. 전립선암의 치료옵션 확대가 mHSPC, mCRPC에 긍정적으로 작용할까?
서성일 교수 = 의료진 입장에서 생존율을 높이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를 하기 원한다. 그런 면에서 자이티가는 생존기간을 늘리면서도 부작용이 적은 약제이다.
자이티가의 급여 확대 과정을 보면 치료 순서(시퀀스) 상 점차 이른 병기에서부터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mHSPC 환자 대상의 LATTITUDE 임상에서 자이티가와 호르몬 치료 병용요법은 전체 생존기간이 17개월 정도 늘어났다. 굉장히 희망적인 결과이다.
또한 교차 내성을 고려했을 때 앞으로 들어올 새로운 약제들의 역할도 기대된다. 이 약제들도 생존기간을 늘리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했다.
40대 후반 대장 종양 위험 50대와 ‘비슷’
45~49세 대장내시경 검진 13.7% 종양 발견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사십대 후반 가운데 진행성 대장 종양 위험이 오십대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콜로라도대 등 연구진은 세계 4개 대륙에서 평균 위험으로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사람 총 5만1811명을 대상으로 2002~2020년 사이에 발표된 17개 연구 데이터에 대해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소화기내과 저널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50세 미만의 대장 종양 발생률은 13.7%로 나왔으며 그 중 진행성 종양의 비율은 2.2%로 나타났다.
대장암 종양은 미국에서 15.6% 가장 높게 나타났고 유럽에서 14.9%, 동아시아에서 13.4%, 중동에서 9.8%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45~49세는 6명이 검진을 받으면 1명 꼴로 대장 종양이 나오고, 28명 중 1명은 진행성 대장암 케이스가 나오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비해 50대의 경우 검진을 받은 4명 중 1명꼴로 종양이 나타나며 진행성 종양은 2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DATA로 보는 암 동향 보고서’ 발간
암 예방부터 사망까지 암 현황 모니터링·분석 결과 공개…관련 홈페이지도 오픈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는 국가단위의 자료원을 이용해 암 관련 모니터링 지표를 선정하고 분석한 ‘DATA로 보는 암 동향 보고서’를 발간하고, 관련 자료를 담은 암 동향 홈페이지를 오픈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국가의 암 부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DATA로 보는 암 동향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는 처음으로 암 환자의 전주기를 아우르는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암관리종합계획과 연계해 암의 예방, 검진, 진단, 생존, 생애말기, 사망의 총 6개 영역에서 54개 모니터링 지표를 선정한 후 각 지표별 추세를 분석해 국가 암 현황을 파악하고 암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보고서의 목적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보고서와 비교해 성인 과일 및 채소 섭취량, 암 예방가능 사망률, 치료가능 사망률 등 지표를 확대해 더욱 심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과일 및 채소 섭취량의 경우 1998년 277.9g에서 2018년에는 218.9g으로 감소해 지난 10년간 식단이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예방 가능한 암 사망률은 1997년 인구 10만 명당 66.6명에서 2019년 24.8명으로, 절반 이하로 크게 감소했다. 치료 가능한 암 사망률은 1997년 10.8명에서 2019년 9.1명으로 역시 감소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보고서를 통해 어떤 분야에 진전이 있고, 어떤 분야에 노력이 필요한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국가암관리사업의 효과를 확인하고 개선점을 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지속적인 암 현황에 대한 정확한 통계 정보와 분석이 암을 극복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라며, 이 보고서가 암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돕고 암과 관련된 연구와 사업의 기초자료로 널리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Data로 보는 암 동향 보고서’, 국·영문 소책자(PDF) 및 통계 관련 자료는 암 동향 홈페이지(www.cancerdata.kr/surveillance)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보고서는 국가암정보센터 및 국립암센터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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