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 한 임원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제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직접 연구하기보다 다른 업체에서 기술수출을 받아 글로벌 임상을 하는 형태로 시간적·비용적 효율을 꾀하고 있다"면서 "K바이오의 해외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국내 업체들도 기술수출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2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기술수출은 총 8건이다. 각 기업이 공개한 수치를 바탕으로 한 전체 계약 규모는 4조8166억원으로, 이는 2018년 연간 기술수출 실적(5조3706억원)에 버금간다. 금액을 공개하지 않은 LG화학과 나이벡의 기술수출 사례를 감안하면 상반기 전체 기술수출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반기에 조(兆) 단위 기술수출 '잭팟'은 2건 성사됐다. 지난 1월 GC녹십자랩셀이 미국 관계사 아티바 테라퓨틱스와 함께 미국 머크(MSD)에 세포치료제 기술을 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2조900억원에 이른다. GC녹십자랩셀에 따르면 고형암에 쓰이는 세포치료제 3종을 아티바 테라퓨틱스, 머크와 함께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제넥신도 지난 2월 인도네시아 기업 KG바이오에 1조2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을 했다. KG바이오는 제넥신과 함께 코로나19 치료제와 면역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는 'GX-I7'의 인도네시아 현지 임상 2상을 진행한다.
중견 제약사 중 대웅제약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대웅제약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신약인 '펙수프라잔' 단일 품목으로 올 상반기 2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지난 3월 중국 상하이하이니에 3800억원 규모,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에 4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한 것이다.
이 밖에 이뮨온시아도 3월 중국 3D메디슨에 항암제 후보물질 'IMC-002'를 54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으며, 알테오젠은 1월 인간 히알루로니다아제를 1266억원 규모로 인도 인타스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기술수출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췌장암 면역치료제 '리아백스'에 대한 임상 3상 결과를 최근 발표한 삼성제약에 시선이 쏠린다. 이 치료제는 대조군(7.5개월)에 비해 치료군의 전체 평균 생존율이 11.3개월로 높고 안전 문제 또한 보고되지 않아 추후 자체 생산이 아니라면 기술수출로 이어질 수 있다. 백신 개발사 셀리드의 '자궁경부암 면역치료백신(BVAC-C)'도 최근 유의미한 임상 2상 결과를 내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였다.
제약·바이오 업체의 기술수출 실적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16년 3조1102억원에서 2017년 1조3955억원으로 한 번 주춤했지만 2018년 5조3706억원, 2019년 8조5165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2020년엔 유한양행, 알테오젠, 한미약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등 10개 기업이 사상 최대인 10조1488억원 기술수출을 경신했다. 이는 전년 대비 19.2% 늘어난 수치다.
기술수출은 덩치가 작은 바이오 벤처들에 유리한 수익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전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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