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병력 빼 중국 포위? 대만에 코로나 백신 250만회분 지원...美, 中 압박 거세진다
WSJ "미사일 철수, 전투기 감축 등 중동 미군 재배치" 인도태평양 중국 포위망 구축 가속화 가능성 제기 대만엔 당초 약속 3배 이상 분량 코로나 백신 제공미국 해군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가 2017년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 제공·연합뉴스
미국의 중국 압박이 심상치 않다. 미 국방부가 중동지역 미사일과 병력 재배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태평양지역에서 군사력을 동원한 중국 포위 작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큰 조치다. 중국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대만을 향한 미국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을 애초 약속한 양의 3배 이상인
250만 도스(1회 접종분)나 지원했다. 유럽을 돌며 동맹을 규합하고 “중국이 체계적 도전을 야기한다”고 외쳤던 미국이 중국과의 대결에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모양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
WSJ)은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에 군사력을 집중하면서 중동에 있는 미국의 미사일 숫자를 대폭 줄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쿠웨이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배치된 패트리엇 대공미사일 포대 8개를 철수시키고 있고, 사우디에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사드) 포대 철수와 전투기 편대 감축도 진행되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지난 2일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통화하며 감군도 통보했다고 한다.
이 같은 중동지역 전력 재배치는 미·이란 관계 개선 기대에서 출발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에서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패트리엇·사드 포대 존재 이유가 줄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진행됐던 이란 상대 최대 압박 작전 이전의 전통적 방어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WSJ는 “수년 동안 수요가 많았던 패트리엇 시스템이 반드시 인도·태평양지역으로 옮겨지는 것은 아니고 유지·보수를 위해 일단 미국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 위협 방어를 목적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도전 과제에 처음으로 포함시킨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대중(對中) 견제는 거칠어질 가능성이 높다.
WSJ는 특히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강대국 간 경쟁으로 정의되는 국가안보 주요 경쟁국인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병력 증강을 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동에서 빼낸 미군 전력 일부가 중국 압박 포위망 구축에 투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대만 인부들이 18일 타오위안 항공화물 터미널에서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옮기고 있다. 타오위안=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 문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9일 올린 트위터 글에서 “
250만 도스의 백신 지원분이 대만으로 가는 중”이라고 공개했다. 이달 초 미 상원의원단이 대만을 찾아 백신
75만 도스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데서 물량을 늘린 것으로, 해당 백신(모더나)은 이날 오후 5시 대만 현지에 도착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계 1위 대만
TSMC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이 강화되는 와중에 코로나
19 백신으로 더 끈끈해진 미·대만 관계를 과시한 셈이다.
미국은 또 로널드 레이건함이 이끄는 해군 항공모함전단을
15일 남중국해에 진입시켜 중국 공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
ADIZ) 침투 도발에 맞불도 놓고 있다.
대만 전문가 "중국, 말굽형으로 대만 포위 기도"
대만매체 "중국 군함 3척 18일 대만 동해 통과"
6월 15일 대만 방공식별구역 진입한 중국 군용기들의 항적 [대만 국방부.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말굽형으로 대만을 포위하는 전략을 수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군함 3척이 지난 18일 오후 대만 동해를 통과했다.
자유시보는 중국 군함이 대만 동해를 통과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두번째이며, 중국군 군함도 동부 해안에서 작전을 펼치는 날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웅밍셴(翁明賢) 담강대 전략연구소장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의 동북·서남과 동부 해상·공중 영역을 장악함으로써 말굽형으로 대만을 포위하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분석했다.
웅 소장은 중국군은 말굽형 포위를 통해 제1 열도선(도련선)을 뚫고,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와 동중국해에 대한 방위를 포함하는 미일안보조약도 위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봉쇄하기 위한 군사전략 개념으로 제1 열도선과 제2 열도선을 활용하고 있다.
제1 열도선은 일본 오키나와-필리핀-믈라카해협을, 제2 열도선 또는 제2 도련선은 괌-사이판-파푸아뉴기니 근해를 연결하는 가상의 선을 말한다.
중국은 '반접근·지역 거부(A2/AD)' 전략을 통해 미군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제1 열도선과 제2 열도선을 돌파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웅 소장은 "대만군의 현재 훈련 상황을 보면 대만 서부에서 적을 상대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향후 특히 동부를 중심으로 중국의 대만 봉쇄 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군이 지난 15일 대만을 상대로 역대 최대 규모의 공중 무력 시위를 펼치면서 처음으로 동부해안에까지 전투훈련 범위를 확대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대만 동부해안에는 유사시 핵심 역할을 수행할 대만의 주요 공군기지 두 곳이 있는데, 대만 중앙에 놓인 산맥으로 은폐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중국군 윈(運·Y)-8 대잠초계기 1대가 자국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초계기의 긴급 대응 및 경고 방송 등으로 격퇴했다고 밝혔다.
미, 대만에 약속보다 3배 많은 백신 지원…"모더나 250만 도스"
당초 75만서 '8천만 지원' 천명 후 증가…반도체 공급망 확보전·미중 갈등 와중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50만 도스(1회 접종분)를 지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250만 도스의 백신 지원분이 대만으로 가는 중"이라며 "미국과 대만의 의료 협력은 전 세계와 이곳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국무부는 코로나19를 퇴치하려 전 세계를 돕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원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만 지원분 250만 도스는 애초 약속했던 분량의 3배가 넘고, 2천300여만 명인 대만 인구의 10%를 초과한다.
당초 미국은 이달 초 대만을 방문한 상원의원 대표단을 통해 백신 75만 도스 제공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전 세계에 8천만 도스를 지원하겠다고 천명한 뒤 대만에 지원할 물량도 증가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모더나 백신이 오늘 오전 대만 중화항공편으로 테네시주 멤피스를 떠났고, 20일 오후 현지에 도착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는 정치적·경제적 조건에 근거해 이를 지원하는 게 아니다"라며 "오로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은 대만에 자국산 백신을 지원받으라고 압박했지만, 대만은 안전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고조됐다.
이런 와중에 미 상원의원단이 이달 초 군 전략수송기를 타고 대만을 찾아 미국의 백신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은 미 의원단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며 "악랄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은 최근 잇단 다자 정상회의 및 양자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겨냥한 공동성명을 잇달아 발표했고, 거기엔 대만에 대한 언급도 포함해 중국의 반발을 샀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이번 백신 지원은 미 자동차 제조업체 등에 필수적인 컴퓨터 칩과 같은 전략 물자에 대한 안전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과 대만이 협력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
미국 모더나 백신 오늘 대만 도착 예정
TSMC와 폭스콘에 백신 구매 협상권 부여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만에 무상지원한 모더나 백신이 20일 오후 도착할 예정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만이 중국의 '방해'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구매가 쉽지 않자 미국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는 자유 민주의 대만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은 미국 정부가 애초 약속한 백신 75만회분에 175만회분이 추가돼 모더나 백신 250만회분이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께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질적인 미국 주재 대사 역할을 하는 샤오메이친(蕭美琴) 대만 주미 대표는 19일 오전 백신을 실은 대만의 중화항공 B777(CI5169) 항공편이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를 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이날 오전 2시 30분께 백신의 인수인계와 미국과 수차례 협상 등을 거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전날 페이스북에 주대만 미국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가 미국 정부의 백신 250만회분 지원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3명의 현직 미국 연방 상원의원단이 대만을 방문해 75만회분 지원을 밝힌 이후 2주 동안 미국과 대만의 양측의 노력으로 이처럼 지원 백신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
차이 총통은 민주의 전선에서 대만이 우방과 함께 긴밀하게 연계해 역내의 평화안정 및 인류 공동의 적인 바이러스에 대해 상호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이 구매한 모더나 41만회분이 내주에 유럽 룩셈부르크를 출발해 대만에 도착할 것이라고 대만 매체가 전했다.
대만 TVBS 방송은 미국 백악관의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백신 지원이 미국과 대만의 관계 심화 및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상원 의원단이 이달 초 미 공군의 대형 전략 수송기인 C-17로 대만에 도착해 미국의 백신 지원을 약속하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면 반발했다.
인구 약 2천350만명인 대만은 약 3천만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구매분 가운데 현재까지 공급된 백신은 111만6천600회분이다. 이달 초 일본이 무상 지원한 124만 회분까지 포함하면 총 235만6천600회분이다.
연합보는 18일 오후 4시 46분 기준으로 코로나 백신 누적 접종자는 132만1천839명으로, 전국 접종률은 6.6%라고 전했다.
대만에서는 전날까지 코로나19 확진 1만3천896명, 사망 538명이 각각 나왔다.
한편 대만 정부는 18일 민간기업인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와 폭스콘(훙하이<鴻海>정밀공업) 창업자 궈타이밍(郭台銘)에게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구매 협상 권한을 공식적으로 부여했다.
대만은 민간을 통해 독일 바이오엔테크로부터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직접 구매하고자 하지만 중국은 지역 독점 판매권을 가진 자국 제약사를 거쳐야 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자유시보는 TSMC가 지정학적 및 위험 분산을 위해 일본 외에도 독일에 공장 건설을 위한 평가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난 속에서 TSMC가 반도체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맞교환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대만 매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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